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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1. 토벌전(6)
작성일 : 19-05-21 23:00     조회 : 76     추천 : 0     분량 : 8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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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와 함께 온 증원군의 힘으로, 괴수들은 순식간에 정리되기 시작했다. 모습은 평범한 레프레아들이지만, 그들은 자신보다 3배나 큰 괴수와 괴물들을 손쉽게 상대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흐잇! 말하는 녀석들이잖아!”

 

 저 이상 녀석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과 몇 번 부딪혀 봤다는 점에서, 자신들과 차원이 다른 훈련과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사들은 그들의 싸움을 보면서 감탄과 경외, 그리고 압도되어 그 자리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저..... 저게 말이 되냐?”

 

 “그.. 그러게........”

 

 레프레아들은 2인 1조로, 원래는 3인 1조로 싸우라고 했지만, 괴수들을 둘러싸고 상대해 나갔다. 그들의 칼은 괴수들을 상대하기 조금 버거웠지만, 착실하게 괴수들에게 피해를 누적해나가면서 끈질기게 괴롭혀 나갔다.

 

 괴수들은 분명 기사들보다도 월등히 빠른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아니, 레프레아들보다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빠르게 움직인다고 해서 그들이 밀리지 않았다. 토벌부대 대원들은 그들의 움직임을 알고 있기에, 철저히 분석하여 녀석들을 상대해 나갔다.

 

 “이번에는 내 차례야!” / “알았어! 흐압차!”

 

 퍽! 퍼버벅! 퍽퍽!

 

 녀석이 공격하는 차례에, 그 공격을 피하면서 보조 인원이 망치나 철퇴로 녀석의 머리나 등을 세게 후려쳤다. 순간, 기사들이 공격했을 때와 달리, 녀석들은 고통스러움을 느끼며 휘청거리는 반응을 보였다.

 

 “크... 크아악!”

 

 “보... 복수 한......”

 

 아냐의 특훈의 성과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정확하게 둔기로 피해를 극대화 시키는 약점 타격을, 매일 같이 죽어라 철판에다 대고 시켰으니, 다들 익숙해진 것이었다. 거기다 단단한 껍질에 부딪혀 돌아오는 충격도 그냥 가볍게 넘기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 결과 괴수들은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다시피 레프레아들에게 쫓겨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에서 아멜은 괴물들의 발톱을 받아 넘기며 검을 휘둘렀다. 그녀의 검에서 푸른빛이 뻗어나가며 괴물을 타격하자, 괴물의 껍질의 갈라지며 안의 내용물을 내뿜었다.

 

 “키아아악!”

 

 “질겨........”

 

 일반 괴수가 아닌, 괴물은 역시 괴물이다. 아멜의 검은 평범한 검이 아니고, 그녀의 힘 역시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 엄청난 힘이었다. 그런 것들을 정면으로 받아도 멀쩡하게 서 있는 게 녀석들의 무서움이다.

 

 ‘하지만 질 것 같진 않아.’

 

 아멜은 가볍게 발을 돌리며 다시 한 번 검을 크게 휘둘렀다. 지금 그녀가 상대하고 있는 괴물은 5마리. 2마리는 어느새 그녀가 제압을 한 것이다. 전의 그녀라면 괴물 4마리를 처리하는 것이 고작이겠지만,

 

 “흡! 초승달 베기!”

 

 그녀의 전신을 타고 푸른 한기가 검에 모여든다. 그리고 그 한기는 거대하고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괴물을 덮쳤다. 괴물은 그 검기에 맞아 그대로 뒤로 밀려나다 자빠져버렸다. 동시에,

 

 “이건 좀 무리이려나? 제 5식, 바람 가르기.”

 

 그녀의 검기가 사라지기 직전에, 그 검기를 반으로 잘라버리며 또 한발의 검기가 나타났다. 아까 전과는 다르게 검기가 생기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또 빠르게 타들어가는 심지처럼 사라지는 검기를 그대로 잘라버리면서, 그대로 거대한 괴물의 몸뚱이를 2등분시켰다.

 

 “뭐... 뭐야! 괴물을 그대로 갈라버린다고?”

