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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데자뷰
작성일 : 17-11-23 02:52     조회 : 33     추천 : 1     분량 : 4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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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쿵 쾅 쿵 쾅]

 

 희미한 음악 소리가 멍하니 있는 그녀의 정신을 끌어냈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감았던 그녀의 눈꺼풀이 조심스레 움직인다.

 

 눈을 몇 번 깜빡거리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방금 트럭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던 그녀는 바닥이 아닌 길가 벤치에 앉아있었다.

 

 당황한 그녀가 벌떡 일어나 두리번거리자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혼란스러운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조금 전의 상황과 고통이 떠오르자 몸서리가 쳐졌다.

 

 ‘뭐지? 그건 뭐였지?’

 

 지금 그녀는 벤치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 사고는 무엇이었을까?

 

 ‘뭐지? 꿈인가?’

 

 하지만 이런 꿈은 생전 처음이었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것 같은데 현실적이고 생생한 꿈이었다. 문뜩 약속이 생각났다. 시간을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찾았다.

 

 손이 허전했다. 핸드폰을 찾아 두리번거리니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약속 시각까지는 아직 50분 정도 남아있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서둘러 가방을 챙겨 들었다.

 

 몇 걸음 걸었을까? 아래쪽에서 둔탁한 충격이 느껴졌다. 밑을 내려다보니 예쁘장한 여자아이가 넘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를 보지 못한 아이가 뛰어오다 부닥친 모양이었다.

 

 “또 너니? 괜찮아?”

 

 그녀가 손을 내미니 잠시 바라보던 아이가 순순히 손을 잡고 일어서선 [감사합니다] 귀엽게 인사를 하고는 제 엄마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살짝 고개 숙이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그녀의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가 걸리려는 순간 그녀의 팔에 소름이 돋아났다.

 

 ‘설마?’

 

 [휙]

 

 몸을 돌려 앞을 보니 낯익은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것이 보였다.

 

 “바람이…….”

 

 순간 바람이 불어 입간판이 쓰러지는 것이 보였다. 그에 맞춰 잠시 후 자전거가 입간판에 걸려 넘어졌다.

 

 [우당탕탕]

 

 “읔”

 

 조금 전 보았던 꿈속의 상황과 똑같이 진행되고 있었다.

 

 ‘저 사람 조금 아파하다가 자전거를 끌고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벤치로 가서 앉을 거야’

 

 그는 정말로 조금 고통스러워하다가 쓰러진 자전거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곤 한쪽 다리를 쩔뚝거리며 벤치 쪽으로 걸어가 앉았다.

 

 “아-아-.”

 

 바보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건 뭐지? 똑같아! 그럼 설마?’

 

 “아니겠지?”

 

 혼란스러운 생각이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약속장소로 가야 하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방금 꿈에서 봤던 사람들이 그녀를 지나쳐 가는 것이 보였다.

 

 ‘예지몽이란 것일까?’

 

 그럼 이 길로 가면 그녀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는 말이었다. 죽음의 공포가 그녀의 생각을 방해하고 나섰다, 원래 가려고 했던 길에서 벗어나야 한단 생각이 다른 길을 찾게 만들었다. 무작정 제일 먼저 눈에 띈 옆길로 걸어 들어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그녀의 눈에 한 전시관이 들어왔다. 이곳은 작은 전시관들이 골목 사이사이에 자리한 곳이었기 때문에 저런 곳은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 그중 유독 한 전시관이 그녀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도라지꽃?’

 

 커다란 전시관 창에 도라지꽃이 예쁘게 그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뭔가에 홀리듯 그녀는 전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조선의 연인』

 

 전시 테마가 조선 시대 연인에 대한 것으로 보였다. 메인 이미지로 올려놓은 도라지꽃 그림과도 잘 어울렸다. 홀리듯이 들어오긴 했지만 별 기대는 없었는데, 전시장을 둘러보니 꽤 흥미로운 물건들이 몇 가지 보였다.

 

 그중 유독 그녀의 눈길을 잡아끄는 것이 있어 가까이 다가가 보니 한 쌍의 가락지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옅은 색감의 보라색 가락지는 멀리서 보면 그리 화려해 보이지 않았지만 묘한 멋이 풍겼다. 자세히 보면 그 문양이 정교하고 단아한 것이, 색감 또한 은은하게 고르게 분포하고 있어, 장인이 무척이나 정성을 쏟았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우아하고 단아한 기품이 흘러넘치는 것이 신기했다.

 

 문양을 한참이고 보고 있자니 왠지 익숙한 것이, 꼭 제가 오래전에 잃어버린 그 무엇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전시 명이 『세자빈의 가락지』였다.

 

 설명을 보아하니 아름다운 꽃을 세공하여 마음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영원한 사랑이라…….”

 

 이 전시의 메인은 이 가락지가 분명했다.

 정인에게 받기엔 이만한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생길 수 있을까?라는 바보 같은 생각도 잠시 해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어버렸다.

 

 지금도 자신은 처음 보는 남자와의 결혼을 위해 맞선을 보러 가는 중이 아니었던가? 애초에 어려운 일이었다.

