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우리는 내려 놓았다 서로가 그리워도 잊어버릴 만큼
작성일 : 17-07-27 20:10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1879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날들은 지나갔다.

 

 

  강비서님에게 들은 내용은 끊임없이- 빔 프로젝터가 고장 나 버린 것 처럼 내 마음속에 비치었다.

 

  내 속에서 되풀이 되고 되풀이되어 마치 고장난 영화관의 영화처럼... 끊임없이 마음속에서 상영되었다.

 

 계속 흐르고 흘러- 돌고 돌아 내 속에서 실체를 입었다. 그래...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사랑은 언제나 두가지 일수 있다.

 

 

 

 순진하지 않으니.. 몰랐던 것도 아닌데..

 

 작약은 내내 , 이제 단념했노라고.... 했지만- 역시 하민씨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나도 사랑하게 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 마음을 알고 나자 - 아니 인정하고 나자 나는 좀 홀가분해졌다...

 

 인정한다.

 

 

 

 이 사실은 패배가 아니고- 단지 인정하는 것일뿐이라고- 스스로의 유치함 또한 얌전히 시키고자 노력하였다.

 

 그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 내가 이따위여서야 아무런 소용없단 생각이 들고... 질투를 씻어 내지 못하면...

 

 아무런 힘도 되지 못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 커져버렸으면- 그가 물 속에 좀 더 오래 , 있더라도 내가 돌아왔을땐

 

 멀리서 봐도 내 맘에 핀 이 꽃이 절대 시들지 않는다면..

 

 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바짝 마르고 바삭 바삭 좋은 소리가 나는 시트에

 

 볕이 잘드는 방에 그를 놓아 줄 것이다. 다시 마를때 까지- 그를 더 힘있게 잡아 줄 것이다.... 내가 손을 내밀면..

 

 그가 내 손을 잡아 줄 것이다. 처음에 아주 오래 손을 내밀고 물에 얼굴을 넣어서 그와 눈이 마주쳤을때...

 

 그가 숨을 내 손을 잡는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었는지... 나는 알고 있다. 다시 한번

 

 그런다고 해서.....

 

 

 아니 다시 한번 그렇게 할수 있다. 이제는 그게 어떤 순서의 일인지를 더 잘 아니까-

 

 

 기필코 그렇게 해 줄 것이다. 그도 함꼐 마를 수 있도록-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나도 , 나만의 물 속에 있었다. 나는 한 없이 약했고 한없이 힘이 없었다. 다시 찾아 가지 않겠다고- 말은 이렇게 호기롭게 해 놓고

 

 

 나는 김박사가 지어준 약에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

 

 

 약은 마일드 했지만 가슴의 어디쯤인가가 쇠로 된 벨트처럼 꽉 막혀있는 기분이었다.

 

 그 약에 의지하면 죽어라 울진 않았지만 , 토하게 우는 밤은 없었지만 또 다 잊을수도 없었다. 약으로 막아 둔 기분이라서

 

 상처에서는 멀어졌지만 - 또 기쁘다거나 행복하다거나 그런 생각을 오래도록 할수도 없었다.

 

 감정을 무디게 하는 약에 가까웠다..... 하지만 기쁠일은 솔직히 없었기에.. 상처를 피하게만 해 준다면

 

 별 상관이 없게 느껴졌다... 나에게는... 그랬다.

 

 

 

 세진이가 날 살피는 눈길에서, 부모님의 걱정스런 눈빛에서....... 나는 조금은 나를 많이 내려놓았다.

 

 다 쥐고 있을순 없었다. 걱정스런 목소리들과- 나를 처음 보는 듯한 낯설어하는 눈빛들에서

 

 나는 오랫만에 짙은 피로감을 느꼈다.. 다시 나는

 

 많은걸 잃어 있었다... 도하때와는 색채 자체가 달랐다...

 

 

 도하보다 훨씬 짧은 만남이었지만.... 작약의 색은 내게 녹아 들어...

 

 

 절대 지워질 것 같지 않았다... 절대로.... 아무리 오래 지워도 .. 지울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러니 내려 놓아야 했다.

 

 

 그와의 행복한 기억들도... 너무 사랑스러워서 견딜수가 없이 온 몸이 달짝지근하던 순간들도... 그가 웃을때의 눈에 생기는 가느다란

 

 눈매의 끝에 맺히는 아이같은 천진함도...

 

 그가 얄밉단듯이 눈을 쳐다볼때의 순진한 얼굴도- 나를 조용히 바라볼때의 깊은 눈매에서 비치어 오는

 

 그 깊은 두 눈동자를 .. 하나 하나 , 숨이 차게 뛸때마다 접어 책에 끼워 넣었다.

 

 하나하나 한장한장 - 그가 나를 위해 만들어준 것들을 접어 넣었다.

 

 

 

  그가 내 손에 적어줬던 대답을 끼워 넣었다.

 

 

 그가 마지막에 해 준 말로 한 대답도 집어 넣었다.

 

 

 

 그때의 눈매를 집어 넣었다.

 

 

 

 그가 나를 눈부시게 만들었던 순간들도 집어 넣었다.

 

 

 

 눈부시게 만든 순간의 첫번째 장은 짙은 공작새같은 블루로 젖어들었고

 

 

 

 두번째장은 진하다 못해 끈적이는 화이트로 젖어들었다.

 

 

 거울을 볼때마다 놀랐던 순간들도- , 하나 하나 집어 넣을때마다

 

 

 

 

 돌아보니.. 그가 아니라....

 

 

 내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꺠달았다. 나란 인간의 조각이 협소해서.. 그가 내게 만들어준 조각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싶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늘 내게 미안하다면서.. 내 세계의 면적 자체를 넓혀 준 사람- 말도 안되게 많은 세상을- 세계를...

 

 내게 구축해 준 사람.......

 

 

 그래서 지금은 아니다..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왠지 '핑계' 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되려 마음이 호전적으로 돌아서는 기분이었다.

 

 내가 내 조각들을 그의 손에 가득 채워서 그의 그림을 오히려 더 맞춰 줄수 있을때... 내 그림뿐만 아니라 그의 그림도 완성시켜줄수 있을때

 

 그때 나는 고민없이 돌아올 것이다.... , 그를 만나러- 그리고 그때까지 내 맘에 꽃이 지지 않았다면

 

 그때는 전력투구해야지..... 꽁무니를 빼면서 달아나지 않을것이다. 절대로- 이번도 난 달아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와 만나면서- 늘 나 자신을 조금은 초라하게 여기고 있었기에 더 그런 맘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되어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

 

 

 

 조금 떨어져서.. 우리의 문제를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이건 핑계가 아님을 마음으로 통감하였다.

 

 

 나는 조용히 되풀이했다.

