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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9. 각성(4)
작성일 : 19-03-06 23:09     조회 : 55     추천 : 0     분량 : 8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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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부 황무지, 어딘가 -

 

 

 잊혀진 제국의 유적. 한때 번영한 제국의 도시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거대한 도로와 5층 이상의 거대한 건축물들, 그리고 군데군데가 무너져있기는 해도 철옹성에 가까워 보일 만큼 두터운 성벽이 도시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유적 앞에 적혀있는 작은 비석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있었다.

 

 『XXX 제국의 최초 정착지, 최초의 수도이자 100만 인류의 따뜻한 보금자리인 XXXX도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00만은 무슨 10만도 안되었으면서.’

 

 하지만 그것도 이미 잊힌 이야기일 뿐, 그 한때 찬란했던, 생기가 넘치고 모든 게 풍족해보였던 도시는 황무지의 모래바람에 묻혀서 과거의 영광은 이미 빛을 바래있었다. 이제는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조차 없는 유령도시. 그리고 그 홀로 서 있는 유령도시에는 가끔씩 들려오는 끔찍한 목소만이 이 외로운 공간을 매우고 있었다.

 

 그런 유적들을 하나하나 만져가며 붉은 로브의 남자는 천천히 도시내부로 걸어들어왔다.

 

 퍽! 퍽!

 

 ‘음? 먼저 와있는 건가?’

 

 누군가를 둔기로 때리는 둔탁한 소리가 들려온다. 붉은 로브를 입고 있던 자는 그 소리에 이끌려 천천히 그쪽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누군가가 맞고 있다는 사실보다, 누군가가 자신보다 먼저 와있다는 것이 신경이 쓰였다. 그가 걸어 들어간 곳에는 청색로브의 남자가 기둥에 묶여서 철퇴로 얻어터지고 있었다.

 

 “크아악! 아악!”

 

 “멍청한 녀석! 일 처리를 그따위로 밖에 못하나! 어! 정말! 내가 이래서! 인간 녀석들을 믿지 못한다니까!”

 

  청색 로브를 걸쳐 입은 한 남자는 얼굴이 피떡이 된 체, 자신을 때리고 있는 검은 로브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제... 제 잘못이 아닙니다...... 그 망할 너구리 자식이 손을 쓴... 아악!”

 

 “변명하지마라! 내가 괜히 네놈을 살려둔 줄 아냐!”

 

 “그만!”

 

 붉은 로브의 남자가 검은 로브의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검은 로브의 남자가 그를 바라보았다. 분노의 감정이 물씬 풍기는 그의 얼굴표정은 완전히 흉하게 일그러져있었다. 그는 붉은 로브의 남자에게 비아냥거리듯 툴툴거리며 말했다.

 

 “어이구? 그만? 항상 일찍 오던 녀석이 왜 이리 늦게 오셨을까? 어? 아?”

 

 “무슨 일인지 몰라도 녀석은 정보원이다. 그렇게까지 패두면 일을 할 수 있겠냔 말이다.”

 

 “흥! 애초에 인간 녀석들을 쓴다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 아니지. 너도 그들과 한패인 것 같단 말이야!”

 

 “무슨 소리지? 한패라니?”

 

 “너는 항상 인간들을 쓸어버리지 말고 노예로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녔으니까. 우리의 교의를 배반하면서까지 말이야!”

 

 검은 로브의 남자가 그에게로 다가왔다. 그의 눈빛은 경멸의 눈빛으로 차있었다. 붉은 로브의 남자는 그런 그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다음 그의 말을 들은 남자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뭐, 네놈이 아니더라도 네놈의 부하들 중에 있을 수도 있지. 지금 쥐새끼들이 우리들의 정보를 퍼 나르고 있단 말이야!

 

 “쥐새끼?”

 

 “그래! 인간 녀석들에게 심어둔 전승이나 전설, 그리고 ‘작은 희망’까지도 녀석들이 알아차리기 시작했단 말이야! 거기다 녀석들은 이미 우리들의 움직임까지 파악하고 있다고!”

 

 분명 녀석들은 우리들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가 퍼뜨린 거짓을 알아챘다고? 아니 그 전에 그런 게 가능 한가?

 

 “그건 어디서 얻은 정보지?”

 

 “당연히 녀석들한테서 얻었지. ‘직접’ 말이야!!”

