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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25 화. 이 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작성일 : 17-07-15 10:37     조회 : 25     추천 : 0     분량 : 6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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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25 화. 이 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세희는 신호등을 건너려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차에 너무 놀라, 그 상태로 굳어버렸다. 사람이 너무 당황하면 사고의 회로가 정지하게 된다. 그녀의 생명을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왔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그녀의 몸이 공중에 붕 뜨지도 않고, 충돌로 인한 통증마저 없어 이상했다.

 

 

 

 그것은. 그녀가 눈을 감은 사이 그녀를 품에 당겨 안은 지원 덕분이었다.

 

 나 벌써 죽은 거야?

 

 차마 눈을 떠서 주위를 둘러볼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그녀의 귓가를 익숙한 목소리가 자극해왔다.

 

 "하.. 세희 씨... 조심해서 건넜어야죠. 괜찮아요?"

 

 세희가 목소리의 주인공을 향해 고개를 들자, 지원이 걱정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행이다...'

 

 세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러고보니, 자신의 등이 단단한 무언가에 얽혀 몸을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뭐지? 심지어, 따뜻하고 포근했다. 세희는 다시 한 번 지원을 쳐다봤다. 지원의 얼굴이 어쩐지 가깝더라.

 

 자신은 지금 지원의 품에 포옥 파묻히다 못 해, 꼬옥 안겨 있었다.

 

 '엄마야~!!!'

 

 이제 세희의 사고 회로가 제 기능을 되찾았다. 허리며 등이며 자신을 단단히 품에 가둔 그의 손길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사장님, 저기.. 감사해요. 근데 이거 좀 놔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나, 지원은 놔주기는 커녕. 세희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그녀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꼼지락거리며 자신의 품에서 빠져나가려는 그녀는 아까 자신이 느낀 감정 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찰나의 순간,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해서 그녀를 제 품에 가뒀다.

 

 아직까지 가시지 않은, 사고로 이어질 뻔 한 그 장면에. 시야가 아찔했다.

 

 

 

 그는 한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그녀가 무사하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려는 행동이었다.

 

 "싫어요."

 

 그게 세희의 눈에 자신을 두고 떠나가 버릴까 걱정되어 놔주지 않는 아이처럼 보였다. 그리고...

 

 불안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는 그의 얼굴에. 가까이서 느껴지는 그의 따스한 손길에. 이대로 있고 싶었다. 좋았다. 그가 왜 그러는지는 몰라도, 자신을 향한 그의 모든 것을 뿌리칠 수 없었다. 가슴이 세차게 요동치며 욕심을 내게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그를 향한 자신의 일방적인 감정으로 행동을 하면 안 되니까. 짝사랑이라는 핑계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저 정말 괜찮아요. 회사로 돌아가요."

 

 "병원에 안 가도 되겠어요?"

 

 "네, 그러니까. 이제 좀 풀어주세요. 갑갑해요."

 

 그제야 지원은 세희를 풀어주었다.

 

 

 

 세희가 객실 앞에 다다라 그를 돌아보았다.

 

 “사장님, 오늘 감사했어요.”

 

 “네, 아까 몸이 놀라서 고단할 테니 서류 정리는 내일 다시 하도록 해요. 오늘은 이만 푹 쉬어요. 잘 자요.”

 

 “사장님도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딸깍-

 

 지원은 주먹을 꽉 쥔 채, 세희가 객실로 완전히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하고 사장실로 돌아왔다.

 

 

 

 그는 문에 기대 한 손을 들어 왼쪽 가슴에 가져갔다.

 

 가라앉은 불안감이 사라지니 세희를 품에 안았던 게 생각이 났다. 두근거리는 것은 잠시. 간질 간질거리며 뜨거웠다.

 

 피부가 가려운건가 싶어 긁어도 봤으나, 여전히 주체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증상이 지속되고 있었다.

 

 워낙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고, 그녀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행동한 것이었지만, 그게 이렇게까지 그의 마음에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따뜻했다. 그리고 포근했다.

 

 한겨울을 지척에 두고 있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품에 안고 있던 그 순간만큼은 춥지 않았다.

 

 만약 그에게 그녀를 안을 수 있는 기회가 한 번이라도 주어진다면 그는 주저없이 그녀를 품에 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이 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세희 씨를 한 번이라도 좋으니, 안고 싶다.