 

 울프강은 놀란 눈으로 아멜을 바라보았다. 무구 적합자라고는 하지만, 그저 흉흉한 소문만 들어봤을 뿐 직접 본적은 없었다. 아니, 허풍이라고까지 생각을 했었다. 그 수많은 노력과 땀을 흘린 기사들의 정점이자 군단을 이끄는 군단장들조차 괴수를 일격에 쪼개지는 못하니까 말이다.

 

 “흠, 덩치만 큰놈이지 개체는 2급밖에 되지 않네.”

 

 “우와악! 깜짝 놀랐...... 응?”

 

 울프강은 옆에서 난 소리에, 깜짝 놀라서 크게 눈을 뜨며 바라보았다. 그의 옆에는 레프레아이긴 하지만, 유독 키가 작은 여자가 서있었다. 울프강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무어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녀는 작은 책 한권을 그에게 내밀며 먼저 말을 이었다.

 

 “6군단 소속 기사단장이죠? 깜빡하고 이걸 그쪽에 넘기지 않았네요. 황무지와 사막의 괴수들은 약간씩 다르니까 미리 전달해 드렸어야 했는데.......”

 

 “네? 그럼 저것들은 하위개체란 건가요?”

 

 또박또박 거리는 그녀의 말에 울프강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했다. 그들을 골 아프게 했던 존재들이 그저 낮은 등급의 괴수들이라니.

 

 “뭐, 그렇죠. 처음 만났을 때는 정말이지....... 당황스러웠죠. 빠르기는 더럽게 빠르고 튼튼하고, 날붙이는 안 먹히고. 대신 대장이 둔기를 쓰라고 해서 다들 열심히 연습했죠.”

 

 “그렇다는 얘기는 이들은 그것보다 더 강한 존재들과도 싸워온 경험이 있다는 건가요?”

 

 “가끔 방벽 밖으로 나가서 훈련을 시키는 경우가 있거든요. 종종 3등급 이상의 고위개체랑 싸워봐야 한다면서요. 위험하다 싶으면 아냐랑 아이들이 처리하지만요.”

 

 아냐라는 이름에 울프강은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최초의 토벌부대의 인원이자, 이젠 한명 밖에 안 남은 세계에서 강력한 존재들 중 하나. 충분히 군단장의 지휘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뒤에서 묵묵히 병사로 남아 준, 모든 기사들이 존경하는 인물들 중 하나다.

 

 물론 그녀보다 더 강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울프강은 다시 고개를 돌려 앞에서 싸우는 소녀의 모습을 구경했다. 마침 또 다른 괴물의 목을 자르며, 아멜은 잠시 뒤로 물러나 자세를 고쳐 잡고 있었다.

 

 “키아아악!”

 

 “크르르르!”

 

 주변의 괴수들이 정리되고 있는 것을 본 괴물들은 곧장 뒤돌아 도망칠 자세를 취했다. 다른 괴수들은 급히 그들의 앞으로 달려와 마치 괴물을 보호하려는 듯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것들, 뭐하는 짓이지?!”

 

 “일단 전부 포박사슬부터 던져! 특히 괴물 녀석들은 우선퇴치목록으로!”

 

 괴물은 최대한 많이 죽여 놓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괴수들이 많다고 해도 상위개체보다는 약하다. 대신 상위개체들은 많이 없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한 마리라도 더 줄여놓는 게 좋으니까 말이다.

 

 ‘귀찮았는데, 한 번에 정리할 수 있겠네.’

 

 아멜은 피식 웃더니, 잠시 검을 땅에 꽂고 심호흡을 했다. 순간 그녀의 주변에서 엄청난 기운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레프레아들도, 기사들도 그런 그녀의 모습에 당황해 하며, 불길한 기운에 뒤로 물러났다.

 

 “이.... 이건?”

 

 울프강은 그녀의 힘이 무엇인지 눈치 챘다. 어떤 무엇인가의 형태로, 작은 힘만으로도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낼 수 있다는 소위 ‘마녀의 힘’이라고 불리는 힘 말이다. 물론 그녀가 쓰는 힘이 그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마력은 형상을 구현해내는 힘. ‘기원의 힘’이라고. 그래서 우리는 그걸 ‘비전’이라고 불러.」

 

 “쓸어버려!”

 

 소녀의 검에서 뭉쳐있던 마력은 마치 거대한 검의 형상으로 바뀌어, 앞의 풍경을 한 번에 갈라버렸다. 공기가 두 줄기로 갈라져 일렁이고, 앞에 있는 협곡의 바위들이 그대로 잘려 아래로 떨어졌다. 에트만은 안 그래도 잘 못 닫는 턱을 더 닫지 못하고, 잘려나가는 괴수들을 보며 말을 했다.

