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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벤트 호라이즌
작가 : 서린
작품등록일 : 201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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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곳곳이 쓰레기장처럼 보였다.
길거리는 너무나 고요했다.
이동하는 동안 들리는 거라곤 연규의 발걸음 소리뿐이었고, 보이는 건 무너진 건물과 크레이터로 인해 중간중간 끊겨있는 도로뿐이었다.
하늘은 여전히 붉은색이다. 모든 게 어색했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이곳을 오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변해버렸다.
이 모든 게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들이었다.


- 본문 중 발췌

 
4. 마녀 (6)
작성일 : 17-07-27 16:57     조회 : 42     추천 : 0     분량 : 5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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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마녀 (6)

 

 재빨리 시야에 들어오는 정보 머릿속에 집어넣는다.

 에스더와 카터는 각자 하나의 변이체를 상대로 분투하고 있다. 카터는 변이체의 다리를 부숴놓고 있었고, 에스더는 변이체의 머리를 짚고 뜀틀 넘듯 뛰어넘고 있다. 상황을 살피니 곧 마무리될 것 같다.

 실내는 변이체의 사체로 가득했다. 시야에 보이는 것만 다섯. 뒤돌아 창문 쪽을 바라보면 셋이 더 있을 것이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혈향이 가득하게 퍼져있다.

 눈앞에 공중에 떠 있는 소년 변이체가 보인다. 덜렁거리는 손을 뻗어 연규를 가리킨다. 순간 저 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지만, 기세가 장난 아니다. 소년 변이체의 경로를 피해 몸을 움직여 본다.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무언가에 막혀 꼼짝 못 하는 느낌. 안간힘을 써 몸을 틀어 본다. 아주 조금씩 상체가 틀어진다. 그만큼 공중에 떠 있는 소년 변이체도 연규에게 다가온다.

 이대로라면 몸을 틀기 전에 변이체가 먼저 다다른다.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했다.

 연규의 왼팔이 조금씩 올라간다. 근육이 뒤틀어지는 고통이 느껴진다. 입이 절로 벌어지지만, 비명이 나오진 않았다. 고통을 대가로 얻고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변이체의 너덜거리는 팔뚝을 잡았다. 그대로 밀어 올려 변이체의 공격 경로를 틀어낸다.

 연규가 밀어 올리는 대로 쉽게 밀려난다. 너무나 쉽게 밀려 오히려 당황스럽다. 시간이 느려지기 전이라면 이렇게 쉬웠을까?

 이번엔 오른팔을 들었다. 역시 느려진 시간 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려면 근육이 뒤틀리는 고통이 동반된다. 연규의 머리 위를 지나치는 변이체를 향해 클리버 나이프를 갖다 댄다. 휘두르기엔 이미 늦었다.

 클리버 나이프를 녀석의 가슴팍에 가져다 대었을 뿐인데 피부가 벌어진다.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무척이나 예리한 가위로 휴지를 잘라내듯 아무런 반동도 전해지지 않는다. 무리하게 움직인 양팔에서 경련이 느껴질 뿐이다.

 클리버 나이프가 지나친 자리로 피가 몽글몽글 맺혀 떨어지려고 한다. 그리고 느려진 시간이 되돌아 왔다.

 왼손에 강한 압력이 느껴져 몸이 뒤로 빨려 들어간다. 변이체의 팔뚝을 잡고 있던 손을 미처 놓지 못해 같이 날아간 것이다. 그와 함께 콸콸 쏟아지는 내장과 피를 뒤집어쓴다. 결국, 변이체와 같이 벽에 부딪힌다.

 쿵. 변이체가 머리 위로 떨어진다. 연규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허겁지겁 치워낸다. 내장을 쏟아낸 변이체는 무척이나 가벼웠다. 변이체는 내장을 쏟아내고 바로 죽었는지 미동이 없다.

 연규는 자신이 만든 일이 믿기지 않았다. 어깨에 늘어진 내장을 치워낼 생각도 못 하고 양손을 바라본다. 경련이 멈추지 않았다.

 난입한 변이체를 모두 처리한 에스더와 카터가 다가왔다. 변이체의 내장을 뒤집어쓴 연규를 보더니 경악한다. 에스더가 너클에 묻은 끈적한 잔해를 털어내며 말한다.

 "꺄아. 신고식 제대로 치렀네요!"

 카터가 조용히 다가와 어깨에 걸친 내장을 집게 손으로 집어 떨어트린다. 그제야 구역감이 몰려든다.