 

 

 

 그가 나를 날려 보내 주었으니.... 날아갔다가 돌아갈 것이다... 그의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돌아올줄 몰랐기에 그의 얼굴에 퍼지는 놀라는 얼굴과 빛나는 내가 고통스러워 더는 펼쳐두지 못하고 접어 넣은 그 미소를

 

 내 두눈으로 볼 것이다- 더는 잃지 않을것이다...

 

 

 

 

 내내 뛰면서 생각한 탓에 나는 그제야 멈춰섰다.... 폐가 아리다 못해 뻐근해질 정도로 숨을 들이쉬었다... 뱉고 쉬었다

 

 뱉었다..

 

 

 

  숨이 나를 꽉 쥐었다가 스륵 놓아주었다.. 나를 놓아줄때의 그의 손 처럼

 

 너무나도 부드럽게.... 하지만 일말의 자비도 없이 나를 빠져나갔다.

 

 

 

 

 

 나는 잠시 걸터앉았다.. 강둑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집으로 돌아갈때 쯤엔 깜깜해져 있겠다 싶었다.

 

 

 내 귀밑에서는 그의 향기가 났다...

 

 

 

 

  마지막으로 만난 강비서님께 물어본 그의 향수는 싸지는 않았지만 구하기가 아주 어렵지도 않은

 

 향수였다. 강비서님은 가르쳐 주시면서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나는 이유를 말하지 않았고 강비서님도 이유를 묻지 않았다.

 

 

 우리는 말 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걸 알고 있었다- 서로에 대해서...

 

 

 

 

 여자들이 쓰는 향수였다... 그가 말했듯이...

 

 

 

 달콤하고 성숙한 꿀향과 꽃향을 풍기는 그 향수- 나는 그 향수를 매장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단

 

 지지 부진한 이유로 20통을 그 자리에서 사 들였다. 점원 언니는 몇번을 물었다...

 

 

  "20통이라구요?...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요?... 다시.."

 

 

 

 하지만 생각해 볼것도 없었다. 그리고 다 끼워서 끝낸 마음에 있는 그 책을

 

 

 

  아직 펼쳐볼때도 아닌데 손이 갈 때마다 향으로 그를 기억했다.

 

 

 향수를 뿌리고 , 눈에 맺힌 조금의 눈물을 닦고- 매몰차게 그 책에서 ,

 

 내 손을 떨쳐냈다...

 

 

 내 목소리가 내 안에 울리어 온다-

 

 

  당신 , 아마 자신 만만해 하고 있겠죠? 내가 당신 생각대로 당신의 손을 떠났다고...

 

 내내 그대로 있다보면 나도 당신을 잊을 꺼라고 그리 여기고 있겠죠?

 

 웃기지 말아요..

 

 

  난 단 한순간도 당신의 향 없인 숨 안쉬고 , 떳떳하게 당신 손으로 날아 돌아갈꺼에요-

 

 그러니 손 내리지 말고... 기다려요 그 자리에서- 꼼짝도 말구요-

 

 

 

 

 나는 그 향내를 다시 들이 마시고는 다시 일어났다. 시계를 보고 다시 반대로 뛰었다.

 

 심장이 터질듯 뛰는데도 , 전처럼 눈물은 나지 않았다. 해가 더 빨리 져 버렸으면 더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나는 주문처럼 되 뇌었다- 그의 향을 폐 깊숙히- 다시 들이마시면서 -

 

 나는 계속해서 , 달렸다.

 

 

 

 

 -

 

 

 

 나는 그녀가 넣어 두었다고 한 그 제인에어를 혼자 있을때만 펼쳐 보았다. 이 책을 내가 샀었던가?

 

 하민이가.. 놀러 왔다 두고 갔던가?.. 전 같으면 선명하게 떠 올렸을 텐데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덜어내다 보니

 

 기억은 이런 순간엔 박하게 날 밀어 넘어뜨리면서 ,조금만 눈매를 적셔도 백일몽으로 내게 찾아와 날 놀라게 했다..

 

 

 

 그녀가 봉투를 끼워둔 그 대목에는 , 누가 봐도 하민이의 솜씨로 줄이 그여 있었다. 내가 그었을 리도 없고-

 

 그녀가 그었다면 그녀는 굳이 여기에 봉투를 끼워두지 않았을 텐데... 3명중에 남은 사람은 하민이 뿐이었다.

 

 

 

 나는 그 대목에서 마음이 찡해졌다. 그녀에게 애초에 그걸 빌려준 것도 나였으면서....

 

 나는 몰랐던 사실을.. 그녀는 알았고- 그녀는 이 줄에 그인 붉은 줄이..

 

 아마 마음에 그어졌겠구나... 오래도록... 이 일을 잊지 못하고 내게 말하지도 못하고

 

 고민하였겠구나....

 

 

 나 때문에.. 또 많이... 아팠겠구나.......

 

 

 눈이 콱 아려오는 슬픈 사실이었다.......

 

 

 안에는 꽃잎도 들어 있었다.

 

 

 

 하민이는 그 일을 즐겼다.

 

 

 내 책 군데 군데에 그런일을 했었다. 우리 집에는 어머니의 취미 탓에 언제나 꽃이 있었다.

 

 거의 방방마다- , 하민이는 그 꽃들의 귀퉁이를 항상 떼어내서 빙글 빙글 돌리거나 하며 보다가 내 책 어드메에 끼워두었다가

 

 내가 책을 펼치다 찾아내면 , 뽀뽀를 해주곤 했다. 우리의 자그마한 놀이였다.

 

 

 

 그녀는 그럴때마다 놀라는 내 표정을 좋아했다. 나는 더 놀란척 했고- 그럴때마다 그녀는 즐거워 꺄르르 웃었다.

 

 

 

 이제 놀이를 해줄 사람은 없다.

 

 

 

 

 작약의 꽃잎과 수국의 어드메로 보이는 그 잎을 나는 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 귀로 문득 손을 가져가 본다- 뚫을때는 뾰족한걸로 뚫었으나- 다른 고통도 둔해진 탓인지 귀는 힘을 꽉 주자 쉽게 뚫렸다.

 

 그리고 몇분쯤, 희미한 통증이 내 귀에서 지난 , 그 사랑이 없던 일을 아님을 알렸다.

 

 나는 그 가느다란 고통이 오래 , 계속 있었으면 했다.

 

 이렇게 희미하게 다른이의 기억에 괴로울때.. 내게도 내 세상을 뒤집어 내 맘을 마르게 해 준 사람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싶었으니까- 황급히 손을 가져가서 - 두개인지 , 그 공유한 기억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지 확인하지 않아도-

 

 그 기억이, 두 사람이 공유했다는 걸 분명히 알수 있도록...

 

 

 

 장하임 답지 않은 일이긴 했다. 아마 그녀는 이걸 봉투에 넣으면서 울었을 것이다. 봉투 끝에는 망설임이 가득한

 

 느낌의 쭈글쭈글함이 묻어 있었다. 어쩌면 그녀는... 내게 상처를 내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참 애석하게도...

