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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냥꾼 (모습을 보이다.)
작가 : 노랑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11.21

언젠가부터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돌았다.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을 도와준다는 현대판 홍길동이 존재한다고.
누구는 뱀파이어, 그 누구는 인간의 피를 탐하는 자라 비밀스레 불리 우는 이__

인간이 인간을 헤하는 세상.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또 다른 이들이 법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건들과 힘 있고 빽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매서운 갑질에 당하기만 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미 죽어버린 심장을 가진 이들이 겪는 단 하나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종족이 다른 이들에 서로의 대한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
작성일 : 17-11-22 21:03     조회 : 24     추천 : 0     분량 : 7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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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허물어져 가는 창고 안..

 어둠속 형광등 하나가 깜빡이며 주위를 밝힌다.

 험상궂은 몇몇 사내들과 그들을 앞에 두고 앉아있는 찬기.

 일그러진 얼굴에 차가움이 가득해 사납게 이를 가는 찬기는

 고개를 숙이고 서 있는 사내들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며 벌떡 일어선다.

 이내 실실 웃으며 사내들 곁으로 가 그들의 머리를 한 대씩

 세차게 치며 지나간다.

 어둠속 창고 안을 울리는 퍽퍽 소리는 더욱 세지며 그칠 줄을

 모른다.

 

 경찰차 몇 대가 주택가를 돌다 천천히 사라진다.

 해주엄마는 문 앞에 나와 주위를 살피다 몇몇 동네 사람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안으로 들어간다.

 거실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는 해주아빠에게 커피를 건네며

 옆에 앉아 한숨을 내쉰다.

 

 “땅 꺼지겠어. 뭔 한숨을 쉬도 없이 내고 있어. 듣기 거북해.”

 “세상이 어쩌려고 험한 사람들 투성이네. 그래도 우리 동네는

  별 사건 없이 잘 지냈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겨서 골치

  아프게 만들지.”

 “골치 아플 게 뭐있어? 일찍, 일찍 다니면 되지.”

 “당신은 걱정도 안 돼? 하나밖에 없는 딸 무슨 일이라도 생겨봐.

  밤낮이 없이 시도때도 없이 돌아다니는데.”

 

 해주엄마는 차마 생각도 하기 싫은 듯 고개를 내저으며

 인상을 쓴다.

 

 “아유, 끔찍해, 끔찍해.”

 “잔걱정이 많아도 일찍 죽는데. 쓸데없는 생각 말고 밥이나 차려.

  울 딸은 알아서 잘하니까.”

 

 해주아빠는 보던 신문을 접어 상에 올리고 헛기침을 하며

 화장실로 들어간다.

 그런 해주아빠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는 해주엄마다.

 

 날이 좋아 햇살이 따스하다.

 몇몇 사람들과 아이들이 뛰어 놀고 해맑은 웃음소리가 번지 듯

 사방을 울리며 다른 이들도 함께 웃어 되는 공원이다.

 햇살을 피해 구석 매점 옆에 쪼그리고 앉아 모자를 뒤집어쓰고

 있는 김씨와 박씨는 한 번씩 주위를 살피며 얼굴을 찡그리다

 이내 아이들 웃음소리에 덩달아 웃는다.

 국밥집 할멈이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구석구석 살피다

 김씨와 박씨를 보며 빠르게 다가선다.

 꽤 힘이 부치는지 그들 앞에 장바구니를 털썩 내려놓고

 숨을 돌리는 할멈이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손으로 닦으며 한숨을 내쉬고,

 그런 할멈을 본 김씨와 박씨는 놀라 벌떡 일어서 인사를 한다.

 

 “여기까지 어쩐 일이셔요? 저희 땜시 오셨는가요?”

 “당분간 가게 오지 마셔.”

 

 당황한 듯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입만 딱 벌리고 쳐다보기만

 하는 그들이다.

 

 “가게에 낫선 이들이 지키고 서 있으니 혹여 눈에 뛸까 싶어

  내 장본다 핑계로 왔구먼. 사진을 보니 딱 자네들인데,

  뭔 일인지 몰라도 몸 좀 숨기는 게 좋겄어.”

