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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3 격동의 모의전 서바이벌(1)
작성일 : 17-11-08 14:10     조회 : 40     추천 : 0     분량 : 6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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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으암..졸려죽겠네."

 

 이른 아침의 히어로 학교 복도에서 태성은 늘어지게 하품을 쏟아냈다.

 

 반장으로 강제 당선된지 얼마 되지않아 그에겐 담임인 채윤의 심부름을 비롯한 온갖 잡일이 쏟아졌다.

 

 부반장인 유리의 실시간 잔소리가 거기에 추가로 더해졌고 이 때문에 태성의 인내심은 아침부터 거의 한계점에 치닫고 있었다.

 

 '빌어먹을..담탱이나 유리 그 년이나 아주 쌍으로 날 볶아대네.대체 내가 왜 반 애새끼들 직업선호도조사를 담탱이 대신 조사해야하는 거냐고!'

 

 속으로 중얼대던 태성은 이내 부득 이를 갈다가 체념한듯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한탄해봤자 이미 반장이 되버린건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맘같아선 당장에라도 사표를 써서 채윤의 얼굴에 던져주고 싶었지만 성격 괴랄한 성연 교장에게 바로 보고가 들어갈 것이 불 보듯 뻔했다.

 

 '내 참 더러워서 진짜..두고봐라.때려칠 기회가 보이면 언제라도 때려치워줄테니!'

 

 또다시 중얼대던 태성은 오른손을 부릅 쥐며 교장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웠다.

 

 자신이 언젠가 최강의 빌런이 되면 먼저 교장부터 제대로 손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나갔다.

 

 '그건 그렇고..나현이 이 자식은 왜 이렇게 코빼기도 안 보이냐? 항상 나 등교할때 시간맞춰 먼저 나오던 자식이….'

 

 슬쩍 나현이에 대해 떠올린 태성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복도 쪽 창가에 몸을 기대었다.

 

 정문이 바로 보이는 탁 트인 전경이 태성의 눈앞에 쫙 펼쳐졌고 처음 등교했을때 봤던 우스꽝스러운 초대 히어로 동상이 여전히 정문 바로 앞에 우뚝 서있었다.

 

 '어라? 저거 나현이 아냐? 이제서야 등교했나보군.'

 

 문득 정문 쪽을 유심히 바라보던 태성의 눈에 허겁지겁 달려오는 나현이 보여왔다.

 

 여전히 생머리를 화려하게 흩날리던 나현은 덜 구운 식빵을 입에 문채 교문으로 전력질주해왔고 몇몇 등교하던 학생들이 그런 나현을 힐끔대며 바라보았다.

 

 '저거저거..분명 평소처럼 나 기다리다 왔구만? 나 반장되고 나선 지보다 일찍 등교해야하는 것도 모르고..아, 하긴 내가 말을 안해주긴 했지.'

 

 짐짓 나현을 바라보던 태성은 곧장 조소를 띄우며 손으로 턱을 받쳤다.

 

 겨우 정문 안으로 들어온 나현은 곧바로 동상을 지나쳐 본관 쪽으로 향했고 태성은 그 모습을 느긋히 턱을 괴고 지켜보았다.

 

 "야! 거기 식빵 물고있는 여자애! 잠깐 이쪽 좀 보지?"

 

 막 본관으로 들어서려던 나현의 측면으로 돌연 껄렁껄렁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현이 곧장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옆으로 교복 상의를 반쯤 풀어헤친 두명의 남학생이 다가왔고 태성은 한눈에 그들이 어떤 부류의 인간인지 정확히 간파해냈다.

 

 "에휴..아직도 저딴 새끼들이 있었냐? 뭣도 안되는 지 자존감이랑 외모만 믿고 저 지랄하는 새끼들이…."

 

 슬쩍 중얼거리던 태성은 곧바로 나현을 불러세운 두 남학생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거리가 멀어서 잘 보이진 않았으나 입고있던 푸른색 교복으로 볼때 적어도 1년 먼저 이 학교에 입학했던 이들이었다.(히어로 학교는 교복색에 따라 학년을 구분할수 있다.1학년은 흰색.)