 

 

 

 사랑이었기에 , 이 사랑은 뿌리 끝까지 따뜻해서-.... 상처까지도 그럴수도 있다, 싶어진다-

 

 당신이라면 내가 그래줄수 있다. 당신이라면 날 좀 아프게 해도 된다. 당신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상처도 감사하게 받아 줄 거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상처 나 줄 테니까 원한다면..

 

 

 상처라도- 감사하게 받고 말 테니까.... 지금의 나라면...

 

 지금의 당신이 주는.. 상처라면..

 

 

 

 

 강비서는 내 앞에서 이제 진심을 빠르게 감춘다- 처음에 그 녀석이 미웠던 건 그제껏 왔던 놈들과 달리

 

 

 진심을 에지간히 못 감추기 때문이었는데..

 

 

 

 이젠 예전 모습이 그립다- 그는 나를 부서질듯 다룬다.. 예전엔 그런 것들이 싫어서 견딜수 없었다.

 

 죽을만큼 우는데 죽진 않는다는게 괴로웠다. 말도 안되게 고통스러운데 숨이 딱 멈추지 않는게 의아했다.

 

 

 이렇게 쓸쓸한데 숨이 쉬어지고 심장이 뛰어진다는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발버둥쳤다.

 

 

 

 

 청평에서는 나는 너무 괴로웠다.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경주에 오자 그제야 좀 내려앉았다.

 

 

 백일몽, 기억들, 플래시백, 어쩔수 없다, 포기하고는 찾아오면 그냥 찾아오는 대로 맞이했다.

 

 친구가 될순 없어도 내쫓지 않았다. 옆에 그런 기억들이 앉아도 , 나는 쫓아낼 힘조차 없었으니까...

 

 내가 ,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을 할수 있는 시간엔 장하임의 기억, 귀한 것을 쓰다듬듯이 한 부분 한 부분을 돌려보았다.

 

 

 예뻤을때 웃었을때... 그때 내가 어땠더라 더듬더듬 기억을 하면서...

 

 

 그녀와 앉았던 곳, 그녀가 쓰던 베게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깨었을 때의 빛을 떠올렸다.

 

 

 

 이랬겠구나- 외딴 이 곳에 내 손만 잡고 따라온 그녀의 기분이 이랬겠구나...

 

 

 

 처음 만났을때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사떡이라고 말도 안되는 떡을 들고 내 눈앞에 나타나

 

 겁없이 내 문의 초인종을- 아주 별나디 별나서...

 

 

 미친개를 깨우는 종이라면서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 별난

 

 이름을 가지고 있던 내 문의 초인종을 여러번 눌러댔지... 나는 가운을 입고 그 여잘 만났다. 당황하던 얼굴과

 

 

 애같이 말간 , 빛에 비친 눈동자-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때부터 알았더라면 좋았을까?

 

 소용없는 이야기다- 내가 말했듯이.. 사랑은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수 있는건 아니니까

 

 

 

 언제나- 피해야지 하고 돌아서면 이미 뿌리내려있고-

 

 

 

 뿌리가 애처로워, 얇은 잎이 너무나 애처로워서 잠시만 더 두지 뭐 하고 돌아서면

 

 

 

 나를 집어 삼킬듯 자라나고- 이제 뽑을까 하면 꽃을 피워버린다- 손을 댈수 없게...

 

 

 

 이제... 플래시 백이 일어나고 ptsd가 찾아와도 아무런 상관도 없다. 이미 난 휠체어를 타고 있으니까-

 

 이미 넘어질 일은 없다- 앉아만 있으니까....

 

 

 다리가 저릿거리고 따끔거려도 그것도 괜찮다. 아 내가 지금 깨어있구나 깨달을수 있으니까-

 

 

 

 시간이 내 주변을 부드럽게 흐르게 되었다. 일어난 사실들이 너무 아파서 끌어안자- 비로소 쇠사슬은 나를 관통해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걸 안아버리자- 나를 보는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더 안심할줄 알았는데 , 더 의아해 했다.

 

 

 나의 아무렇지도 않은 평화를 의문스러워 했다. 나를 불안해 했다.

 

 

 

 그래- 나는 괴로웠다. 지금 괴로울만한 사실들은 가득했다.. 한가지 저번과 다른건

 

 내가 할수 있는거라곤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것 뿐이었다.

 

 

 그러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놓아버렸다. 그게 날 괴롭히면 도망치는게 아니라 나를 물고 뜯어도 그럴수도 있지 뭐-

 

 그래버렸다. 나를 물고 뜯고 병들게 해도 저항하지 않았다. 그럴 이유가 없었으니까-

 

 

 

 모든걸 놓았고- 이제 겨우 , 내 목숨 붙여 놓는것 쯤.. 그정도가 다라면 충분히 할만했다. 아주 충분했다-

 

 

 제이미가 묻고 물어 나를 찾아오려다 , 내가 방문객을 거절한단 말을 듣고서 전활 걸어왔다.

 

 

 제이미는 장례식 내내 토하듯 , 나 못지 않게 울었다. 하민이는 그에게도 따뜻한 기억이었다. 좋은 기억이었다.

 

 

 그에게 그녀의 부재가..... 아프지 않았을리 없다.

 

 

 

 하임 이후 나는, 남들의 상처를 가벼이 여기지 않게 되었다... 이것도 그녀가 만든 내 안의 큰 변화였다.

 

 예전엔 다소 , 아프겠다고 하면서도 나만큼은 아닐테지.. 란 맘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모두에게나 상처는 아프고 그 무게를 남들은 잴수 없다. 자신만이 알수 있다.

 

 아픈것은 누구에게나 고통이고 , 더 아프고 덜 아프고 할게 없었다.

 

 

 

 제이미는 내게 귀에 끝없이 속삭였다. 장례식 내내, 하민이의 얼굴에 하얀 천이 덮히고- 내가 내 마른 꽃을 보내는 내내

 

 그는 속삭여주었다. 마치 내가 아니라 자신이 이성을 잃지 않기위해 자신을 다잡기라도 하는 것 처럼..

 

 

 

 그의 어색한 한국어와 , 슬픔때문에 밀려오는 영어들은 사과이기도 미안함이기도 의아함이기도 고통이기도 했다

 

 그는 때론 한국어와 영어로 영어만으로- 뒤죽박죽- 내게 사과하기도 미안해 하기도- 슬퍼하기도 .. 제발

 

 아파하지 말라고 탄원하기도 했다..

 

 

 

 

 그는 내게 말했다. 하민이가 얼마나 강한 앤지 알고 있었다고- ,

 

 

 

 하민이는 분명 돌아올거라고.. 마지막으로 봤을때만해도 품은 생기가 무서울 정도라

 

 곧 돌아올수 있을거라 믿었다고- 하민이는 역경 앞에서 도망치는 법이 없었다고- 언제나 용감했다고..