 

 서로 쳐다만 보며 말이 없는 김씨와 박씨에게 할멈은 재빨리

 손에 고이 접은 돈을 쥐어주고 장바구니를 힘겹게 든다.

 

 “내 또 들릴 테니, 굶지 말고 그 돈으로 요기나 하고.”

 

 할멈은 눈만 깜빡거리며 쳐다보는 그들에게 등을 보이고

 이내 종종 걸음으로 눈앞에서 사라진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박씨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아

 말을 꺼낸다.

 

 “뭔 일이래. 그새 뭔 일이 생겼나. 해주학생은 괜찮은가 몰러.”

 

 그저 얼빠진 사람처럼 구시렁대며 앞만 바라보고 있다.

 

 “어쩌지. 어쩐 디아. 큰일 났네 그려. 큰일 났어. 내가 지금

  뭔 짓을 한기여.”

 

 바르르 떠는 김씨를 보며 박씨는 자신 옆으로 끌어 앉힌다.

 

 “정신 좀 차려.”

 “정신을 어찌 차려? 박씨, 내가 일을 친 것 같아, 어쩌지..어째.”

 “뭔 소리여? 일은 우리가 같이 쳤지. 자네가 아니라.”

 

 잠시 멈칫하며 박씨를 쳐다보던 김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어렵게 말을 꺼낸다.

 

 “옷, 그 옷, 국밥집 창고에 있는 디. 뒤지기라도 하면 어쩐 디야.”

 

 김씨는 차마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하고 어두워진 얼굴로

 고개를 떨군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잠시 쳐다보다 이내 무엇을 뜻하는지

 박씨는 창백해진 표정으로 김씨의 멱살을 쥐어 잡는다.

 

 “뭔 소리여? 그 옷은 버렸잖아? 아니라고 해. 어서, 아니라고.”

 “그, 그게, 아까워서. 나중에 자식들이라도 볼까 싶어서 다시

  주워왔지. 거기에 그대로 있기에. 아깝잖아. 아깝잖아.”

 “이래서 해주학생이 그렇게 당부를 햇것만 자네 때문에 다 틀어

  지면 어쩌라는 거야? 딸 같은 것이 그래도 돕겠다고 나섰는데

  도와주지 못할망정 부탁하나 못 들어줘? 어쩔 거여? 어쩔 것

  이여?”

 

 박씨는 화가 나서 따지듯 김씨의 멱살을 잡고 언성이 높아진다.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던 김씨는 눈물이 어리며

 박씨를 쳐다본다.

 

 “어, 어쩌지..”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 김씨와 박씨를 힐끔거리며 쳐다보고

 박씨는 그들의 눈길이 피하려 김씨를 끌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마당 안에 날아드는 나비들을 보며 해주는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깊은 산속에 위치한 집이라 그런지 아님 사람들 손이 타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흔히 보지 못한 동물들과 들꽃들 그리고 예쁜

 나비들이 마당 안을 가득 채운다.

 구석 연못가에 작은 다람쥐가 쌍으로 내려와 물을 마시며

 신을 보았음에도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해주 앞에 모여든다.

 애교라도 부리는 듯 앞에서 두 마리가 재주를 부리고

 어느새 나왔는지 설찬이 열매를 던지니 그것을 들고 빠르게

 나무들을 타며 사라진다.

 

 “사람이 앞에 있는데도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다가오니

  신기하네요. 밖에는 공원에서조차 볼 수 없는데, 이곳은 마치

  다른 세계 같아요.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꼭 내가 다른

  차원을 넘나드는 것 같다고나 할까.”

 “당신도 다람쥐 같은데. 무서워하지 않는 건 똑같잖아.”

 

 피식 웃으며 설찬은 해주 옆에 기대어 서고 해주는 그런 설찬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또, 또, 또 그러지.”

 

 설찬은 해주의 눈길에 멋쩍은 듯 괜한 소리를 높이고 해주는

 그제야 살포시 웃음 지며 고개를 돌린다.