 

 한명은 붉은색으로 염색한 2:4 가르마 머리에 마른 체형,뱀눈을 지니고있었고 다른 한명은 운동을 주로 했는지 근육질 체형에 우람한 어깨,나름 멋을 낸 흑색 샤기머리를 하고있었다.

 

 나현을 붙잡은 이유야 안봐도 비디오였고 표정에서부터 이미 무슨 목적으로 나현에게 접근했는지 뻔히 보이고 있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생이지? 어제 복도에서 우연히 널 봤는데..딱 내 스타일이더라?"

 

 "아, 그래요? 좋게 봐주셔서 고마워요.헤헷."

 

 "뭘 그런 거 가지고.이 오빠들이 너처럼 귀여운 후배를 보면 꼭 도와주고 싶거든? 너만 괜찮으면 방과 후에 같이 놀러도 가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싶은데..어때?"

 

 유치한 작업멘트는 둘째치고 표정에서부터 가득 엿보이는 흑심에 태성은 짙은 역겨움을 느꼈다.

 

 평소 눈치 제로였던 나현도 단숨에 전형적인 작업멘트란걸 눈치챌 정도로 형편없는 기술이었다.

 

 "아하핫..고맙지만 사양할께요.저 방과후엔 항상 같이 다니는 오빠가 있거든요."

 

 "하? 오빠라니..너 설마 이미 남친이 있는거야?"

 

 "그..그 정도까진 아직 아니에요! 아무튼 사양할께요.그럼 이만.."

 

 "어허! 가긴 어딜 가려고! 아직 선배님들 말 안 끝났어!"

 

 곧장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려는 나현의 팔을 작업을 걸던 선배가 덥썩 붙들었다.

 

 "니가 아직 신입생이라 뭘 모르나본데..얌전히 응하는게 좋을꺼야? 우리 아버지가 이래뵈도 히어로 리그 히어로들이랑 터놓고 지내는 벤쳐 사업가거든? 내 뒤의 녀석은 촉망받는 B급 에이스고 말이야."

 

 "그..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얼른 이거 놔요! 저 지각하면 오빠한테 야단맞는단 말이에요!"

 

 "에이~어차피 남친도 아니라면서? 그럼 아무 문제없잖아? 까짓 거 지각해도 이 오빠들이 너희 담임한테 말해서 커버쳐줄테니까."

 

 노골적으로 중얼대는 가르마 머리 선배의 말에 나현은 잔뜩 인상을 찡그렸다.

 

 그냥 놔뒀다간 뭔가 터져도 단단히 터질 것만 같은 분위기였고 주위 학생들마저 금세 나현과 두 선배들의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쳇..하여튼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어요..이거 또 내가 나서야하나?'

 

 짐짓 속으로 중얼거리던 태성은 창문가에 발을 올리며 그대로 뛰어내릴 준비를 했다.

 

 바닥과의 거리가 꽤 높았지만 계단으로 뛰어내려갔다간 분명히 늦을 터였다.

 

 '안 그래도 빡돌았는데 잘 걸렸다 니놈들..선배니까 사양않고 드음뿍 갈궈주지.'

 

 사악하게 조소지은 태성은 곧바로 양 손을 우두둑 풀어냈다.

 

 나름 허벅지 양쪽엔 제압용 고무탄이 장전된 쌍권총도 있었고 모션아이 능력을 사용하면 두명 제압하는 것쯤은 별 문제도 아니었다.

 

 "아침부터 뭣들하는 짓이야 이 쓰레기들아!! 당장 그 손 안놔?!"

 

 문득 태성이 뛰어내리기 일보 직전에 거칠고 성난 여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난데없는 샤우팅에 두 선배와 나현이 곧바로 고개를 돌렸고 막 뛰어내리려던 태성은 삐끗했다가 간신히 창문을 잡고 다시금 몸을 바로세웠다.

 

 '저건 또 뭐야..?'