 

 

 돌아올거라 믿었다고-

 

 

 내게 희망이 고문임을 모르고 그런 말을 당신에게 해서 나도 미안하다고-.......

 

 영어의 속삭임은 부드럽게 들리웠다. 한글의 속삭임은 애타게 들렸다.

 

 

 그의 발음은 , 영어조차도 하민이와 비슷했다... 눈물이 뚝뚝 떨어지도록 그리운 어투, 말투. 목소리들로

 

 

 그는 내게 말해주었다.

 

 

 

 이제 보내주자고- 하민이는 착하고 예쁜 애였으니까.. 분명히 천국에 갈 꺼라고- ...

 

 천사같은 애였다고- 그래서 빨리 가려는가 보다고..... , 그도 약간은 횡설수설 했다.

 

 나조차도 그게 뭐가 틀린 이야긴지 알아채지 못할만큼 정신이라고는 하나도 있지 않았다.

 

 

 그대로 흘러 갔다. 그는 여러가지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지만 가장 고통스러워 하는건

 

 나와는 다른거였다. 다시는 유일한 가족을 못 만난다는 것 , 그것인거 같앴다.

 

 

 

 눈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 그런것처럼 느껴졌다.

 

 

 

 별수 없이, 전화를 받고 강비서가 상황 설명을 한 건지- 처음... 그가 희미한 목소리로 부른건 내 이름이었다.

 

 늘 미스터 심이 다였으나 그는 힘겹게 내 이름을 발음하였다. 그의 입에서 불리는 내 이름은 아주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이질적으로 들렸다. 하지만 목소리에 묻은 다정함도 템포도..

 

 

 여전했다...

 

 

 "지혁씨... 괜찮아요?.. 그렇죠 안 괜찮은거 알고 있어요-...."

 

 

 혼자 자조적으로 묻고 대답하는 목소리엔 당황과 슬픔이 그대로 느껴졌다.

 

 

 

 "당신은 내가 이방인이고 불편한 사람이었겠지만.... 당신은 내게 그렇지 않았어요

 

 내가 사랑한 친구가 스스로 말한 유일한 반쪽이고- 늘 결혼따위 하지 않겠다고 웃던 그 애가

 

 이 남자라면 결혼도 해보고 싶다고 한 사람이었죠- 당신이 나를 알기 전부터- 나는 이미 당신을 알고 있었어요-

 

 

 내가 정체성으로 험난한 가시밭길을 지나는 내내 하민이는 내가 딱 붙어 슬프지 않을 수 있는 하나의 친구였어요

 

 

 내 하나뿐인 사람이었어요.. 내 하나뿐인 친구고 가족이고 버팀목이었어요..

 

 

 

 나는 하민이가 당신을 사랑했음을 잘 알아요 내내 당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면

 

 당신을 놓아주고 싶어했을 거에요- 당신을 아프지 않게 해 주고 싶었을 거에요 ...

 

 

 하민이는 당신을 정말 사랑했으니까.. 당신 탓 따위 하지 않았을거에요.. 다른 사람들도 이런 말 많이 했겠지만

 

 저는 하민이의 가족이잖아요.. 하민이의 생각을 잘 알아요- 친구였으니까... 그러니 내 말은 믿어 줄 거죠? 정말.. 정말이거든요

 

 수십번 생각해도 그녀는 그랬을 거에요... 분명히요-"

 

 

 내가 대답하지 않자 제이미는 말을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내게 말을 이었다.

 

 말도 안될 정도로 외국인같지 않은 , 억양이 정확한- 정돈된 한국말-

 

 

 

  그의 목소린 가슴의 예민한 곳을 콕콕 건드리는 목소리였다.

 

 하민이와 같은 템포- 같은 숨- 같은 음절로 들려오는 목소리.... 나는 정신차리고 듣기위해 귀를 기울였다.

 

 

 "소용 없겠지만-.... 하임씨 .... 그대로 보내도 될까요? 당신 후회하지 않을까요?

 

 저는 사실 하임씨를 , 처음에는 미워하고 싶었어요.. 단 하나뿐인 친구니까.. 친구 편 들어 줄려고 그랬죠.....

 

 그랬는데... 만나보니까 당신도 너무 상처 투성이인데다... 그녀가 너무 좋은 사람이라..., 너무 따뜻한 여자라

 

 마음이 풀려버렸죠... 그냥 두 사람을 응원할수 밖에 없었거든요-"

 

 

 

 제이미의 말에 난 가슴이 아릿했다.... 통증이 텅 비었다 생각해서 마음이 편했는데.....

 

 그랬다. 그녀는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그러니 나는 그녀를 가질 자격이 없다. 그의 말, 그대로 그녀는 .. 정말 좋은 사람이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난 당신 편이니까...

 

 무엇이든- 무엇이든 기대도 좋아요-

 

 당신도 내내 .... 당신은 그렇지 않았을지 몰라도..

 

 언제나 내 친구였어요- 언제나요- 내가 당신을 만나기 아주 오래 전부터 당신은 내 친구였어요-

 

 그리고 , 이젠 당신은 내게 아주 큰 힘이 되는 존재에요.... 알겠죠?

 

 그러니 오래 아파하지 말아요- 당신은 이미 오래 아파 왔으니까요-

 

 길게 이별하였다. 그렇게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되지 않겠지만 ,힘들겠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할거에요- 하민이가 , 아주 멀리 갔다고......, 그저 여행을 먼저 떠났다고..

 

 그렇게 생각해 줄 거에요 , 내가 아니라, 언제나 기쁨주길 좋아했던 그녀를 위해서요..

 

 그 애는 사랑받는 애였고 사랑을 또 많이 주는 애였고 , 기억의 조각조각을 사랑으로 물 들이는 애였고-

 

 

 물론 만나보니 당신도 그랬어요- "

 

 

 내가 하민이 같았다고? 그녀는 봄꽃같은 존재였다.. 나는 ... 허풍이 가득한 멍청이였고

 

 그녀는 나를 일깨웠다. 나를 가르쳤다... 먼저 손을 뻗어 , 사랑이 뭔지도 모르던 나를

 

 사랑이 뭔지 , 배려가 뭔지, 마음을 살피고 신경쓰고 보살피는게 뭔질 알렸다...

 

 그녀와 나는 이제 너무나도 멀어졌다. 원래도 가까이에 있던건 잠시 뿐이라 믿을 만큼...

 

 떨어진 시간이 너무나 길었는데......

 

 나도 그랬을리 없다..

 

 

 그의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이 지독히도 써서

 

 나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러니 이제 , 편해져요..... 당신이 만나겠다고 하면, 그때가 언제라도 당신에게 갈 게요

 

 당신의 친구니까요-"

 

 

 그 많은 말들이... 조리있게 천천히 한국말로 내는 그 말들의 울림이 하민이와 꼭 닮았다.

