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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성의 제자
작가 : 추쿠부2
작품등록일 : 2018.2.6

검술학원의 낙제생인 루크는 어느때와 같이 죽을만큼 고통스러운 따돌림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던 도중. 부스스한 긴 흑발과 묘하게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검은 눈동자, 자신의 키보다 커다란 동양의 검을 지닌 사람을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으신거나 알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akrmak3tp@naver.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성심성의껏 답하겠습니다>

 
8-3화. 델브란의 숲에서의 3일.
작성일 : 18-02-06 16:26     조회 : 7     추천 : 0     분량 : 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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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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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다가올 어둠을 대비하여 나뭇가지와 장작을 줍고 있으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델브란의 숲 안에서 엄청난 짐승의 울음소리가 숲 사이사이를 빠져나와 크게 울리고 있었다.

 

 "뭐, 뭐야…? 짐승? 설마,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돌연변이인가…?"

 

 숨을, 침을 삼키면서 애써 침착하게 나뭇가지를 주우려고 하여도, 눈은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침을 삼키며 태연하게 나뭇가지를 줍는 마음을 먹자.

 

 "서, 설마… 이쪽으로는 안 오겠지…? 하… 하."

 

 경직된 웃음과 함께, 내가 서 있는 위치를 둘러보았는데…. 어느새 주위에 있던 학생들은 온데간데없고, 나 홀로 이렇게 멀찍이 장작을 주운 결과. 델브란의 숲 근처까지 온 모양이다.

 

 "그, 그러고 보니… 아버지가 델브란의 숲에 사는 돌연변이들은, 인간의 고기를 좋아한다고 얼핏 들은 것 같은데…."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이거 정말로 자칫 잘못 하다가는 목숨을 건 실전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어, 얼른 줍고 돌아가자…."

 

 그렇게 떨어진 나뭇가지를 줍고서는, 서둘러 돌아가려는 그때. 또다시 한 번. 절망이 가득 섞인 울음이라고 할까. 이 감정을 뭐라고 표현할까…. 음…, 마치 축제에서 하는 귀신의 집이 가짜인 걸 알면서도 굳이 들어가서 확인하는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 간단히 말하면. 두렵지마는 궁금하다는 것이다.

 

 "한… 번, 가 볼까?"

 

 몸이 떨렸다. 처음 듣는 짐승의 울음 때문일까. 아니면, 새로운 것을 발견해보고 싶은 추구일까. 내 몸은 그런 잡념을 뒤로하며 성큼성큼 숲의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환한 낯이지만 델브란의 숲의 안은 매우 어두컴컴하였다. 마치 이 숲이 곧 다가오는 밤을 삼키기라도 한 것 같다. 그래도 나뭇잎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햇빛 덕분에 겨우 시야가 트이긴 했다.

 

 "너무 어두운 숲이네…. 괜히 들어온 건가."

 

 걸으면서 나는 무미건조한 한숨을 내쉬면서 괜스레 후회했다. 차라리 그냥 장작이나 줍고 돌아갈걸….

 

 하지만 이미 후회해봤자 앞을 걷는 내 발걸음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 어떠한 짐승의 울음소리가 내 몸을 이끌듯이, 홀리듯이 걷는다.

 

 걷던 도중, 어디선가 희미하게 비린내가, 녹슨 철의 냄새가 풍겼다. 대장간에서는 자주 맡은 익숙한 냄새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불길한 냄새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녹슨 냄새가 나는 근원지를 찾으려고 코를 킁킁거리며 조심스럽게 발을 옮긴다.

 

 그러자 눈앞에서는 쉴만한 숲의 공터가 보이기 시작했고, 냄새의 근원지도 내가 본 공터라는 것을 확신하였다. 이 이상 앞으로 나아가면 안 된다는 것을 몸은 아는 건지, 내 지시를 거부한다. 그리고 지시를 내리는 머리마저도 저곳은 불길하다고 판단하는지 몸에는 식은땀이 난다.

 

 …그래도 나아가야 한다. 여기까지 와서 돌아가는 건 너무 후회스럽고, 시간도 아까웠으니 말이다. 천근만근 같은 다리를 겨우 움직이며 앞을 향해 힘겹게 걸어갔다. 이거… 먹은 것도 없지만… 맹렬히 치솟는 구토감이 몸을 지배했다. 헛구역질하면서 반사적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뭐, 뭐야… 이거…."

