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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나가 되지 못한 기록
작가 : wiin
작품등록일 : 2022.1.4

결국... 나는 끝을 볼 수가 없었다... ,

 
3.정설
작성일 : 22-01-04 21:50     조회 : 52     추천 : 0     분량 : 5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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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19일 토요일

 모든 준비를 끝내고 경찰서에서 나서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우산이 없었다. 그래서 비를 맞으면서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주창장에 주차 되어있는 조그마한 하얀 모닝의 운전석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신속하게 차의 시동을 걸고 급하게 출발했다. 시속 50km의 길들을 과속카메라가 없을 때에는 60km까지 속도를 냈다. 경찰이라고 해서 속도위반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었기에 나는 밟을 수 있는 만큼 힘껏 페달을 밟았다.

 

 약속시간은 오후 1시, 지금 시간은 12시 45분, 이 속도를 유지해서 달린다면 제시간에는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겠지만 마음이 급한 나머지 도로의 지배자가 된 양 주위를 살피지 않고 앞만 바라보며 운전했다.

 

 운전에 집중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재킷 주머니 안의 전화기에서 벨이 울렸다.

 

 전화받아. 전화받아!

 

 나의 시선은 여전히 앞을 보아야 했기에 오른손으로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냈다. 정신없이 운전하는 중에 도대체 누가 나에게 전화를 했는지 확인할 틈도 없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 받았습니다.”

 

 “설아, 너 어디야?”

 

 팀장님의 목소리였다.

 

 “일이 있어서 방금 경찰서에서 나왔어요.”

 

 팀장님의 목소리를 인지한 나는 대충 답을 했다.

 

 “갑자기 무슨 일인데? 지금 당장 유턴해. 사건 터졌어.”

 

 나의 대답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아니면 실제로 사건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가 다급한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네? 저… 지금 못 가요. 그리고, 아니... 아닙니다.”

 

 그가 사건이라는 단어를 꺼내자 방금 전의 일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날이 선채로 대답이 아닌 대답을 했다.

 

 “이 자식이…! 팀장이 이야기를 하면…”

 

 “원래 오늘 저 비번입니다. 일단 끊을게요.”

 

 나는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듣지도 않고 그의 말을 끊으면서 통화를 종료했다.

 

 그와의 통화가 1분 이상이 되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새 나는 약속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그와의 통화로 인해 나의 정신들이 잠시 그에게 쏠리게 되어 아마 나 자신도 모르게 과속 카메라를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속도를 더 올렸음이 분명했다.

 

 12시 52분,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가게에 들어서기 직전에 자동차 사이드 미러를 통해 내 얼굴을 확인했다. (진짜 마지막으로 나의 얼굴 상태를 확인했다.) 몇 날을 밤 세워 편히 자지는 못했지만 꽤나 괜찮은 상태였다.

 

 옷 매무새를 가지런히 정돈한 후, 나는 ‘생삼겹 전문점’이라 적혀 있는 큰 간판을 가진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가게이름이 나름 맛집의 향기를 품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자잘한 평가를 하기에는 나는 극도로 긴장을 하고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고 나는 주의를 둘러봤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는 나의 어리숙한 모습을 한 중년의 여성이 보았는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몇 명이세요?”

 

 “아… 저 김서인이라는 이름으로 예약했습니다.”

 

 그녀는 단번에 나의 말을 이해했는지 알겠다는 말과 함께 자신을 따라오라는 손동작을 취했다. 나는 그녀를 따라 어느 방 문 앞에 도착했고 굳게 닫혀 있는 방 문 앞에는 신발이 세 켤레가 놓여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기 전, 시간을 확인해보니 1시가 되기 전인 12시 58분이었다. 늦지는 않았지만 그들보다 늦게 왔다는 압박감에 나는 긴장감을 완전히 없앨 수가 없었다.)

 

 긴장감의 리듬에 맞추어 한번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뱉은 뒤에 신발을 벗고 방문을 열었다.

 

 방안에는 서인이와 두명의 중년의 남성과 여성이 앉아있었다. 서인이게는 인사도 하지 않고 나는 서둘러 중년의 남성과 여성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서인이의 옆자리에 앉았다.