 

 말 하기 전에 낮게 들리는 숨소리조차-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거기에 나올 내 목소리가 겁나서

 

 울리울 내 목소리가 싫어 난 대답하지 못하고 , 천천히 손을 들어...수화기를 똑똑 두드렸다...

 

 그러자 눈치빠른 제이미가 대답했다.

 

 

 "듣고 있었군요-... 됐어요 -.... 고마워요 , 지혁씨...

 

 당신이 없었으면... 나도 그 자리에 서 있을수 없었을 거에요.....

 

 

 정말 고마워요"

 

 

 전화는 그 이후에 부드럽게 끊겼다. 언제 다가섰는지 강비서가 내게 말했다.

 

 

 "지민씨가 까망이 맡아 주셨어요- 사모님이 나와서 더 반가워 하시더군요-

 

 꺼려하실까봐 걱정했는데... 까망이를 바로 받아서 품에 안으시던데요....? 예쁨받고 잘 클거 같애요-

 

 그리고 지민씨는....... 언제가 되어도 좋으니 , 연락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걱정 많이 하고 계신것 같았어요- 다시 나갈때까지 해결할 문제가 있어서 당분간은 한국에 계시겠다고 하셨어요- 고양이 용품이랑

 

 다 전해 드렸어요- 이제껏 화장실도 잘 가리고- 가구도 안 긁었다고도 말씀 드렸구요... 눈치 빠른 녀석이니까

 

 잘 가르치면 새 집에서도 안 그럴꺼라고도 말씀 드렸어요..

 

 안에 적응하는지 살짝 보고 나왔습니다. 괜찮을거 같아요- 좀 낯설어 했지만요- 문제 있으면 전화 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가구는 먼지 안 앉도록 커버 씌워 뒀구요- 쓰시던건 여기 화장실에 다 채워 뒀습니다- 청소 업체도 연락했구요"

 

 

 나는 약하게 올라온 눈물을 눈을 굴려 부드럽게 안으로 들여보내듯 흐르지 않게 잠시 시간을 두었다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그러자 강비서는 알았다는 듯이 살짝 네 라고 대답을 하고 문 밖으로 나갔다.

 

 

 강비서도 안됐다... 안타깝도록 그 사이 헬쓱해졌다.... 그래.. 여기는 기차를 이용해도 멀다.

 

 

 경주에 ktx가 생긴건 알지만 그러고도 한참을 차를 굴려야 여기로 온다. 서울 집을 완전히 정리한건 아닌듯 해도

 

 여기서 보내는 시간이 터무니 없이 길어졌다.

 

 

 강비서는 전에 장하임이 쓴 방 옆방을 쓰고 있다.

 

 

 그 방은 작은데다... 좀 외풍이 들어 추운 편인데 왜 그방을 쓰는지는 묻지 않았다. 다른 방을 하임이가 썼단걸 알아서인지..

 

 모르는데도 그게 편해서 인지..... 하지만 뭔가 창에 덧대기라도 해야 한다... 추운데서 재우고 싶진 않으니까..

 

 

 마음이 쓰인다. 괜히 내 옆에서 고생한다 싶어서...

 

 

 나는 그런 생각할 여유가 있는 걸 보니.. 내가 무뎌졌구나 싶어서 또 한번 내 자신이 한심했다.

 

 

 까망이가 늘 마음 한켠에 걸렸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지민이라면 녀석을 곧잘 쓰다듬어주고 안아주고 할 것이다..

 

 괜찮을거다....

 

 괜찮겠구나 - 나는 마음을 놓고서 창 밖을 바라보았다. 창은 부드럽게 빛이 번져가고 있다... 나는

 

 장하임이 떠날 날을 강비서에게 묻지 않았다.

 

 묻지 않아도 강비서는 내 분위기를 살피다가 살짝 전해 주리라

 

 그는 이제 배려가 몸에 붙었다..... 아마 살짝 전해줄 것이다.. 내가 어떤 기분을 느낄지 신경쓰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그는 아직도 내 다리가 떨릴때마다 모르는 척 하며 내 다리에 담요를 덮어준다... 나는 상관없고 신경도 쓰지 않아도

 

 강비서는 그런 일들을 신경쓰니까...

 

 이렇게 계속 갈순 없다..

 

 강비서도 돌아가야 한다... 여기는 나만이 마음편한 곳이지 저 녀석에겐 유배지나 다름 없을테니..

 

 녀석에게는 어떤 방법으로든... 내게서 떨어질 만한 일이 필요하다... 진실로-

 

 

 나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나는 서랍을 열어서 그녀가 책 작업을 하면서 , 내게 남겨둔 스케치들을 팔락팔락 넘겼다. 살짝 냄새를 맡자, 연필과 종이의 건조한 향과 그녀가 즐겨 먹는

 

 사탕의 내음같은것이 살짝 풍겼다...

 

 

 그림이 참 따뜻하기도 하다...

 

 

 이대로 충분하다. 이거면 충분하다.. 이렇게 나는 정체되어 시간을 먹어 갈 것이다- 아주 천천히 아주 느리게- 아주....... 찬찬히-

 

 

 나는 눈을 살짝 감았다. 나는 요즘 눈 감는 시간이 잦아졌다... 소리가 조용한 이곳

 

 어디선가 새가 울었다. 그 소리가 마음에 오래도록 남았다.

 

 

 

 

 -

 

 

 두 부모님께는 인사를 미리 했다. 그녀와 나는 공항에 서 있었다. 짐은 부치고 , 그녀와 나는 가방 하나씩을 메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그 사이- 여전히 잘 웃지 않았지만 여전히 특별히 무너지지도 않았다. 준비는 내가 손 쓸것도 없이

 

 그녀 혼자 척척 잘 했다. 그녀는 마치 혼자서 할 일들을 정해 놓기라도 한듯 움직였다...

 

 

 게다가...... 어느날엔가 하임을 스치었을까...문득 그녀의 향기가 바뀌었음을 나도 알았다.

 

 그녀에게선 그녀가 자주 쓰는 로션 향이 전부였는데.. 가끔 사탕이나 색연필같은 소재의 냄새도 풍겼지만

 

 대체적으로 하임이는 향수도 톡 쏘는 소녀들이 쓸 법한 향수를 썼었다. 적어도- 예전엔..

 

 어느순간 낯설을 정도로, 무척이나 달콤하고 비싼 부티크 향수에서나 날 법한 스웨이드 비슷한 향이 풍겼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향기-

 

 달큰한데 끝이 싸늘했다.. 나는 이 향기가 무엇이었지... 하고 생각하다가 벼락을 맞은듯 꺠달았다..

 

 

 그의 향기였다.