 

 “동물도 사람을 알아본다죠? 그런데 사람이 동물보다 못하다면

  말이 안 되죠. 악의가 없는 걸 아는데, 아니 마음이 느끼는데

  무서워할 게 뭐 있어요. 난 오히려 당신이 옆에 있으니까

  더 든든한데."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또 다시 설찬을 쳐다보는 해주다.

 

 “그러다 뒤통수 맞는다. 그것도 아주 쎄게.”

 

 언제 나왔는지 유란이 설찬과 해주사이에 끼어들어 햇살을

 피해 앉는다.

 설찬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없이 안으로 들어가고 해주는

 그런 그의 모습을 쳐다보다 다시 유란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뭘, 뭘 그렇게 봐?.”

 

 역시나 눈을 피하는 유란이다.

 

 “아이 같아. 질투심에 불타서 친구들 사이 갈라놓는. 마냥 어리고

  어린 아이. 근데 그게 그렇게 기분 나쁘지는 않네.”

 “너 약 먹었니? 겁 대가리 아주 상실했구나. 누군지 알겠다며?

  아니 알고 있다며? 근데 무섭지 않다고? 언제 변할지 모르는 게

  우리야. 우리도 우리 자신을 감당하기 힘들 때도 있어. 그땐

  어쩔래? 죽는 건 한순간인데.”

 

 겁을 주며 자신을 쏘아보는 유란을 보며 해주는 아무렇지 않은 듯

 피식 웃는다.

 

 “사람인생도 한순간이야. 나는 죽는 것 보다 뭐, 귀신이니 뭐니

  이상한 것 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 세상에 그 보다 더 무서운 건

  없는 것 같아. 그 전 세상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사람이

  사람을 더 무서워하는 세상이 됐어. 그러니까 난 당신들은

  전혀 무섭지가 않다는 거야.”

 

 그래, 세상에는 사람만큼 더 무서운 건 없다.

 사람이 사람을 해하는 세상, 그런 세상에 한 사람으로 태어나

 빛을 보고 서로를 이해하며 환히 반겨야 할 이 곳이 언젠가부터

 서로를 의심하고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는 그런 세상이 됐다.

 있는 자만이, 가진 자만이 그 권력을 이용하고 그 권력으로

 사람들을 해하는 이 더러운 세상을 해주는 이제야 인정하고

 쓴 웃음을 짓는다.

 

 “그래도 지금이 좋은 거야. 나 때는 여자란 자체가

  무 존재였으니까.”

 

 유란은 자신에게 비추는 햇살에 손을 내밀고 뜨거운 열기에

 빨갛게 달아오르는 손을 보며 서글프게 미소진다.

 해주는 놀란 얼굴로 유란의 손을 빠르게 치우고 그녀 앞에서

 햇살을 막아서 그늘을 만들어준다.

 

 “뭐하는 짓이야?”

 

 어깨만 들썩이며 피식 웃어 보이는 유란을 보며 해주는

 걱정스레 쳐다본다.

 

 “멀쩡하거든. 그때뿐이야. 니들이 잘못알고 있는 것 중에 하나,

 우리는 햇볕에 타죽지 않는다는 것.”

 

 유란은 해주를 놀리 듯 피식 웃어 보이고 빠르게 그 곳을 벗어나

 산속으로 사라진다.

 해주는 잠시 멈칫하다 뒤늦게 기막혀 하고 어이없어 한다.

 어느새 하랑이 문 앞으로 와 해주를 잡아당기며 안으로 들어간다.

 소파에 지친 듯 기대어 앉아있는 준영과 멀찍이 떨어져 마주보고

 서 있는 설찬이다.

 서로의 눈빛에 견제하듯 차가움만 돌다 때마침 들어오는 해주를

 보며 준영은 입가에 안심의 미소가 번진다.

 해주는 재빨리 준영에게 가 앉으며 그의 손을 잡는다.

 

 “괜찮아?”

 “어.”

 “많이 놀랐잖아. 다시는 그러지 마. 다시는 다치지 마.”

 

 해주는 준영의 손을 마주 잡고 걱정 어린 눈빛을 보이며 애써

 미소를 보인다.

