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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호텔 침입자
작성일 : 22-03-15 00:10     조회 : 67     추천 : 0     분량 : 7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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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낙법과 동시에 다음 건물 옥상에 안착. 그의 시선은 또 한 번 하랜즈 호텔로 향했다. 소구치는 건물을 하나하나 뛰어넘으며 조금씩 하랜즈 호텔과 가까워져 갔다. 그 사이에 자동차 소리는 점점 멀어지는 게 느껴졌다.

 

 “아직 나를 발견 못 했어.”

 

 그렇게 소구치는 건물 사이를 연이어 뛰어넘었다. 그는 건물을 4개쯤 넘고 나서 속도를 늦췄다. 도로를 사이에 둔 건물이 나왔다. 그는 뜀박질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좀 더 가야 하는데.”

 

 아무리 신체조건이 좋은 소구치였지만 뛰어넘기엔 너무 먼 거리였다. 소구치는 잠깐 고민하다가 건물 측면에 설치된 비상계단으로 갔다. 그는 발소리를 죽인 채 계단을 내려갔다. 1층까지 내려간 소구치는 건물에 몸을 바싹 붙인 채 하랜즈 호텔을 바라봤다.

 

 “이제 한 블록 남았다.”

 

 달리면 30초도 안 걸릴 거리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숨어서 접근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우선 큰 도로를 지나야 했다. 게다가 호텔 앞에는 게적그룹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수십 명 있었다. 어떻게 가야 할지 궁리할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지체할 순 없었다.

 

 “그냥 평범하게 걸으면 신경 안 쓰겠지.”

 

 소구치는 건물에서 나와 길가를 걸었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가볍게 도로를 건넜다.

 

 “어이.”

 

 소구치가 목소리를 향해 돌아보니 남자 2명이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당신 뭐야?”

 

 소구치는 억지로 미소지었다.

 

 “집 가는 중인데요?”

 “집이 그쪽이야?”

 “네.”

 

 괜한 소란을 일으켰다간 게적그룹의 시선을 끌 가능성이 컸다. 최대한 조용하게 지나가야 했다.

 

 “그래? 알겠어. 근데 그 가방, 네가 매고 있는 거, 그것 좀 확인할 수 있을까?”

 “이 가방이요? 당연하죠. 근데 왜 보시려는 거죠?”

 "여긴 우리 구역이야. 집에 무사히 돌아가고 싶으면 우리의 명령에 따라!"

 "아, 알겠습니다.“

 

 

 소구치는 스스럼없이 배낭을 벗어 손에 들었다. 앞서있던 사내가 배낭을 받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이었다. 소구치는 가방을 땅에 떨어뜨렸다.

 

 툭.

 

 "뭐하ㄴ,"

 

 소구치는 허공에 있던 그의 팔을 힘껏 당겨 바닥에 엎어뜨렸다.

 

 "헙!"

 

 엎어진 사내는 등판으로 강한 충격을 받고 기절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내는 깜짝 놀라더니 곧장 소구치에게 덤벼들었다.

 

 “이 자식이!”

 

 소구치는 그 사내의 주먹을 막고 그의 콧등에 박치기를 가했다.

 

 “아악!”

 

 코가 뭉개진 사내는 얼굴을 부여잡았다. 소구치는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사내에게 다리를 걸고 세차게 밀었다. 결국 소구치에게 접근했던 두 사내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

 

 “후우.”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그런 줄 알았다. 소구치가 다시 하랜즈 호텔로 시선을 돌렸을 때, 수십 개의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사진에 찍힌 사람마냥 움직임이 멈춰있었다.

 

 “젠장.”

 

 소구치는 그때 깨달았다. 시내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게적그룹이라는 사실을.

 

 “저 녀석이다!”

 "잡아라!"

 

 소구치는 사방에서 달려오는 사람들을 보고는 일단 목적지인 하랜즈 호텔로 질주했다. 하랜즈 호텔은 소구치의 50m 앞이었다. 하지만 호텔 앞에 있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소구치를 향해 달려왔다.

