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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병원
작성일 : 22-03-09 22:23     조회 : 68     추천 : 0     분량 : 7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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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에게는 그 보고서 외에도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였다. 그는 오늘도 밤 10시 전에 퇴근하는 건 무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성민석은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는 사장실을 나가기위해 뒤로 돌았다. 그때 민석의 오른손에 잡힌 종이가 느껴졌다. 민석은 잠시 망설였다.

 

 '드려야 하나? 아니면, 그냥 버릴까?'

 

 비서가 발걸음을 주춤거리자 사장이 그를 불러 세웠다.

 

 "성 비서, 왜 그러고 있어? 무슨 문제 있어?"

 

 민석은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뒤돌아서 그에게 다가갔다.

 

 "다름이 아니라 방금 회사 1층에서 어떤 학생이 이 쪽지를 사장님께 전해드리라고 부탁해서요. 근데 별 거 아닌 것 같아서 드릴까 말까 고민 중이었습니다."

 "쪽지? 어디 줘봐."

 

 민석은 뒤로 감췄던 메모를 꺼내 사장에게 가져갔다.

 

 "이겁니다."

 

 사장은 쪽지를 받아 곧장 열어봤다. 동시에 성민석은 그의 표정을 관찰했다.

 

 '그냥 무시하고 버리시겠지?'

 

 그러나 민석의 예상과는 달리 사장의 표정은 급속도로 굳었다. 민석은 그의 표정변화에 당황했다. 사장은 봐서는 안 될 금서를 본 것처럼 황급히 쪽지를 접었다. 그는 눈에 보일 정도로 어색하게 말을 돌렸다.

 

 "성 비서, 학목 바이러스 치료제는 많이 나오고 있지?"

 "네. 요새는 하루에 600명치의 분량을 정제하고 있습니다."

 "그래, 알겠어. 만드는 대로 즉시 감염자들부터 지원해주고."

 "알겠습니다."

 

 사장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오늘은 이만 마무리하고 들어가 봐야겠어. 나머지 일은 내일 마저 끝내야지."

 

 민석은 그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당혹스러웠다. 자신이 뭔가 실수라도 한 줄 알았다.

 

 "혹시 어디 불편하신 데라도 있으십니까?"

 "아니야. 너무 피곤해서 좀 쉬어야겠어. 나 신경 쓰지 말고 성 비서도 어서 들어가."

 

 사장의 말투에서는 짜증이 살짝 묻어 나왔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성 비서는 더 이상 질문했다간 사장이 화를 낼 것 같아 얼른 인사하고 사장실을 빠져나왔다.

 

 "아, 그리고 성 비서."

 

 사장은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는 민석을 불렀다. 민석은 황급히 사장실로 돌아갔다.

 

 "네. 말씀하세요."

 "내일부터 사장실을 지키는 경호원을 4명으로 늘려주게."

 "네. 알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조심히 가고."

 

 민석은 서류를 정리하는 사장을 뒤로 한 채 승강기에 올랐다. 그는 주차장이 있는 지하 1층 버튼을 눌렀다. 곧 승강기는 민석을 싣고 부드럽게 하강했다. 민석은 승강기 왼편에 기대어 섰다.

 

 "별 내용도 없는 쪽지인데 갑자기 왜 그렇게 변하신 거지?"

 

 [4층입니다.]

 

 승강기가 멈추고 문이 열렸다. 4층에서 탄 사람은 민석도 아는 얼굴이었다.

 

 "환기 형."

 "형은 무슨, 회사에서는 팀장님이라고 불러."

 "예, 한 팀장님."

 "그래, 성 비서는 어디 가십니까?"

 "퇴근하는 길입니다."

 

 민석의 대답에 환기의 눈썹이 살짝 들렸다.

 

 "벌써? 아직 7시도 안 됐는데? 사장님은 어쩌고?"

 "퇴근한다고 하시길래 저도 일찍 나왔네요."

 

 환기의 눈썹이 순식간에 이마까지 올라갔다.

 

 "사장님이 이 시간에 퇴근을 하신다고?"

 

 민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늘은 몸이 좀 안 좋으신지 일찍 들어가 보시겠다고 하셨어요."