 

 그의 향기가 그녀의 체온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바로는 알수 없었던 거다... 나는 불쾌했지만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는 내가 오히려 허망하게 생각했다... 그녀는 전혀 허망해하지 않았다 마치 미래 계획이 다 세워진 사람처럼

 

 오히려 내가 스스로에게 , 하임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자문했다...

 

 

 이런게 진짜 의미가 있을까 ?

 

 떠나는 마당에...

 

 이미 그와 그녀는, 헤어졌는데...

 

 

 반듯하게 헤어지진 않았지만- 아마도 아직도 서롤 그리워 하고 있을 테지만

 

 그 남자에게는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결국 그리고 그 여자는 죽었다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서

 

 

 

 하임은 돌아갈수 없었다.

 

 

 남자가 천성적으로 뻔뻔한 사람이라면 그럴수 있었을지도- 하지만 하임이의 손을 잡기까지도

 

 한참이 걸린 사람이기에.. 알수 있었다. 애초에 놓아주려고 고심하고 있었지 않은가....

 

 

 그에게는 이게 결말이었다...

 

 

 하임이의 결말은 뭔지 모르겠지만- 하임이는 누가 봐도, 아직도 기억을 지우지 않았다 사랑도 버리지 않았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나와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버지의 조언 때문이라고해도- 생각보다 순순히...

 

 

 그것은 나에게 상처이기도.. 행복이기도 했다.. 나도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 나는 기뻐해야 하는걸까..

 

 아니면 슬퍼해야 하는걸까...

 

 

 그녀는 며칠전 머리를 짧게 잘랐다. 단발에 가까울 정도로- 그 탓에 드러난 훤한 목은 살이 빠진탓에 가느다랗고

 

 그녀를 무척이나 여려보이게 한다.. 가느다란 뒷모습이 애같아 보인다, 그녀의 옷차림 또한- 그녀를 그렇게 보이게끔 한다-

 

 

 

 

 "자 이제 수속 밟자 시간 얼마 없네.."

 

 

 내가 그녀를 채근하자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일어섰다.

 

 

 "원래라면, 조깅해야 했는데... 못했더니 뻐근하네.."

 

 

 건조한 혼잣말에 나는 그저 본심을 감추고 웃었다.

 

 

 운동이라면 질색하던 그녀.. 내내 딩굴거리면서 개구지게 웃는게 다였었으면서.... 운동을 하자고 하면

 

 숨쉬기 운동을 하고 있잖아? 라고 엉뚱한 말이나 하던 ... 그런 하임이는 이제 없다.. 어느새 그녀는 운동을 죽어라 하는

 

 사람으로 어느새 바뀌여 있었다. 립크림을 바르지 않아서 입이 무척이나 터 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멍하니 보다가

 

 머릴 쓰다듬었다. 그녀는 살짝 놀란듯 하다가 손을 살짝 밀어냈다. 거의 본능적으로-

 

 

 "가자. 바쁘다면서- "

 

 

 그녀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찾아올까봐서 기대하는 자신이 더 두려운것 처럼-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금 급하다 싶게....

 

 우린 그렇게 비행기에 건조하게 올랐다.

 

 내내 그녀는 망설이는 듯이 눈을 감았다 뜨고... 한숨을 낮게 쉬었다..

 

 곧이라도 비행기에서 일어날것 처럼 보여 내가 더 불안해졌다..

 

 그러나 비행기가 뜨고 , 내가 졸리면 자라고 말해주는 내내 그녀는 대답하지 않곤 그저 살짝 웃고

 

 내내 스케치에 몰두해 있었다. 그녀의 그림은 보고 있으면 언제나 그랬듯이

 

 다정했다. 그 다정함에는 색다른 이질감이 이는 분위기 또한 스며들어 있었다. 나는 못난 질투를 하지 않기위해

 

 산뜻하게 웃고서 이어폰을 꼈다.. 이어폰에서는 낮은 노래가 들렸다... 나는 그녀의 옆얼굴을 바라보고- 그녀는

 

 내내 스케치북을 바라보면서.. 점점 멀어지는- 떠나온 곳을 바라보았다.

 

 

 

 -

 

 

 

 이탈리아에 온지 10개월 ,어느새 일년이 가까웠다.....

 

 

 나는 더디게 , 몹시 더디게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있었다. 스쿨의 다른 친구들도 다 타지에서 온 학생들이라

 

 나랑 수준이 비슷했다. 그게 그나마 다행인 것이었다.. 이탈리아어의 발음은 좀 피곤하다고나 할까?

 

 가끔 바람처럼- 새소리처럼 들리우던 그런 한글이 부러웠다...

 

 

 시간은, 참 빠르게 나를, 그리고 그 자리에 못 박혀 있던 사랑을 지나친다..... 내 마음까지는 통과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스쳐 지나친다. 그저 겉만- 훑고 가 버린다.

 

 

 나는 세진이의 도움으로 세진이 밑의 층에 세를 들었다. 별로 비싸지도 않은데다

 

 낮에 드는 볕이 유난히 좋았다. 바스락 바스락 드는 햇살이 , 결이 느껴질 정도로 환한 남향의 집이었다.

 

 창도 유난히 크고- 널찍했다....

 

 

 그 볕 아래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거나 짙은 커피를 타다보면 나는 작약과 함께 있는 듯 해 포근했다.

 

 그의 기억은 ,내게는 아버지의 말 대로였다.

 

 

 멀리서 봐도... 예뻤다. 멀리서 봐도- 좋았다. 멀리서 봐도

 

 

 그를 잊을순 없었다.

 

 

 

 

 처음엔 나는 와서 한동안 그저 멍하니 그림만 그렸다.

 

 

 아침에서 밤까지- 졸리면 그대로 엎어져 잠들었다.. 짐 정리를 아주 오랫동안 하지 않았다.

 

 캐리어 조차 안 풀었다. 그저 한켠에 던져놓고서 그냥 도착해서는 그저 그리고 그리고 그렸으니까...

 

  그저 난 그림만 그렸다. 조금은 광기어린 사람처럼- 다 쏟아내서 모든걸 다시 세우고 싶어서 그랬던거 같다.

 

 

 

 멈출수가 없었다. 멈추고 싶었는데...

 

 

 

 세진이도 문을 열었다가도 곧 문을 밀어 닫았다.. 날 말리지 않았다..

 

 소용없다는걸 아는것 같아서... 차라리 다행이었다..

 

 

 내 손은 혼자서 춤을 추듯이 끝없이 움직였다... 이리 저리- 춤춘 궤적이

 

 스케치북에 빼곡히 남았다. 그러고도 지치질 않는지 그려도 그려도 그려도 모자라는 기분이 들었다.

 

 내 자신이 타는 난로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연료가 너무 꽉 차서 내 자신이 타버리는 것 처럼-

 

 조금이라도 내 보내 버려야 될 듯한 이상한 감정이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다가, 바보 멍청이처럼 , 문득 문득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나 싶어, 벌떡 일어나기도 했다.