 

 

 

 띠링~

 

 지원이 한참을 가슴앓이 하며 있을 때.

 

 문자가 왔다는 알림이 울렸다.

 

 [나와 약속한 시간이 이제, 한 달 남았구나.]

 

 강 회장이었다.

 

 지원의 뜨겁게 타오르던 심장이 어느새 제 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 올리며 눈을 감아버렸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

 

 

 

 

 

 !!!!!!

 

 혜빈은 다짜고짜 자신의 객실로 밀고 들어온 그의 행동에 당황했다.

 

 자신의 답을 듣고 나면 그냥 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나오는 그의 행동에, 그녀는 그 말을 내일로 미루지 못한 자신의 짧은 인내심을 한탄했다.

 

 게다가, 시간도 야심해지기 직전의 밤이라 절로 이상한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벌써? 이렇게나 빨리?!

 

 물론, 그것은 다양한 로맨스 영화로 연애를 간접경험 한 그녀의 불순한 상상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지금 혜빈의 등 뒤에는 단단한 문이 버티고 있었고, 앞에서는 그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을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한 마디로, 꼼짝도 못하는 독 안에 든 쥐 신세.

 

 도진은 애써 다른 쪽으로 눈을 굴리며 자신과 시선을 피하려는 그녀를 보고 피식 웃었다. 순진한 혜빈 누나. 얼굴을 붉히는 것을 보니,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 봐도 뻔했다.

 

 큭큭. 조금 놀려줘 볼까?

 

 지금 그가 이 말을 하는 것은 장난이지만, 진심 또한 섞여 있었다. 그토록 원하던 먹잇감이 드디어 제 곁으로 왔는데, 안고 싶고 만지고 싶고 계속 그녀를 느끼고 싶은. 억눌러 왔던 남자의 욕망이 터지려고 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녀를 향해 끓어오르는 피는 아직 꺼내면 안 되는 것이었다. 이제는 자신의 욕심보다 그녀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주고 싶었다.

 

 도진은 매력적인 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눈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무슨 생각하는지 제가 맞춰볼까요? 음.. 우리 침대로 갈래요?"

 

 "내.. 내가 ㅁ.. 무슨 생각을 했다고!"

 

 곧, 그의 눈을 향해 고개를 들어올린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발끈했다. 강한 부정은 긍정임을 인증하는 증거인 법!

 

 

 

 피식.

 

 이제는, 망설이지 않아.

 

 쪽.

 

 그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이마에 한 번.

 

 쪽.

 

 볼에 한 번.

 

 쪽.

 

 입술에 한 번 뽀뽀를 했다.

 

 좋다.

 

 이제 그녀의 눈빛은 갈 곳을 잃고 그를 바라본 상태로 얼어버렸다.

 

 계속되는 자극에 그녀는 가슴이 간질간질 거렸다. 연애라는 게 이런 걸까..? 그렇다면 나는 왜 이걸 진작에 하지 않았지?

 

 그는 계속 그녀를 눈에 한가득 담으며 그녀의 허리에 손을 두른 뒤, 그녀를 꼬옥 안았다.

 

 그는 어두워진 눈빛을 그녀에게 보이기 싫어 눈을 감았다.

 

 '아직은 아니야.'

 

 

 

 탁해진 숨이 그녀의 귓가를 간질였다.

 

 "솔직하게 얘기할게 있어요. 제가 아버지께 반항하려고 누나 보낸 뒤에 한량처럼 살아서 이런 거에 너무 능숙할 지도 몰라요. 하지만..."

 

 도진이 또 다시 그녀에게 입술을 겹쳐왔다.

 

 차 안에서 나누었던 키스가 절박하고 다소 거친 면이 없지 않았던 것이라면. 지금의 이것은 부드럽고 진한, 연인들의 입맞춤이었다.

 

 그가 천천히 그녀의 입 안을 쓸었다. 그녀는 연 이은 그의 키스에 아찔하다 못해 저도 처음 듣는 달뜬 숨이 나올 것만 같아 그의 가슴팍 옷깃을 꽉 쥐었다.

 

 흠칫.

 

 단단한 그의 가슴이 느껴져 뒤로 살짝 물러서려는데.

