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쿠시로 습원(湿原)의 괴어 긴 뿔 이토우
작성일 : 24-03-09 14:35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426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74화

 쿠시로 습원(湿原)의 괴어 긴 뿔 이토우.

 

 아마 세계적인 서퍼(Surfer)일 거야...

 긴 뿔 이토우의 환상적인 모습에 관광객들도 소리를 질렀다.

 우리는 쿠시로 습원(湿原) 중앙을 가로지르는 쿠시로씨츠켄(釧路湿原) 노롯코호 기차를 타고 있었다. 창 쪽을 바라보는 나무 의자에 쥰페이를 제외한 우리 다섯이 비명을 질렀다. 관광객들은 상상 속에 그렸던 긴 뿔 이토우가 현실로 나타나자 숨넘어가는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연신 핸드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구비 치는 강을 따라 쾌속 보트가 대여섯 척이 나타났다. 거기에도 관광객이 타서 긴 뿔 이토우와 이토우 등에 탄 요괴를 찍고 있었다.

 우리 뒤쪽 나무 의자에 앉은 쥰페이가 이번에도 심드렁한 표정으로 우리를 보고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피해!

 

 아야코가 소리를 질렀다.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

 노롯코호가 습원 다리를 건너가자 갑자기 공중부양 전기 서핑 보드가 물 위로 차오르더니 괴한이 당구공만 한 쇠 구슬을 우리를 향해 날렸다. 공중부양한 서핑 보드는 로켓트처럼 물을 뿜고 좌우 상하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쇠 구슬을 던졌다.

 

 (E) 챙그랑!!

 

 유리창이 박살 나면서 산산이 부서진 유리 조각이 우리 머리 위로 무수히 떨어졌다.

 쥰페이가 염려되었다.

 

 - 괜찮아?!

 

 어느새 몸을 숨긴 쥰페이가 괜찮다며 손가락으로 ok 표시를 했다.

 

 - 목검?!

 

 다이히토가 유사시를 대비해서 갖고 온 목검을 재빨리 아야코에게 던졌다. 아야코가 받았다. 나는 딴 게 아니고 아야코 치마가 신경이 쓰였다.

 노롯코호가 속도를 줄이고 철길을 따라 타원형을 그리며 비스듬하게 달려가자 아야코가 깨진 창을 통해 날아갔다. 공중제비를 돌며 노롯코호 열차를 따라 헤엄쳐 오는 이토우 등을 밟고 뛰어올랐다. 아야코의 치마가 펄럭이었지만, 내 마음을 아는지 다행히 치마 속에 타이즈를 입고 있었다. 휴~, 아야코가 긴 뿔 이토우 다섯 마리 등짝과 아름드리 나뭇가지를 징검다리 건너듯 도움닫기로 밟고 뛰어올라 보트 다섯 척에 달린 공중부양 서핑 보드에 탄 괴한 다섯의 급소를 내리쳤다. 목검에 급소를 맞은 괴한들은 중심을 잃고 바람 빠지는 풍선처럼 제멋대로 움직이다가 물속으로 처박혔다. 괴한들은 살려달라 비명을 질렀다. 물속에 처박힌 채로 달리는 보트에 끌려갔다. 관광객들은 어리둥절했다. 쿠시로 관광청의 이벤튼지 아니면 진짜 괴한의 출현인지 헷갈렸다. 긴가민가 어사무사(於思無思)했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관광객들을 배려한 쿠시로시(市)의 관광 상품이라고 생각했다. 환상적인 관광 상품에 갈채를 보냈다. 아칸 호수와 쿠시로 습원에 나타난 긴 뿔 이토우를 보고 언론이 뽑은 헤드라인의 한줄 요악은‘노무라의 장난’, ‘노무라의 배려’ 비우호적인 매체는 ‘노무라의 사치’라고 로그 라인을 달았다. 괴한들의 출현은 보도되지 않았다. 어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언론이 철저히 통제되었다. 우리야 그것까지 알 필요가 없고, 아무튼 이 혈투는 극소수의 관련된 사람 말고는 야마구치구미의 검은 속낸지 아무도 몰랐다.

 아야코는 긴 뿔 이토우 등을 밟고 서서 서핑 보드 타듯이 물을 가르고 바람에 머리칼을 휘날리며 다른 긴 뿔 이토우에 탄 요괴들과 함께 유유히 사라졌다.

 살짝 걱정했는데 노롯코호 중간 기착지 매점에서 야키노리아지(구운 김맛) 포테이토를 먹고 있었다. 돈도 없을 텐데...

 

 - 괜찮아?

 - 응.

 - 돈은?

 - 공짜.

 - 이뻐서?

 - 노코멘트, 큭...

 - 남자가 줬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무명(無名)의 사내~

 - 우리 다음 열차 타고 가면 안 돼?

