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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37화)
작성일 : 19-10-21 14:39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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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국방부에서 보내 온 자료를 바탕으로 뽑은 자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매년 전역하는 특수부대 출신이 대략 4천 명 정도이고 장교가 7천 명 정도입니다. 최근 3년 동안에 전역한 35,720명을 대상으로 김 경위가 프로파일링한 기준을 적용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삼만 오천 명? 어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언제 다 조사해?”

  박 형사가 질렸다는 듯이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도 7천만 보다는 낫잖습니까?”

  “그래 너 잘났다! 7천만 보다는 낫지.”

  김 형사의 대꾸에 박 형사가 또 다시 알밤을 매겼다. 이번에는 제법 감정이 실렸는지 딱 하는 소리가 났다. 민 반장은 김수현 경위를 노골적으로 싫어하던 차 형사가 김수현의 프로파일링 분석 자료를 활용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어쩌면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이 수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중 입대할 때 실시한 신체검사 기록을 분석해 본 결과 AB형의 혈액형을 가진 사람이 5,732명입니다. 다행히 혈액형 중에서 AB형 비율이 가장 낮아 그나마 대상자가 줄었습니다. 이중에 수도권 출신은 3,751명입니다.”

  차 형사의 보고서는 원그래프를 이용해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었다. 민 반장은 차 형사의 보고서가 만족스러웠다.

 “이들 중 신장이 173센티미터 이상, IQ 120이상인자를 가려내니까 대상자가 753 명으로 좁혀졌습니다.”

  “와! 차 형사! 정말 대단한데? 언제 그런 자료를 다 만들었어.”

  박 형사의 칭찬에 차 형사가 빙긋 웃었다.

  “그중 사건 발생 이전에 외국으로 출국했거나, 병원이나 시설 등에 장기 수용되어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니까……. 수사 대상으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이 524명입니다.”

  “수고했어……. 그나저나 어떻게 그렇게 빨리 분석을 한 거야?”

  민 반장의 격려에 차 형사도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컴퓨터가 다 해 준거죠. 저야 그냥 전산실 직원들에게 재촉만 한 거죠…….”

  요즘은 수사의 반은 장비가 해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현장 감식 장비뿐 아니라 부검 장비나 각종 분석 장비가 첨단화되어 있어 형사들의 수고를 엄청나게 줄여 줄 뿐 아니라 엉뚱한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하는 실수를 크게 줄여 주었다.

  그러나 아직도 날로 늘어나는 지능범의 수법을 쫒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인터넷과 IT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바람에, 발로 뛰는 경찰들의 수사 기법이나 장비보다 오히려 범인들이 더 날고 기는 형국이었다. 갈수록 경찰과 범죄와의 간격이 벌어졌다.

  그 간격은 결국 일선 형사들이 발품을 팔아 메워 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선진국에 비해 모든 장비나 수사기법이 더 열악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범인 검거율이 더 높은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좋아. 그 524명에 대해 전부 알리바이를 조사 해봐. 일손이 부족하면 교통계 순경들이라도 차출해 줄 테니 하루라도 빨리 조사하도록 해. 자!……. 더 공유할 정보가 없으면 이만 회의를 마치고 오늘은 일찍들 퇴근하지.”

  민 반장이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며 말했다. 시간은 벌써 저녁 8시를 지나고 있었다. 일찍 이란 말이 다소 어색하긴 했지만 퇴근이란 말에 사무실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벼워졌다.

 

  “반장님…….”

  지금까지 한 마디 말도 없이 회의만 지켜보던 김수현 프로파일러가 손을 가만히 들며 말했다. 회의를 마치려던 형사들의 얼굴에 짜증스런 표정이 일었다. 모처럼 일찍 집에 가려는 판에 뭐 하자는 거야?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저기……. 그 오토바이 말입니다.”

  “응. 오토바이가 왜?”

  민 반장은 형사들의 불편한 마음을 눈치 챌 만도 할 터인데 막무가내인 김수현 경위가 참으로 눈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작은 단서라도 아쉬운 상황에 퇴근 때문에 김 경위의 의견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런 고급 오토바이를 가진 사람이 한 동네에 몇 명이나 될까요?”

  김 경위의 말에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아니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제 생각에는 아마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많아야 한두 명 정도? 자동차라면 몰라도……. 그걸 역으로 이용하면 어떨까 싶은데요.”

  하긴 그렇다. 요즘은 젊은 친구들도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탈 정도로 흔하지만 고급 오토바이는 거의 보기 드문 것이 사실이었다.

  “어떻게 역으로 이용한단 말입니까?” 기어코 박 형사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한 마디 했다. 김수현은 그런 박 형사를 무시하고 계속 말을 이었다.

  “이미 범인들이 탔던 오토바이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간 마당에 굳이 우리가 알고 있는 기종이나 타이어에 대한 정보를 숨길 필요가 없을 거란 말입니다. 차라리 기자들에게 정보를 공개하면 모든 시민들이 그 오토바이에 대해 알게 될 겁니다.”