 

 그가 낮게 웃으며 그녀의 뒷목을 조심스레 뒤로 젖히며 커다란 손으로 받쳐주었다.

 

 

 

 에라이, 모르겠다.

 

 그녀는 눈을 감으며 그가 주는 짜릿함을 즐기기로 했다.

 

 키스가 다가 아니었는지. 그는 그녀의 입술에서 벗어나 목 언저리를 멤 돌기 시작했다. 목에 닿는 낯선 감각에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그의 손이 그녀의 작고 여린 등을 쓰는 그 느낌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탁한 숨을 뱉어내고 말았다. 척추를 관통하는 짜릿한 느낌이 온몸을 지배했다.

 

 

 

 "하아.. 헉...!"

 

 그녀는 서둘러 손으로 입을 막았으나, 이미 도진의 귀에 들어간 지 오래였다.

 

 도진은 다시 그녀의 얼굴로 돌아와 쪽 하고 가볍게 입맞춤을 한 뒤. 그녀를 품에 가득 안았다. 그녀는 보지 못했지만, 그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 빨간 등이 켜졌다.

 

 "하.. 오늘은 여기까지. 나한테는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들 보다 누나가 더 중요해요. 그러니까. 누나가 준비되면 언제든 받아줄 수 있게. 기다리고 있을게요. 잘 자요."

 

 그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입술에 쪽 하고 도장을 찍고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뜨거운 늑대에게 걸려버린 하나의 제물이 탄생했다.

 

 

 

 

 

 ***

 

 

 

 

 

 세희는 주말을 맞이하여, 집에서 챙겨먹을 반찬들을 만든 뒤 침대에 털썩 누웠으나 얼마 못 가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가 그저께 부탁했던 서류 분류 작업도 해야 하건만. 이제는 그의 사심이라고는 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과제까지 그녀의 어깨에 턱 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올라앉았다.

 

 

 

 .

 .

 .

 .

 .

 

 

 

 어제.

 

 지원이 세희를 품에 안은 다음 날이었다.

 

 1분기 인턴들에게 강당으로 모이라는 지원의 지시를 받은 인턴들은 강당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인턴들은 대부분 어리둥절해하는 얼굴로 서서 강 사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뭐야? 갑자기 이유도 없이 우리를 부르신 이유가?"

 

 "어머, 그쪽 팀도 이유도 모른 채 여기 온 거였어?"

 

 다들 서로의 얼굴을 살피며 분위기를 파악하기 바빴다.

 

 "혹시..."

 

 "응? 뭐 짐작 가는 거라도 있어?"

 

 "... 잘은 모르겠는데 저희 팀 선배님께 들은 거거든요. 저희 회사는 항상 신입 인턴들을 대상으로 하는 브리핑 심사를 주최한다고 하는데, 이게 나중에 정 직원 채용에 있어서 뭔가 중요한 부분이 있나 봐요. 지금 부르신 이유가 그거 말고는 짐작 가는 게 없어서요."

 

 "음.. 듣고 보니 그러네? 항상 기획팀 이세희 씨를 통해서나 공문으로 공고를 띄우시고는 그걸로 끝이었으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세희 씨는 뭐 아는 거 없어?"

 

 "저요? 저도 잘 몰라요. 사장님께서 워낙 철두철미하셔서 자세한 일까지는 알 수 없거든요."

 

 살짝 귀띔이라도 해달라고 허리를 숙이려는 준후에게, 세희가 손을 절레절레 저었다.

 

 

 

 그때.

 

 주위가 고요해졌다.

 

 뚜벅뚜벅.

 

 지원이 강당으로 들어와, 제단 가운데로 올라섰다.

 

 그는 주위를 한 번 천천히 둘러본 뒤, 붉은 입술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지금 여러분들을 보니, 다들 이곳에 모인 이유가 궁금하다는 눈치시네요.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대충 아셨을 수도 있겠지만, 네. 맞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진행했던 그 방식은 이번에 적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화면을 봐주시죠."

 

 "?"