 "사장님이 그럴 분이 아닌데."

 

 한환기가 알기로는 백민관은 언제나 밤 10시까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신의 사무실에서 떠나지 않았다. 가끔 방송 출연이나 출장으로 사무실을 비운 적은 있지만 그것도 다른 업무를 위해서 비운 것뿐이었다. 휴식을 위해 사무실을 비운다는 말은 오늘 처음 듣는 소리였다.

 

 "한 팀장님은 어디 가십니까? 연구가 막바지인데 벌써 퇴근하시려고요?"

 "아니, 퇴근은 무슨. 배고파서 밖에서 저녁이나 먹고 오려고."

 

 한환기는 대답하던 도중에 갑자기 민석의 앞에 섰다. 그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민석아."

 "네?"

 "요즘 사장님 좀 달라진 것 같지 않아?"

 "어떻게 달라졌다는 말씀이세요?"

 "작년 말 '그 사건' 이후로 뭔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외모가 180도 바뀌어서 그렇게 느끼시는 거 아닐까요?"

 "아니야. 그렇게 단순한 변화가 아니야. 그래도 말투나 태도라는 게 남아있어야 하는데. 요즘 들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이런 게 예전보다 훨씬 살가워졌어. 그리고 대화할 때 보이셨던 날카로움도 사라진 것 같고. 전체적으로 원만해졌다고 해야 할까?"

 "하긴, 저는 사장님을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못 느꼈을 수도 있겠네요. 한 팀장님이 사장님을 더 오래 봤으니 한 팀장님 말이 맞겠죠."

 "아니, 이게 그냥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야. 내 눈엔 진짜로 뭔가 수상하단 말이야."

 

 환기는 심각한 얼굴로 민석을 바라봤다. 민석은 그의 눈길이 부담스러운 나머지 그의 눈을 애써 피했다.

 

 [지하 1층입니다.]

 

 승강기의 문이 열리자 환기는 고개를 돌리고 승강기에서 내렸다.

 

 "분명히 뭔가 있어.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

 

 환기의 옆에서는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그가 고개를 돌렸으나 민석은 보이지 않았다. 같은 층에서 내렸어야 할 상대가 보이지 않자 환기는 뒤돌아봤다. 민석은 승강기에 가만히 서있었다.

 

 "왜 안 내려?"

 "환기 형."

 "또 형이라고 하네. 왜?"

 "오늘 있었던 일인데요."

 

 달라진 민석의 태도에 환기는 재빨리 다가왔다. 민석은 환기에게 오늘 사장에게 쪽지를 전해준 이야기를 꺼냈다.

 

 "그 쪽지를 보실 때 표정이 확 굳으시더라고요. 그러더니 피곤하다고 하시고."

 "난처한 표정이었어?"

 "예, 약간 난처해 보이셨어요."

 "카쟝에게도 선전포고를 하셨던 분인데 여고생이 준 쪽지 하나에 표정이 일그러졌다라..."

 "농담처럼 보이는 쪽지였는데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시길래 저도 조금 당황했어요."

 "쪽지에는 뭐라고 적혀있었지? 설마 안 읽어보고 그냥 전달만 한 건 아니지?"

 "몰래 보긴 했죠. 봤는데...."

 

 민석은 망설였다. 궁금증이 커진 환기는 그를 연이어 재촉했다.

 

 "뭔데?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해봐. 빨리!"

 

 민석은 나직하게 그 내용을 입 밖에 냈다.

 

 "'검은 뱀이 당신을 노리고 있으니 조심해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당신의 옛 동료로 부터'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

 "옛 동료라고?"

 

 한환기는 혼자 팔짱을 끼고 천장을 올려다봤다.

 

 "사장님은 여기서만 일을 계속 하셨으니 동료라고해도 명장제약 사원뿐일 텐데. 설마 명장제약 설립 전의 동료일까? 그러기엔 너무 오래전 얘기인데."