 

 “히익?! 저건.... 귀왕이나 쓸법한 기술인데........”

 

 “괜히 토벌부대가 아니라고 할까봐. 마치 군단장님을 보는 것 같네.”

 

 아멜은 괴수들이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그대로 땅에 주저앉았다. 물론 괴수들이 모두 쓰러진 것을 알기에 그런 것이다.

 

 ‘하아..... 하아..... 휴우.....’

 

 급격하게 힘을 끌어올린 터라 숨이 차오르는 그녀였지만, 나름 힘을 제어하며 녀석들을 무찌른 것에 만족했다. 무엇보다 조금은, 나름 성장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동시에 앞으로 더 성장해서, 그가 가르쳐준 것들을 모두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멜! 다친 데는 없지?”

 

 뒤쪽에서 낯익은 목소리와 함께 작은 그림자가 걸어들어왔다. 아멜은 그런 그녀에게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없어요. 잠시 숨이 좀 찰뿐이..... 아얏얏!”

 

 “멋대로 나가지 말라고 했잖아! 진짜, 다들 왜 이리 성질이 급해! 오늘 아주 지옥의 설교를 해줄 테니 각오하라고!”

 

 여자는 앉아있는 아멜의 뺨을 꼬집으며, 버럭버럭 화를 냈다. 뭐, 아멜은 그런 그녀에게 그저 배시시 웃으며 꼬집혔지만, 뒤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이없다는 눈으로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괴수를, 무자비하게 베어나가던 그 소녀와 지금 소녀가 같은 인물일까 말이다.

 

 

 

 

 - 전지기지, 제 5전투지역 외각 -

 

 

 흥미로운 보고. 마지막으로 보낸 공세의 괴수들은 대개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심지어 괴물들을 붙였던 전선은 전멸이라는 말에 로브의 사내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흐음? 그렇다는 얘기인가요? 아카레니님이 굉장히 화가 나실 것 같네요.”

 

 “매번 나만 욕을 먹고, 굴욕 받을 수는 없다고! 대책을 내줘! 제발! 너를 부른 이유가 그거잖아!”

 

 갈색 로브를 입은 사람에게, 검은 로브의 사내가 다급한 눈초리로 그에게 말을 했다. 탐색전 겸 이번 신세대 토벌부대의 역량을 재보려던 그들의 노력은, 예상과 다르게 너무나 강력한 그들의 힘에 놀란 것도 있지만,

 

 “더 강한 개체를 지금 당장 보내는 것도 무리죠. 안 그래도 많은 아이들이 굶고 있었잖아요? 제가 잠시 ‘신성한 마루’에 들어간 사이에, 북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저 대신 북부를 임시로 관리하시는 사람은 당신이잖아요?”

 

 방금 전에 보냈던 녀석들은 나름 괜찮은 측의 전력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괴수들이었다. 물론 자신이 왔으니, 그리고 임시로 끌고 온 먹이들이 있으니 굶주리고 약해진 괴수들을 다시 원래대로 돌릴 수 있으니 상관이 없지만 말이다.

 

 “그.... 그건....... 망할 용사가 데스페라도를 죽여서.......”

 

 “아! 그 얘기 들었죠. 그이한테서 들었으니까요. 그.러.니.까. 그 다음에 당신은 뭘 했냐고요. 그 후에 처리에 대해서 말이에요.”

 

 요즘 따라 주변에서 많은 무시를 당하고 있는 그는 굉장히 기분이 안 좋았지만, 차마 녀석에게 대들기에는 무리였다. 그도 그럴게 이 녀석은 7사제들 중에서 가장 위험한 녀석이니까.

 

 “그때는 나도 바빴다고. 아카레니님의 지령을 받고 움직이고 있었.......”

 

 “아무리 그래도 관리자의 임무가 1순위 아닌가요? 아카레니님은 분명 관리의 임무를 더 중요하게 내리셨던 것 같은데?”

 

 “그.. 그래도 특별 임무였다고.... 요....”

