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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붉은 장미의 제국
작가 : 임다온
작품등록일 : 2016.8.21

나를 불러온 건 당신들인데.
나를 버리는 것 또한 당신들인가.......

어느 날, 평범한 현실에서 제국으로 오게 된 하랑.
이상한 세계에 떨어진 것도 황당한데, 게다가 자신을 신이라 하며 천 년 동안 피지 않았던 붉은 장미를 피우라고 한다!

오직 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아름다운 황제 샤를과 오직 신만을 지켰던 매혹적인 기사 칼. 그리고 신이 되고자 하는 소녀 하랑.

그들 앞에 펼쳐질 가혹한 운명과 세 남녀의 애틋한 로맨스 판타지.

 
3. 엄청난 미남과 단둘이서...
작성일 : 16-08-23 17:07     조회 : 78     추천 : 2     분량 : 6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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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제복을 입은 남자의 발소리가 고요하게 울려 퍼졌다.

 칼은 성의 본관과 떨어진 별관의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는 복도의 맨 끝에 있는 문 앞에서 발을 멈추었다.

 그는 빛바랜 장미 넝쿨 모양의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낡고 무거운 소리를 내며 열린 문 안은 온통 암흑이었다.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곳곳에 있던 양초에 불이 붙으며 주변이 밝아졌다.

 밝아진 내부에는 돔 형태의 책장이 천장에 다다를 만큼 세워져 있고 그 안을 책들이 빽빽하게 채우고 있었다.

 칼은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갔다.

 그때마다 바닥의 흙먼지들이 날렸다. 방 주인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방에 그 누구도 접근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는 문 맞은편에 있는 이 방 책장의 절반 크기인 큰 창문을 열었다.

 바람이 불어닥치며 그의 칠흑 같은 색의 머리카락은 흩날렸고 양초의 불이 흔들리며 괴이한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안녕. 칼.’

 

 창틀에 가만히 앉아있던 이가 말을 걸어왔다. 바람에 붉은 머리카락이 넘실거렸다.

 

 ‘왜 항상 어둠 속에서 외롭게 책을 읽으십니까.’

 

 칼은 언제나 그녀에게만은 존대했다.

 

 ‘외롭지 않아. 달빛은 나의 연인이고 바람은 나의 벗인걸.’

 

 양팔을 벌리며 기분 좋은 음성으로 이야기했다.

 

 ‘게다가 칼이 이렇게 와 주었잖아.’

 

 그리고 그를 보며 싱긋 미소를 짓는다.

 

 ‘저를 기다리셨습니까.’

 ‘......기다렸지.’

 

 칼이 손을 뻗자 그녀는 마치 환상처럼 사라져버렸다.

 앉아있던 창틀에는 오래된 먼지가 쌓여있었다.

 허공에서 맴돌던 그는 손을 꽉 움켜쥐었다.

 칼의 과거 기억이었다.

 지금은 먼지가 쌓인 이곳은 밤이 되면 달빛이 가득 차오르는 그녀의 서재였다.

 그리고 이곳에 오면 항상 그녀를 볼 수 있었다.

 이 창틀에 앉아 때때로 바람에 휘날리는 붉은 머리카락과 달의 새하얀 빛을 가진 붉은 눈동자로 책을 읽고 있는 그녀를.

 

 성문 밖으로 검은 그림자가 유유히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 그림자는 회색의 성을 등지고 북쪽으로 향하였다.

 산의 중턱에 다다르자 그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땅이 얼어있을 이곳에는 더는 눈보라가 치지 않고 조금씩이지만 땅이 녹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발이 다다른 곳은 동굴의 입구였다.

 칼은 그곳으로 들어가 자신의 무덤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오천 년 전 그가 이곳에서 눈을 감기 전 생각했다.

 이대로 영영 눈을 뜨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혹여나 눈을 뜬다면 처음으로 보는 것이 붉은색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붉은 머리카락.”

 

 그리고 그 소망은 이루어졌다.

 오히려 소망을 넘어 그토록 원하고 원하던 것을 보게 되었다.

 붉게 물든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그녀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또다시 그에게서 달아날까 황급히 껴안았다.

