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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냥꾼 (모습을 보이다.)
작가 : 노랑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11.21

언젠가부터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돌았다.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을 도와준다는 현대판 홍길동이 존재한다고.
누구는 뱀파이어, 그 누구는 인간의 피를 탐하는 자라 비밀스레 불리 우는 이__

인간이 인간을 헤하는 세상.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또 다른 이들이 법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건들과 힘 있고 빽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매서운 갑질에 당하기만 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미 죽어버린 심장을 가진 이들이 겪는 단 하나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종족이 다른 이들에 서로의 대한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
작성일 : 17-11-23 13:46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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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국밥집 문 앞에 부셔진 상과 의자들이 쌓여있다.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도 궁금한지 가게 안을 슬쩍

 쳐다보곤 걸어간다.

 멀찍이 걸어오던 해주는 얼굴이 굳은 체 급하게 뛰어간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도 보이질 않는 국밥집 할멈이다.

 해주는 주위를 살피며 아저씨들을 부르고 시간이 갈수록

 보이질 않는 그들의 모습에 점점 얼굴이 사색이 되어간다.

 그때 들어서는 할멈이 해주를 보며 급하게 그녀의 손을

 마주 잡는다.

 

 “무사한거여? 다행이네, 다행이여. 얼굴 안보여 뭔 일이라도

  생긴 지 알고 내가 애가 탔구먼.”

 

 놀란 얼굴로 해주를 바라보는 할멈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어찌된 거 에요? 무슨 일 있으셨어요? 아저씨들도 보이지않고.”

 

 해주는 주위를 살피며 할멈의 떨리는 두 손을 꼭 잡아준다.

 

 “내가 할 소리여. 무슨 일이여? 나 몰래 무슨 일은 한거여?

  이상한 사내들이 김씨와 박씨를 잡아갔어. 만신창이가 되어

  끌려갔구먼. 무슨 일이여?”

 

 해주는 할멈을 이끌고 의자에 가 앉는다.

 물 한잔을 따라 할멈 앞에 놓고 마주앉아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할머님은 어디 다치신데 없으세요? 그 사람들이 뭐래요?”

 “이거.”

 

 주머니를 뒤적이며 구겨진 종이를 꺼내어 해주 앞에 놓는다.

 해주는 할멈의 눈치를 살피며 종이를 본다.

 작게 써져있는 주소.

 

 “뭔 소린지 나는 모르겠어. 이것만 획 던지고 가버렸네.

  말해봐. 또 그 일을 꺼내 든 거여?”

 

 해주는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다.

 

 “그만 하라 했잖어. 끝내라 했잖어. 이제 어떡할 거여?

  아무 죄 없는 사람들 다치기만하고, 이래서 내가 잊으라 한거여.

  뻔하니까. 또 당할까봐.”

 

 할멈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그저 쉴 새 없이 한숨만 내쉰다.

 해주는 바르르 떠는 할멈의 손을 다시 꼭 잡으며

 눈물이 어린다.

 

 “그냥 지나가기엔 너무 멀리 왔어요. 언니뿐만 아니라 억울한

  사람들 많아요. 조사하다 보니 더 심하게 당한 여자들

  많더라고요. 바로 잡아야 해요. 죄 지은 사람이 편히 살수는

  없는 거잖아요.”

 “네가 뭔 디? 네가 무슨 힘으로? 너까지 그런 일 당하면

  나는 죽어도 눈을 못 감을 것이야. 누구는 분하지 않겠어?

  억울해도, 억울해도 남은 자식만이라도 지키고 싶어서..”

 “알아요, 할머니. 근데요 할머니, 저 여기서 그냥 못 끝내요.

  힘없어도 빽 없어도 약한 사람이 이길 수 있다는 거 한번쯤

  보여줘야 두 번 다시 그런 사람들이 함부로 굴지 않을 거 에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물건이 아니에요. 지들이 함부로 만지고

  획 버려버리는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해주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 할멈은 그런 해주를 보며 답답한

 가슴을 치며 따라 눈물을 흘린다.