 

 단숨에 창밖을 바라본 태성의 눈에 일자로 묶어내린 긴 흑발이 가볍게 흔들렸다.

 

 깨끗하고 잡티 하나없는 피부,쌍심지를 세운 두개의 남색 눈동자가 슬쩍 빛을 뿜었고 채윤에 뒤지지 않을 젇도로 들어가고 나올 곳이 분명히 잡힌 나이스바디가 흰색 교복과 무척 잘 어울렸다.

 

 '어라? 잠깐만.저 밉살스런 표정..거기다 허리에는 칼 두 자루..저 녀석, 우리 반의 진명희란 애 아냐?

 

 단숨에 여학생을 바라본 태성은 그녀가 누구인지 곧바로 알아차렸다.

 

 분명 자신의 정반대편 벽 쪽에 앉아있던 매사 시큰둥한 표정의 동갑내기 여학생이었다.

 

 "뭐냐 넌 또? 감히 1학년 주제에 2학년인 우리더러 쓰레기라고..?"

 

 "그것보다 제법 몸매 괜찮은데? 왜? 너도 혹시 우리랑 놀고싶어서 그런거냐? 크큭."

 

 미간을 찌뿌린 두 선배들이 명희에게 거칠게 입을 열었다.

 

 나름 겁을 줄 셈이었던것 같지만 명희는 그저 피식 조소를 띄우더니 대놓고 비아냥대는 말투로 그들에게 바로 대꾸해나갔다.

 

 "쓰레기를 쓰레기라고 부르는데 그럼 뭐 내가 잘못 말했나? 꼴에 2학년이라고 되도않는 개수작 부리려는 모양이던데..선배가 됐으면 선배답게 굴어야지.안 그래?"

 

 "뭐야?! 이 년이 미쳤나? 야! 너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있냐?!"

 

 "알게 뭐야? 화창한 아침부터 본관 입구에서 개수작이나 부리는 밥버러지들 아니야?"

 

 "이게 진짜로 돌았나?! 2학년을 뭘로 보고..?!"

 

 순간 막 엄포를 이으려던 선배들의 사이로 수십개의 섬광이 그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선배들 뒤로 이동한 명희는 뽑아들었던 검을 촥 소리나게 다시 집어넣었다.

 

 "으히익?!!"

 

 "으아악?! 어..어째서 옷이..?!"

 

 거의 동시에 두 선배가 입고있던 옷이 가위로 잘린 듯 조각조각 잘려나갔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않은 둘의 나체가 만천하에 그대로 드러났고 나현을 비롯한 몇몇 여학생들이 곧장 꺅하고 자지러지게 비명을 내질렀다.

 

 "어이구..꼴에 남자들이라고 그래도 거시기는 달고있네? 사이즈도 쥐꼬리만한 것들이..거기 사이즈나 더 키우고나서 작업걸어 이 새끼들아! 알았어?!"

 

 급히 중요 부위를 가리는 두 선배들에게 명희가 또다시 비아냥대며 이죽거렸다.

 

 "크윽..!! 너..너 이년!! 감히 능력을 사용했겠다?! 넌 이제 죽었어! 당장 아부지한테 말해서 퇴학시켜주마!!"

 

 "아, 그래? 그거 잘됐네.까짓 거 나도 히어로따위 되고싶은 마음은 코딱지도 없거든? 안 그래도 이 학교 들어온 뒤에 존나게 지루하던 참이었다."

 

 "미..미친 년! 니 명찰에 쓰여진 이름 다 봤어! 니네 가족도 전부 매장시켜주마!"

 

 "어디 해봐.근데 그전에 말이야 선배들..내가 그쪽들을 그냥 옷만 벗겨서 돌려보낼것 같아?"

 

 살벌하게 대꾸한 명희가 곧바로 두 선배를 지그시 노려보았다.

 

 그녀가 슬쩍 검집을 손가락으로 튕기자 시퍼런 검날이 번뜩였고 이에 바짝 쫄아버린 두 선배는 급히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내가 미쳤다고 댁들이 꼰지르게 놔두겠어.어차피 살려둬봤자 선배 구실은 커녕 남자 구실도 못할 놈들같은데..차라리 죽는 게 이 세상에 더 도움되는 일 아닐까?"