 장미 향기가 코끝에서 맴돌았고 그 향에 취해 그녀를 더욱 품속에 안으려 했지만, 연기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그 자리에 남은 온기만은 환상이 아니었다.

 망연자실하게 바닥을 내려다보았던 그는 마치 할 일이 생각난 듯 성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그녀라고 하는 인간 여자를 보았다.

 갈색 머리카락에 선한 갈색 눈동자.

 몸도 그녀보다 한참이나 작았다.

 그녀와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그 인간이 신이라고 이 세상에 불려왔다.

 

 “그나마 외형이라도 비슷하다면 어느 정도 믿어줬을 테지만.”

 

 외면뿐 아니라 내면 또한 달랐다.

 하는 짓은 더럽고 약간의 고통에도 소리를 질러댔다.

 뱀파이어가 득실대는 제국에서 인간이 얼마나 살아갈 수 있을까.

 그의 손에 닿았던 감촉이 떠올랐다.

 그 가느다란 목을 한 손에 쥐었을 때 조금의 힘만 주어도 목이 꺾여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그리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손에서 느껴지는 그 가느다란 목의 맥박이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며 뛰는 것이 느껴졌다.

 살려두면 어떨까. 하고 호기심이 일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사아아-

 

 낮게 중얼거리는 그에게 시원한 바람이 일어 그의 머리칼을 쓸며 지나갔다.

 넘실대는 그 모습이 마치 밤바다를 연상시켰다.

 아름답지만 위험해서 아무나 함부로 발을 들이지 않는 밤의 바다.

 

 ‘......기다렸지.’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발을 들인 자.

 

 “저도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기다렸지.’

 

 칼의 기억 속의 반복되는 목소리가 마치 많이 기다렸냐는 질문처럼 들려왔다. 그에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주 오랫동안.”

 

 ***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샤를의 말에 모두 물러간 이 방에는 그와 하랑, 단둘만이 있었다.

 왜 그는 나가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혼자 있었다면 하랑은 더욱 두려움을 느꼈을 것 같았다.

 샤를이라는 이 남자는 왜인지 모르겠으나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유일한 남자였다.

 그가 이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면 자신이 붙잡았을 것이라고 하랑은 생각했다.

 

 “고, 고맙습니다. 아까 구해주셔서.”

 “당연한 일을 한 것뿐입니다.”

 

 침대맡에 앉아 있던 샤를은 하랑을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말을 끝으로 남자가 더는 말이 없자 어색한 공기가 방 안을 짓누르는 듯했다.

 하랑은 이 공기를 깨고 싶었다.

 질문은 산더미 같은데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어서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어디가 불편하십니까.”

 “아, 아뇨. 괜, 괜찮습니다!”

 

 안절부절못한 마음이 몸까지 전해졌는지 이를 본 샤를의 물음에 당황한 대답이 그대로 튀어나왔다.

 

 “정말 괜찮으십니까? 얼굴이 붉습니다. 열이 조금 있는 듯한데.”

 

 하랑의 눈썹께까지 덮고 있던 앞머리가 걷어지고 그의 손이 이마에 얹어졌다.

 차갑다.

 한겨울 추위를 몰고 온 서늘함이 느껴졌다.

 그것이 이상하리만치 소름이 돋아 고개를 숙이고 들지 못했다.

 솔로 인생에 남자의 스킨십이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하랑의 눈동자가 길을 잃고 흔들렸다.

 

 “다행히 열은 없군요.”

 

 당연하죠. 당황해서 얼굴이 붉어진 것뿐이니까요.

 그러자 샤를은 물이 담긴 잔을 건네주었다.

 그것이 손에 쥐어지자마자 하랑은 벌컥벌컥 들이켰다.

 아까부터 느껴졌던 갈증이 순식간에 채워졌다.

 게다가 멍했던 정신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무언가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러운 이 상황을 깨달았다.

 문득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샤를과의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하랑은 물잔을 내려놓으며 입안에 있던 마지막 물 한 모금을 꿀꺽 삼켰다.

 외국인같이 생긴 이 남자의 말이 어째서 들리는 것이지? 또 나는 어째서 대답하는 것인가?