 

 “둘만의 영화는 나중에 찍지. 보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애틋할 필요가 있을까.”

 

 꼭 둘 사이를 질투하는 것 마냥 퉁명스럽게 말을 건네는

 설찬이다.

 해주는 싫지 않은 듯 슬쩍 흘겨보고 준영 옆으로 자리를

 옮겨 앉는다.

 

 “인사해. 너 구해준 분이야.”

 

 준영은 슬며시 고개인사를 하며 뚫어져라 쳐다보고 설찬은

 못마땅한 듯 인상을 쓴다.

 

 “그렇게 쳐다보는 게 사람들 유행이야? 제대로 된 인사는

  안하고 매너 없이 쳐다보기만 하는 건 뭐지?”

 

 설찬의 말도 무시한 채 말없이 쳐다보기만 하는 준영이다.

 해주는 그런 준영을 슬쩍 치며 민망한 듯 큰 소리로 웃어

 보인다.

 

 “그게 아니라, 얘가 아직 정신이 없어서, 맞아요.

  정신이 없어요. 죽다 살았는데 당연히 정신이 없죠.”

 

 헤헤 거리며 실실 웃는 해주를 보며 준영은 해주의 손을

 살며시 잡아당긴다.

 순간 묘하게 변하는 설찬의 눈빛이다.

 

 “우선 목숨을 구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얼핏 보니 해주도

  구해주신 것 같은데 그것도 감사합니다.”

 “됐지 싶다. 억지 감사는 받기 싫거든. 구해주고 싶어 구해

  준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당신 목숨은

  나와는 상관없는 건데 그 옆에 당신 친구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니까 감사 인사는 그쪽에다 해.”

 

 설찬의 말투에 해주는 입을 삐죽 내밀고 준영은 그런 해주를

 힐끔 쳐다본다.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 하랑이 해주를 끌어당기며 설찬 옆으로

 데리고 간다.

 얼떨결에 따라가 설찬 옆에 서는 해주, 그 모습을 쳐다보는

 준영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난감한 얼굴로 설찬과 준영을 바라보던 해주는 곁에 있던

 하랑을 끌어안으며 벽에 기대어 앉는다.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툭 내밭는 준영의 한마디에 해주는 파랗게 질려 쳐다본다.

 

 “분명 사람이 아닙니다. 정신은 흐렸지만 기억은 합니다.

  사람이라면 그럴 수는.”

 “그만, 그만해 준영아.”

 

 준영의 말을 가로막는 해주는 눈치를 주며 고개를 내젓지만

 준영은 그런 해주를 무시하며 또 다시 말을 이어간다.

 

 “틀린 말입니까?”

 

 준영은 설찬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쳐다보고 설찬은 그제야

 피식 웃다 이내 매서운 시선을 보인다.

 

 “맞아. 사람 아니야. 그럼 뭘까? 그건 내 입으로 말 못하겠네.

  나도 존심이라는 게 있어서 예의 없이 들이대는 인간들

  궁금증을 풀어줄 생각은 없거든. 그러니 내가 뭐든 간에

  알아서 생각하고.”

 “뱀파이어. 일명 드라큘라. 니들 같은 인간들 피 빨아먹으며

  살지. 또 뭐가 궁금한데?”

 

 느닷없이 나타나서 내뱉은 유란의 한마디가 거실 안을 냉기로

 채우고 뜨악하게 쳐다보는 해주는 준영보다 설찬이 더 신경

 쓰이는 듯 계속 눈길을 치우지 못한다.

 

 “인간들은 참 매너가 없어. 목숨 줄 지켜줬으면 고맙다 말하고

  입 다물면 되지. 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을까? 알아서 뭐하게?

  왜 피라도 내 줄려고?”

 

 피식 웃음보가 터지는 해주다.

 왜 지금의 상황에 웃음이 터질까..

 해주는 자신도 모르게 계속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하랑을

 끌어안고 그런 해주를 방친 표정으로 쳐다보는 유란이다.