 

 지원은 화면에 크게 띄워진 파워포인트 자료를 레이저 포인터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내년 3월 17일에 여러분들을 대상으로 주최하는 브리핑 심사를 할 예정입니다. 적게는 3분, 많게는 5분 정도 되는 내용으로 간단하게 PT 자료와 함께 참여해주시면 됩니다. 형식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이번 심사에 참여하실 여러분들께는 주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

 

 한숨을 돌린 지원은 직원들을 둘러보다 세희에게 한 번 눈길을 주고서 다시 정면을 쳐다봤다.

 

 "이번 브리핑은 제가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관할겁니다. 마침, 좋은 주제가 하나 있어서 이걸로 진행하겠습니다. 주제는, '음식'입니다. 음식에 관한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 여러분들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브리핑 심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직원께는 정 직원 채용 시, 멘토들의 평가가 좋다면 인사평가에 유리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지원은 제단을 내려오면서 세희에게 눈길을 주고는 장 비서와 강당을 나갔다.

 

 지원을 따라 나가던 장 비서는 한 번도 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지원이 원래의 심사예고일보다 그 시기를 당겨서 한 번 놀랐고. 그가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는 부분에서 두 번 놀랐다.

 

 게다가, 직접 주제까지 선정하다니... 그의 마음을 알지 못해 답답할 뿐이었다.

 

 지원은 이 모든 것이 한 사람 때문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세희의 야근을 위한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시켜나갈 뿐이었다.

 

 

 

 세희가 이번 심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하는 마음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가 직원들에게 알려주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그는 이번 심사에서 누구의 도움 없이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준비한 참가자에게 좋은 평가를 줄 생각이다.

 

 성 이사와 김 이사가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번 인턴들. 그들이 정말 자신에게 인정 받을만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도 남으리라.

 

 

 

 지원은 사장실로 돌아와 쇼파에 털썩 누웠다.

 

 부드러운 갈색 머리칼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흩어지며 그를 한층 유혹적으로 만들었다. 지원은 나른한 신음소리를 내며 몸에 남아있는 힘을 완전히 풀어버렸다.

 

 편하게 쉬려고 누운 것이었지만, 마음의 한구석이 답답했다.

 

 강 회장으로부터 온 문자.

 

 '이제 한 달 밖에 안 남았구나...'

 

 아버지로부터 정략결혼을 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너무 놀라서 한 마디도 하지 못한 채로 혜빈을 따라 집을 나와버렸다.

 

 그리고, 평상시의 그는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관한 문제라면 진지하게 생각하고는 바로 결단을 내리거나 어느 한 쪽으로 마음을 돌리기 마련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세희와 티격태격거리고 저녁 식사를 하며 '밥 친구' 사이로 엮이고 나서부터는 그 문제에 대해서 완전히 잊고 있었다. 마치, 그 말은 꿈에서나 들을 법한 말처럼 아득했다.

 

 

 

 그것은.

 

 지금 지원을 괴롭히는 문제가 일이 아닌 '사람' 문제여서 그렇다.

 

 한 번도 강 회장의 뜻을 거스른 적이 없는 그로서는 지금 놓인 상황이 꽤 난감했다. 원래 강 회장을 잘 따르던, 따르려고 노력하는 그라면 강 회장이 시킨 대로 하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결혼만큼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했으면 하는 꿋꿋한 그의 다짐과, 세희와 함께 있는 즐거운 시간들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세희, 아까 강당에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화면을 주시하던 얼굴도 그렇고. 그녀의 얼굴에서 나오는 표정들은 자신만 봤으면 좋겠다. 그 부드럽고 하얀 피부를 만져보고 싶다.

 

 그녀가 자신을 향해 싱긋 웃어주는 얼굴을 떠올리니 가슴이 또 뜨겁게 뛰며 뻐근하다.

 

 이제는 얼굴에까지 붉은 열기가 옮겨붙어서 화끈거렸다.

 

 강 회장과 이세희 사이에 선 그의 상태는 미치기 일보 직전이라고 하는 것이 딱 맞았다.

 

 아버지의 뜻대로 하느냐, 마느냐!

 

 결혼할 상대가 있는 세희를 안아보느냐, 마느냐!

 

 

 

 지원은 속에서 일어나는 격동의 파도를 이겨내지 못한 채. 피곤한 몸을 풀어줄 겸해서 잠에 빠져들었다.

 

 

 

 그가 잠이 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장실에 들어온 인물이 누군지는 꿈에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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