 

 “샤를, 궁금한 것이 있어요.”

 “네. 무엇이든 물으십시오.”

 “저랑 지금 대화하고 있어요?”

 “네, 지금 대화하고 있어요.”

 

 자신의 말을 똑같이 반복하는 샤를의 눈이 예쁘게 접혔다.

 그 눈웃음에 하랑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물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해요? 이곳의 언어가 한국어는 아닌데. 분명 제 귀에는 말이 들리거든요.”

 “한국어? 그것이 어떤 언어인지는 모르겠으나 당신은 이 세계를 알고 있기에 언어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곳이 처음인 걸요.”

 “하지만 지금 언어를 구사하지 않습니까?”

 

 하긴 샤를을 말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랑 또한 듣도 보도 못한 언어를 하고 있다.

 이 능력을 현실에서도 발휘한다면 나는 5개 국어도 능통 할텐데.

 

 “머리카락이 갈색이네요.”

 “아, 네. 이건 염색해서.”

 

 샤를이 내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면서 이야기했다.

 

 “게다가 짧네요.”

 “긴 건 거추장스러워서 항상 잘랐어요. 이게 머리 감을 때도 편하거든요.”

 “긴 머리카락도 예쁠 것 같습니다.”

 

 샤를의 낮게 속삭이는 목소리에 하랑은 얼굴이 붉어졌다.

 괜히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게다가 어디 가서 그런 미소 함부로 지을까 봐 걱정된다.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까지 반할까 봐.

 하랑이 빤히 쳐다보자 그도 마주 보았다.

 

 “왜 그리 빤히 보십니까?”

 “너무 예뻐서요.”

 “하하.”

 

 그의 청량한 웃음에 자신도 모르게 입으로 그 말을 내뱉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굴이 더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러고 보니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군요.”

 “넵! 제 이름은 문하랑입니다. 편하게 하랑이라고 부르세요.”

 

 낯선 남자와 방에 단둘이, 그것도 그냥 남자도 아닌 여자보다 더 예쁜 미남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니 하랑은 자신도 모르게 말이 딱딱해졌다.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하랑이라.... 좋은 이름이네요. 그런데 너무 쉽게 알려주시는군요.”

 “샤를도 이름을 알려주셨잖아요.”

 “네. 그렇지요.”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에 이름뿐만 아니라 그가 묻는 것은 무엇이든 말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문하랑, 너 그렇게 가벼운 여자였냐?!

 응, 맞아. 나 가벼워.

 자괴감도 잠시 하랑은 금방 합리화를 시켰다.

 잠시 이것이 꿈이 아니면 어떨지 생각했다.

 

 “또 그렇게 빤히 보시는군요. 제 얼굴에 무언가 묻었습니까?”

 

 잘생김이요.

 또 조건반사 같은 마음의 소리가 툭 튀어나왔다.

 다행히 아까처럼 입 밖에 내진 않았지만. 내가 생각해도 정말 주책이야.

 그의 눈동자가 오롯이 하랑을 향했다.

 가만히 보니 샤를의 눈동자 색이 보랏빛이다.

 몽환적이면서 신비한 색을 품고 있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그 눈동자로 손을 가져갔다.

 

 “제 눈동자가 그리 신기하신가요?”

 

 그의 목소리에 정신이 돌아왔다.

 처음 본 남자의 얼굴 가까이 손을 뻗다니, 하랑은 자신도 꽤 거침없이 행동한 자신에게 당황했다.

 그리고 손을 거두려는 그때,

 샤를의 손이 손목을 붙잡았다.

 

 “원하신다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보라색 눈동자가 서늘하게 빛나는 것만 같았다.

 아니. 그렇게까진 아냐. 살벌한 이야기를 상큼하게 하시네.

 

 “아뇨...... 괜찮아요. 너무 예뻐서 그래서 본 거예요”

 “농담입니다. 하랑은 이런 농담에 약하네요.”

 “아하하하. 농담이었구나.”

 

 갑자기 풀어진 그의 기운에 하랑도 긴장을 풀고 마주 웃어주었다.

 

 “그런데 샤를......”

 

 똑. 똑. 똑.

 

 하랑의 말을 끊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십시오.”