 "웨엑!!"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구토한다. 에스더가 인상을 찡그렸다. 토사물에서 풍기는 시큼한 냄새와 비릿한 피 냄새를 견디기 힘겨운지 집 밖으로 나갔다. 카터가 한 손으로 코를 막고 연규의 등을 두드려 준다.

 위장에 있는 모든 물질이 올라오는 느낌.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에 참아보려 할 때면 명치가 저릿하다. 연규의 구역질은 계속됐다.

 구토하기를 한참. 토사물과 피비린내가 아닌 다른 악취가 풍긴다. 형용할 수 없는 악취에 카터가 연규를 창문으로 던지고 따라 나온다. 이제 조금 괜찮아지나 싶은데 또다시 속이 울렁거린다.

 "우웩!"

 모든 걸 쏟아 냈는지 노란 위액이 나온다. 지워지지 않을 것 같던 악취는 1분가량 지나니 완벽하게 사라졌다. 시큼하고 비릿한 냄새만 집안에 퍼질 뿐이다.

 카터가 팔을 둘러 코를 막고 집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창문으로 붉은색 유리 조각이 튀어나왔다. 에스더가 익숙하게 날아오는 유리 조각을 잡는다.

 "오호. 운이 좋네요. 스칼렛쿼츠예요."

 에스더의 손에 들린 작고 붉은 유리 조각이 아른거린다. 카터가 집에서 나와 쓰러진 연규에게 수통을 건넨다. 연규가 수통을 받아 입을 헹구려 했다. 하지만, 손이 떨려 얼굴 전체에 물을 끼얹는다. 입으로 들어간 약간의 물로 입을 헹구고 물었다.

 "크으… 운이 좋은 거야?"

 "그럼요. 변이체 백… 아니, 이백은 죽여야 하나 나올까 말까 하는 건데요."

 연규가 지하실 사내와 캥거루에게서 나온 스칼렛쿼츠를 생각해 본다. 오백에 하나? 연규가 직접 본 변이체가 스물 정도인데 3번째 보는 스칼렛쿼츠다. 공감이 되지 않았다.

 에스더가 다시 카터에게 스칼렛쿼츠를 전하며 말했다.

 "아까 능력 쓴 거죠?"

 "어? 어. 에스더도 막 시간이 느려지고 그랬어?"

 "아뇨, 영구가 한순간 엄청 빨리 움직였어요."

 아무래도 혼자만 느려지는 시간인가 보다.

 에스더는 싸우는 와중에도 빠르게 움직이는 연규를 본 모양이다. 여전히 인상을 쓴 채로 입술을 깨물며 말한다.

 "오늘은 능력에 대해 알려줘야겠네요. 어서 움직이죠. 여기는 피 냄새가 너무 많이 나요."

 서 있기도 힘든 연규였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능력의 여파로 손은 가만히 있어도 절로 떨린다. 한걸음 움직이려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넘어진다. 결국, 카터가 연규를 어깨에 메고 움직인다.

 이번에도 사타구니가 배긴다.

 

 일행은 연규라는 짐 하나를 매달고 움직여서 그런지 많은 거리를 움직이지 못했다. 에스더가 근처 건물 하나를 살피고 와서 연규와 카터를 불렀다. 카터가 연규를 내려놓는다.

 에스더가 게거품을 무는 연규를 흔든다.

 "영구! 정신 차려 봐요. 벌써 기절하면 어떡해요!"

 희미하게 사라지는 정신이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돌아온다. 연규는 가랑이를 붙잡고 뒹굴었다.

 "크으으으."

 에스더가 가랑이를 붙잡고 뒹구는 연규를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곤 조용히 엉덩이를 두드려 준다. 카터에게 언젠가 같은 고통을 맛보게 해주리라 다짐한다.

 한동안 고통에 호소하던 연규는 건물로 들어왔다는 걸 알아챘다. 에스더가 선택한 건물은 음식점이었다. 핫도그같이 간단한 음식을 테이크아웃하는 곳으로 보인다.

 카터가 서랍장을 열어보며 쓸만한 물건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 잊을 수 없는 고통을 준 원인이 태연하게 움직이는 걸 보자 분노가 차오른다.

 "개자식…."

 연규가 낮게 읊조렸다.

 "네? 뭐라고요?"

 연규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에스더가 물었다. 그에 연규가 이를 부드득 갈며 말했다.

 "아냐, 아무것도."

 "싱겁기는…. 이제 좀 괜찮아요?"

 "어, 조금은 나아졌어."

 "그럼 똑바로 앉아봐요. 말해줄 게 있으니까."

