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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밤의 아이들
작가 : 어설트
작품등록일 : 2017.6.17

이곳은 죽은 자들의 세계, 사자(死者)의 세계다.
동화 같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죽은 자들의 이야기.

 
2-1. 한 걸음
작성일 : 17-07-27 11:22     조회 : 52     추천 : 0     분량 : 6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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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것은 소녀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소녀의 숨이 가빠왔다.

  그녀는 눈을 들어 자신의 좁은 세계를 바라보았다.

  목소리도, 온기도 없는 고요한 병실 한 칸.

  그리고 소중한 친구, 하나.

  세상에 남길 미련이라고는 그 작은 친구 하나 밖에 없었다.

  나른한 졸음이 쏟아졌다.

  눈이 감겨오는 와중에 소녀는 친구의 파랗고 예쁜 눈을 바라보았다.

  예전부터 그 눈은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둘 사이에 대화는 눈을 바라보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친구는 오늘도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소녀는 웃었다.

  하나뿐인 친구의 인사를 들으며 소녀는 눈을 감았다.

  소녀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우린 죽는 순간 이 세계에 오게 되어있나요?”

  찻잔을 기울이던 희나리가 고개를 들었다. 솔은 맑은 차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어째서 그런 걸 물어보시는 거죠?”

  “그냥, 그런 거 같지 않아서요.”

  솔이 대충 얼버무리자 도현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두 손을 깍지 꼈다.

  “맞습니다. 꼭 그렇지만은 않죠.”

  나긋하게 대답한 도현은 희나리를 돌아보았다.

  “희나리는 어떻게 이 세계에 왔습니까?”

  “네?”

  돌연 질문이 자신에게로 향하자 희나리는 당황하며 되물었다. 잠깐 허둥거리던 그녀는 기억을 더듬었다.

  “죽었을 때, 저는 무척 졸렸어요. 자고 싶었고, 이게 마지막 잠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쩐지 다시 못 일어날 것 같았거든요.”

  희나리의 나지막한 설명에 솔의 눈이 조금 흔들렸다.

  솔은 그녀가 죽는 순간을 보았다. 그러나 그 덕분에 솔은 희나리를 헤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잠들고 일어났을 때, 여전히 그곳이었어요.”

  두 손에 싸인 찻잔이 따뜻하다. 그날도 이처럼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소녀의 죽음은 평안했다.

  그녀가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 세상은 여전히 조용한 병원이었다.

  그러나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나른한 잠이 달아났고, 몸이 가벼웠다. 내딛는 걸음이 위태롭지 않았고, 숨이 가쁘지도 않았다. 몸이 깃털이 된 것 같았다. 가볍고, 편안했다.

  겪어본 적 없던 그것을 실컷 만끽하고 있을 때, 희나리는 어디론가 가야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그런 의식에 사로잡히며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허공에 빛이 생기며 문이 열렸다. 문 안쪽은 새하얀 빛으로 찬란했다.

  그것을 본 순간 희나리는 자신이 가야할 길을 깨달았다.

 

 

  “세계에 가고자하는 이에게 문이 열립니다.”

  희나리의 이야기를 듣고 도현이 덧붙인 말이다.

  “그곳으로 향할지 아닐지는 그저 선택입니다.”

  “무섭지 않았어? 어디로 가는지 모르잖아.”

  “글쎄, 음.”

  솔의 물음에 희나리는 그때의 기억을 더듬었다.

  “확신이 있었던 거 같아.”

  “확신?”

  “응. 이제부터 무얼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

  솔은 고개를 기울였다.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알 것도 같았다. 이 세계를 떠나는 사람들의 얼굴이 그러했던 것도 같다. 지금 향하는 이 길이 옳다는 믿음. 편안하고, 두려움이 없었던 믿음.

  “다른 건요?”

  “한이 어두워 산 자들의 삶을 떠돌다가 오기도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며 도현은 나긋하게 웃었다. 미소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솔은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되물었다.

  “그리고?”

  “때로는 사자를 만나기도 하죠.”

  “그들이 이곳으로 인도해주나요?”

  “길을 알려줍니다.”

  솔은 무언가를 생각하듯 입을 다물었다.

  “기억이 나십니까?”

  그의 나직한 물음에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던 솔은 이윽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사자를 만났어요.”

