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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마츠리냐, 항쟁(전쟁)이냐?
작성일 : 24-03-13 12:10     조회 : 31     추천 : 0     분량 : 4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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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화

 마츠리냐, 항쟁(전쟁)이냐?

 

  이너 서클의 중심인물인 노무라옹이 경시청을 동원해 야마구치구미를 해체 시킨다는 풍문이 돌았기 때문에 그걸 빌미로 휴전 제의는 충분히 진정성을 띠게 했다. 멋도 모르는 야쿠자 세계에서는 아베 노부스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금속 마녀 숙모는 아베 노부스케 머리 꼭대기에 있었다. 바둑 기성(碁聖)에게 파고다 공원 아마추어 고수가 도전장을 내민 거나 다를 바 없었다.

 

 아베 노부스케는 덴엔초후(田園調布)에 있는 자신의 자택에서 회포도 풀 겸 야쿠자 관리 구역의 판도(版圖)도 재논의하자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작은아버지와 숙모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차포(車包)를 떼고 싸우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요새(要塞)의 문을 열어주겠다는데 누가 마다하랴...

 

 아베 노부스케(安倍信介)는 500여 명의 야마구치구미 야쿠자를 자신의 집에 숨겨 놓았다. 그리고 그 근방에 1,000여 명의 야쿠자도 곳곳에 숨겨놨다. 여차하면 출동하기 위해서였다.

 

 노을이 붉게 졌다.

 덴엔초후(田園調布) 마츠리가 거대한 수레 야마보코 4대를 앞세우고 행진했다.

 붉은 석양 아래의 마츠리는 운치(韻致)가 있었다.

 전통복을 입은 수많은 남녀 참가자 중 남자는 주로 수레를 끌었고

 여자는 화려한 붉은 색 양산을 들었다.

 엄청난 구경꾼들이 그 뒤를 따랐다.

 구경꾼들도 대개 전통복을 입었다.

 아베 노부스케(安倍信介) 집 부근까지 마츠리가 왔다.

 요란하게 북을 두드리고 계속 반복되는 단조로운 음악이 울려 퍼졌다.

 그 음악과 북에 맞춰 마츠리 공연단은 단조로운 율동과 한 번씩

 일정한 간격을 두고 어이 어이 어! 어이 어이 어! 를 외치며

 발로 땅바닥을 두드렸다.

 그러면 뒤따른 구경꾼들도 발을 쿵쿵 구르며 후렴으로 소리를 질렀다.

 

 작은아버지와 숙모가 탄 검은 벤츠와 부하들이 탄 벤츠 등 승합차가 마츠리를 앞질러 아베 노부스케 저택 앞에 섰다. 야마구치구미의 와카가시라(부두목)가 부하들을 대동하고 문 앞에 마중 나왔다. 석양은 지고 밤이 되었다. 도시의 화려한 야경이 펼쳐졌다.

 야쿠자 세계에서 부두목을 와카가시라라고 칭(稱)하는데 야마구치구미의 와카가시라는 마쓰 바카이를 배신하고 아베 노부스케의 야마구치구미로 갈아탄 인물이라 아주 비열하고 냉혈(冷血) 하며 야심가(野心家)였다. 숙모의 전남편 죽음에 일조한 인물이며 마쓰 바카이 있을 때 작은아버지의 직속상관이었다.

 

 - 어서 오시게.

 

  와카가시라가 작은아버지에게 악수를 청하며 손을 내밀었다. 다음으로 숙모에게 손을 내밀 공산(公算)이었다.

 

 - 오랜만입니다, 와카가시라...

 

 작은아버지가 악수하는 동시에 옆에 섰던 숙모가 비수(匕首)로 와카가시라 목을 찔렀다. 선수를 친 거였다. 아담스 애플(Adam's apple)이라고도 불리는 목젖 바로 밑 움푹 파인 곳에 찔렀다.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작은아버지가 손을 꽉 잡고 손을 못 빼게 했기에 와카가시라는 무방비로 당했다. 작은아버지의 악력(握力)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여섯 손가락으로 쥐는 손힘은 역대급이었다. 팔씨름으로 누구한테 져본 적이 없었다. 누구든 작은아버지 손에 잡히면 빠져나가지 못했다. 물면 안 놔 주는 불독(bulldog) 같았다. 손에 불독 키우냐? 팔씨름에서 진 아버지가 농담으로 던진 말이고 엄마는 그래서 숙모를 잡자마자 꽉 쥐고 놓지 않았다며 웃었다.

 피를 본 작은아버지 부하들이 야릇한 공포와 두려움과 흥분으로 몸을 떨었다. 전의(戰意)가 타올랐다. 전의는 살의(殺意)를 불렀다. 야마구치구미의 부두목(와카가시라) 살해를 신호로 동시에 50여 명의 마쓰 바카이 조직원들은 문 앞의 야마구치구미 조직원들을 제압하고 일제히 아베 노부스케 집 안으로 쳐들어갔다. 문을 지키던 야마구치구미 조직원들은 마쓰 바카이가 심어놓은 자객 둘에게 일순에 제거되었다. 조금 전까지 담배를 나눠 피우던 동료가 적이 될 줄이야...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이미 죽은 목숨이니까... 아베 노부스케는 작은아버지와 숙모 일행을 저택 안으로 들어오면 치려는 계획이었지만 작은아버지가 눈치를 채고 먼저 문밖에서 습격한 거였다.

 폭죽이 터졌다.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폭죽은 모든 소리를 삼켰다. 마구잡이로 쏴대는 총소리까지...