 연규는 자신의 중요 부위를 감싸고 있는 손을 풀어 의자를 잡고 올라앉았다. 아직도 부들거리는 손은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힘겹게 올라간다. 아고고. 곡소리를 내며 의자에 앉았다.

 "다친 데는 없어요?"

 "머리가 조금 욱신거리긴 하는데 좀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그보다 팔에 경련이 멈추질 않아. 저번에 능력을 썼을 땐 바로 기절해 버려서 이럴 줄 몰랐네."

 "살아있는 걸 다행으로 알아야죠. 좀 전엔 위험했다고요. 변이체 하나 빨리 처리하지 못해서 주변에 변이체도 다 끌어모으고. 이게 뭐예요?"

 에스더가 작은 한숨을 내쉬며 핀잔을 준다.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쉽게 죽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자신과 다름없어 보이는 사람을 죽인다는 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겁. 무서웠다. 손에 든 클리버 나이프를 내리치는 순간 자신이 괴물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그로 인해 피해를 주게 된 건 미안했다. 어찌 됐든 자신으로 인해 에스더와 카터는 하지 않아도 될 싸움을 하게 된 셈이니.

 "미안해…."

 "괜찮아요. 덕분에 별 피해 없이 스칼렛쿼츠도 하나 얻었잖아요. 능력자에게 스칼렛쿼츠는 여분의 목숨과 같은 거라고요."

 "그래?"

 "그럼요. 스칼렛쿼츠만 있으면 숨이 끊기기 직전인 능력자도 살려내는걸요. 뭐, 이미 죽거나 스칼렛쿼츠가 가진 힘이 보잘것없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에스더가 싱글벙글 웃는다. 소녀의 볼에 깊게 팬 보조개가 얼마나 신이 났는지 알려줬다.

 "참, 영구 능력은 정확하게 뭐예요? 아직도 잘 몰라요?"

 "음… 일단 시간이 멈춘 것 같이 느려져. 나 역시 그 시간에서 자유롭진 않은데,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야. 천천히 흘러가긴 하지만 다른 것들도 움직이긴 하거든. 거기서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이려 하면 근육이 뒤틀어지는 고통이 따라서 온다는 거?"

 연규가 조금 전 전투를 회상하며 말한다. 그러면서 양팔을 들어 올려 본다. 아직도 미약하게 경련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런 후유증이 있네. 아! 왜인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느려지고 변이체가 너무 쉽게 베어졌어. 칼을 휘두르지도 못하고 가져대 댔는데 그냥 썰리더라고."

 변이체의 가슴팍에 가져다 댄 클리버 나이프를 생각하며 말했다. 그리고는 이후에 내장을 뒤집어쓴 생각이 들어 몸서리를 친다.

 에스더는 연규의 말을 듣고 입이 뽀로통하게 나왔다.

 "흠. 아무래도 영구는 이능공격형 같네요. 능력은 이능, 육체로 먼저 나뉘고 뒤에 공격형인지 방어형인지로 나뉘어요."

 "이능공격형?"

 "네. 몸에 변화가 생기는 육체 계열을 제외한 전부를 이능 계열이라고 해요. 이렇게만 말하면 이능 계열 능력자가 더 많을 것 같지만 능력자의 80%가 육체 계열이에요. 어떻게 보면 저와 영구는 축복받은 능력자라는 거죠."

 축복받았다는 말이 맘에 걸렸다. 이능 계열 능력자가 된 것이 과연 축복받은 일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애초에 이벤트 호라이즌이 만들어 낸 능력이다. 운석이 떨어지지만 않았어도 변이체로 변한 사람들도 없었을 텐데.

 에스더는 자아를 잃고 맹목적으로 생존자를 죽이려 드는 변이체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같이 살을 부대끼고 살아가던 사람들이었다는 걸 잊은 것 같다.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능력자들이 사람이었던 변이체를 죽이며 살아가는 세상이 저주스럽다.

 "우선 육체 계열은 신체 발달이 주를 이루죠. 피부가 단단해지거나 근력이 좋아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후각이 예민해지는 것 등이 있어요. 직접적으로 신체 능력이 발달하는 쪽이 육체 계열이에요."

 에스더는 연규가 생각할 시간을 조금 주고 이어 말했다.

 "문제는 이능 계열이에요. 육체 계열을 제외한 모든 능력을 이능 계열로 취급받으니 어떤 능력이 있는지 너무 방대하죠. 이능 계열은 지금 영구와 같이 자신의 능력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꿈이 능력을 알려준다고 하지만, 추상적이거든요."

 추상적이란 에스더의 말에 공감했다.

 연규의 꿈은 능력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악몽을 꾸게 될 거라는 생각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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