 

 변명거리라고 내세웠지만, 녀석한테는 통하지 않을게 뻔했다. 오히려 갈색 로브는 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하하, 그거 참 특별한 임무였죠. 정말로....... 실패 했지만요! 그리고 데스페라도 녀석도 관리 못해서 ‘용사’한테 죽게 하고!”

 

 녀석의 목소리에 분노가 끓어오르자, 갑자기 옆에서 괴물 두 마리가 나타나 이빨을 들이댔다. 명령이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바로 잡아먹을 것처럼, 그 괴물들은 검은 로브 남자를 위협하며 침을 뚝뚝 흘렸다.

 

 “일단 진정해, 진정해. 나도 솔직히 용사가 부활했다는 얘기는 나중에 알았다고....... 요. 너도 솔직히 붉은 로브 녀석이 알려줘서 알았잖아? 안 그래?”

 

 “으... 음. 뭐, 그건 그렇지만.”

 

 그의 말처럼, 갈색 로브 역시 용사가 다시 나타났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 거기다 괴물 데스페라도가 죽은 것도 역시 그의 소행이라는 것도. 그 전까지는 모두 인간측이 신병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아카레니 역시 정보 수집에 집중하라고 명을 내린 상태였다.

 

 당연히 사제들은 그 정보의 단서를 찾느라 미친 듯이 움직였고, 검은 로브는 가장 방대하고 많은 정보를 얻고자 관리자의 임무도 내팽겨 치고 정보수집만 해댄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라고 말해도 난 용서 못한다고. 결국 임무는 실패. 다른 녀석한테 공을 빼앗기고 관리지역은 관리도 제대로 못했어. 네놈이 아무리 하이브 증식을 잘 못한다고 해도, 적어도 애들을 돌려가며 배치 할 줄도 모른단 말이야? 덕분에 전력은 반 토막. 예비까지 겨우 끌고 와서 지금 대치중인거 보이지 않아? 이 망할 쓰레기야!”

 

 갈색 로브의 말처럼 북부의 괴수 전력은 거의 반토막 난 상태였다. 그나마 남은 녀석들도 사실 북쪽 신전을 지키기 위해 남아있던 정예들만이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 전력의 일부가 하필 떠보기 과정에서 그대로 산화해버렸다. 녀석의 말을 믿고 밀어붙인 것이 정말 화가 난 것이다.

 

 “크르르르르......”

 

 검은 로브의 면상 앞까지, 괴물들의 발톱과 이빨이 들이밀어졌다. 앞도적인 힘과 공포감에 그의 온몸이 떨려왔다. 분명 이 괴물들 역시 평범한 존재들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갈색 로브 옆에서 있지 않을 테니까.

 

 “어쨌든. 그분의 뜻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당분간 지켜만 보도록 할 거다. 그때까지 성과를 못 낸다면 알겠지?”

 

 “아... 알았어... 알았다고!”

 

 “참. 그리고 공격을 할 거라면 3일 뒤쯤부터 마음대로 하라고. 일단 우리 아이들 먹이부터 줘야 하니까 말이야.”

 

 갈색 로브가 뒤로 물러서자, 괴물들 역시 얼굴 앞까지 들이밀었던 날카로운 무기들을 뒤로 빼며 천천히 땅속으로 사라져갔다. 검은 로브는 그저 그가 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있었다. 놀란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서. 그리고 공포감에 압도된 자신의 몸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분명..... 다음번에 마주친다면 죽을지도 모르겠어.......’

 

 붉은 로브는 그나마 견딜 수 있지만, 저건 견딜 수 없다. 어쩌면 진짜 얼굴을 가리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최초의 괴물이라고 불리며, 한때 12마리의 괴물들을 관리하던 관리자의 모습이니까.

 

 그렇게 갈색 로브가 떠나고, 그는 자리에 주저앉아 좋은 생각을 떠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인간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녀석들 사이에서 떳떳하게 서기 위해서. 그리고 자기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고민을 무색하게 할 새로운 작전이, 반대쪽에서는 착실히 진행되고 있었다.

 

 

 

 - 전진기지, 제 1 전투지역 지휘사령부 -

 

 

 “괴수 토벌완료. 전부 사살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녀석들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습니다! 전초전은 우리 측의 승리인 것 같습니다!”

 

 참모들과 지휘부 인원들은 전령의 말에 모두 환호를 질렀다. 모든 전선에서 괴수들을 몰아낸 것도 모자라, 마지막 공세에서는 강력한 괴물들과 2등급 개체들을 무찔렀으니 말이다. 물론 그걸 지켜보는 데미아는 잠시 고개를 돌려 한숨을 내쉬며 투덜댔다.

