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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나가 되지 못한 기록
작가 : wiin
작품등록일 : 2022.1.4

결국... 나는 끝을 볼 수가 없었다... ,

 
19.박현
작성일 : 22-01-09 19:30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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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23일 수요일

 오후 5시 30분 즘이 지나는 시간,

 

 도로의 많은 차들이 서로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빽빽히 달리고 있다. 퇴근길로 인한 교통체증은 그 누구도 좋아하지는 않을 게 분명하다. 이는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자리에 서있을 틈도 없는 버스 안에서 약 1시간 동안을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있는 병원 앞 정류장에서 내렸다. 정류장에서 내린 나는 예정되어 있었던 약속처럼 그가 있는 병실로 향했다.

 

 저녁식사 시간이다 보니 식판을 실은 수레를 끌고 다니는 아주머니들로 복도가 북적거렸다. 하지만 그가 있는 병실 앞의 복도는 다른 병실들 앞의 복도와는 달리 고요했다. 나는 문을 열고 병실에 들어갔다. 이곳도 고요하다. 병원과 어울리는 장소에 온 듯하였다.

 

 병실에 들어서니 다행히 그녀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녀와 연락할 수단이 없어 일단 무작정 그녀를 만나러 병원에 온 것이다.) 그녀는 그의 몸을 젖은 수건으로 닦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문소리를 못 들었는지 내가 인사를 하자 그때서야 뒤로 돌아봤다.

 

 “아, 잠시만요.”

 

 그녀는 젖은 수건의 물기들을 하얀 통에 짠 뒤에 그 옆에 놓았다. 그리고 풀어놓은 그의 상의의 단추를 아래서부터 하나씩 끼워 맞춰 나갔다. 나는 그녀의 옆에서 그녀가 하는 모든 행동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마지막 단추를 채운 후 나를 보며 웃었다.

 

 “이렇게 또 다시 수민이 찾아와줘서 고마워요. 아, 과일 있는데… 과일 좀 깎아 드릴까요?”

 

 그녀가 나에게 웃음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그녀의 진심을 보여주는 표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한 나는 그녀의 표정들이 흥미로워 보였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내가 거절을 하자 그녀는 무안한듯이 다시 권했다.

 

 “과일이 맛있어요. 그래도 내가 유일하게 아는 수민이 친구인데… 실은 제가 과일 장사를 하는데 이번에 들여온 과일이 아주 맛있거든요.”

 

 나는 그녀의 머쓱해 보이는 표정을 바라보았다.

 

 “실은 제가 밥을 안 먹었습니다. 아주머니 댁에 가서 그때처럼 밥을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나의 서론도 없는 제안에 그녀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보였지만 금새 다시 웃음을 지었다.

 

 “그때 맛있게 먹었나 보네요. 다행이에요.”

 

 그녀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그래요. 생각해보니 급하게 나오느라 잊고 챙기지 못한 게 있었는데, 가요. 밥 해줄게요.”

 

 그녀가 나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고 옆 의자위에 올려져 있는 조그만 가방을 챙겼다. 병실을 나가기 전, 그녀가 침대에 누워있는 그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그러다 다시 나를 쳐다보며 빙긋 웃었다.

 

 “가요.”

 

 그녀가 먼저 병실에서 나서고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병원 앞 정류장에 다시 되돌아온 나는 그녀와 같이 버스를 탔다. (전에는 늦은 시간이어서 택시를 탔지만 오늘은 아직 날이 많이 어두워지지 않아 버스를 탔다. 솔직히 나는 택시를 타든 버스를 타든 상관이 없었다. 그때도, 오늘도 나는 그저 그녀의 뒤를 따라가는 것뿐이다.)