 

 "지..지랄하지마! 그딴 협박한다고 우..우리가 겁먹을 거 같아?!"

 

 "아, 이게 아직도 협박으로밖에 안 들리는구나? 이래뵈도 난 사회에서도 진짜 사람 모가지랑 내장 썰어봤던 년이거든? 어떻게 썰어재꼈는지 이 자리에서 재현해줄까?"

 

 "지..진짜로 썰어봤다고?! 잠깐..그럼 설마 니가 그 검귀(劒鬼) 진명희..?!"

 

 슬쩍 말 끝을 흐리는 가르마 선배의 말에 명희가 단숨에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에 서있던 다른 학생들이 순식간에 술렁이기 시작했고 졸지에 뒤로 밀려난 나현 또한 신기하단 눈으로 명희를 빤히 바라보았다.

 

 "미안.아침부터 못볼 꼴을 보게 만들었네.같은 반의 신나현 맞지?"

 

 "아, 네.도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명희 언니!"

 

 곧바로 꾸벅 허리를 숙이는 나현에게 명희는 됐다는듯 손사래를 쳤다.

 

 "뭘 그 정도 가지고.앞으로 또 이딴 새끼들이 수작부리면 언제든 말해.걸리는 족족 고자로 만들어줄테니까."

 

 "괘..괜찮아요.그렇게까지 안해주셔도.."

 

 수줍게 대꾸하는 나현에게 명희는 곧 피식 미소짓더니 여전히 굳어있던 선배들을 돌아보았다.

 

 "자아..그럼 이젠 선배님들 벌받을 시간이네? 깔끔하게 모가지만 잘라드릴테니까 둘다 발버둥치지 말라구?"

 

 "흐..흐익!! 안돼! 제발 목숨만은..!!"

 

 "네.유언 잘들었고요.더 이상 남길 말 없으면 이제 목 따일 시간..!!"

 

 - 빠악!!!

 

 막 검을 치켜올리려던 명희의 등뒤로 갑자기 묵직한 주먹이 날아들었다.

 

 난데없는 쵸핑 펀치에 명희는 곧장 바닥에 얼굴을 쳐박았고 곧 그녀의 등뒤에서 나타난 건장한 남자가 쇳덩이로 변한 주먹을 슬쩍 치켜올렸다.

 

 "후우..진짜 내가 미치고 환장하겠네.내가 여기선 쓸데없이 사고치지 말랬지? 아주 매를 벌어요 그냥!"

 

 "크윽..이..이 지랄맞은 펀치 위력은..설마 오빠새끼냐?"

 

 곧장 고개를 치켜든 명희가 뒤통수를 감싼 채 홱 고개를 돌렸다.

 

 한눈에 봐도 험상궃은 인상의 남자가 흰색 교복을 입은 채 그녀의 등뒤에 서있었다.

 

 "아..진짜 좀..다짜고짜 뒤에서 사람 쥐어박으면 어떡해! 이 망할 오빠야!"

 

 "그러게 누가 미친 년마냥 칼 빼들고 입구에 서있으래? 니가 맞아도 싼 짓만 골라서 하잖아! 내가 여기에선 성질 죽이라고 평소에 몇번을 말하냐?!"

 

 "아오 썅! 그럼 눈앞에서 씹변태새끼들이 같은 반 동생한테 수작부리고 있는데 그걸 그냥 놔둬?! 당장 모가지를 따버려야지!"

 

 순식간에 투닥대기 시작한 두 사람을 태성은 어이없는 눈으로 계속 쳐다보았다.

 

 잠시 명희와 티격태격하던 남자는 돌연 한숨을 푹 내쉬더니 그때까지도 바짝 쫄아있던 2학년 선배들을 힐끔 돌아보았다.

