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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공간지배자
작가 : 박군
작품등록일 : 2017.11.6

특별한 능력을 지닌 네 명의 소년, 소녀들의 성장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3부>_진화의 끝_프롤로그
작성일 : 17-11-24 10:28     조회 : 23     추천 : 0     분량 : 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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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지배자, 그는 이론으로만 존재한다. 아니, 실제로 존재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아무도 그가 능력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심지어 느낄 수조차 없다.

  오랫동안 초능력을 연구한 과학자들에 의하면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이 존재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그 범위가 지구인지, 아니면 전 우주인지는 알 수 없다. 능력의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범위가 지구에 한정적이라 할지라도 지구 전체의 시간이 잠깐 동안 멈췄다면 지구상에 있는 어떤 사람도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시간을 멈추기 전과 후가 다르다는 사실은 오직, 능력을 사용한 본인만 알 수 있다.

 

  우리는 시간지배자가 실제로 존재 했는지, 아니면 지금 존재하고 있는지 결코 알 수 없다.

 

 

 

 

 프롤로그

 

 

  눈을 깜박였다. 아니, 눈을 깜박였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눈꺼풀이 움직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마치 구름 속에 있는 것 같았다. 아니다. 구름 속에 있는 게 아니었다. 몸 자체가 구름이 된 것 같았다. 피부에 닿는 공기가 몸 안으로 스며드는 게 느껴졌다.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몸 안으로 들어온 차가운 공기가 잠자던 뇌를 깨우는 것 같았다. 살이 묽어지고 근육과 뼈가 연기처럼 흐트러졌다. 이대로 몸이 곧 사라질 것 같았다.

  서희는 두려웠다. 몸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무기력했다. 눈조차 깜박일 수 없었다. 눈동자도 고정되어 있었다. 주어진 대로 보고, 듣고, 느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마음을 정하자 눈앞을 가리고 있던 뿌연 연기가 사라졌다.

  아기였다. 엄마의 품에 안긴 아기의 모습이 서희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태어난 지 이제 백일 남짓 되어 보였다. 귀여웠다. 서희는 아기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어차피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었다. 머리카락은 짙은 갈색이었다. 가는 머리카락은 약한 바람에도 힘없이 흩날렸다. 뽀얀 살결위로 햇빛을 머금은 솜털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피부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통통하게 올라온 양 볼이 부드러워 보였다. 만지고 싶었다. 살에서 기분 좋은 우유냄새가 날 것 같았다.

  아기의 두 눈은 감겨 있었다. 가지런하게 돋아난 눈썹 아래, 촘촘하게 자리한 긴 속눈썹을 파르르 떨었다. 새근대는 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앙증맞은 코와 도톰한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 꿈을 꾸는지 자꾸 입술을 오물거렸다. 분홍빛의 혀가 입술사이로 비죽 나왔다 들어갔다. 아기의 입술이 새빨간 열매처럼 반짝였다. 행복한 꿈인 것 같았다. 아기의 미소에 서희는 자기도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 포동포동한 양 볼이 더 불룩해졌다. 눈도 웃고 있었다. 입가에 작은 웅덩이 같은 보조개가 생겨났다.

 

  서희는 당황스러웠다. 알 수 없는 감정이 온 몸을 흔들어 놨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다. 익숙한 감정들과 낯선 감정들이 뒤섞여 휘몰아치듯 서희의 온 몸을 감싸고 돌았다. 행복하고 슬펐다. 그립고 불안했다. 애처롭고 예뻤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과 생각들이 머릿속을 온통 헤집어 놨다.

  눈동자가 움직였다.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아이를 안고 있는 팔을 따라 위로 향했다. 팔의 느낌이 낯설지 않았다. 어깨라인도 눈에 익었다. 드디어 엄마의 얼굴이 서희의 눈에 들어왔다.

  ‘헉!’

  서희는 숨을 멈추었다. 자신이 숨을 쉬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어쩌면 숨을 안 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었다. 아이를 안고 있던 엄마는 서희 자신이었다. 두근대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키고 다시 엄마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눈썹도, 눈도, 코도, 입도, 그리고 귀까지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자신이 틀림없었다.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입 꼬리는 올라가 있었고, 아이를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그녀의 볼에도 아기와 꼭 닮은 보조개가 자리하고 있었다.

  ‘내 딸이었어!’

  갑자기 떠올랐다. 언젠가 꿈에서 봤던 그 아이였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지만 분명히 내 배에서 키워서 내 가슴으로 안고, 내 손으로 돌본, 내 딸이었다. 그리고 내 전부였다.

  ‘그런데 어째서?’

  분명히 아기를 안고 있는 자신이 저기 있는데,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자아의 정체가 신경 쓰였다. 몸이 구름처럼 허공에 녹아들어 가는 느낌이 자꾸 불안한 생각을 떠오르게 했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미래의 모습도 괜찮았다. 아니, 반드시 미래의 모습이어야 했다.

 

  눈동자가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서희의 의지대로 움직였다.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공원 같았다. 햇빛이 푸른 나뭇잎 사이로 쏟아져 내렸다. 마치 하늘로 쏘아올린 수많은 화살들이 떨어져 땅에 꽂히는 것 같았다. 눈이 부셨다. 잔디위에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정답게 나눠먹는 가족이 보였다. 빛을 받아 반짝이는 잔디가 바람에 흔들리며 녹색물결을 그렸다. 즐거운 아이의 웃음소리가 흩날리듯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산책로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들 사이로 뛰어다니며 강아지와 놀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길 따라 자리한 벤치에 앉아 다정한 미소를 나누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도 있었다. 모두 행복한 표정이었다.

  ‘어?’

  문득 서희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다들 웃고 있거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어색했다.

  ‘멈춰 있어.’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 정지된 화면처럼 가만히 있었다. 현실이 아닌 사진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 사진!’

  서희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진이라면 모든 게 설명이 되었다. 자신이 보고 있는 게 사진이라면 아기를 안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이렇게 선명하게 보이는 게 조금도 이상할 게 없었다. 방금까지 애써 외면했던 불안하고 긴장된 마음이 모두 사라졌다. 기분이 좋아졌다. 뿌연 안개가 잔뜩 낀 것 같던 머리도 다시 맑아진 느낌이었다. 서희는 편안하고 기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눈동자를 움직였다. 아기의 얼굴을 더 자세하게 보고 싶었다. 꿈에서 깨어나도 기억하고 싶었다. 언제든 떠올릴 수 있게 눈에 새기고 싶었다.

 

  ‘아니야!’

  이기를 보고 있는 서희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자신이 잘못 본 거였으면 했다. 서희는 고개를 들었다. 햇빛에 비친 그녀의 눈동자는 두려움에 가득 차 있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아기를 안고 있는 그녀 자신의 표정도 그대로였다.

  ‘제발!’

  서희는 다시 아기를 보았다. 그녀의 얼굴이 다시 굳어졌다. 서희의 눈동자에 비친 아기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방긋 웃고 있었다. 모두가 멈춰 있는 그대로였다. 오직 아기만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엄마의 볼을 쓰다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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