 

 “몇 명만 제치면 호텔인데. 그냥 몸으로 뚫고 들어가?”

 

 일대일로 소구치를 막을 만한 사람은 없어 보였다. 다만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 군중의 힘을 무시할 순 없었다.

 

 “하아.”

 

 소구치가 다음 행동을 고민하는 사이 호텔로 유유히 들어가는 그림자가 있었다. 그 그림자의 주인은 소구치를 보며 엄지를 올렸다.

 

 “제이...!”

 

 제이는 게적그룹이 소구치에 정신이 팔려 경비가 허술해진 틈을 노렸다. 그녀는 아주 부드러운 동작으로 호텔 정문을 열었다.

 

 "훗."

 

 소구치는 제이를 위한 미끼가 된 것이었다. 그 탓에 지금 소구치의 앞으로는 게적그룹의 그룹원들이 물소 떼처럼 달려오고 있었다.

 

 “안 되겠어. 이대로 막히면 그대로 끝이야.”

 

 소구치는 도저히 그들을 뚫고 나갈 자신이 없었다. 그는 발길을 돌려 호텔의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저놈이 반대쪽으로 튄다! 어서 잡아!”

 

 검문을 진행하던 경찰들도 소구치를 발견하고 그를 향해 뛰어왔다. 물론 그들도 경찰이 아닌 게적그룹이었다. 심지어 호텔 앞에 정차했던 자동차들도 방향을 돌려 소구치를 쫓기 시작했다. 마치 소구치의 배낭에 든 물건이 무엇인지 아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전부 저 녀석을 잡아! 저 가방만 가로채도 대성공이다!”

 

 도로를 채운 사람들이 모두 소구치를 쫓았다. 소구치는 거대한 지진이 다가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혼자 뚫기엔 사람이 너무 많아.”

 

 소구치가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게적그룹을 이끄는 동안 멀리서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막실라 팀의 차였다. 막실라 팀이 소구치 쪽으로 아주 빠른 속도로 질주했다.

 

 “중절치 형! 날 태우러 오는 건가?”

 

 소구치의 오해였다. 막실라 팀은 소구치와 최대한 거리를 두고 도로 끝으로 달려 그를 지나쳤다. 게적그룹은 소구치에게 정신이 팔려 막실라 팀의 자동차를 막지 못했다.

 

 덕분에 중절치는 하랜즈 호텔의 정문까지 차를 몰았다. 막실라 팀은 하랜즈 호텔에 닿기 무섭게 급정거했다.

 

 드르륵-

 

 차 문이 열리고 튀어나온 사람은 견치였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게적그룹원 중 몇몇은 견치를 잡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이미 대구치가 그들의 앞을 막아섰다. 대구치는 큰 덩치로 그들을 밀어내며 아무도 견치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고마워, 대구치 형.”

 

 대구치 덕분에 견치는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고 호텔 정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소구치는 등에 맨 가방을 자신과 반대쪽으로 냅다 던졌다.

 

 휙-

 

 게적단의 목표는 소구치가 아닌 그의 가방이었기에 즉각 그 가방을 쫓았다. 그들의 시선이 분산된 사이 소구치는 빌딩 사이로 사라졌다. 게적단원은 소구치가 버린 가방을 주웠다.

 

 “얼마짜리가 들어있을라나?”

 

 그들은 가방을 열었다.

 

 펑-!

 

 가방 안에 있던 폭죽들이 터지며 소규모 불꽃축제가 벌어졌다.

 

 펑! 펑펑!

 

 “우릴 속였어!”

 

 진짜 예술품을 가지고 있던 견치는 이미 호텔 프론트 앞이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Speed-T1 때문에 왔는데요.”

 

 지배인은 미소 지으며 답했다.

 

 “37층으로 올라가십시오.”

 

 견치는 지배인을 위아래로 훑었다.

 

 “당신, 게적그룹 아니지?”

 “걱정 마세요. 호텔 정문을 지나고부터는 Speed-T1이 지정한 안전지대니까요. 아니었으면 게적그룹이 이곳에 모여있었겠죠.”

 “그건 맞는 소리네.”