 

 한때 그녀도 사랑을 믿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허상일 뿐이었고, 결국 상처받는 것은 자신이었다. 그래서 사랑 따위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반지를 보고 있자니 반지의 주인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구나.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행복했겠어.”

 

 [드르르륵]

 

 진동 소리에 상대를 확인한 수빈은 깜짝 놀라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오늘 맞선 상대에게서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최수빈 씨?”]

 

 “네 안녕하세요. 제가 최수빈입니다.”

 

 [“약속 장소에 왔는데 없으셔서요. 안 오시는 건가 해서 연락드렸어요.”]

 

 “예? 아니요. 근처에 와 있어요. 도로만 건너면 됩니다.”

 

 잠시 고민했지만, 뒷일을 감당할 수 없었던 수빈은 빨리 가겠다고 대답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럼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차를 시켜놓을까요?”]

 

 “그래 주시면 좋죠. 서두르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후 시간을 확인해보니 벌써 약속 시각보다 20분이나 지나 있었다.

 

 “이런.”

 

 꿈속의 상황이 걸리기는 했지만 이미 시간도 지나있었고 다른 길로 가면 될 것이란 생각에 서둘러 전시장을 빠져나왔다.

 

 제가 건너려 했던 횡단보도가 저 멀리 보였다. 한참이나 내려와서 건너는 것이니 괜찮을 것이라 자신을 다독였다. 신호가 바뀌기 전에 빨리 횡단보도 앞에 서야겠단 생각에 걸음을 빨리하려는 순간, 그 소리가 들려왔다.

 

 [끼이이이익]

 

 브레이크 파열음이었다. 때맞춰 신호등이 바뀌는 것이 보였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꿈속에서 봤던 그 트럭이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었다.

 

 “맙소사.”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보다 [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시간도 장소도 바뀌었는데 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사람들은 모두 횡단보도를 건너느냐고 바빠 보였다.

 

 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일까? 달려오는 트럭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다니 이상했다. 우선 몸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리에 힘을 주는데 움직이지 않았다.

 

 ‘왜?’

 

 왜라는 의문 부호가 사정없이 머릿속을 점령해 가고 있었다. 꿈속에서와 같은 상황이었다. 움직이려 하면 할수록 몸은 점점 굳어져갔다.

 

 ‘움직여 움직이라고 움직이란 말이야! 제발 움직여!!’

 

 굳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은 몸을 계속해서 움직이기위해 용을 쓰던 그녀의 시선에 급하게 핸들을 트는 운전사의 모습이 들어왔다.

 

 ‘또 보였어!!!’

 

 이상하게 핸들을 트는 모습이 제 눈에 선명하게 보였다. 이렇게 되면 아까의 상황을 반복될 뿐이었다.

 

 ‘제발 움직여, 움직여, 움직이란 말이야!’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려 노력하던 그녀의 눈에 꿈에서 보았던 것처럼,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이 보였다. 멀리 달려오는 트럭이 보이고,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였다. 트럭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죽음의 공포는 점점 커졌고, 그녀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얼마 남지 않은 거리였다. 운전사의 얼굴이 보였다. 그런데….

 

 ‘왜?’

 

 그가 웃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 것인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악귀같이 일그러진 얼굴로 기분 좋게 웃고 있는 그가 저주스러웠다.

 

 [쾅]

 

 커다란 소리와 함께 꿈속에서 느꼈던 엄청난 충격이 그녀의 몸을 사정없이 두드려대었다.

 몸이 붕하고 떠오르는 것이 느껴지고 찰나의 시간 수만까지 생각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이것도 꿈인 걸까?’

 

 아니 아닐 것이다. 이번엔 꿈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확신했다.

 

 사람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어가고, 커다랗게 떠진 눈들에는 그녀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비명을 지르느냐고 한껏 벌어진 입, 눈을 가리는 사람들, 분명 짧은 시간일 것인데 길가의 사람들이 그녀의 눈에 하나하나 들어왔다.

 

 그런데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 저만치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아니 그녀가 이곳에 있다면 저를 데리러 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그랬다. 그녀는 살아 있는 이가 아니었으니까. 그녀의 마지막을 그녀가 보았으니까.

 

 지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꿈속에서 보아왔던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

 꿈속에서 보았던 단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녀가 저를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런 표정을 하고 계시는가요? 마마.’

 

 왠지 그 눈빛이 억울하지 않냐고 물어오는 것 같았다.

 

 억울했다. 자신은 그저 조용히 살아가고자 했을 뿐인데.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녀의 지난 삶이 눈앞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이것이 주마등인 듯했다.

 

 그저 조용하게 살고 싶었는데 왜 자신이 이리 허망하게 죽어야 하는 것인지 답답했다.

 자신이 무엇을 그리 잘못했기에? 왜 이리 허망하게? 왜? 왜?

 

 머릿속이 그녀의 절규로 가득 찬 순간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내던져졌다.

 

 그녀의 눈이 묻고 있었다. 왜 이래야만 했냐고, 볼을 타고 흐른 눈물이 차가운 바람에 흐트러져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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