 "그러니까요. 거기다가 뱀이 노리고 있다고 하니까 뭔가 불길하기도 하고요. 아무튼 전 여기까지예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민석은 환기에게 인사한 뒤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마냥 황급히 자신의 차로 이동했다. 그 뒤에 남은 환기도 잠시 고민하다가 자신의 차로 걸어갔다. 하지만 환기는 운전석에 앉아 시동도 걸지 않은 채 오랜 시간 골똘히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

 

 

 "도착했어. 다들 경기 준비해."

 

 막실라팀은 다음 경기를 위한 준비물을 주섬주섬 챙겼다. 견치도 좌석에서 부스스 일어났다. 덜컹거리는 차에서도 숙면을 취하는 사람은 막실라팀 중 견치가 유일했다. 그는 하품을 길게 토하며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2시네."

 

 경기하기 딱 좋은 시간이었다.

 

 "여기가 어딘데?"

 "어디겠어. '병원'이 있는 곳이지."

 "병원? 누구 아파?"

 "아니. 권성환 화가가 그린 '병원'이 있는 곳이라고. 리스트 숙지 제대로 안 하냐."

 "농담이야. 농담."

 

 견치는 무안한 얼굴로 차에서 내렸다. 막실라팀이 하차한 장소는 한 저택의 뒤편이었다. 저택의 앞으로 지나는 도로는 길이 좁았기에 도주로가 광활한 뒤편에 주차한 것이었다. 막실라팀은 밤공기가 피부를 스치기도 전에 저택부터 관찰했다.

 

 저택은 2층이었고 석재로 된 건물이었다. 건물 앞에는 마당이 있었고, 마당과 저택 둘레로는 사람 키만 한 담장이 줄지어 서있었다. 6형제는 담장을 따라 전진했다. 곧 저택의 앞으로 나있는 찻길이 나타났다. 카쟝은 앞서있던 측절치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여기에 '병원'이 있는 지는 어떻게 알아낸 거예요?"

 

 '병원'은 20000점이 걸려있는 고득점 작품이었다.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경매장 내역을 싹 다 뒤져봤지."

 

 측절치는 주소가 밝혀지지 않은 작품들을 조사하기 위해 소규모 경매장까지 검색했다. 그는 그 경매장들에서 발생한 거래내역까지 샅샅이 찾아본 것이었다.

 

 "Speed-T1협회에서는 공식적인 경매에 올라온 작품에 대해서만 주소를 제공하고 있어. 소형 경매장에서 발생한 거래는 포함하지 않지. 그런 탓에 자잘한 내역들은 우리가 직접 조사해야 돼. 검색해도 안 나오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고. '병원'의 경우엔 운이 좋았지."

 

 측절치는 그런 경매장에서 일어났던 거래내역을 통해 '병원'의 소재를 파악한 것이었다.

 

 "나비 경매장인데 동네식당만 한 조그마한 경매장이야. 거기서 '병원'이 올라왔더라고. 이 경매장에도 낙찰인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운 좋게 경매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명단을 구했어."

 

 측절치는 노트북을 꺼내 화면을 보여줬다. 그곳에는 나비 경매장에 '병원'이 나온 날 경매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명단이 적혀있었다. 소규모 경매라 참가인은 총 20명뿐이었다.

 

 "이 명단 덕분에 모든 게 해결됐지. 그 당시 '병원'이 8억 환에 낙찰됐거든? 그 그림에 그 정도의 돈을 쓸 용의가 있으며 권성환의 팬이며, 그 경매에 참여했던 사람은 이 저택에 주인인 하토 교수뿐이야."

 

 측절치는 노트북 화면에 하토의 인적사항을 띄웠다. 화면으로 그의 나이와 성별 그리고 직업까지 드러났다. 하토는 호완대 철학과 교수였다.

 

 "하토 교수의 생활 패턴은 조사해봤어요?"

 

 측절치는 저택 정면에 있는 전봇대로 다가갔다. 그는 전봇대에서 벌레만 한 물체를 떼어냈다.

 

 "이걸로 다 조사했지."

 

 측절치가 들고 있던 물체는 소형 카메라였다. 중절치와 측절치는 하토가 '병원'을 소유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자마자 그의 집 앞 전봇대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 후 그들은 사흘 동안 하토의 생활을 관찰했다. 하토가 저택을 들락날락하는 모습과 하토 주변인들의 동선을 모두 파악한 상태였다.

