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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아 외치고 싶다
작성일 : 18-03-01 12:54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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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여기저기서 먹다말고 못 볼 걸 봤다고 눈살들을 찌푸렸다. 몇몇은 냄새가 난다고 코를 틀어쥐었다.

  주방 가까이 있던 눈치 빠른 점소이가 거지들이 동냥 올 때를 대비해서 한쪽에 치워놓은 남은 음식을 들고 잰걸음으로 다가갔다.

 

  “아니, 여기까지 들어들 오면 어떻게 하나. 자, 이것들 받고 어서들 나가라. 어서.”

  점소이는 화령 일행에게 음식덩어리를 몇 개 집어주며 밖으로 내몰았다.

 

  “잠깐.”

  화령은 점소이의 행동을 가로막았다.

 

  “이봐, 동냥은 필요 없으니, 그건 너희들이나 먹고 우리를 좋은 자리로 안내해라.”

  화령은 품에서 은자 하나를 슬쩍 점소이에게 보여주며 자리 안내를 말했다.

 

  “아니, 그게 무슨······.”

  은자를 본 점소이는 내보내려다 말고 말없이 한쪽으로 자리를 안내했다.

 

  “헤헤, 무엇을 드릴까요?”

  점소이는 어느새 태도를 싹 바꿔 웃는 얼굴로 물었다. 거지면 어떤가. 역시 돈이면 다 되는 것이었다.

 

  “만두와 오리 그밖에 푸짐하게 내오너라.”

  “예, 예. 손님.”

  점소이는 주방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침을 흘리는 무탁의 시선은 벌써부터 음식이 드나드는 주방으로 가 있었다.

  보연은 무탁에게 눈을 한 번 흘기고는 화령에게 걱정스런 눈으로 물었다.

 

  “소방주님. 음식 값은 어떻게 된 거예요?”

  보연은 물으면서도 내심 맛있는 음식을 먹을 것을 생각하니 좋았지만, 거지가 무슨 돈이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정 안되면 자신이 나서서 몽둥이 찜질이라도 당할 참이었다.

 

  “아, 그거 방주님이 특별히 배곯지 말고 든든하게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먹고 들어가라고 주신 것이니 걱정 말고 들어라.”

  “와아, 방주님. 감사합니다.”

  ‘후후훗.’

  화령은 사부님이 무림맹에서 떠나기 전에 품속에 고이 숨겨 놓은 전 재산인 은자를 꺼내어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전해준 장면을 떠올리고 속으로 웃었다.

 

  음식이 나오자 거지들은 소방주의 먹으라는 말과 동시에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음식을 집어넣는 흡수신공을 보여 주었다.

 

  “야아, 너희들 소방주님도 계신데 게걸스럽게 먹지 말고, 품위 있게 천천히 좀 먹어라. 니들이 거지냐?”

  “우리 거지 맞는데! 그리고 너는 안 먹을 거야? 안 먹을 거면 내가 먹는다.”

  “뭐, 누가 안 먹는데!”

  “소방주님, 쩝쩝쩝. 어서 드세요.”

  -와드득, 우걱, 우걱

  보연은 음식이 눈에 띄게 빠르게 줄어들자 안 되겠다 싶었는지 무탁이 다 먹기 전에 앞에 놓인 음식을 잽싸게 입에 가져갔다.

 

  “그럼, 나도 본격적으로 먹어 볼까!”

  -와그작, 쩝쩝, 후르륵

  화령도 팔을 걷어 부치고 수하들에게 질세라 음식을 빠르게 해치우기 시작했다. 주위의 손님들은 거지들의 폭풍 흡입에 넋을 놓고 바라봤다.

 

  “허어.”

  어느 정도 배가 불러 오자 음식을 먹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무탁만은 예외였다.

  뱃속에 거지 하나가 더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점소이가 새로운 음식을 턱하니 내려놓았다.

 

  “우린 음식 더 안 시켰는데?”

  “예, 저 쪽에 계신 대인께서 무례 했다고 사과하는 의미로 드리는 겁니다.”

  점소이가 말하며 가리키는 방향의 인물을 봤다. 좀 전에 입구에서 실랑이를 벌인 자들이었다. 느끼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화령의 외모에 혹해서 하는 행동으로 보였으나, 보연은 자신을 보고 그러는 줄 알고 새침하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코웃음을 쳤다.