  그리고 조용히 웃었다.

  “죽음에 우는 나보다 더 슬퍼 보이는 사람이었어요.”

 

 

 

  희나리는 사람의 눈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병실에 있었을 때, 희나리와 엘리자베스는 늘 눈으로 이야기했다.

  그들 사이에 대화는 필요 없었다. 누가 보면 예쁜 색을 입힌 유리알일지 몰라도 희나리는 그녀의 눈이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솔을 만나고 그녀의 눈에 깃든 무수히 많은 빛나는 것을 보았을 때, 희나리는 그녀가 부러웠다.

  솔은 기억이 없다고 했지만, 희나리는 그녀는 아주 많은 사랑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눈은 그런 눈이었다.

  솔은 좋은 친구였지만 통통 튀는 성격 탓인지 늘 바빴다. 자주 나갔고, 잘 말해주지 않지만 최근에는 여러 고민이 있는 듯도 했다. 생각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적어 서운했지만 바빠 보이는 솔을 방해할 수 없어서 희나리는 틈만 나면 도현의 집무실에 놀러갔다.

  도현은 그녀의 방문을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아니 모든 이들에게 그랬다. 그는 아주 너그러운 사람이었으니까.

  그런 반면에 도현은 희나리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알 수 없는 사람이기도 했다.

  도현은 평소에 감정을 담지 않는다. 늘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해주지만 와 닿지 않았고, 그는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가도 일이 끝나고 나면 대담하게 잘라냈다. 도현의 행동엔 군더더기가 없었다. 해야 할 것들만 정직하게 움직였다. 그것이 매정하다고 하면 매정했고 분명 어딘가 메말랐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도현은 속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게 철저하게 움직이는 그에게 딱 하나 의미 없어 보이는 게 있다면 늘 맞추고 있는 백색 퍼즐이었다. 희나리는 퍼즐을 맞추는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물었다.

  “그거 재미있어요?”

  솔은 나가서 없고, 방에만 있기 따분했던 희나리는 여느 때처럼 도현의 집무실에서 빈둥거리다가 궁금해졌다.

  하얀 퍼즐 조각의 굴곡을 살펴보고 있던 도현이 고개를 들었다.

  “아무 그림도 없고 지루해 보여서요.”

  그리 크지도 않은 판인데 종일 맞추고 있으니 지루해보일 만도 했다. 그렇게 헤아리며 도현은 빙긋 웃었다.

  “지루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맞추는 퍼즐은 매번 달라지니까요.”

  모양도 색도 같은 퍼즐 중에서 매번 마지막 퍼즐을 같게 하는 어려운 일이라. 미리 빼놓지 않는 이상. 마지막 퍼즐이 어느 자리에 올지 보는 것이 재미있다는 걸까? 희나리는 그의 답을 이해할 수 없다. 다만 빤히 바라보다가 말했다.

  “나중에 저도 맞춰 봐도 돼요?”

  “기회가 있다면요.”

  그는 자상하게 말했지만 어딘가 묘했다. 거절하는 기색은 아니었고, 마치 그는 그녀가 퍼즐에 손 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투였다.

  도현이 하는 말은 종종 어딘가 이상하다. 가끔 그는 한 박자 빠르게 말했다.

  예를 들면, 지금 누가 오고 있는지, 같은.

  “이왕이면 멀쩡하게 들어오면 안 됩니까?”

  도현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직후 무언가가 창문을 소란스럽게 깨고 날아와 집무실 바닥을 굴렀다. 도현이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면 뒤통수부터 당해 함께 구를 뻔했다. 그러나 도현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피했고, 그래서 날아온 사람의 이름을 한숨과 함께 불렀다.

  “이난.”

  그가 책상에 호되게 부딪히면서 도현이 맞춰놓았던 하얀 퍼즐들이 흩어졌다.

  “이런.”

  도현은 눈썹을 찌푸리며 손짓했다. 그러자 깨졌던 파편들은 다시 창문으로 돌아왔고, 하얀 퍼즐들은 퍼즐 상자로 돌아갔다.

  이난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벌떡 일어나 옷매무새를 털었다.

  “내가 좀 별나서.”

  “수상하군.”

  목소리와 함께 집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 도현의 바람대로 멀쩡하게 들어온 차일은 성큼 걸어와 이난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어째서 도망가지?”