 

 견치는 승강기를 타고 하랜즈 호텔의 꼭대기층인 37층으로 올라갔다. 승강기 문이 열리고 견치의 앞으로 넓고 긴 복도가 이어졌다. 그 긴 복도에 출입문은 단 1개. 복도 가장 끝에 위치한 문이었다. 견치는 복도를 따라서 쭉 걸었다. 어느 복도에나 있을 법한 그림이나 장식품은 전혀 없었다. 그저 흰 복도, 그 뿐이었다.

 

 “심심한 복도네. 그 보다, 너무 조용해.”

 

 복도 끝까지 걸어가니 좌측에 문이 하나 보였다. 문 중앙에는 간단명료한 간판이 걸려있었다.

 

 [3701호 Speed-T1]

 

 “여기구나.”

 

 견치는 문을 열었다. 홀로 예술품을 제출하러 온 적은 처음이었기에 모든 게 어색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3701호는 37층 전부를 차지하는 큰 방이었다.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반대쪽 벽을 꽉 채우고 있는 강철 금고였다.

 

 ‘내가 가져온 예술품을 저곳에 보관하나 보네. 어쩌면, 저 금고 안에 우리의 상금이 있는 건 아닐까?’

 

 금고의 거대한 존재감으로 인해 견치는 은행의 비밀공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금고 앞엔 검은 정장을 입은 경비원 5명이 지키고 있었다. 경비원들은 정장을 뚫고 근육의 윤곽이 보일 만큼 몸이 좋았다.

 

 ‘몸집이 그냥 소구치 형 보는 것 같네.’

 

 그 경호원들 앞으로는 사람 4명이 앉아있었다. 그들은 긴 책상에 가로로 앉아있었다. 견치는 그들에게 다가가며 마치 면접장으로 들어가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견치가 가까이 다가오자 가장 오른편에 앉은 남자가 일어나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그의 오른쪽 가슴팍에는 ‘Speed-T1’이라고 적힌 로고가 박혀있었다. 누가 봐도 Speed-T1협회의 직원이었다. 견치는 자연스럽게 그 협회 직원에게 걸어갔다.

 

 “어느 팀이시죠?”

 “막실라 팀입니다.”

 “막실라 팀이시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 쪽으로 오셔서 예술품 제출해주시죠.”

 

 견치는 가장 오른편에 앉은 사내에게 다가갔다. 그 사내는 대략 30대로 추정되는 남자였다. 그의 옆에는 2명의 남자, 그리고 1명의 여자가 앉아있었다. 모두 50세가 넘어 보이는 외모를 가졌다. 엄숙한 표정으로 견치를 쳐다보는 모습이 숙련된 면접관을 연상시켰다. 그 면접관들은 견치가 오른편 사내에게 걸어가는 동안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 있습니다.”

 

 견치는 가방을 풀었고 오른편 사내는 흰 장갑을 꼈다. 그는 견치의 가방에서 예술품 3점을 꺼냈다.

 

 “‘오후의 유화’, ‘물결 바람’, 그리고 ‘병원’이군요.”

 

 그 사내는 옆에 앉은 세 남녀에게 작품을 한 점씩 넘겼다. 그들은 그제야 건전지를 넣은 로봇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왼편에 앉은 남성은 확대경을 꺼내 그림을 이리저리 관찰했다.

 

 '감정사구나.'

 

 그들은 그림 한 점을 볼 때마다 끊임없이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그동안 그들의 시선은 작품에 고정되어있었다.

 

 그러던 중 가운데 앉은 여성이 ‘병원’을 들고는 좌측에 마련된 방으로 잠시 사라졌다. 견치는 혹시라도 그 여자가 막실라 팀의 성과를 가로챌까 봐 그 여자를 주시했다.

 

 '왜 이렇게 안 나와? 불안하게.'

 

 대략 5분이 지나고 그 여자는 ‘병원’을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감정사들은 합의라도 된 듯이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정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정사들은 다시 Speed-T1협회 직원에게 그림들을 넘겼다. 그는 작품들을 받아 경비원들에게 전달했다. 경비원들도 흰 장갑을 끼고 그림들을 조심스럽게 들었다. 그리고는 금고 입구로 걸어갔다.