 

 그때와는 다르게 버스로 그녀의 동네를 가니 두배의 시간이 소모되었다. (오늘 버스에서 총 2시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약 1시간 뒤, 나는 그녀를 따라 한 정류장에서 내렸다. 그리고 그 때와 마찬가지로 어둡고 미로 같은 골목길을 지나치면서 서로 한 마디의 말도 없이 걷기만 했다.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집안에서는 빛이 새어 나왔다. 내 앞에서 걷고 있던 그녀가 집안의 빛을 보았는지 황급히 집안으로 들어갔고 나는 자연히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아이고, 내정신이야. 불을 끄고 간다는 걸 깜박했나봐.”

 

 그녀가 나를 보며 말했다.

 

 “학생 아니었으면 전기세 엄청 나왔겠네요. 잠시만 기다려요. 금방 밥 차려 줄게요.”

 

 그녀가 밥을 하는 동안 나는 그 때에 이어서 다시 방을 살펴봤다. 몇일전과 똑같이 벽에는 많은 상장들과 메달들이 걸려 있었고 책상위에는 저번에 내가 건드려 놓은 배열 그대로 책이 쌓여 있었다. 아마 그녀는 그의 흔적들을 단 한번도 정리하지 않았음이 분명했다.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수첩에 눈길이 가서 다른 책들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었다. 책상 위를 살피던 중에 귀욤 뮈소의 소설들 사이에 다른 하나의 소설이 눈에 띄었다.

 

 쌓여져 있는 책들 중에 소설은 모두 귀욤 뮈소의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단 하나의 소설만이 작가가 달랐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라는 소설이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었지만 귀욤 뮈소의 책만 보였던 그의 책상에서 다른 작가의 책이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집 안은 매우 작아서 한 눈에 모두 확인된다. 그래서 만약 그가 무언가를 숨긴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구조의 집이었다.

 

 나를 항상 귀찮게 하던 그의 표정들과 행동들을 관찰했던 나는 그가 관련성이 있는 것들끼리 연관을 짓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틈만 나면 나에게 말을 걸던 그가 축구 이야기를 하는 날이면 축구와 관련된 사람부터, 뉴스, 소설, 영화 등등으로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수라는 단어, 아니면 소설자체가 지금 현 상황들과 무슨 연관이 되어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연관 짓기를 좋아하는 그의 책상위에서 뜬금없이 다른 작가의 소설이 있다는 게 아무리 봐도 나를 신경쓰게 만들고 있었다.

 

 “밥 먹을 준비해요.”

 

 그녀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음식이 차려진 식탁을 내 앞으로 가져왔다.

 

 식탁위의 반찬은 전과 다른 부분이 없었다. 하지만 전과 마찬가지로 밥의 뜨거운 김이 내 얼굴에 부딪히면서 음식들이 갓 만들어졌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과 같이 맛있게 먹지는 못했다. (이 집에 온 이유가 밥을 얻어먹기 위함이 아니었다.) 오로지 난 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 소설을 살펴보고 싶었던 나는 재빨리 밥을 먹었다.

 

 “앉아 있어요. 과일 깎아 줄게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뒷모습을 확인한 나는 책상위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을 얼른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주머니, 죄송해요. 제가 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해요.”

 

 내가 현관으로 다가가자 그녀는 주방에서 몇 걸음 안되는 현관으로 다가왔다.

 

 “아… 그래요? 그러면 잠시만 기다려줘요.”

 

 그녀가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 무엇을 담고 있는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다시 현관으로 나온 그녀의 손에는 검은 비닐봉투가 들려 있었다.

 

 “이거, 별거는 아닌데 집 가서 깎아 먹어요. 사과예요.”

 

 책을 들고 있는 왼손은 허리 뒷부분에 숨겨 놓아 오른손으로 그녀가 건네는 검은 비닐봉투를 받아 들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책을 들키지 않고 가져가기 위해 나는 뒤로 돌면서 재빨리 책을 들고 있는 왼손을 내 배꼽 쪽으로 가져다 놓았다.

 

 “조심히 가요.”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만 살짝 돌려 끄덕이고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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