 

 

 그는 날 사랑하고 나도 그를 사랑한다... 그런데 내가 왜 떠나왔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지만 곧 다시 자리에 앉을수 밖에 없었다... 그의 마지막 표정과- , 안봐도 눈에 선한 그가 넘어졌을 모습과...

 

 그리고 내가 본 하민씨의 갸냘픈 모습이 떠올랐고 그 손을 잡고 기도하듯 중얼거리던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 모습을 떠올리고 나면... 나는 내가 왜 여기 와 있는질 깨달았다...

 

 

 그리곤 다시 곧 그림을 그렸다..

 

 

 

 손에 구멍이 뚫려 머릿속의 생각이 손 끝으로 흐르는 듯이 그림이 끊임없이 나왔다.. 허기가 진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스케치북이 모자랄 때만 일어났다... 그럴때만 일어나서 스케치북을 다시 찾고 또 그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꼬박 며칠밤을 안자고 버텼더니 그리다 선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세진이가 나를 일으켰다. 그는 내게 자신의 옷을 벗어주고

 

 나를 레스토랑으로 데리고 갔다. 가는 내내 내 얼굴을 보지 않았다. 나 또한 별 말 없이 덜렁 따라나섰다. 사람들은

 

 나를 흘긋 흘긋 보았다. 모두가 옷을 멋지게 입고 있는데 나는 세진이의 두툼한 점퍼를 걸친 묘한 차림새였으니까...

 

 

 세진이는 내 몫까지 주문을 했고, 천천히 음식이 나왔다..

 

 나는 나오는 데로 먹었다. 세진이는 내게 음료수를 밀어 주었다..

 

 마시고 먹고 나니까 - 그제야 세진이의 얼굴이 똑바로 보였다.. 그는 고통스러워 보이기도- 묘하게 달떠 보이기도 했다..

 

 

 그와는 상관없이... 나는

 

 뭐랄까 다 끝난듯 개운했다.

 

 

  마음먹은 대로 했어야 했는데- 마음 먹은데로 갔어야 했는데

 

 나는 벌써 흔들렸구나 , 벌써 약해졌구나... 그의 손에 더 많은 조각을 가져다 주겠다고 해놓고서 나는 또 슬퍼하고 있었구나

 

 싶어서 나는 고갤 잠시 떨구었다. 그런 나를 세진이가 , 다 안다는 듯, 수고했다는 듯 툭툭 어깨를 쳤다.

 

 세진이와 이래서 오랜 친구였다.. 세진이는 내가 무슨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거의 늘 알아챈다.. 알고 있었다...

 

 내 방 문 앞에 스케치북을 두는 사람이 세진이란걸- 목이 마르지 않게 앞에 물을 가져다 둔 것도 세진이란걸

 

 나는 나를 좋아해서 어쩔수 없이 내게 약하게 구는 , 딴데는 약아 빠졌으면서 사랑때문에 나한테는

 

 멍청할 정도로 약한 세진이를 바라보았다. 나는 속으로만 이야기 했다... '멍청하기는... 왜 나한테 잘해줘- 바보같이-'

 

 그런 나를 세진이는 '니가 더 바보같다 , 멍청하기는 ' 이런 개구진 표정으로 보았다. 말따위 필요 없었다.

 

 

 나는 다음날부터 집을 구하고 학교에 등록하고 성실하게 공부했다,

 

  그가 그토록 서툴다며 슬쩍 ,웃던 모습을 떠올리면서

 

 매장을 찾아가서 화장품을 사고, 거기서 화장법을 배웠다. 남들만큼 자연스럽진 않아도 얼굴에 뭔갈

 

 꾸준하게 칠할수 있게 되었다... 부드럽게 , 자연스럽게 화장을 할수 있게 되었다...

 

 

 이탈리아에선 어떤 사람도 옷을 못 입지 않았다. 누구나 멋지게 자신을 표현했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조금씩 변했다. 모습이 가장 많이 변했다... 그리고 멘탈이 조금씩 단단해졌다. 아직도... 우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겉으론 전혀 티가 나지 않으니 다행이었다....

 

 

 그가 그리워서 문득 여기에 있고 싶지 않다 싶을때면,

 

 몹시 힘든 날에만 너무 힘든 날에만 ... 견딜수 없는 날에만 그의 쪽지를 꺼내서 그의 글씨를 눈에 담았다.

 

 

 

 그의 목소리가 희미해지는 것 같을때에는 그의 목소리를 떠올리고자 노력하면서 읽었다... 그러고 나면

 

 맘이 조금은 진정되는거 같았다... 떠날때는 형편없는 털을 가진 참새였어도 그의 손에 돌아갈땐 그렇지 않을거라고

 

 뛰며 다짐한 내용을 스스로 되새겼다... 학교에서 배우고 나오면 나는 아무데나 걸터 않아 그림을 그리곤 했다.

 

 이탈리아 사람은 아무나 말을 잘 걸었다. 그래서 별로 친화력이 높지 않은 나에게도 쉽게 친절하게 굴었다.

 

 벤치에 걸터 앉아 내게 없었던 잘 재단된 청바지에 다리를 꿰고 부드러운 티셔츠에다 린넨을 걸치고 그림을 그리고 있노라면

 

 예전의 일들이 조금은 잊혀지곤 했다.

 

 

 

  아버지의 말이 맞았다.

 

 

 

 멀리서 보면.. 머리가 좀 식을꺼라던 그 말- 나는 이제 마음에 물을 차례였다..... 돌아갈 용기가 있을까? 내가?

 

 나는 마음에 자문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금 마음에 물었다.

 

 

 그를 아직도 사랑하느냐고-

 

 그를 다시 찾으러 갈 거냐고-

 

 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생각하느냐고...

 

 나는 대답을 잠시 못했다.

 

 

 

 그때 세진이가 다가왔다. 옆에 가득한 친구들- 옆의 여자애는 신입생인데 이름이 이사벨라라고 했다.

 

 세진이의 얼굴에서 눈을 못 뗀다.. 나는 정겹게 웃었다. 그녀의 얼굴에 깃든 홍조에서

 

 사랑이 보여서... 그런데도 하나도 질투가 일질 않으니... 세진이의 마음이 어떤지는 몰라도

 

 나는 그곳에 모든걸 두고 왔는지.. 그런 마음은 일질 않는다..... 그의 곁에서 있는 사람들은

 

 내가 좀 싫으리라- 그토록 세진이가 챙기는데도 끝까지 받아주지 않는다 싶어서

 

 

 내가 건방지다고 생각하겠지....

 

 

 세진이는 말을 걸어와서 물었다...