 

 물론 장난이지만 내가 노골적으로 질투심을 나타내자 아야코도 장난으로 내 말을 회피하고 딴 소릴 했다. 아마 아야코가 관광객 앞에서 보인 무용담이 민망했던 거 같았다. 다음에 오는 쿠시로 습원 관광 열차를 타자고 하는 걸 보면...

 

 - 그래, 다음 열차가 없으면 걸어가지, 뭐, 남는 게 시간인데.

 - 그럴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내 말에 쥰페이가 턱으로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숙모의 부하인 승합차 기사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저자가 왜 여기에 갑자기 나타나지?

 

 - 뭐 하는 놈들입니까?

 

 당신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등장할 거라는 걸 알고 있은 듯이 내가 평상시처럼

 대했다. 친구들도 눈인사와 약간의 미소로 맞았다.

 

 - 아 끈질긴 놈들, 중국 삼합회 애들 같습니다, 야마구치구미 애들이 직접 나서지 못하니까 청부폭력을 의뢰한 거 같습니다.

 

 승합차 기사가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 이러다가 여행 물 건너가는 거 아닙니까? 입장 곤란하게...

 - 다음 열차가 있나요?

 

 나는 친구들에게 미안해서 먼저 양해를 구하는 듯한 말을 했고, 아야코의 말은 개의치 않는다는 말이었다. 이 모든 번잡스러운 일들이 내 탓으로 빚어진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쾌속선을 준비했습니다.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기관사에게 우리 일행은 못 타고

  간다고 이야기하고 오겠습니다.

 - 그러세요...

 

 승합차 기사가 노롯코호로 뛰어갔다.

 

 - 내가 아는 거 일일이 설명할까? 니들은 똑똑하니까 어느 정도 눈치를 챘겠지만...

 - 삼촌 부하야?

 - 응, 보내기는 숙모가 보냈어, 우리가 걱정돼서.

 

 쥰페이가 시니컬하게 물어서 나도 시니컬하게 대답했다.

 

 - 세세한 것은 나도 잘 몰라, 대충 때려잡은 짐작이야, 뭔 자랑이라고 작은아버지나 숙모가 나에게 설명할 거도 아니고, 아, 기분 꿀꿀하네, 너희들에게 이런 말 하는 것도 좀 그래, 찝찝하면 니들끼리 가, 난 여기서 집으로 돌아가면 되니까...

 

  애들 눈에는 절교 선언처럼 들리는 내 말이 괜한 몽니를 부리는 걸로 보였다.

 

 - 밴댕이 소갈머리... 얘가 뭐가 좋아, 아야코?

 

 그나마 이런 식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미나미가 고마웠다.

 

 - 가시나, 니가 사랑을 아니?

 - 졌다.

 

 끝났다. 미나미가 아야코에게 농담 비슷한 은근슬쩍 심술부리는 것도 놀라울 일이지만 아야코의 나에 대한 명쾌한 재신임은 모든 것을 정리했다. 그렇다고 쥰페이나 유리나, 다이히토가 나에 대한 아야코가 쏟는 애정의 향방에 따라 자기들 의중이 바뀐다는 뜻은 아니다. 다른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쥰페이는 무조건 내 편이라는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자신 하냐? 누가 물어도 자신한다고 바로 대답할 수 있을 만큼 쥰페이와 나는 끈끈했다. 둘의 우정이 비록 짧은 기간이었어도 깊이는 수십 년, 수백 년 쌓은 우정의 깊이보다 깊었다. 둘이서 정화수 떠다 놓고 손가락을 물어뜯어 핏방울을 떨어뜨린 뒤 섞어서 같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도원결의(桃園結義)한 자들보다 더 결의(結義)가 고래 심줄 저리가라였다. 형식도 말도 서류도 사진도 남길 필요 없었다. 눈을 보면 알았다.

 

 - 질투하니?

 

 아야코가 나무 벤치에 앉은 미나미에게 다가갔다.

 분위기가 순간 싸했다.

 

 - 사랑한다...

 

 미나미가 아야코 눈앞에 닿을 정도로 바짝 붙어 일어서며 영혼이 빠져나가듯 뱉었다.

 둘 다 시선은 피하지 않았다. 둘 사이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눈싸움하다가 곧 머리카락 쥐어뜯고 싸우겠다 싶을 것이다.

 

 - 나냐, 몽이냐?

 - 둘 다...

 - 나두...

 

 아야코가 미나미를 안았다. 진정으로 안았다. 미나미도 안으며 서로 등을 쓰다듬었다.

 그렇게 한참 있었다. 외계인도 아니고 가슴과 가슴으로 지지지~ 전류를 교류하나? 아니 저런 걸 흔히 말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인가, 킥...

