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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성의 제자
작가 : 추쿠부2
작품등록일 : 2018.2.6

검술학원의 낙제생인 루크는 어느때와 같이 죽을만큼 고통스러운 따돌림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던 도중. 부스스한 긴 흑발과 묘하게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검은 눈동자, 자신의 키보다 커다란 동양의 검을 지닌 사람을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으신거나 알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akrmak3tp@naver.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성심성의껏 답하겠습니다>

 
프롤로그. 동양에서 온 남자.
작성일 : 18-02-06 16:19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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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검이 부서졌네."

 

 터덜한 발걸음으로 냇가 위에 있는 다리 난간에 기대며 한숨을 쉰다. 언제나 이런 짓을 하면 재밌다고 생각하는 건가? 검이라면 대충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쓸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애석하게도 우리 아버지는 직업 정신이 투철하신 분이시라 이런 아들놈의 부서진 검을 본다면 화가 끝까지 치밀어오르시는 건 안 봐도 뻔 한 일이다.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며 자연스럽게 고개를 떨구고 있는 도중에 누군가가 냇가 근처에 앉아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을 나도 모르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인상은 이러했다. 부스스한 긴 흑발을 뒤로 넘겨 말끔히 묶은 말총머리. 조금 멀리서 보아도 빨려들어 갈 것만 같은 흑요석 같은 검은 눈동자. 책에서 언뜻 본 동양의 인상과 의상이었다.

 

 그런데 앞에 설명했던 것보다는 그의 허리에 차고 있는 신비스러운 검에 눈길이 사로잡히고 말았다. 기다라면서도 아름다운 굴곡으로 휜 모양을 나타내는 거무스름하고 때가 탄 검집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나저나 그런 곳에서 왜 앉아 있는지는 감도 잡히지 않았고 오히려 미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아니면, 정신이 이상하다던가. 둘다 똑같은가?

 

 아무튼. 내일 있을 훈련 때문에 서둘러 부러진 검을 아버지에게 맡기러 가려고 할 때였다. 소란스런 소리가 내 발걸음을 멈추고는 황급히 고개를 냇가 쪽으로 돌렸다.

 

 어느새 동양 남자의 주위를 둘러싼, 흔히 말하는 불량배들이 자리 잡고 서 있었다. 물론 부서진 검을 고치는 일도 중요하긴 하지만, 솔직히 제일 재밌는 구경은 싸움 구경이라고 할까. 그리고 마음속 한 편으로는 아버지의 고된 호통을 늦게 들어도 된다는 것에 안심된달까?

 

 아, 시작한다.

 

 근육을 과시하는 허름하게 걸친 가죽조끼가 불쌍하다고 느끼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어찌 됐든 그는 말을 못 알아듣는 건지 두 명이 함께 좋을 대로 지껄이는 모습을 보면 뭔가 화가 나긴 하면서도 겁이 난다. 괜히 나를 보면 어쩌나 하면서 말이다.

 

 "뭐야… 이 떨거지들은…?"

 

 뜻밖이었다. 저 동양의 남자가 우리 말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많이 놀라고 말았다만, 그래도 저렇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저런 말을 내뱉는 것에 더욱 놀랐다.

 

 "원숭이 자식이 뭐라고 지껄인 거냐…?"

 

 갑작스러운 소리에 열이 받은 불량배가 화를 낸다. 그리고는 인종에 대해 욕설을 하면서 자신의 부하에게 다시 확인하려고 되물어 본다.

 

 "그… 떨거지들이라고 한 것 같습니다…."

 

 부하는 목소리를 떨며 말을 한다. 그렇게나 무서운 건가…. 그래도 이쪽은 쳐다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 되겠구만…. 원숭이놈 주제에 불쌍해서 돈만 가져가려 했더니만!"

 

 "…뭐야? 그런 건가?"

 

 의아한 목소리로 화가 난 남자에게 이리 말하는 동양의 남자. 의문에 소리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불량배는 곧장 동양인이 가진 검을 쳐다보았다.

 

 "됐고! 거지 주제에 좋은 검은 가지고 있긴 하네. 그걸 팔아서 돈으로 바꾸는 게 어때?"

 

 "거지새끼였으면 진작 말하지 그랬어. 그러면 쉽게 쉽게 적선해줬을 텐데 말이야."

 

 "뭐, 뭐야…! 이 자식이 죽고 싶은 거야?"

 

 드디어 화가 끝까지 치밀어 올라 폭발해 버린 남자가 부하가 쥐고 있던 위협용 나이프를 낚아채면서 곧장 동양의 남자를 찌르려고 한다. 이러다가는 죽는 거 아니야? 아니, 죽는 게 아니라 진짜로 죽을 거야…. 어, 어서 빨리 내려가서 나라도 도와줘야 하나?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동양의 남자는 어느 틈에 자신의 허리에 찬 이상한 칼을 꺼내 들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던 날카로운 나이프의 일격을 완벽히 막아냈다. 정말로 전광석화라는 단어가 이리 딱 들어맞을까, 라고 조심스럽게 감탄했다.

 

 그리고 자신의 흥분이 급속도로 차가워지는 불량배는 식은땀이 흐르고 나이프를 쥐고 있던 손이 떨리더니, 곧이어 허무하게 도망치기 시작한다. 다행이긴 하여도 뭔가 아쉽다.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내일 있을 훈련을 위해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아버지에게 고쳐달라고 해야 하는 것을 떠올리며 재빨리 쇠 냄새가 나는 집을 향한다.

 
작가의 말
 

 재밌게 봐주시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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