 소중한 딸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아들을 차가운 철창 속에 보내며

 할멈은 모든 걸 다 짊어지고 지워버리려 했다.

 아무리 들이 대봤자 손톱의 때만큼도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기에 치밀어 오른 분노를 삯 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모든 걸 지켜본 딸 같은 해주가 자식들과 같은 길을

 가려고 하니 억장이 무너진다.

 나서는 이가 아무도 없을 때 그 좋다는 변호사들도 사건을

 피하려만 했을 때 자신의 일도 아니면서 자신의 일 마냥

 도와주려 한 이가 해주였다.

 그나마 해주가 항상 같이 있어주기에 버틸 수 있었는데

 해주는 오히려 직장도 원하던 일도 다 잃게 됐다.

 자신들로 인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는데 여전히 해주는

 놓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해주는 조용히 쪽지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할멈은 그런 해주를 붙들고 절박하게 말을 꺼낸다.

 

 “서에 가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경찰서에 가서 다 말하고

  김씨랑 박씨만 이라도 데려 오자고. 그 물건인지 뭔지 원하는

  거주고 그냥 없던 일로 치자. 그래야 하는 거여. 그래야만 더 이상

  다치는 사람이 안 생기는 거여.”

 “할머니, 그럴 사람이었으면 처음부터 이런 일 안 저질러요.

  무서운 게 없는 사람이에요. 경찰도 똑같아요.

  그때 그 일이 있을 때 어땠어요? 오히려 언니만 이상한 치급

  받았잖아요. 전 괜찮아요.”

 

 맞는 말이다. 할멈은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 그때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자신의 딸은 얼굴도

 들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사건은 이상하게 흘러갔다.

 며칠 동안 죄 없는 딸을 가둬두고 심문을 하고 딸의 모든 게

 기사화 되더니 한순간 피해자에서 남자를 유혹한 꽃뱀이 되어

 오히려 가해자가 되어버렸다.

 전혀 생각지 못한 일들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억울해하며

 그 남자를 찾아갔던 오빠의 행동이 더 치명적이 되었다.

 한 순간 돈만 밝히는 가족이 되어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것이다.

 돈이 가득 든 봉투를 들고 여러 변호사를 찾아가도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고 되돌아오는 건 그냥 끝내라는 말들뿐이었다.

 시간을 끌수록 사람들의 인식은 더 나쁘게 흘러갔고

 끝내 멀쩡하던 딸이 정신을 놓아버리게 된 것이다.

 할멈도 알고 있다. 어찌 모를까..

 억울하고 분해도 가슴 한 구석이 불같이 타올라도 그들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손을 놓아버린 할멈이다.

 민중을 위한 경찰이란 말도 거짓이었다.

 아무도 그 누구도 제대로 수사를 하려 들지 않았고 그저 윗선들

 눈치만 보며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했고 그럴수록 딸은

 더 망가져 간 것이다.

 해주는 눈물을 흘리며 떨고 있는 할멈을 안아드리고

 가게 안을 빠르게 나선다.

 

 빠르게 걷던 발걸음이 이제 슬슬 뛰기 시작한다.

 다급해진 마음은 설찬을 기다릴 여우도 없이 쪽지에

 적어있는 곳으로 향한다.

 혹시 그 새 김씨와 박씨가 잘못된 건 아닌지..

 그들 생각은 못하고 잠시 한눈을 팔던 자신이 죄스러워진다.

 급하게 택시를 불러 타고 가는 해주, 때마침 그 모습을 보게 된

 준영은 그 택시를 따라간다.

 몇 번이고 전화를 걸지만 받지 않는 해주다.

 불길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준영은 어두워진 얼굴로 해주가 탄 택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앞만 보며 뒤를 따른다.

 

 하랑이 급하게 해주의 냄새를 쫓아 빠르게 달린다.

 건물과 건물사이를 건너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신의 모습을 감추며 해주의 냄새만 쫒는다.

 도시에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도 하랑을 막아서지 못하고

 연기처럼 타오르는 하랑의 회색 털들만 빛을 반사하며

 더욱 반짝인다.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한 번씩 울음소리를 내 보이며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는 하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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