 

  “흥, 꼴에 사내라고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크크크, 푸후후후, 낄낄낄.”

  “야, 니들 왜 웃어! 음식이 들어가다 허파에 걸렸냐?”

  보연은 다들 자기를 보고 웃자 얼굴을 붉혔다.

 

  “자자, 그만들 하고 어서 먹어라.”

  “네, 소방주님. 자알 먹겠습니다.”

  화령이 음식을 입에 가져가자 나머지들도 질세라 음식들을 손에 쥐고 입에 넣기 시작했다.

 

  식사를 배터지게 마친 화령 일행은 탐스럽게 부풀어 오른 배를 쓰다듬으며 무림맹 하남 분타로 향했다.

  무림 팔대고수 선발전은 무림맹 하남 분타에서 치러진다. 분타라고 하지만, 실상은 선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특별장소였다.

 

  십만평이 넘는 곳에 중원의 전설적인 장인들이 모여서 각종 기관 진식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이곳은 가히 무림의 진수가 총망라된 곳이었다.

 

  모두 통틀어서 열두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최후의 단계까지 통과하는 인물은 좀처럼 쉬이 배출되지는 못했다.

  먼저 번 대회에서는 단 한명도 최후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을 정도로 진정한 고수만이 마지막 관문인 천수대에 오를 수 있었다.

 

  순차적으로 순위를 가려 팔대고수를 정하고 다섯 단계까지 통과한 개인이나 단체에게는 무림맹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주었다.

  다섯 단계만 통과해도 무림의 큰 영웅으로 추앙받기에 문파와 일신의 명예를 걸고서 오늘도 강호의 수많은 무인들이 도전을 위해 하남으로 모여들었다.

 

  들어가는 관문 주위는 벌써부터 범상치 않은 무림인들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강호에서 모여든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난리도 아니었다.

  한쪽 길에서는 이때다 싶어 장사치들이 길게 늘어서 아예 저자거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아 좀, 거기 빨리빨리 들어갑시다.”

  “이보시오. 좁아 죽겠으니까, 거 밀지 좀 마시오.”

  “전병이요. 전병 있어요! 방금 찐 만두도 있어요! 칼을 휘두르려면 뭐니 뭐니 해도 배가 든든해야 합니다.”

  안 그래도 사람이 많아 복잡한데 장사치들까지 우글거리자 봉을 든 사내가 바닥을 크게 때렸다.

 

  -쿵

  “잡상인은 물러가라!”

  그러나 그 소리는 인파에 금방 파묻혀 버렸다.

  느긋한 성격의 중원인 이라지만,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여기저기서 재촉하거나 실랑이가 벌어지기 일쑤였다. 아예 자리를 깔고 음식을 먹는 무인들도 많았다.

 

  이십 여장 떨어진 또 다른 관문은 상대적으로 많이 한산했다.

  강현 가까운 곳에 있던 얼굴을 잔뜩 찡그린 무사 하나가 그걸 보고 외공을 익힌 듯 엄청난 근육을 자랑하는 옆의 무사에게 말을 했다.

 

  “형씨, 기다리지 말고 우리 저쪽 관문으로 들어갑시다.”

  그 말에 형씨라 불린 사내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이보게, 저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네.”

  “아무나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혹 웃돈을 주고 들어간다는 말입니까?”

  “그게 아닐세. 저곳은 무림구대문파와 오대세가. 그리고 무림에 명망 높은 대문파들 만이 따로 들어가는 관문이라는 말이네.”

  “제길, 더러워서 내 이번엔 기필코 팔대고수에 당당히 선발되리라. 퉤.”

  무사는 애검을 부여잡고 하늘을 보며 더 이상 떨거지 무사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강현은 관문으로 향하는 한 무리를 쳐다봤다. 때마침, 그 관문을 향해 화령이 개방의 수하들과 걸음을 옮기던 중이었다.

  화령은 갑자기 가던 걸음을 멈추었다. 아니, 멈출 수밖에 없었다.