 

 곧이어 견치의 좌측에 걸린 초대형 TV에 화면이 바뀌었다. 현재까지 순위가 적혀있던 순위표에서 막실라 팀이 추가된 순위표가 떴다.

 

 [1위 제이 66000점]

 [2위 게적그룹 44000점]

 [3위 나비단 25000점]

 [4위 막실라팀 22000점]

 

 “뭐? 4위?”

 

 당연히 막실라 팀이 3위인 줄 알았던 견치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심지어 막실라 팀은 예상점수 42000점의 절반밖에 안 되는 22000점을 기록했다. 견치는 Speed-T1 직원에게 다가갔다.

 

 “이게 뭐야? 왜 22000점인데?”

 

 당혹스러웠던 견치는 반말이 튀어나왔다. 방금 전까지 ‘병원’을 들고 옆방에 다녀왔던 여성이 대답했다.

 

 “막실라 팀이 제출한 ‘병원’은 진품이 아닙니다.”

 “뭐?”

 “‘병원’의 초안에는 정원 오른편에 벚나무가 없습니다. 그 대신 작은 꽃들이 그려져 있었죠. 초안은 그랬지만 3년이 지나서 수정 작업이 이루어졌죠. 수정 끝에 권성환 화백은 꽃이 그려진 자리에 벚나무를 덧그렸죠. 그러니 벚나무 밑에 꽃들의 모습이 숨겨져 있던 작품이죠. 하지만 적외선으로 그림을 투사해 본 결과 초안이 그려져 있어야 할 부분에 작은 꽃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수정된 ‘병원’ 그 자체를 따라서 그렸다는 증거죠. 한 마디로 위작입니다.”

 “복제품... 이라고?”

 “네. 그래서 두 작품만 인정이 되어 22000점이 된 겁니다.”

 

 견치는 멍하니 점수판을 바라봤다.

 

 “4등... 4등이라니....”

 “이 ‘병원’은 다시 들고 가셔도 됩니다.”

 

 Speed-T1 직원은 ‘병원’을 견치에게 건넸다. 견치는 그림을 들고 패잔병처럼 힘없는 걸음걸이로 3701호를 나왔다. 승강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오니 대구치가 서 있었다.

 

 “어서 차 타자!”

 “응....”

 

 대구치는 견치의 축 처진 어깨를 보고는 뭔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견치가 차에 타자마자 게적그룹을 따돌린 소구치가 나타났다.

 

 “견치, 무슨 일이야?”

 “‘병원’이... 가짜였대.”

 

 견치는 ‘병원’을 측절치에게 건넸다. 그는 37층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전부 풀어냈다.

 

 “그럼 우리가 4등이라고?”

 “당연히 3등 안에 들 줄 알았는데.”

 

 중절치는 오히려 차분했다.

 

 “어차피 끝난 건 끝난 거야.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지만 생각하면 돼. 측절치, 우리 일정을 견치한테도 알려줘.”

 “일정이 생겼어?”

 “응. 방금 전에 정보가 하나 들어왔어. 2주 뒤에 권성환 화백을 주제로 한 경매가 열린대. 아직 물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경매에서 경기목록에 올라온 작품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어서.”

 “경매는 어디서 열리는데?”

 “온드리안의 마루에서 열려.”

 “그럼 일단 마루로 가야겠네.”

 “아직 시간은 좀 남았으니까. 우선 오늘은 다들 좀 쉬어. 수고 많았어.”

 

 중절치는 숙소를 향해 속도를 냈다.

 

 

 ***

 

 

 껌뻑.

 

 카쟝은 눈을 떴다. 동시에 그는 자신이 아성 호텔 708호실 침대 위에 누워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그의 눈을 뜨게 만든 것은 작은 소음이었다.

 

 톡. 톡. 톡. 톡. 톡.

 

 창밖에서 나는 낯선 소리가 그의 귀를 두드렸다. 이따금 자동차 소리나 사람들의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긴 했지만 그런 소리와는 확연히 달랐다. 지금 이 소리는 굉장히 가까이서 들리는 소리였다.