 

 샤를의 말에 문이 열리고 검은 후드를 입은 이가 들어왔다.

 낯선 이의 등장에 하랑은 저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었다.

 게다가 검은 제복을 입은 남자 때문인지 하랑의 몸에 검은색이 위험한 신호로 각인되어있기에 더욱 그랬다.

 

 “송구하옵니다. 깨어나셨다는 소식을 듣고 이리 찾아뵙게 되었습니다만 폐하가 계신 줄 미처 몰랐습니다.”

 

 폐하? 그럼 샤를은 왕인가? 아니야. 폐하는 황제에게 부르는 경칭이잖아. 그럼 황제?!!!!

 태연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에 있는 샤를이 멀게만 느껴졌다.

 격의 없이 대했던 친구가 알고 보니 재벌 2세.

 뭐, 이런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차림새도 다른 이들보다 화려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얼굴에 옷이 가려져 몰랐나 보다.

 하랑이 이렇게 생각에 잠겨있을 때 목소리의 주인이 후드를 벗으며 하랑에게 다가왔다.

 갑자기 다가온 검은 색에 겁을 먹고 있던 하랑의 염려와는 달리 후드 안에서 수염과 머리가 센 나이가 지긋한 노인의 얼굴이 드러났다.

 

 “신은 제국의 칠 원로회의 장로 루카스 디 포르메라고 하옵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가 인자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칠 원로회는 제국에서 황제 다음으로 가장 큰 힘을 가진 자들이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불가사의한 것들을 연구하고, 연구를 토대로 실행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었는데, 신을 부활시키는데 이들이 함께했던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최고장인 루카스는 그중에서 가장 오랜 세월을 보냈고 힘이 있는 자였다.

 그런 인물의 직접 방문이라.

 오랜 세월 동안 루카스 또한 얼마나 신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안, 안녕하세요. 저는 문하랑입니다. 저도 영광입니다.”

 

 영광이라고 하는 그의 인사에 하랑이 헐레벌떡 일어나 마주 인사했다.

 그 모습에 루카스 잠시 당황한 듯 표정이 굳어졌다.

 인간이었다.

 물론, 눈앞에 있는 존재가 인간인 것은 당연하지만, 말 그대로 인간일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고 했던가.

 그런 하랑을 웃으며 바라보는 샤를의 모습에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이내 원래의 표정을 되찾았다.

 

 “편하게 말씀 낮추십시오.”

 “아뇨. 저에게도 말씀 낮추세요. 편하게 하랑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제가 감히 어찌 이름을 부르겠습니까.”

 “네? 그저 이름이고, 샤를도 불렀는데......”

 

 ‘샤를’이라고 폐하의 이름을 친근하게 내뱉는 하랑을 보며 루카스는 생각에 잠겼다.

 어떤 존재인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폐하의 이름을 부른 최초의 인간일 것이다.

 최후가 아니길 바랄 뿐.

 존대하는 말에 하랑은 그저 고개만 연신 숙였다.

 샤를이 그런 하랑의 어깨를 감싸 쥐고는 사뿐히 침대로 다시 앉혔다.

 

 “하랑, 아까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담소를 나누고 계신 줄도 모르고. 다시 한 번 송구하옵니다.”

 “아뇨, 아뇨.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었어요.”

 “당신이 하는 이야기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가장 중요하지요.”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하랑이 손을 휘휘 내저었지만, 샤를은 오히려 하랑의 말을 듣겠다고 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노인의 모습을 보니 아까도 그렇고 샤를의 허락이 떨어져야만 하는 듯 보였다.

 저렇게 누군가를 세워둔 채로 자신의 이야기만 조잘거리자니 불편했지만 재촉하는 샤를의 눈에 입을 열었다.

 

 “제가 언제 돌아갈 수 있는지 그것이 궁금해서요.”

 “그렇군요. 루카스 경이 때마침 잘 오셨습니다. 아마 잘 대답해주실 것입니다. 그렇지요?”

 

 웃으며 이야기하는 샤를의 말에 루카스의 하얗게 센 눈썹 사이 슬며시 찌푸려진 미간에 하랑의 시선이 머물렀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그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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