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휘~ 야, 이로한!"
"응? 뭐야?"
"희랑이가 고백했다며? 받아줬어? 응? 응?"
으아! 얘들이 그걸 어떻게 아는거야!!
"도하가 알려주던걸~"
도하 그 자식은 손으로 V를 만들며 웃고있다. 아니, 이 자식들아... 나 악몽꿔서 힘들다고...
"근데 왜 이리 초췌해보이냐? 너 이로한 맞아?"
"무슨 개떡같은 소리임? 악몽꿨다고!"
그러자, 도하가 다가오더니 앞에 털썩 앉았다.
"와. 천하의 이로한이? 이로써 로한기계설은 풀렸네!"
"로한기계설은 또 뭐냐..."
"니가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인간이란거!"
"에효... 화낼 힘도 없음..."
"어레? 보통 이로한이라면 때려도 백 대는 때렸을텐데..."
"최대 악몽이다..."
우리 집은 전원주택이다. 내 방은 2층인데, 사건자료파일과 창문 밑에는 침대가 있는 구조다. 근데 그 때, 잠에서 깨 기지개를 할 겸, 베란다로 나갔다. 근데 한 남자가 네발로 기어오는 것이다. 아파트를 지나 빌라를 지나, 우리집으로. 난 무서워서 내 볼을 꼬집었다. 안아픈걸 보니 다행히 꿈인가보다... 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난 다시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래서 베란다로 나가봤는데, 그 남자. 네 발로 기던 그 남자가 우리 집 계단을 올라오는 것이다. 문단손은 제대로 됬게지... 라는 생각과 동시에 이건 꿈이란 생각이 들었다. 끼익ㅡ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닫히는 소리.
"!"
들어왔다. 망했다... 이거 꿈 맞음? 뭐가 이렇게 생생함?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리니 또 침대였다. 꿈 속의 꿈이라니. 정말 끔찍했다라는 생각에 핸드폰이 있을 선반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곳에 핸드폰은 없었다.
"노노... 꿈임... 진정하셈..."
그 때 알 수 없는 용기가 샘 솟으며 방문을 열고 조심히 나가니,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계셨다. 아버진 이 시간때면 침대에 누워 깨지도 않고 주무시고계셔야하는 시간. 나는 태연히 아버질 지나 화장실로 갔다. 불키고, 문 잠그고. 그리고. ,
발 소리가 들렸다. 문 앞이다. 분명.
어쩌지?
똑똑ㅡ
"로한아. 안나올거야?"
아버지 목소리야. 그 남자... 귀신인듯?
"ㄴ...네... 잠시만요..."
얼버무리며 대답하고, 문을 확 열어제꼈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
그 때. 파일이 쏟아지는 소리가 나고, 누군가 중얼거렸다.
"나...다..."
뭐가 나란거지?
그 때. 또 다시 꿈에서 깼다.
다신 꾸고싶지 않은 꿈이라며 핸드폰을 켰다.
처음보는 화면에 몸이 굳어버렸다.
"제길... 또 꿈이야?!"
조심히 사건파일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
그 때. 창문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이건 꿈이다. 이건 꿈이다. 를 속으로 연발하며 눈길을 그 쪽으로 돌렸다.
남자는
등 쪽에 칼이 꽂혀 나를 보고 있었다.
"난... 아니야... 난... 아니라고..."
그대로 굳어선 그 남자가 '난 아니야.'라고 하는 말을 들어야했다.
그대로 잠이 깼다.
"와... 꽤 무서웠겠네... 꿈 속에 꿈이라..."
"근데 모르겠어... 뭐가 아니란건지..."
"우리 명탐정 이로한도 안풀리는게..."
"..."
"아니...아니아니, 그니까..."
근데 희랑이가 교무실에서 교실까지 달려와 날 불렀다.
"로한아! 쌤이 찾으신다!"
사실상, 경부님이 찾는거였지만...
"감옥에 수감되어있던 한 남성이 죽었다. 등에 칼이 찔려서. 자살처럼 보이는데..."
"경부님. 사람이 스스로 등에 칼을 꽂을 순 없어ㅇ... ㅅ...설마, 그 사람... 감옥에서도 자기가 아니라며 부인했던 사람이예요? 어떻게 생겼나요?!"
이 사람이야.
누명을 쓰고 누군가에게 살해까지 당한 사람.
이 남자가 관여되었던 사건은 철도로 사람을 밀어, 한 꼬마아이가 죽었던 살인이였어...
"... 경부님. 이 사건... 재조사합시다..."
"어?"
"억울하게 누명쓰고... 급기야...
누군가에게 살해된 이 사람을 위해서라도... 이 사건은.
재조사합시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