 아베 노부스케 부하들이 물밀듯이 뛰어나왔다. 정교하게 깎은 잔디가 덮인 4~5백 평의 정원과 마당 중앙엔 잘 다듬은 정원수가 곳곳에 자리 잡았고 마당을 끼고 돌며 연못이 흘렀다. 연못가에는 석탑과 불상과 코끼리상이 조화롭게 배치되었다. 연못 안에는 한 마리에 억대를 호가(呼價)하는 관상어의 제왕 아로아나 과배 금용이 유유히 물길 따라 유영했다. 긴 연못이 끝나는 지점엔 거대한 물레방아가 돌아갔다.

 

 뜰에 들어선 작은아버지와 숙모 그리고 50여 명의 마쓰 바카이(松葉會)가 쏟아져 나온 야마구치구미 야쿠자에게 둘러싸였다. 일대 혈전이 벌어졌다. 권총을 쏘고 몇몇은 기관총을 난사했다. 수류탄을 던져 모두 피했지만 불발이었다. 안전핀을 뽑지 않은 거였다. 아무리 자위대 출신 야쿠자라고 해도 권총이나 기관총 명중률은 낮았다. 남북한으로 갈라진 한국 군인들은 사격 훈련을 꾸준히 하지만 그렇다고 썩 만족스럽게 하지도 않는다. 하물며 자위대야 총알 아까워 얼마나 사격 훈련하겠나? 그래서 거의 엄포 수준이었고 어떤 멍청한 자는 자기 편을 맞추기도 했다. 그것도 설상가상으로 적을 뒤에서 치려고 하는데 우군이 아군을 쏴 쓰러뜨린 거였다. 권총과 기관총은 믿을 게 못 된 꼴이 되었다. 대부분은 장검과 야구방망이 쇠파이프, 식칼 등 흉기를 들고 휘둘렀다. 엄선해서 뽑은 마쓰 바카이 조직원들이 사력을 다해 수백 명의 야마구치구미 야쿠자들을 막아냈다. 숙모와 작은아버지의 무술은 발군(拔群)의 실력이었다. 작은아버지의 주먹에 야마구치구미 야쿠자들이 떨어졌다. 많이도 아닌 딱 한 방 내지른 주먹에 떨어졌다. 숙모의 무예 솜씨는 거의 신의 경지였다. 뜰의 정원수와 지형물을 최대한 이용했다. 울창한 잎을 자랑한 나무와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거나 석탑과 물레방아를 밟고 다니거나 신출귀몰(神出鬼沒)이 따로 없었다. 작은아버지와 숙모가 듀엣으로 싸울 땐 서로 등지며 장검으로 찌르고 후려치고 발로 차고 손으로 치고 한 폭의 무예화(武藝畵)를 보는 것 같았다. 10여 명의 무예 고수 여성으로 이루어진 숙모의 친위대도 일당백이었다. 여자라고 깔보다 개피를 봤다. 그 친위대 안에는 유리나와 극진가라데 시합 결승에서 패한 여성도 있었고, 일본 격투기 챔피언으로 승승장구 하다가 사카모토 마니미에게 져 타이틀을 뺏긴 여성도 있었다. 숙모와 여성 친위대의 신기(神技)에 가까운 격투 실력에 아베 노부스케의 얼빠진 부하들은 싸울 생각은 안 하고 감탄사를 흘리며 구경만 하다가 숙모의 부하들에게 걷어차이기도 했다. 그래도 끝없이 야마구치구미 야쿠자들이 덤볐다.

 그러나 5분여 뒤 작은아버지와 숙모의 명령에 따라 마츠리 공연단이 순식간에 마쓰 바카이 조직원으로 탈바꿈했다. 거대한 수레 야마보코 4대가 아베 노부스케 저택을 동서남북으로 포위하고 수레 속에 있던 마쓰 바카이 조직원들이 교묘하게 숨겨 뒀던 무기를 들고 단숨에 담을 뛰어넘어 들어가면서 흉기를 휘둘렀다.

 

 마치 시물레이션을 한 거 같아 아귀가 맞아서 떨어졌다. 동시에 따라왔던 대부분의 구경꾼들도 마쓰 바카이 조직원들이라 무기를 들고 이미 열어진 대문이기에 아베 노부스케 집 안으로 몰려 들어갔다. 순수 구경꾼들은 진짜 헷갈렸다. 너무나 실감나게 싸우는 게 진짠지, 연기하는 건지, 그럼, 야쿠자의 전쟁이냐, 아니면 마츠리냐? 어사무사했다. 그래서 박수도 신나게 치지 못했다. 마츠리 제목도 풍신수길(豐臣秀吉)의 조선침략(朝鮮侵略) 아닌가? 마츠리 공연단원들은 아베 노부스케 담벼락에 올라서서 물 샐 틈 없이 포위했다. 졸지에 아베 노부스케의 야마구치구미는 독 안에 든 쥐 꼴이 되었다. 아베 노부스케 부하들이 A.I가 아닌 이상 싸워봤자 승패는 결정 난 거라 전의를 상실했는데 제대로 실력이 나올 수가 없어 대충 몇 대 얻어맞고 죽은 듯이 쓰러져 있었다. 피까지 얼굴에 바른 자도 있었다. 그런 식으로 엄살을 떤 자가 4분의 3은 되었다. 결과는 뻔했다. 아베 노부스케의 완패였다. 전략의 부재였다. 작전의 실패였다. 아베 노부스케는 마츠리 축제 공연단이나 구경꾼들이 마쓰 바카이 조직원들로 대부분 채워질 거라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거였다. 두 조직이 똑같이 덴엔초후(田園調布) 마츠리 축제를 이용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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