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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주의 다차원 아르바이트
작가 : 입술속에새
작품등록일 : 2017.11.27

절대행운을 부여받은 서여주 -20살 가난한 여대생을 위한 본격 로맨스 현대판타지.
행운은 모든 면에서 서여주를 바꾸었다.
[먼치킨] [차원] [로맨스] [부자되기] [몬스터] [사이다] [행운]다 있다.-

 
다차원 아르바이트
작성일 : 17-11-27 10:17     조회 : 41     추천 : 6     분량 : 6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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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헷. 안녕 버비?”

 

 -첫날이라 피곤할 텐데, 치유의 권능 덕인가? 여전히 팔팔하군그래.

 

 “아까 돌아보니까 초보 존이 꽤 넓더라고, 난 시간이 많고. 헤헤헤.”

 

 내일 아침이 되려면 아직 12시간이나 남았다.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지구로 돌아가도 12시간을 잘 수 있단 소리다.

 그런 적극적인 여주의 모습이 왠지 마음에 드는 버비였다.

 

 -초보 존을 벗어난다면 더 많은 뮬을 벌 수 있지.

 

 “!”

 

 -몬스터를 잡으면 성장 룬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고. 구슬만 한 코어는 비싼 값에 팔리지. 후후후.

 

 하지만 몬스터라는 말에 오히려 겁먹은 서여주.

 

 “그냥 초보 존에서 천년만년 살면 안 될까? 난 초보 존에서 뼈를 묻고 싶은데!”

 

 -그래도 되고, 어차피 선택받은 자는 천년만년 보다 오래 사니까.

 

 “그치? 괜찮은 거지? 하하하하!”

 

 “뭐...뭐!? 천년만년 보다 오래 살아?”

 

 -알다시피 이곳에 시간은 밖에서 1분이야, 선택받은 자는 시간과 시간 사이에서 늙어죽을 일은 절대 없단 소리고. 또한 성장하면 할수록 수명이 폭발적으로 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으라고!

 

 버비는 ‘선택받은 자는 거의 불멸에 가깝다’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

 

 치유의 권능은 정말 대단했다. 쉬지 않고 달려도 힘들지 않았고, 잠을 자지 않아도 괜찮았다.

 몇 날 며칠을 초보 존에서 수집하고 채집하며 살았다.

 보상으로 받는 성장 룬은 몸놀림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어주었다. 지능도 오른 것 같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다있오’에서 산 호미와 괭이는 망가지진 오래다.

 그에 비해 다차원 옥션에서 대여한 호미와 망태기는 성능이 좋았다. 특히 망태기는 보존 마법과 아공간 마법이 걸려있어서 많은 양을 담을 수 있었다. 모양이 망태기 형태라 현실에선 들고 다닐 수 없다는 게 살짝 아쉬웠다.

 

 “지구시간으로 얼마나 흘렀어?”

 

 -대략 닷새 정도?

 

 오늘까지 총 정산한 금액은 2700뮬 (2억 7천만 원)

 저렴한 무구 세트를 살 정도의 금액을 모았다.

 하지만 서여주는 초보 존을 벗어날 생각이 없었다.

 

 “2000뮬은 통장으로 보내줘 버비.”

 

 -괜찮겠어? 무구 살 돈인데...

 

 “이렇게 하면 또 금방 모을 수 있는데 뭐.”

 

 ***

 

 하루 만이다. 지구시간으론 1분 만에 2억을 모았다.

 모든 선택받은 자가 초보 존에서 이렇게 많이 모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라키리아의 절대행운을 부여받은 서여주 만이 가능한 일인 것이다.

 

 ‘20살 나이에 통장 잔액이 2억 원이라는 게 믿어져? 이거 실화야?’

 

 크흡 큭 크크큭 큽

 

 서여주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뿜어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막았다.

 그리고 꼬질꼬질한 옷은 다 쓰레기봉투에 싸서 버린 후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학교 앞 번화가로 향했다.

 초보 존에 돌아다닐 때 편하게 입을 옷이 필요해서 나왔는데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학교 앞은 북적였다.