 

 중년의 남성은 서인이의 아버지이며, 여성은 어머니였다. 그녀의 어머니가 편하게 앉으라는 말 한마디를 끝으로 방 안에 참을 수 없는 정적을 만들어냈다. (그녀가 편하게 앉으라고 했지만 나는 무릎을 꿇은 상태로 벌을 받는 듯이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숨막히는 정적을 깬 사람은 나에게 먼저 말을 건네 준 그녀의 어머니였다.

 

 “오느라 고생했지? 여기 물 한잔 마시렴.”

 

 나는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와 함께 물이 담긴 컵을 받자마자 들이 삼켰다.

 

 순식간에 물을 마셔서 또 다시 정적이 오래 유지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다행히 얼마 안가서 중년의 여성이 방문을 열며 들어왔다. 그녀는 반찬들과 고기를 한껏 가득 채운 쟁반을 들고 식탁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쟁반에서 하나씩 꺼내 들어 식탁위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식탁이 복잡해져갔다. 그러다 자신의 일을 끝냈는지 그녀는 빈 쟁반을 들고 방문 밖으로 나갔다. 방문이 닫히고 나는 곧바로 집게를 손에 쥐어 당연하게 내 앞에 놓인 고기를 불판 위에 올려 놓았다.

 

 “아버님, 어머님, 고기는 제가 굽겠습니다.”

 

 “누가, 누구 보고 아버지라…”

 

 그녀의 어머니는 그의 허리를 팔꿈치로 툭 치며 눈치를 보내더니 그의 말을 끊어냈다.

 

 나는 그들의 눈치를 보았지만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고 불판 위의 고기를 뒤집었다. 생각보다 빨리 고기가 먹음직하게 구워졌다. 가게 이름과 어울리게 전문적으로 다뤄져 보인 고기는 아주 맛있어 보였다. 고기를 먹기 좋게 가위로 잘라 마저 빠삭하게 구운 뒤, 아버지의 접시에 고기 세점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어머니, 서인이 순으로 그들의 접시에 고기를 올려 주었다. 그들은 자신의 접시위에 놓인 고기를 아버지 한입, 어머니가 한입을 드시고는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나는 긴장이 풀리면서 꿇고 있던 다리를 편한 자세로 바꾸었다.

 

 그제서야 서인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나에게도 먹으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녀의 눈빛을 확인하자마자 나는 곧바로 고기 한점을 집어 한입에 넣었다. 맛있었다. 최근 며칠간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했었고 항상 팀원들이 사다 준 편의점 도시락이나 빵이 전부였었다. 그래서 그런지 기름진 고기가 배안으로 들어와 살짝 더부룩 했지만 맛이 좋아 한점을 먹고나서 또 한점을 더 먹었다. 맛있게 먹는 와중에도 고기를 거의 다 먹었을 때에는 흐름이 끊기지 않게 중간마다 새로운 고기를 불판 위에 올려놓는 일도 잊지 않았다.

 

 그녀의 아버지가 나에게 술을 권했다. 평소의 나라면 절대 빼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상태가 영 좋지가 않았다.

 

 “어… 저기 죄송합니다. 차를 끌고와서… 그리고…”

 

 차를 타고 왔다는 말만이 아니라 이들을 만나기전에 팀장님에게 들었던 사건이라는 단어가 어렴풋이 떠올라 이를 핑계로도 최대한 정중히 거절했다. (그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마음과는 상관없이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았다.) 나의 몸상태와는 별개로 내가 한 말들이 거짓말은 아니었기에 양심에 찔리지는 않았다.

 

 그의 제안에 최대한 예를 갖추어 말했지만 나의 거절에 당연한 반응으로 그녀의 아버지는 헛기침을 하며 나에게 눈치를 주었다. 하지만 그가 나에게 눈치를 주는 그 행위는 이번에도 소용이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그의 허리를 툭 쳐준 덕분이었다.

 

 식사가 거의 끝나면서 술병안의 술은 사라져 있었고 그녀의 어머니와 서인이는 젓가락을 내려놓은 상황이었다.