 

 "다행히 오늘은 하토 교수가 출장을 나간 상태야."

 

 저택의 불은 전부 꺼져 있었다.

 

 "좋아. 그럼 바로 진입해보자."

 

 중절치의 리드에 따라 막실라팀은 마당의 우측 담장으로 접근했다. 그들이 우측 담벼락에 붙었을 때 중절치는 가장 뒤쳐져있는 카쟝을 발견했다.

 

 "지치, 왜 이렇게 움직임이 더디어?"

 

 대구치가 카쟝을 내려다봤다.

 

 "역시 마음이 내키지 않는구나."

 

 중절치는 대구치의 말을 듣고는 카쟝을 쳐다봤다. 카쟝의 표정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중절치는 카쟝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지치, 저번에도 우리의 행동이 너의 가치관과 맞지 않다고 했지? 그래, 그러면 이 자리에서 너의 가치관이 뭔지 다들 듣게 얘기해봐."

 "가치관이라기보다는 제가 생각하는 정의인데요...."

 

 카쟝이 우물쭈물하는 동안에도 중절치는 꿋꿋이 그의 앞에 서있었다. 카쟝도 어쩔 수 없이 말을 이어갔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경우는 균형을 잃은 부의 흐름을 바로 잡을 수 있을 때에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견치가 코웃음 쳤다.

 

 "하, 무슨 어려운 말만 쓰면 다 멋있어 보이는 줄 알아?"

 

 반면 중절치는 진지하게 되물었다.

 

 "좋아. 그러면 부의 흐름이 균형을 잃게 된다는 게 정확히 어떤 상황을 말하는 거지?"

 "간단히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재물을 챙기는 상황이죠. 예를 들면 하토 씨가 남에게 사기 쳐서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병원'을 샀다든지, 아무 대가 없이 그 그림을 훔쳐왔다든지, 그런 상황들이죠. 그런 방식들로 '병원'을 구했다면 '병원'은 하토 씨에게 있어서는 안되는 물건이에요. 오히려 피해를 받은 그 누군가에게 갔어야 할 물건이죠. 만약에 그런 상황이었다면 저도 지금 이 경기라는 행위를 즐길 수 있어요."

 

 견치는 도끼눈으로 카쟝을 봤다.

 

 "저기 달구시로 가면 돈 많은 고위층을 그 '정의'라는 이름으로 골탕 먹이는 도둑이 있다던데? 그럼 걔랑 같이 일하면 되겠네? 어서 가지 그래?"

 "견치야. 그만 비꼬아. 어찌 됐든 지치는 우리 식구야."

 

 중절치는 카쟝의 한 발짝 앞까지 다가섰다.

 

 "그래. 내가 보니 너에겐 명분이 필요한 거구나."

 

 중절치는 카쟝의 코앞에 섰다. 그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굳어있었다.

 

 "그 잘난 명분, 말해줄게. 하토 교수는 학교에서 강의를 하지 않기로 유명해. 모든 강의를 자신이 예전에 찍어놓은 동영상 강의로 대체하지. 그 동영상도 7년째 같은 영상이고. 당연히 최신 지식은 추가되지 않지. 물론 학생들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아. 그런 교육으로 돈을 버는 거야말로 노력도 없이 남의 재물을 얻는 거 아니야? 교수라는 명칭이 아까울 정도지. 학생들의 강의료를 그렇게 뽑아 먹고 그런 식으로 강의하는 인간이야말로 도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그 돈으로 병원을 사는 데 일조했을 테니 네 말대로 그에게 있어서는 안 될 그림이라는 거지, '병원'은."

 

 카쟝은 쉽사리 반박할 수 없었다. 다만 그는 묵묵히 중절치의 눈빛을 읽었다.

 

 "...하토 교수에 대해 잘 아시네요."

 

 중절치는 카쟝을 잠시 노려보다가 뒤돌아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소구치는 중절치에 뒷모습을 보며 질문했다.

 

 "형,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돼?"

 "일단 마당의 구석으로 들어가자. 그 다음부턴 측절치가 전부 준비해 놨어."