 특히 저렴하고 예쁜 옷 파는 곳엔 젊은 여성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옷을 고를 수가 없었다.

 

 ‘백화점으로 갈까?’

 

 돈도 써본 사람이 쓴다더니. 백화점 문 닫는 시간이 언젠지 모르겠다. 일단 눈여겨봤던 옷, 몇 벌과 예쁘지만 실용적이지 않은 옷도 몇 개 골라 계산 줄에 섰다.

 

 ‘휴... 좀 많네, 망태기라도 빌려올 걸 그랬나?’

 

 양손 가득 옷 가방을 들고 나오는데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실용적이고 범용적인 옷을 골랐을 텐데 한편으론 불안했다.

 이렇게 쓰다간 통장의 2억은 금방 바닥날 것만 같았다.

 남들이 안다면 겨우 보세 옷 몇 벌에 그런 생각을 하냐 하겠지만 평소 적은 돈으로 악착같이 아끼며 살아왔던 서여주에겐 이렇게 호사를 누리는 게 좋으면서도 겁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우선 담력 먼저 키워야겠어.’

 

 서여주가 집으로 가기 위해 학교 앞 유흥 거리를 지나가자 힐끗힐끗 남학생들이 쳐다봤다.

 닷새간 성장 룬을 꾸준히 흡수한 결과, 전보다 더 아름다운 몸매가 되었고, 164cm 정도였던 키는 어느새 168cm까지 자라있었다. 뽀얀 피부는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 빛이 났고, 큰 눈에 검은색 긴 생머리는 말 그대로 청순 그 자체였다.

 하지만 정작 서여주 자신은 변화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여주는 권능으로 모든 피로를 회복했지만 그래도 누워 잠을 청하니 신기하게도 잠이 왔다.

 얼마나 잤을까. 점점 정신이 맑아져서 더는 눈을 감고 누워 있기 미안해질 지경에 되었다.

 새벽 5시.

 생각보다 일찍 눈이 떠져 할 일이 없었다. 본래 대로라면 오늘은 독고민 오빠와 사귄 지 100일 되는 기념일이고, 미리 사둔 선물을 줄 생각이었다. 어제 일을 떠올리니 갑자기 속에서 천불이 났다. 서럽고 속상한 감정은 이제 진정됐지만 화나는 감정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그만 생각하자. 어차피 벌어진 일. 되돌릴 가치도 없어.”

 

 서여주는 생각했다. 어쩌면 어제의 일이 행운의 여신 라키리아의 선택을 불러왔을지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한결 편해질 수 있었다.

 

 “치유!”

 

 치유의 권능은 몸뿐만 아니라 지친 영혼도 치유해준다. 감정을 잊게 하는 건 아니지만 불쾌한 감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치유해주었다.

 치유 샤워는 곳곳의 찌든 피로를 말끔히 날려줬다.

 

 ‘컨디션도 좋고, 잠깐 초보 존 탐험 좀 해볼까.’

 

 ***

 

 여주는 망태기와 괭이를 빌리고, 채집 의뢰를 받아 초보 존으로 향했다.

 

 [절대행운이 활성화됩니다.]

 

 바닥에 주머니 하나가 떨어져 있었는데 그 안엔 씨앗이 잔뜩 담겨 있었다.

 

 “이건 무슨 씨앗이지?”

 

 널따란 평원에 도착한 서여주는 괭이를 이용해 땅을 일구고 씨를 뿌려봤다. 왠지 이렇게 두면 잘 자랄 것만 같아서 그대로 두고 다시 돌아다녔다.

 하루쯤 지났을까? 씨를 심었던 자리로 돌아와 보니 토마토처럼 생긴 빨간 열매가 잔뜩 열려 있었다. 무엇인지 몰라 망태기에 담았는데 반도 수확하지 못하고 아공간이 꽉 찼다.

 

 -이건 초보 존에선 구할 수 없는 건데 어디서 났어?

 

 “씨앗을 주었어. 땅에 심어 봤더니 이런 게 나오더라고. 이런 것도 다차원 옥션에서 팔릴까?”