 점점 얼굴이 일그러지는 설찬은 하랑에게 고개 짓을 하고

 하랑은 해주 품을 벗어나 주방 작은 의자를 물고 와 설찬에게

 건넨다.

 

 “정말 피 빨아먹고 살아요?”

 

 해주의 터무니없는 한마디가 거실 안을 울리고 유란을 그런

 해주를 어이없는 듯 흘겨본다.

 

 “아니, 자꾸 피 얘기를 꺼내니까 궁금해서.”

 

 철없는 아이처럼 희죽 웃어 보이며 겁 없이 유란을 놀리 듯

 말하는 해주다.

 

 “뱀파이어라고 다들 피 빨아먹고 사는 줄 아나본데 그건 큰

  편견이야. 세상이 변하고 인간들 의식주가 바뀌듯이 나 같은

  것들도 먹고 살려면 똑같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거지.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다만 즐기지 않을 뿐이지 니들과 똑같은

  거야.”

 “아니, 나는 달라. 나는 인간들 피를 무지 탐내거든.”

 

 차갑게 내뱉는 유란이다.

 

 “몇 백 년에서 몇 천 년을 살아가는데 어떻게 인간들 피만

  탐내고 살아? 책이나 영화가 갈수록 인간들 눈을 버리는 건

  확실해. 살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인간피만 탐내는 악으로만

  표현하니 어디 떳떳하게 얼굴 내밀고 살겠어? 언제 적 얘기

  들을 꺼내는 건지. 물론 악도 있겠지. 하지만 선도 존재한다는

  건 분명해. 인간도 선과 악이 존재하잖아. 이 세계에 생명체는

  니들만이라고 생각하지 마. 잘 보면 나 같은것도 있고 더한

  것도 있을 수 있으니까. 누가 알아? 정말 외계인이 있을지.”

 

 유란의 말을 무시한 체 표정한번 바뀌지 않고 이제는 준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차갑게 말을 이어가는 설찬 이다.

 

 “해주 사랑합니까?”

 

 설찬의 눈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더 떳떳하게 물어보는

 준영을 놀라 쳐다보는 해주, 입 밖으로 말은 나오지 않고

 손만 내저으며 고개만 흔든다.

 

 “나도 궁금한 걸.”

 

 유란이 차가운 미소를 보이며 해주를 쳐다본다.

 

 “아니, 아니, 왜 갑자기, 왜 여기서. 준영아 그만해.

  너 실례야. 그만 해.”

 “그렇다면. 뭐가 달라지나?”

 

 설찬의 짤막한 답에 준영과 유란은 기막힌 듯 쳐다보고 해주는

 자신의 귀를 의심한 듯 설찬을 다시 뚫어져라 바라본다.

 

 “달라지냐고 물었다.”

 “욕심이 지나칩니다. 분명 인간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맘을 품으면 안 되잖습니까?“

 “욕심, 나 같은 것들은 욕심도 가져서는 안 된다? 참, 이러니까

  그 욕심이란 것 좀 가져볼까 싶네. 그동안 뭔가 싶었는데 이제

  확실해졌어. 그래, 욕심 좀 가져보지. 못할 것도 없으니까.”

 

 설찬은 쓴 웃음을 지며 자신을 숨죽인 채 바라보는 해주를

 안아들고 재빨리 거실을 벗어난다.

 한순간 눈앞에서 모습을 감추는 설찬과 해주다.

 준영은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피고 자신이 본 걸 믿지 못하겠다는

 듯 얼이 빠져 다시 주저앉는다.

 

 “당신, 잘못 건드렸어. 우리 같은 것들은 한번 깨달은 감정은

  지우기 힘들거든. 일깨우지 말았어야 했어.”

 

 유란은 차가운 표정에 빨간 눈빛을 내보이며 준영에게 본

 모습을 보이고 협박이라도 하는 듯 매서운 시선으로 쳐다보다

 자신을 경계하는 하랑의 으르렁 소리에 잠시 멈칫하다 거실을

 벗어난다.

 준영은 넋을 잃은 표정으로 그저 창밖 어두워진 마당만

 쳐다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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