  민 반장은 김수현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아챘다. 좋은 생각이었다. 이미 노출된 패는 더 이상 패가 아니다. 그것을 감춘다고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자기 동네에서 그런 고급 외제 오토바이를 한 번이라도 본 주민이라면 뉴스가 나가면 곧바로 그 사실을 떠올릴 겁니다. 그러면 그걸 기억하는 시민들의 제보가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그중에는 분명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제보도 있을 것 같아 드린 말입니다.”

  “굿!!!! 아주 좋은 아이디어야……. 김미림 순경! 내일 오전에 기자들 좀 불러봐.”

  민 반장이 그 자리에서 김수현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였다. 민 반장이나 다른 형사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착상이었다. 아마 범인들도 경찰에서 이 정보를 공개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았다.

  실제로 고급 외제 승용차를 보면 누구나 한 번은 더 쳐다보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자기도 모르게 그 자동차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오토바이라면 더 할 나위도 없었다. 고급 외제 승용차보다는 고급 외제 오토바이가 더 눈에 띄기 때문이었다.

 

  경찰이 자청해서 기자들에게 사건 브리핑을 한다고 하니까 중대한 발표라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인지 평소보다 더 많은 기자들이 강당을 메웠다. 민 반장이 강단으로 올라가면서 기자들에게 서류를 든 손을 들어 보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반장님, 오늘 뭔가 좋은 소식이 있는 겁니까?”

  D일보 사회부 기자가 물었다.

  “좋은 소식보다는 저희 경찰에서 여러분들에게 협조를 부탁드릴 사안이 있는데……. 어쩌면 수사의 해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 판단됩니다.”

  여기저기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경찰에서 수사와 관련하여 기자들에게 협조 요청이라니……. 기자들은 민 반장이 한 말의 의미를 알기위해 저마다 기자 특유의 감각을 곧추세우고 있었다.

  “여러분도 이미 다 아시는 사실이지만……. 이번 사건에 일제 고급 오토바이가 이용됐다는 것을 M방송사에서 어제 저녁 6시 뉴스에 처음 보도를 했습니다.”

  민 반장이 M방송사의 기자에게 부드러운 눈길을 보냈다. M방송사 기자는 민 반장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눈길을 돌렸다.

  “보도 이후 수사회의에서 논의가 많았습니다. 아직은 발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이미 그 사실이 알려진 마당에 더 이상 감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토바이의 사양과 기종 등에 대한 정보를 브리핑 후에 자료로 나눠 드릴 것입니다. 언론사에서 이 오토바이에 대한 보도를 적극적으로 해 주신다면 시민들의 제보가 이어질 것이라 판단됩니다.”

  “오토바이에 대한 사양만 알려 주시는 겁니까?”

  민 반장의 협조 요청은 경찰에만 유리한 것이니까 이번에는 언론을 위해서 다른 정보도 밝히라는 일종의 줄다리기였다.

  “그냥 그것뿐이라면 여러분이 협조하겠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손해 보는 일은 절대 않는 것이 기자 분들이라던데......”

  민 반장의 말에 기자들이 킥킥거리며 웃었다. 가끔은 이렇게 쓸데없는 농담이 필요할 때가 있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였다. 기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려면 그들에게도 적당한 정보를 건네 줘야 한다는 것도 경찰과 기자들 간의 불문율이기도 했다.

  “용의자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을 잡았습니다. 지금 수사본부에서 수집된 정보를 더 세밀하게 분석중인데……. 조만간 여러분들에게 용의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 드릴 수 있을 겁니다.”

  범인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겠다는 민 반장의 말에 기자들 사이에서 작은 함성이 터졌다. 드디어 사건의 핵심적인 정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에서였다. 기자들은 서둘러 노트북을 열고 저마다 기사를 입력하기 위해 분주하게 자판을 눌러댔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용의자는 아마도 서른 안팎의 나이에……. 전라도나 경상도 출신으로 서울에서 오랫동안 산 사람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범행의 수법 등을 볼 때 상당히 높은 지능을 가진 인물로 보이며, 총기 사용이 자유로운 것으로 보아 어쩌면 군 장교 출신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최근에 전역한 장교들을 대상으로 사건 당일에 대한 현장부재증명을 확인하고 있는 중입니다.”

  민 반장의 마지막 말에 기자들의 손놀림이 더욱 바빠졌다. 마감 시간 전에 단신이라도 속보로 내보기 위해서는 빨리 원고를 작성해서 보내야 했다.

  “그럼 군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아마도 정 의장 사건과 관련지어 생각한 것 같았다. 민 반장이 우려했던 바였다. 이 사건이 정치적인 색채를 띠게 되면 그 순간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게 된다. 그건 그 누구도 바라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건 너무 앞질러 나간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 남자라면 거의 대부분 군대 생활을 경험 하지 않습니까?”

  “프로파일러가 분석한 정봅니까?”

  “예……. 그렇게 기사를 쓰셔도 됩니다.”

  기자들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민 반장은 더 이상의 정보를 꺼내지 않았다. 그날의 사건 브리핑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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