 

 “이런 거 가지고 좋아하다니. 아직 수천, 수만 마리가 남아있는데도 말이야.”

 

 “그냥 봐줘. 일단 연승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좋잖아? 안 그래?”

 

 “참 얄밉다, 너. 이 소리를 제일 먼저 해야 할 사람이 너 아닌가?”

 

 아델은 그녀에게 그저 웃으며 어깨를 으쓱 거렸다. 아바르는 자신의 부대 피해 상황을 확인하며, 빨리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해 나갔다. 마침 아이엘이 피해 현황에 대한 1차 보고서를 들고 데미아에게로 뛰어오고 있었다.

 

 “군단장님. 현재 3군단의 피해 상황...... 어라? 아델씨도 여기 있었네요? 아델씨도 싸우러 가지 않으셨나요?”

 

 “여어, 오랜만이야. 뭐, 나도 그러고 싶었지만, 조금 몸이 아파서 말이지. 다음 전투 때까지 쉬기로 했어.”

 

 “괴물들을 잡으려면 아델씨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근데 다들 왜 이래요? 전투가 벌써 끝났나요?”

 

 “뭐, 전체 상황 종료지. 그리고 아이들을 너무 과소평가 하는 거 아니야? 원래 아멜이라면 괴물 4마리 정도는 가뿐하게 잡는다고.”

 

 토벌전 투입 전까지 놀고먹은 게 아니다. 단단히 준비해서 온 만큼 그들도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팍팍 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야만, 아픈 그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 될 테니까. 그리고 다음 있을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그의 힘을 아껴둬야 하니까 말이다.

 

 “그것 참 대단하네. 뭐, 잠재성이 너보다 뛰어나 보이긴 하더라. 그런 인간은 네 생에 딱 한명 봤는데 말이야.”

 

 “그러게. 나도 스승님이랑 같은 기분인 걸. 그럼 난 애들 보러 가볼게.”

 

 아델은 천천히 막사 밖으로 나가면서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데미아 역시 고개를 끄덕이곤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아이엘은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웃으며 말했다.

 

 “후아. 그럼 이제 마저 일처리를 해볼까요?”

 

 “그래. 알았어.”

 

 

 경비병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괴수들과의 첫 접전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괴수를 얼마만큼 잡았는가.’, ‘살아 돌아와서 기쁘다.’, ‘동료가 죽었다.’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지만, 당연 제일 화제가 된 것은 다름 아닌 토벌부대였다.

 

 “앗, 저기 지나간다.”

 

 “저기 가고 있네. 맞아, 그때........”

 

 아마 유일하게 전투를 했음에도 부상자나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부대일 것이다. 너무나도 차원이 다르게 괴수들의 특성에 맞춰 상대하는 그들의 인상적인 전투방법이나, 그들의 실력은 소문 이상으로 대단했다. 모두들 그들이 괜히 위험지역에서 괴수들과 싸우는 지 알 것 같았다.

 

 덕분에 인류 최후의 보루라는 새 별명이 얻어지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녀의 저주받은 힘이라고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압도적인 힘으로 괴물들을 제압해 나간 아멜이나 스피넬의 눈에 띠는 활약은 삽시간에 연합군 사이에 퍼져나갔다. 그들이 무구적합자라는 것을 알고 나서 말이다. 아이들이지만 괴물을 압도하는 힘, 특히 그 온몸을 저리게 만들던 살기나 그들이 사용하는 특별한 힘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었다. 물론,

 

 “아멜, 괜찮아?”

 

 “괜찮아. 스피넬 너는?”

 

 “나야 항상 괜찮지. 빨리 가서 밥이나 먹고 싶다.”

 

 “흐으, 맞다 오늘 점심이 완자 튀김이라고 했었어!”

 

 “그래? 빨리 줄이나 서자!”

 

 그들에게는 오직 밥을 먹을 생각뿐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부대 안에 있는 그를 만날 생각뿐이었으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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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8. 인장(5.5) 2019 / 2 / 19 89 0 8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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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8. 인장(4) 2019 / 2 / 12 90 0 7978   
42 #8. 인장(3) 2019 / 1 / 30 85 0 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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