 그리고 아야코의 손이 균형이 잡힌 미나미의 농익은 엉덩이를 한 움큼 쥐었다.

 

 - 금방 니 엉덩이를 만진 손은 내 손이 아니다... 아마 다이히토 일걸?

 - 뭐~?!

 

 아야코가 마니미와 떨어지며 장난을 쳤다. 다이히토에게 들리게 말했다.

 아야코가 그런 장난을 치는 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서 그랬을 것이다.

 미나미가 화들짝 놀라 다이히토를 노려봤다.

 다이히토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울상이 되어 아니라고 극구 손사래를 쳤다.

 왜냐하면 미나미 옆에는 다이히토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리나가 다가오자 아야코는 유리나도 안았다.

 

 - 내 사랑은 변함이 없는데 가끔 니들 사랑이 불안해...

 - 아냐, 내 사랑도 변함없어.

 - 나도 변함없어.

 

 아야코의 다짐은 사랑과 우정의 확실한 선 긋기였다. 유리나도 미나미도 서로의 돈독한 우정을 다짐으로써 서로에 대한 공고한 믿음의 깊이를 재차 확인했다. 그 믿음의 깊이는 아야코와 유리나는 우정이라는 사랑이었다. 미나미는 자물쇠를 잠그고 속을 보여주지 않았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 않았는가? 측수인매인심(測水人昧人心)이라... 모든 것을 통달한 초능력자 아야코라도 이 분야는 이제 걸음마 단계라 상대방 심리 읽기는 나보다 초보였다.

 미나미까지 합쳐 미녀 삼총사가 얼싸안았다. 그리고 폴짝폴짝 뛰었다.

 미녀 삼총사의 우정이 보기 좋았고 흐뭇했다.

 

 - 야, 우리는 저런 짓 하지 말자.

 

 나에게 다가오는 쥰페이를 보고 징그러워서 톡 쏘았다.

 

 - 그럼, 징그럽게...

 

 쥰페이가 어색하게 내 옆에 앉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15 베아트리체의 부활 2024 / 5 / 4 39 0 4315   
114 수진 누나와 추억을 소환하다 2024 / 5 / 3 53 0 4248   
113 악귀가 된 암 덩어리 2024 / 5 / 2 48 0 4232   
112 용천에게 베아트리체를 맡기다 2024 / 5 / 1 38 0 4117   
111 동경의 여인 베아트리체 2024 / 4 / 30 47 0 4105   
110 수진 누나가 전화를 걸었다 2024 / 4 / 29 43 0 4302   
109 우리 집의 실세 2024 / 4 / 27 46 0 4167   
108 패밀리 2024 / 4 / 26 52 0 4185   
107 인연(因緣)Ⅱ 2024 / 4 / 24 53 0 4075   
106 인연(因緣)Ⅰ 2024 / 4 / 24 42 0 4128   
105 여자들의 속내 2024 / 4 / 22 46 0 4191   
104 우연히 발견(?)한 직호문녹각제도장구(直弧文… 2024 / 4 / 19 53 0 4201   
103 사심과 추행의 관점 2024 / 4 / 18 47 0 4336   
102 우유부단한 스투핏(stupid) 2024 / 4 / 16 59 0 4090   
101 염불보다 잿밥에 눈먼 고분 발굴 2024 / 4 / 15 47 0 4222   
100 용천(龍泉)과 직호문녹각제도장구(直弧文鹿… 2024 / 4 / 14 54 0 4133   
99 악몽 또는 트라우마 2024 / 4 / 13 54 0 4625   
98 양파 껍질을 벗기다 2024 / 4 / 12 43 0 4182   
97 김해공항에서 생긴 의문의 사건 2024 / 4 / 11 52 0 4204   
96 될 대로 돼라(Qué será, será) 2024 / 4 / 10 50 0 4167   
95 늦었지만 추억의 병영 시절 2024 / 4 / 8 53 0 4117   
94 중국 만저우리(Manchouli, 滿洲里)에서 나를 발… 2024 / 4 / 7 48 0 4178   
93 내가 언제 화려한 시절을 꿈꾼 적이 있었나? 2024 / 4 / 6 45 0 4220   
92 태풍의 눈 속에 머물다 2024 / 4 / 5 43 0 4139   
91 아야코 집을 방문하다 2024 / 4 / 3 42 0 4222   
90 요시야 서점에서의 늑대 울음 2024 / 4 / 2 48 0 4496   
89 나와 아야코는 자석처럼 붙어 있었다 2024 / 4 / 1 52 0 4412   
88 결혼이라는 번지 점프 2024 / 3 / 30 55 0 4310   
87 외눈박이의 사랑 2024 / 3 / 28 37 0 4170   
86 허심탄회 속에 비친 묘한 기류 2024 / 3 / 27 44 0 4327   
 1  2  3  4  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