 

  -두근두근, 쿠웅, 쿠웅

  누구보다 강한 화령의 심장이 두근거리다 못해 점점 세차게 뛰기 시작한 것이다.

 

  ‘왜, 이러지?’

  주체하기 힘든 감정에 어찌할 바를 모르던 화령은 주위로 고개를 돌려 원인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자신을 이렇게 만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소방주님, 왜 그러세요! 어디 편찮으세요?”

  평소와는 다른 소방주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낀 보연이 걱정이 되어 물었다. 화령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털어버렸다.

 

  “아무것도 아니야. 보연아, 어서 들어가자.”

  “네, 소방주님.”

  화령은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고 앞장서서 관문으로 들어갔다.

 

  관문 입구 접수대 앞에는 앞서 들어간 청의를 입은 점창파의 무사들이 명패를 받았고,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며 자리를 이동하고 있었다.

  화령 일행도 접수대 앞에 섰다. 접수를 받는 문사가 화령을 보며 공손히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문파명과 존성대명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개방에서 온 것을 알고 있어도 접수대에서 형식상 물었다.

 

  “개방의 제자 연화령 외 열 명이오.”

  “네, 개방의 제자 분들이시군요.”

  또 다른 문사가 화령 일행을 안내했다.

 

  “이쪽으로 가시지요.”

  안내자를 따라 화령 일행은 자리를 옮겼다.

  이곳의 차분함과는 다르게 일반 문파의 무사들을 받는 접수대는 많은 지원자로 북새통을 이루며 개판이었다.

 

  “자, 다음!”

  -팍

  긴 말상을 한 얼굴에 칠척이 넘는 인물이 자신 만큼이나 긴 창을 바닥에 꽂았다.

 

  “항주에서 온 소주창 무진각이라 하오이다.”

  “소주창님 이시군요.”

  항주에서 나름 명성을 얻고 있는 소주창이라는 말에 접수를 담당하는 문사는 공손히 안내를 했다.

 

  “다음, 오시오.”

  진한 자색의 무복을 입은 무리들 중에서 한명이 당당히 나서며 입을 열었다.

 

  “금호문의 장가량외 열 셋이오.”

  문사는 접수장에 성명을 적고는 고수전에 쓸 명패를 건네주었다.

 

  “받으시오.”

  “고맙소이다. 흐흐흐.”

  명패를 받아든 금호문 무사들은 감격에 겨워 한껏 상기된 얼굴로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현의 차례가 되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침에 나와 줄을 섰는데 해가 뉘엿뉘엿 지려하고 있었다.

  이곳이 아닌 현대에 있었다면 바로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될 일을 이러고 있으려니, 답답함에 푸념이 절로 나왔다.

 

  “인터넷으로 하면 힘들이지 않을 걸.”

  “네! 인터넵이요?”

  내 말을 수연이 듣고 궁금증에 따라하며 고개를 갸웃 했다.

 

  “응? 아냐 그런 게 있어.”

  “네에.”

  주변 무인들을 구경하느라 바로 관심을 버렸다. 아침부터 봤는데 질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문파명을 뭐라고 해야 하나 생각을 해봐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래서 진성표국은 이제 상관이 없기에 급조해서 둘러댔다.

 

  “대호표국의 표두 나강현과 표사 열둘이오.”

  “크으음, 표두와 표사 열둘.”

  ‘큭큭큭, 표두와 표사라 나 원.’

  문사는 접수를 받으면서 개나 소나 출세 한 번 해보려고 왔다고 생각하며 차마 겉으로 웃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는 속으로 비웃었다.

  강현은 무림맹 문사가 가리키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앞서 들어가고 있는 무사를 보는 순간, 피가 끓어오르고 분노에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무인의 생김새가 꼭 왜놈 같이 생겨서일까.

  아 외치고 싶다.

 

  “대한민국 만세!”

  영문을 모르고 같이 투기를 피워 올리던 강시들과 수연도 따라 외쳤다.

 

  “대한민국 만세!”

  -부르르

  왜놈 같이 생긴 무사는 엄청난 살기가 뒤에서 덮쳐오자 길을 걷다 몸을 사시나무 떨 듯 하더니 그 자리에 맥없이 자빠졌다.

 

  ‘으으, 하늘이 노하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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