 

 -이건 체력 회복을 도와주는 열매야. 그냥 먹어도 효과가 있지만. 물약 제조에 들어가는 재료여서 비싸게 팔려. 다차원 옥션에 올려놓으면 개당 10뮬에 팔 수 있을 거야.

 

 -바로 3000뮬 입금 완료. 누군가가 전부 샀나 봐.

 

 “정말? 기다려봐. 나머지 모두 가져올게!”

 

 서여주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서여주의 절대행운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나머지 열매를 수확하러 간 여주는 기가 막혀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슬라임 3마리가 밭을 망가트리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 내 도온!!!!!”

 

 서여주는 달려가 슬라임을 주먹으로 마구마구 패기 시작했다.

 슬라임이 터져 묵사발이 될 때마다 절대행운도 터졌다.

 

 “헉헉헉헉. 이것들이 감히! 내 돈 밭을 망쳐!?”

 

 첫 사냥이었다. 그것도 맨 주먹으로 슬라임 3마리를 아작 냈던 것이다.

 사냥으로 인한 성장은 성장 룬을 흡수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성장을 보여줬다.

 슬라임을 잡았더니 코어 3개와 슬라임 소환 주문서 3개가 나왔다.

 

 “슬라임을 소환수로 얻을 수 있는 주문서?”

 

 몬스터를 잡으면 아이템이 나오는 걸 알게 된 서여주는 몬스터를 잡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피어 올라왔다.

 

 “일단 남아 있는 열매부터 수확하고, 몬스터를 싹 다 잡아. 씨를 말려버리겠어!”

 

 ***

 

 서여주는 짜증내지만 웃는 얼굴로.

 

 “열매는 이게 다야. 잠깐 사이 슬라임 3마리가 와서 밭을 망쳐놨지 뭐야. 그래서 잡았더니 이걸 주더라고.”

 

 -잡았다고? 무기도 없이?

 

 여주는 별거 아닌 듯 대답한다.

 

 “주먹으로 몇 번 때렸더니 잡히던데?”

 

 코어와 주문서를 손에 든 버비는 진귀한 걸 본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 이건, 슬라임 소환 주문서. 것도 3개씩이나?

 

 “좋은 거야?”

 

 -없어서 못 팔지. 희귀하니까.

 

 여주가 구해온 것들을 옥션에 올리는 족족 팔렸다.

 나머지 열매를 판돈 2800뮬, 소환 주문서 각 10000뮬x3, 코어 3개 3뮬.

 

 -뮬은 충분히 모인 것 같으니까, 기본 장비 맞춰서 본격적으로 해보는 건 어때?

 

 버비는 그동안 다차원 옥션에서 봐둔 걸 추천해줬다.

 가장 먼저 아공간 룬을 10000뮬 주고 샀다.

 아공간의 용량은 고시원 방만큼 컸고, 사용자의 성장 정도에 따라 크기도 같이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기본 무구 세팅은 15000뮬 정도 들었다.

 마법 방어와 물리 방어가 높은 셔츠와 반바지 세트가 6000뮬, 민첩을 올려주는 레이피어가 12000뮬, 민첩한 가죽 신발이 2000뮬.

 그렇게 25000뮬(25억원)을 소비를 하고 나니 10000(10억원)뮬 정도가 남았다. 그리고 통장엔 2억 원 정도 있었다.

 

 “나머지는 송금 부탁해 버비.”

 

 서여주는 구입한 무구를 활용해서 당장 초보 존을 쓸어버리고 싶었지만 일단 돌아가 침대에 누워 오늘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었다.

 

 ***

 

 여전히 현실은 새벽 5시. 다차원에 잠깐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돈버는 재미에 푹 빠져 또 며칠을 보냈다.

 이미 어제 일이 한참 전 일처럼 느껴졌지만 학원에 한 번은 가봐야 했다.

 

 ‘그만 둘 때 그만두더라도 말은 직접 전해야지.’

 

 그리고 다시 한 번 통장 잔액을 확인했다. 10억이 넘는 돈이 들어 있는 걸 보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살짝 고민이 되었다.