 

 그는 술에 많이 취한 듯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의 발음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자네 형사라고 했지? 형사라면… 강력계 형사인가?”

 

 나는 더 이상 열이 올라오지 않는 불판 위에 놓인 식은 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으려다 말고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맞습니다. 강력계 형사.”

 

 “강력계라… 흠 그렇구만. 자네 담배는 태우는가?”

 

 “네…담배 합니다."

 

 그의 질문들은 간단했지만 오히려 이 간단한 질문들이 내 가슴을 답답하게만 했다.

 

 “그래, 술도 안 마시는데 담배까지 안 피웠으면 이 자리는 무효였어!”

 

 그는 자신의 말이 웃긴지 갑자기 이를 보이면서 혼자 크게 웃었다. 그러다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바뀌더니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식사도 거의 했겠다. 같이 담배 태워야지.”

 

 “네… 아버님.”

 

 그의 발음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그는 취했음이 틀림없었다. (내가 아버님이라고 말한 부분에서 처음이랑은 반응이 달라졌다.) 하지만 나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방안에 앉아있는 서인이와 그녀의 어머니를 두고 나는 그와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신발을 신고 가게 밖으로 나가자마자 그는 급하게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하지만 라이터가 없는지 그가 온 주머니들을 뒤적였다. 바로 옆에서 그를 지켜보다 나는 재빠르게 그의 담배 끝에 불을 가져다 주었다. 이런 눈치가 바로 20대 초반에 군대의 경험과 경찰이 된 이후에 사회생활에서 배운 노하우이다. 마치 큰일이라도 한 듯 나는 스스로에게 칭찬했다.

 

 그가 담배를 한 모금 마시고 뱉으면서 땅을 바라보았다.

 

 “고맙네. 라이터에 새긴 문양이 멋있구만. 자네거인가?”

 

 “네…”

 

 그가 라이터에 새겨진 문양을 언급하자 순간 그 날의 일이 떠올랐다. 그저 찰나였을 뿐, 나는 서인이의 아버지와 같이 있음을 인지했기에 티는 내지 않고 내 담배에도 불을 붙였다.

 

 나와 그는 말없이 담배를 피다 뜬금없이 그가 어두운 표정을 나에게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자네 강력계 형사라고… 그 일 위험한 거 아닌가…?”

 

 “아…”

 

 나는 그의 말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편하게 담배를 피지 못하고 손에서 놓지 않은 애꿎은 담배만 타 들어갔다.

 

 “그 일 하면서 위험한 일만 하지 말게. 당연히 위험한 일이겠지만… 그러지 말라는 내 말 자체가 모순이겠지. 그래도 되도록이면 하지 말아주게…”

 

 그는 한동안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그도 나와 마찬가지로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를 그저 타들어가게만 했다. 생각에 잠긴 그에게 나는 도저히 거짓말을 할 용기가 없어 내 입을 먼저 열 수가 없었다.

 

 “…”

 

 “돈이 없으니까, 나와 아내는 돈을 벌 수밖에 없었고 집에 있는 시간은 날이 갈수록 줄어만 갔어. 그래서 서인이에게 신경을 쓸 시간이 없었네. 서인이, 그 아이가 지금은 씩씩해 보이지만 어릴 때부터 항상 혼자였어. 그래서… 그래서 항상 미안해.”

 

 그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서인이가 자네를 많이 사랑하고, 자네도 서인이를 많이 사랑한다는 걸 오늘 둘을 보면서 느꼈네. 하하… 너희 둘이 티를 내지 않아도 난 알 수가 있어… 서인이… 행복하게, 외롭지 않게… 내가 못 준 사랑을 자네가 가득 채워줬으면 해. 예비 사위.”

 

 은연중에 그가 나와 그녀의 결혼을 허락해줬다. 나는 그와 같이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대체 어느 순간에 나를 사위라고 인정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나는 그의 진심 어린 마음이 담긴 눈빛을 확인했다. 그의 진심에 반응해 반사적으로 꼭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이자 확신의 눈빛을 그의 눈빛에 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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