 

 "밥 안먹어? 우리 옆에 가서 뭐좀 먹을까 하는데- "

 

 "아니야 됬어- 난 스케치좀 하고 집에 갈려고-"

 

 

 그 기색에 세진이는 옆의 친구에게 먼저 가 있으라고 말한다.. 친구들이 싱긋 웃으며 우릴 지나친다- 그럼에도

 

 그 여자애가 끊임없이 돌아본다. 난 나도 모르게 그 발갛게 상기된 볼에 싱긋.. 또 웃고만다.

 

 

 "너 내 앞에서만 한국어로 말 하더라.. 이제 간단한건 가능한데-"

 

 내가 조금 심통부리며 말하자 세진이는 부드럽게 눈을 웃음지으며 대답한다.

 

 

 "에- 그럴꺼 뭐 있어 한국어로 말하는게 그리워- 여기 있으면 혀를 너무 꼬아야 해서-"

 

 이제 우리 사이의 바람도 부드러워졌다... 세진이는 더는 날 몰아 붙이지도 , 자기의 마음을 이야기 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포기일지도 어쩌면 보류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이대로 지낼수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사벨라가 니 얼굴만 보더라-"

 

 내 말에 세진이가 의아한듯 되 묻는다-

 

 

 "신입생? "

 

 

 "응 , 귀엽던데?"

 

 

 내 말에 세진이가 픽 웃는다..

 

 

 "나보다 한참이나 어려- 미국에서 여기로 오기가 쉽냐? 좀 챙겨주긴 했지-"

 

 능글거리는 웃음- 저러니 고백을 매번 받지-

 

 

 "니가 이렇다니까-"

 

 

 그 말에 세진이가 나를 보면서 웃는다

 

 "가서 먹자- 집에 가 봤자 또 뭐 사먹거나 ... 아니면 말도 안되는 기묘한 요리로 때울 꺼잖아-"

 

 나는 고갤 갸웃한다 좀 불편한데... , 혼자도 괜찮도록... 그래서

 

 요리를 익히려고 애를 썼다 그동안에...

 

 조금이라도 배워 놓자 싶어서.. 그래도 언제나 맛이 좀 달랐다...

 

 달거나 짜거나.... 말도 안되는 요리들일때가 많았으니까..

 

 

 

 

 "낯설어서- "

 

 

 

 세진이가 그 말에 나를 진중한 눈으로 스친다.

 

 "낯설어도 , 한두번 지나면 아는게 될꺼야- 이제껏 모든게 그랬듯이-"

 

 세진이는 멀리를 바라보면서 내게 말한다-

 

 

 

 "그런걸까?"

 

 

 "그럼-"

 

 

 

 나는 엉덩이를 털며 일어난다- 가방에 스케치북을 넣고서 가벼이 웃는다

 

 

 

 "아니야- 집에가서 샌드위치 먹고싶어-"

 

 

 "그럼 내가 연락할께-, 그래 가지말고- 같이 빵 사서 돌아가자-"

 

 세진이는 내가 식사를 거를까봐서 이런식으로 식사를 하는걸 눈으로 챙긴다. 나는 애 보듯이 나를 지켜보는

 

 세진이가 조금 우습다.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 가서 먹고 와-"

 

 "아니야- 그래도 밥은 같이 먹어야지- 넌 남이 밥 먹나 체크하지 않음 밥조차 잘 먹지 않으니-

 

 챙겨야지-"

 

 밉살스런 동생 대하듯 내 머리를 콩 쥐어박는 세진이 탓에 나는 살짝 웃었다.

 

 바람이 우릴 부드럽게 스쳐 지난다. 내 스케치북 속 마지막 장에는 변함없이 그가 그려져 있었다.

 

 그때의 그를 몇번이나 떠올리며 그린 그림- 세진이도 알고 있기에 마음이 가벼웠다.

 

 나도 알고 , 그도 알고. 세진이도 알고 있으니... 나는 제대로 가고 있다. 우리는 순항하고 있다..

 

 나는 살짝 웃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5 마지막으로, 당신을 밀어서라도 2017 / 7 / 27 61 0 16424   
204 생각 , 결정 그리고 위험한 시간 2017 / 7 / 27 30 0 14297   
203 희영의 결심 공기의 변환 2017 / 7 / 27 26 0 11241   
202 한 밤의 통화 2017 / 7 / 27 17 0 11241   
201 버림 받은 자들의 마지막 발악 2017 / 7 / 27 18 0 15345   
200 누가 나에게 나를 가져다 주는지 , 희미한 의… 2017 / 7 / 27 17 0 12622   
199 달라지는 사실, 엇갈리지 않기를 2017 / 7 / 27 11 0 15789   
198 돌아 갈 시간? 2017 / 7 / 27 18 0 15032   
197 찾아 온, 어머니 2017 / 7 / 27 18 0 15182   
196 서로는 다른 길로 그러나 같은 목적지로 2017 / 7 / 27 17 0 18400   
195 돌아온 계절 , 다시 일어나는 또 다른 비극 2017 / 7 / 27 18 0 18833   
194 결단, 누가 곁에 남는가 2017 / 7 / 27 15 0 15986   
193 우리는 내려 놓았다 서로가 그리워도 잊어버… 2017 / 7 / 27 15 0 18792   
192 그대로 사라지면 될 것 같은 , 이유의 종말 2017 / 7 / 27 22 0 16253   
191 정리 , 돌아서도 잊혀지지 않는 2017 / 7 / 27 17 0 18380   
190 지나 온 사이의 사정 2017 / 7 / 27 16 0 18383   
189 예정된 작별 2017 / 7 / 27 17 0 19140   
188 스러지다, 무너지다, 부서지다- 2017 / 7 / 27 16 0 18772   
187 마지막 추억, 그리고 손에서 스러지는 2017 / 7 / 27 17 0 16520   
186 서로에게 다른 , 누구에게나 아플 d- day 2017 / 7 / 27 15 0 17497   
185 남은 건 단 이틀 남짓 2017 / 7 / 27 20 0 16738   
184 불안한 파동, 라스트 찬스 2017 / 7 / 27 24 0 18707   
183 눈물이 떨어지는 멜로 , 어울리지 않는 경쾌… 2017 / 7 / 27 17 0 18992   
182 나는 알고있다 , 하지만 너 조차도 알고 있다. 2017 / 7 / 27 19 0 19064   
181 부드러운 가면 속 숨겨왔던 사실, 벛꽃이 가… 2017 / 7 / 27 18 0 18966   
180 방아쇠에 손을 올리면서 , 남은 미련을 지우… 2017 / 7 / 27 18 0 18890   
179 한마디 한마디 , 잊지 않고 대답해주는 2017 / 7 / 27 18 0 18867   
178 내내 괴롭고 내내 그리워할 사람 2017 / 7 / 26 13 0 18260   
177 곱디 고운 노래가 끝날 즈음 2017 / 7 / 26 19 0 18492   
176 마치 우리는 , 평범한 연인들처럼 - 2017 / 7 / 26 13 0 18304   
 1  2  3  4  5  6  7  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