 

 참혹했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동물의 사체가 이곳 숲의 공터를 가득 채웠다. 검붉은 피는 이미 말라가고 있었으며, 잔혹하게도 절단된 예리한 살덩이를 보면서 소름이 끼쳤다.

 

 이 숲에서는, 돌연변이 맹수보다 더 잔인하고 무서운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저렇게 큰 맹수와 괴기스러운 흉수를 죽인 것을 보니 말이다. 살짝 용길 내어, 검은 잔디를 무성하게 짓밟고 사체의 현장을 가보았다. 가까이서 보니 피 냄새 때문에 머리가 띵하지만, 이상하게도 시선은 예리하게 절단되어 있는 살덩이를 보고 있었다.

 

 "그, 그건 그렇고… 이 절단면은 검 아니야?"

 

 애써 입을 틀어막던 손을 떼며, 허공에 있는 누군가와 대화라도 하듯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나. 이러다가 정신이 미쳐버릴 것 같아. 이렇게 커다란 돌연변이를 사선으로 베어버리다니…. 역시 이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걸까.

 

 편안히 숨은 쉬지 못하지만, 그래도 냄새는 익숙해졌다. 커다란 돌연변이가 베어진 모습을 보았으니… 이제 갈까…?

 

 호기심을 해결되었으나, 썩 좋진 않았다. 오히려 역겨움을 품은 채로 돌아가는 것이 매우 찜찜하였다.

 

 "미야아아~."

 

 이상한 소리다. 저기 검은 수풀 안쪽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이런 광경을 보고, 이상한 소리를 들으니 긴장감이 조금 사그라졌다.

 

 "미야아!"

 

 검은 수풀을 헤치면서 휙 하고, 이상한 소리의 주인공이 이 현장에 나타났다.

 

 "스노우 레오파드잖아? 그것도 어린 녀석이네…."

 

 갓 태어난 짐승의 새끼. 그것도 희귀종으로 알려진 스노우 레오파드다. 녀석의 생김새는, 새하얀 털이 바탕이며 엷은 황갈색이 몸뚱이에 자리 잡고 있었고, 특히 청색의 눈동자가 매우 인상 깊었다.

 

 녀석은 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내게로 다가오는 것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발걸음은 내게로 다가오는 듯싶더니, 곧 멈추어 사선으로 두 동강이 나 죽어 있는 무서운 돌연변이의 사체에 다가가며, 몸을 핥는다.

 

 뭔가… 애처롭다. 이런 검붉은 숲에서, 이런 검붉은 피 냄새를 맡으면서 아련하게 울리는 스노우 레오파드의 울음소리 너무나도 가냘프다.

 

 "미야아아…."

 

 힘없는 울음. 작디작은 혀로 부모로 추정되는 짐승의 사체를 열심히 핥고 있지만, 반응이 없다. 죽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머리에서부터 몸퉁까지 두 동강이 나버려 죽었으니까 말이다. 아무리 괴물 같은 돌연변이라고 하여도 이건 심하지 않나 싶었다.

 

 작디작은 녀석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 사체를 아직 덜 자란 다리로 툭툭 치거냐, 앙증맞은 송곳니로 깨물어 보아도, 전혀 움직이지 않는 사체. 녀석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하염없이 갸르릉 거리는 울음을 지른다.

 

 이윽고 녀석의 푸른 눈동자에서는 희미하게, 정말로 희미하고도 투명한 눈물이 나와, 자신의 부모였던 흉수가 움직이지 않으니,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것을 깨달은 모습이었다. 녀석의 작은 입에서 구슬픈 울음소리와 함께 흘리던 투명했던 눈물에 인해 새하얀 털은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미야아아… 미야아아아…."

 

 부모였던 사체에 얼굴을 비빈다. 왠지 슬퍼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그저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이곳으로 들어온 것인데…. 잔인한 광경과 슬픈 광경을 연속해서 보니 뭔가 기분이 울컥한다. 나도 어머니가 없으니 하는 동질감을 느낀 것이기 때문일까. 저 어리고 여린 짐승의 감정이 동화되는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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