 

 ‘학자금 대출부터 갚고 엄마 호강시켜드려야지, 그리고...... 빌딩을 살까? 빌딩은 얼마나 하려나...’

 

 ‘갑자기 변하면 사람들이 의심할지 몰라. 당분간 조심해야겠어.’

 

 ***

 

 서여주는 학원을 가기 위해, 어제 사온 옷 중 가장 여성스럽고 가을 느낌이 도는 원피스를 골라 입고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포즈를 취해봤다. 만날 청바지에 편안한 셔츠만 입고 다니다가 이렇게 입으려니 여간 어색하고 민망한 게 아니었다. 그래도 무척 예뻐 보였다.

 

 ‘오빠랑 사귀면서 이런 옷도 좀 입고 그럴 걸 그랬나?’

 

 여주는 독고민에게 정성을 다했었다. 본인은 사발면 사 먹으면서 독고민에겐 밥 사주고 옷 사주는덴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되고 나니 누굴 위해 먹이고 입혔나 싶었다. 억울해서 더 반짝이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서여주는 살짝 이른 시간에 학원에 도착해 원장실을 들어갔다. 원장은 30대 후반의 꽤 수완 좋은 여성이다. 그리고 눈치가 백단이다. 상황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원장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차 마실래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래. 편히 앉아요”

 

 “네......”

 

 “음... 서 선생도 데리고 있고 싶지만, 학원생이 빠져나가는 일은 막고 싶거든요. 이 바닥은 소문이 무서운 곳이라. 미안해요. 대신 생각해둔 곳 있으면 말해 봐요. 추천서 써줄게.”

 

 서여주도 독고민과 같은 한국대생이다. 그러니 원장 입장에서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수능이 끝나면 그때 다시 부르려는 생각이었다.

 

 “고맙습니다만 아르바이트는 벌써 구했어요.”

 

 “벌써요? 아쉽지만 다행이네요. 도움 주고 싶었는데, 월급을 오늘 중으로 입금될 거예요. 그동안 잘해줘서 고마웠어요. 서 선생.”

 

 짧은 인사를 마치고 원장실을 나와 학원 계단을 내려오는데 출근하는 독고민과 마주쳤다. 서여주를 발견한 독고민은 눈썹을 꿈틀 거리며 인상을 썼다.

 독고민은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는 서여주의 모습이 낯설었다.

 

 “옷 꼴이 그게 뭐냐? 설마 100일이라 그렇게 입고 온 건 아니지?”

 

 서여주는 독고민을 무시하고 계단을 내려갔다.

 

 “화났냐?”

 

 화났냐고 묻는 말이 서여주의 신경을 긁었다. 화낼 가치도 없다 생각했는데, 그렇게 물으니 화가 치밀었다.

 

 그때 학원 앞에 검은 세단이 멈추고 도도아가 내렸다.

 

 “쌤~”

 

 도도아는 서여주를 보더니 한참 멍하게 서 있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푸핫, 하하하하. 서 쌤. 설마 헤어진 남친에게 복수하겠다고 그렇게 입은 건 아니죠?”

 

 움찔.

 

 도도아의 말이 맞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도도아는 정곡을 찔렀다.

 

 “너를 만날 때보다 더 예쁜 모습을 보여주겠어! 이 모습을 보면 후회하겠지? 딱 그런 코스프레시네요.”

 

 서여주는 속마음을 들켜 살짝 당황했지만 그보다 도도아가 타고 온 차에서 내려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기사 때문에 말을 아꼈다.

 마치 ‘우리 아가씨에게 해코지하면 내가 가만있지 않겠다.’라는 표정으로 지키고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도도아의 독설을 독고민에게 흘려보냈다.

 

 “어린 부잣집 딸내미 꾀어서 잘 나가네. 선배? 데릴사위라도 할 생각인가?”

 

 독고민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걸 확인하고 서여주는 그대로 몸을 돌려 학원을 빠져나갔다.

 

 ‘윽. 차 사고 싶어! 좋은 차.’

 

 사실 좋은 차에서 내리는 도도아가 은근 부러웠던 서여주였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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