 

 측절치는 현재 저택 상황에 대해 브리핑했다.

 

 "하토 교수는 오늘 아침에 마루로 출장을 떠났어. 지금 저택을 지키는 파수꾼은 남자 집사 1명과 키우는 개 2마리가 전부야."

 "사용하는 보안 시스템은 어느 회사 꺼지?"

 "보안시스템은 따로 없더라고. 다만 하토 교수의 집사가 꽤나 건장한 사내야."

 "얼마나 건장한데?"

 

 그때 견치가 끼어들었다. 그는 가슴을 한껏 부풀렸다.

 

 "형들, 걱정 마. 내가 처리할게."

 "집사는 25살 남성인데 키는 대구치 형만 해. 그리고 매일 운동을 해서 대충 봐도 근육이 드러날 정도야. 말이 집사지 사설 경비원이라고 봐도 무방해."

 

 집사에 대한 묘사를 듣고는 호언장담했던 견치도 주춤거렸다.

 

 "하핫. 내가 예상했던 집사의 모습이 아니네. 그럼 개는 무슨 종이야?"

 "하운드 1마리, 도베르만 1마리야."

 

 견치의 가슴이 푹 꺼졌다.

 

 "사냥개를 집안에 들여놨군. 보안시스템을 설치 안 하고도 편히 집을 비우는 이유가 있었네."

 "하토 교수가 이 근방에선 예술품 수집가로 유명한가 봐. 근데 예술품을 은행에 보관한다든가 어디에 기증했다든가 하는 소식은 없어. 그렇다면 아마 이 저택 어딘가에 있을 텐데 우리는 지금부터 그 공간을 찾아내야 해."

 "좋아. 그러면 다들 이 담장부터 넘어가자."

 

 중절치는 저택을 둘러싸고 있는 벽을 넘었다. 측절치도 대구치의 도움을 받아 담장을 넘었다. 마지막으로 카쟝까지 담을 넘어오자 중절치는 설명을 이었다.

 

 "일단 우리가 찾는 '병원'은 가로 100cm, 세로 70cm의 크기야. 어디 숨기기도 애매한 크기지. 우리는 지금부터 교수의 침실부터 화장실까지 샅샅이 뒤질 거야."

 

 중절치는 주머니에서 사진 몇 장과 그림 한 장을 꺼냈다.

 

 "이 사진들은 이 저택을 여러 구도에서 찍은 사진이야. 그리고 이 그림은 창문과 외형 등을 따져서 만들어본 예상 내부구조야. 설계도는 못 구했으니까 이 그림 보고 구조를 잘 기억해둬."

 

 카쟝도 그 그림을 뚫어져라 보며 구조를 머리속에 저장했다.

 

 "집안을 수색하다가 이 그림과 비교했을 때 특정 방이 조금 좁게 느껴질 수 있어. 우리는 그 방을 집중 공략할 거야. 거기에 비밀의 공간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하토 교수의 집 1층 창문은 죄다 쇠창살로 막혀있었다. 따라서 1층으로 진입하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막실라 6형제는 곧바로 벽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1층보다 면적이 작았다. 막실라팀은 1층의 지붕으로 된 부분 위에 올라섰다. 2층도 출입구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2층 창문 모두 안에서 잠겨있었다.

 

 "이렇게 되면 굴뚝으로 들어가야 하나?"

 

 굴뚝을 바라보니 가느다랗게 연기가 나고 있었다. 불은 꺼진 듯했지만 섣불리 굴뚝으로 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형, 여기 열렸어."

 

 단 한 곳, 화장실 창문만이 열려있었다. 다만 그 창문은 측절치가 들고 있는 노트북만 한 크기였다. 성인 남자가 들어가기엔 턱없이 좁은 크기였다.

 

 그러나 측절치라면 얘기가 달랐다. 측절치는 망설임 없이 화장실 창문으로 얇은 다리 한 쪽을 넣었다. 그 다음 나머지 다리를 넣었다. 엉덩이가 창틀에 살짝 꼈지만 대구치가 측절치를 밀어 넣자 하수구가 뚫리듯 쏙 들어갔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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