  “좀 놓지? 난 집착하는 남자 별론데.”

  “바른 대로 말해라. 언제 찾아갔나.”

  “뭐야, 질투하냐?”

  “똑바로 대답해.”

  “진짜 질척대네.”

  희나리는 인사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관뒀다. 사소한 일로 하루에도 몇 번이나 싸워 대는 둘은 이제 희나리에게 익숙해졌다. 저렇게 놔두면 나중에 아무 일 없는 듯 돌아온다. 애들처럼. 그래서 희나리는 허리를 펴고 반듯이 앉아 싸움 구경에 나섰다.

  “찔리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지?”

  “하? 전혀? 난 누구랑 다르게 켕기는 게 없어서.”

  “나는 있다는 소리를 하고 있군.”

  “본의 아니게 있는 거 아닌가?”

  이난은 차일의 면전에 대고 비웃었고 그것은 늘 감정을 숨기던 차일의 신경을 긁었다.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차일은 서늘한 목소리로 위협했다. 그가 으르렁 거리자 이난은 졌다는 듯 두 손 들었다.

  “알았어, 알았다고. 일단 이건 좀 놓고.”

  이난은 멱살 잡은 차일의 손을 치우고는 그를 위아래로 훑었다.

  “그리고 손도 좀 숨겨.”

  “뭐?”

  차일이 신경질적으로 되묻자 이난이 히죽 웃었다.

  “맞기 싫거든.”

  그래놓고 맞을 말만 한다. 약이 오른 차일의 두 눈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그러나 이난이 웃으며 재촉하자 마지못해 바지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었다.

  “이제 대답하시지.”

  “아아.”

  그렇게 대답 아닌 대답을 하며 이난은 비로소 그가 원하는 대답을 내놓았다.

  “내가 데려왔어, 여기.”

  그것은 뜻밖의 대답이었다.

  “걔가 널 보고 어떤 얼굴을 할지 궁금하잖아. 배신감에 치를 떨까? 밉다고 울까? 뭐, 당장은 못 보게 됐지만.”

  이난은 흔들리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비웃었다.

  “나 그때 네 표정을 잊을 수가 없거든. 지금이라서 묻는 건데, 현재 심경은 어떠신가?”

  그렇게 속마음을 알아채버린 듯 그는 장난스러운 악마처럼 속삭였다.

  “이 상황 웃기지 않아?”

  “개자식.”

  이난은 마치 예상했다는 차일의 발길질을 피했다. 그러고는 놀란척하며 이죽댔다.

  “아이쿠, 진짜 도망가야겠네.”

  이난은 성큼 쫓는 차일을 유연하게 피했다. 그것마저 장난치는 것처럼 보였다. 차일을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나게 했으면서 정작 그는 여유로웠다.

  “비열한 새끼!”

  “새삼스럽게.”

  능구렁이처럼 받아치며 이난은 순식간에 소파를 훌쩍 뛰어넘어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차일은 그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똑같이 소파를 넘으며 빠르게 거리를 좁힌 차일이 팔을 뻗었다. 이난이 문고리를 잡았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문제는 이난이 당기기도 전에 열렸다.

  “아악!”

  갑작스레 열린 문에 얻어맞은 이난이 얼굴을 감싸 쥐며 뒤로 넘어갔다. 그 뒤에 있던 차일의 뻗었던 손 안에 보들보들한 것이 닿았다. 그것은 쓰러지는 이난의 머리카락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쥐었고 이윽고 이난의 무게에 못 이겨 함께 쓰러졌다.

  넘어졌지만 차일은 이난을 잡았다는 생각에 속이 다 시원했다. 그는 재빨리 몸을 일으키며 꽉 쥔 이난의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드디어 잡았...군.”

  “어라.”

  그러나 솔과 눈이 마주친 순간 내뱉은 한마디가 조그맣게 사그라졌다. 문틈으로 빼꼼 고개를 내민 솔은 그들을 빤히 쳐다봤다. 평범하게 문을 열었는데 뭐가 부딪혀 놀란 건 솔도 마찬가지였다.

  “아, 싸우고 계셨구나.”

  둘이 틈만 나면 싸운다는 건 솔도 잘 아는 바이다. 금방 상황파악을 마친 그녀는 별일 아니라고 판단하고 집무실로 들어왔다.