 

 톡. 톡. 톡. 톡. 톡.

 

 카쟝은 눈동자만 움직여 창밖을 쳐다봤다. 마침 창문으로 검은 그림자가 지나갔다. 카쟝은 바로 알아차렸다.

 

 ‘사람 그림자다!’

 

 카쟝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창밖은 난간도 없는 아성 호텔 7층 외벽이었다. 게다가 그림자가 지나간 방향으로 가면 일호가 묵고 있는 방이었다. 그림자는 벽을 타고 일호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침입자가 일호를 노리는 거야!’

 

 이미 한번 암살시도를 당했던 일호였다. 이번에도 침입자가 목숨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카쟝은 침대에서 내려와 서둘러 의자에 걸린 겉옷을 들었다.

 

 '외부인이 창 밖에서 들어오는 입구는 없어. 들어오려면 창문을 깨거나 해야 돼. 하지만 창문을 깨면 스스로 침입경보를 울리는 셈이니까 다른 방법을 선택할 거야.'

 

 콰앙-!

 

 겉옷을 걸치자마자 폭발음이 들렸다. 카쟝은 순간적으로 벽에 밀착했다.

 

 "터뜨리고 침입한다고?"

 

 밖에서는 경호원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침입자다!”

 “사장님 방으로 들어가!”

 "사장님부터 보호해!"

 

 이어서 총소리가 들렸다.

 

 탕! 탕! 탕! 탕! 탕!

 

 총소리는 1분 가까이 이어졌다. 카쟝은 서서히 문으로 다가갔다.

 

 탕! 탕! 탕!

 

 ‘총격전 때문에 섣불리 끼어들 수가 없어.’

 

 잠시 후 총성이 멈췄다. 복도도 고요해졌다. 카쟝은 조용히 문을 열었다. 그는 열린 문틈으로 복도를 확인했다.

 

 “이럴 수가...”

 

 복도로 경호원들이 보였다. 그들은 온몸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었다. 카쟝은 복도로 나와 그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상처가 깊어.’

 

 숨을 쉬는 것이 기적일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다. 이미 숨이 끊어진 경호원도 있었다. 카쟝은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는 한 걸음 씩 옆방으로 접근했다. 일호가 묵던 방에서는 아직도 연기와 폭약 냄새가 섞여 안개처럼 뿌옇게 보였다. 카쟝은 인기척을 죽이고 문 앞에 다다랐다.

 

 ‘아직 있다!’

 

 연기 자욱한 방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군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최소 두 명.’

 

 카쟝은 청각에 집중했다.

 

 “이제 어떡할까요?”

 “폭발이 컸으니 곧 경찰들이 들이닥칠 거야. 일단 지니만 이거 들고 나를 따라와. 나머지는 여기 남아서 뒤처리하고 흔적 다 지우면 곧장 숙소로 가.”

 “네. 알겠습니다.”

 

 ‘목소리가... 여자잖아?’

 

 카쟝은 고개만 살짝 내밀어 일호 방의 동태를 살폈다. 연기가 점차 가라앉으며 그들의 실루엣이 보였다.

 

 ‘총 5명이다. 저 여자들이 경호원들을 쓰러뜨린 거야.’

 

 카쟝은 함부로 덤빌 수 없었다. 침입자들은 모두 총을 들고 있었고 10명의 경호원들이 그들 주위에 쓰러져있었다.

 

 ‘사격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고서야 이 많은 경호원들을 쓰러뜨리는 건 불가능해.’

 

 한마디로 그들은 상당한 실력자였다. 카쟝은 쓰러진 경호원의 벨트를 풀었다. 그리고는 벨트에 걸려있던 총을 조심스럽게 빼서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카쟝은 그들을 탐색하기 위해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줄 단단히 매."

 

 침입자들 중 창문 가까이에 서있던 사람이 허리에 줄을 연결하고 있었다. 그때 가장 오른편에 있던 사람의 얼굴이 살짝 보였다. 카쟝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때 그 사람이야.’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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