 

 "거 무섭게 만들어서 미안합니다 선배들.이 년이 성질이 좀 뭣같아서 지 맘에 안들면 다짜고짜 칼부터 빼어들거든요? 계속 그러고있지 말고 얼른 교실에나 돌아가슈."

 

 "저..정말? 고마워.근데 당신은 대체..?"

 

 "이 망할 년 친오빠요.피해보상 청구할거면 진명호란 이름으로 달아두쇼.애초에 그럴수 있을지나 의문이지만.."

 

 "큭..거..검귀에 이어 철귀(鐵鬼)까지..어디 두고보자! 이 빚은 반드시 갚아주겠어!!"

 

 심드렁히 대꾸하는 명호란 남자의 말에 두 선배들은 중요부위만 손으로 가린 채 후다닥 도망쳤다.

 

 두 사람이 사라진뒤 명호는 곧장 명희를 일으켜세우며 한숨을 푹 내쉬었고 이를 유심히 바라보던 나현이 슬쩍 그에게 입을 열었다.

 

 "저..저기 괜찮으세요 아저씨? 괜히 저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괜찮아.어차피 이 년 뒤치다꺼리하는게 내 일거리 중 하나거든.CCTV에도 아까 그 작자들 행패부리던게 다 찍혔을테니 섣불리 고소해봤자 본전도 못 찾을꺼야."

 

 담담히 대꾸한 명호가 곧장 나현을 돌아보며 멋적게 웃어보였다.

 

 인상은 비록 험악하고 다부진 근육질 체형이었지만 위협적이기보단 오히려 든든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짧고 투박하게 깎은 스포츠머리에 약간 그을린 피부가 인상적이었고 네모 각진 얼굴 가운데에는 명희와 똑같은 색을 지닌 중후한 눈동자가 자리잡고 있었다.

 

 "슬슬 조례 시작할 시간이네.너도 얼른 반에 올라가봐.난 이년 좀 야단치고 금방 따라올라갈께."

 

 "엑!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요?! 큰일났다! 지각하면 태성 오빠한테 모닝 허그도 못하는데..!!"

 

 "훗.어서 올라가봐.좋아하는 사람한테 미움받긴 싫을 거 아니야."

 

 담담히 대꾸하는 명호의 말에 나현은 마지막으로 꾸벅 고개를 숙인 뒤 급히 본관 내부로 뛰어들어갔다.

 

 창가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태성은 짐짓 혀를 차며 명호와 명희를 바라보았고 이내 둘을 유심히 바라보던 태성은 속으로 나지막히 중얼거려갔다.

 

 '..검귀(劒鬼) 진명희와 철귀(鐵鬼) 진명호라.이거 같은 반에 꽤 재밌는 작자들이 숨어있었잖아?'

 

 슬쩍 중얼거리던 태성은 이내 피식 웃으며 왠지모를 기대감이 차올랐다.

 

 두 사람은 분명 태성의 기억 속에선 같은 3반이었고 양쪽 다 흥미로운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아주 약간밖에 보지 못했지만 만약 제대로 붙을 기회만 생긴다면 상당한 실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매우 컸다.

 

 '잘만 하면 저 두 사람이 내 좋은 경험치가 되겠는걸? 크크큭.이거 나현이한테 점심이라도 한턱 사줘야되겠군.'

 

 나지막히 중얼거리던 태성은 곧바로 창가를 떠나 교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나갔다.

 

 왠지 모르게 두근대기 시작한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면서.

 

 - 다음 편에 계속 -

 
작가의 말
 

 태성 : 이거 살다보니 나현이 덕을 다 볼때가 있네?

 

 나현 : 헤헷.저 잘한거 맞죠? 칭찬의 의미로 머리 쓰다듬어주세요!

 

 태성 : 응응.그래.아주 자알했어.근데 감히 날 반장으로 만들어놓고 정작 나보다 늦게 등교하다니..배짱이 아주 두둑해졌구나? (짱구 돌리기 시전)

 

 나현 : 으엥?! 아..아파요 오빠! 다음부턴 안 늦을께요!! 우에엥!!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닌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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