  “저 금방 나가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렇게 손을 휙휙 저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현에게 향한 솔은 잠깐 집무실에 나자빠진 두 남자를 흘금거리더니 갑자기 도현에게 귓속말했다. 귀 기울여 듣고 있던 도현이 웃었다.

  “좋습니다.”

  그에 솔도 만족스레 웃었다. 이때 받은 허락으로 이틀 뒤, 두 남자는 인신매매단의 아지트를 쳐부수기 위해 끌려간다.

  그녀는 몸을 빙글 돌려 희나리를 발견하고 인사했다. 그리고는 다시 집무실 문을 향했다. 가면서 둘에게 통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저 지금 가요!”

  그러니 마저 싸우라는 소리다. 두 남자는 얼빠진 얼굴로 솔을 쫓았다. 그대로 나가려던 솔은 문득 걸음을 멈췄다. 솔은 차일에게 머리칼을 잡힌 채 상체만 겨우 일으킨 이난을 빤히 바라보다가 손을 뻗었다. 그의 코를 꽉 쥐었다.

  “윽?”

  어리둥절한 이난은 갑작스러운 습격에 의문을 던졌지만, 솔은 쥐었던 손을 금방 뗄 뿐이었다. 이난은 코를 문질러 보고서야 코피가 난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이난의 코피를 멈추게 한 솔은 작게 한숨을 쉬며 나무랐다.

  “차일,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때리면 안 되죠.”

  “아니, 저건 네가 그런 건데.”

  차일이 눈치를 살치며 반박했지만 무시당했다.

  “그런데 요즘은 남자들도 머리채 잡고 싸우나 봐요?”

  그것도 댁들 같은 남자들이.

  이어지는 지적에 차일은 자신의 행동을 깨닫고 불에 댄 듯 손을 뗐다. 그리고 두 손을 등 뒤로 숨긴 채 어째선지 변명했다.

  “우연히 잡힌 것뿐이다.”

  “우연히요?”

  “넘어질 때, 그, 손잡이처럼.”

  본인도 무슨 소릴 하고 있는지 잘 몰랐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질문 받는 것보단 나을 거다.

  솔은 차일의 비유를 이해 못해서 눈을 굴렸다.

  ‘또 쓸데없는 걸로 싸웠겠지, 알아서 뭐하겠어.’

  그리고 깔끔하게 포기했다.

  솔이 집무실을 나갈 때까지 두 사람은 벙 쪘다.

  서로에게 쏟아 붓던 분노도 조롱도 잊어버렸다.

  격해질 뻔했던 싸움은 흐지부지된 채 엉덩이를 털고 일어난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고는 각자 갈 길로 사라졌다.

  한 바탕의 소란이 지나가고 도현의 집무실은 다시 원래의 평화로 돌아왔다.

  그러나 한 소녀의 가슴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솔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기억이 없어도 그녀를 좋아해주는 사람은 꼭 어딘가에 있다. 고독으로 점철된 희나리와는 반대의 삶이다. 그래서 솔이 부러웠다.

  저 둘의 관심을 받는 그녀가, 사람의 시선을 쫓게 만드는 그녀가.

  어렴풋 느끼고 있었다. 저 두 사람이 솔을 바라보는 눈빛이 다르다는 걸. 항상 사람의 눈을 먼저 보는 희나리는 알 수 있었다.

  호의는 아니었다. 적의는 더더욱 아니었다. 단지 솔을 보는 그들의 눈이 반짝인다. 이를 테면 호기심이었다.

  어딜 가는지, 무얼 하는지, 무얼 생각하는지.

  솔이 나타나면 그들의 관심은 온통 그녀에게 쏠렸다.

  희나리는 그들을 보고 가슴이 이상했다. 질투는 아니었다. 다만 그 순간 바랐다.

  그들의 시선이 자신에게도 닿았으면 좋겠다고.

  설레고 간지러운 기분. 상상만으로도 조금씩 벅차오르는 기분.

  먼 훗날 희나리는 그때를 돌아보며 묻는다.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순수했던 한 소녀가 사랑에 빠진 건 맞지만 그건 조금 나중의 일.

  그보다 더 강한 열망이 그날 그녀를 사로잡았다.

  시작은 분명 두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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