 

 “하아.....”

 

 녀석의 말에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모습에 검은 로브의 남자는 버럭 화를 냈다. 아니 이미 화나 있었지만.

 

 “너.. 너 지금 그 태도 뭐야?!!”

 

 “네 놈이야 말로 무슨 짓이야!!! 어쭙잖은 떠보기에 당하기나 하고!”

 

 “하아? 그런 떠보기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정보가 있어야 한다고!”

 

 “이... 머저리가! 그들이 요번에 발견한 유물에 대해서 아냐?”

 

 “유물? 그 까짓게 뭐가 대수인데?! 그런 고물덩어리들이나 신경 쓰고 있는 거냐?”

 

 “아오...... 이래서 그분이 네놈을 그렇게 대하시는 거겠지.”

 

 “그게 무슨 말이지?”

 

 검은 로브의 남자는 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붉은 로브의 남자는 신음하는 남자에게 약을 건네주며 말을 이었다.

 

 “그 유물이라고 하는 게, 상당히 골치 아픈 물건이었거든. 설마 예의 ‘그’가 살아있었을 줄이야. 아! 참 너는 ‘그’에 대해서 잘 모르겠구나.”

 

 붉은 로브의 남자의 눈빛이 바뀌어있었다. 순간 그의 주변에 모여드는 엄청난 살기가 주변 공기를 떨게 만들었다. 그의 주변에서 나오는 오라에, 머리에서부터 내리찍는 거대한 압력이 느껴졌다. 압도적인 힘. 그것에 검은 로브의 남자는 그대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너에게 말을 놓아도 된다고 해서, 내가 오냐오냐 한다고 해서 기어오르지 마라. 난 충실한 개가 나에게 짖고 있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으.... 으......”

 

 “뭐, 이 정도까지 만할까? 너한테 말을 해줘야겠군. 넌 ‘용사’에 대해 아나?”

 

 용사? 전설 중 하나. 잊혀진 제국의 심장, 제국을 지키는 검. 이라고 알려진 게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타 종족을 배려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안위만을 지키기 위해 검을 휘둘렀다.

 

 “라고 선전을 최대한 해뒀고, 실제로도 그랬지. 참 녀석들을 다루기 쉬웠는데 말이야.”

 

 “그게 뭐가 어쨌다는 건가?”

 

 “문제는...... 진짜 ‘용사’가 나타났다는 거야. 제국을 지키는 검이 아니라 세계가 인정한 검이 말이야.”

 

 “뭐... 뭐라고? 그.... 그런 게 있었어?”

 

 “너는 아직 나이가 어리니 잘 모르겠지만, 세계를 넘어온 용사가 살아남아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분의 심기가 무척이나 안 좋아지셨단 말이지......”

 

 검은 머리의 용사.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머리색을 가진 불길의 상징. 매번 그들의 계획을 저지하려고 했으며, 죽고 나서도 끝까지 발목을 잡았던 망할 용사 자식. 그리고.......

 

 옆구리가 쓰라리다. 녀석의 모습을 떠올리자,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옆구리에 손을 올렸다. 붉은 로브의 남자를 보며 검은 로브의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평소에도 옆구리에 손을 댔었지. 어디 아프냐?”

 

 “녀석한테 당한 후유증이지....... 마지막에 관에 쳐 넣으려는 순간에, 내 옆구리에 검을 세게 박아줬었단 말이야.......”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잊어지지 않는다. 그 불길한 붉은색 검이 불타오르면서, 망설임 없이 베어나가던 모습. 그러면서도 그는 정확히 ‘인간’들만은 베질 않았다. 그도 눈치를 채고 있는 것 같았다. ‘7명의 용사’중에 적대적인 세력이 섞여있었다는 것도. 그분과 함께 자신을 베어 넘기려고 했던 그는, 결국 그와 가장 친했던 맹우에 제지되어 관 속에 갇히게 되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건에 대해서는 불문에 부치겠다. 그나저나 그 녀석은 어디 갔냐? 그 열혈 자식 말이야.”

 

 “응? 그 녀석은 지금 따로 알현실로 갔는데? 지금쯤이면 나오고 있겠지만.”

 

 “알았다. 그럼 이만 가보지. 저 정보원은 그만 보내주도록 하고.”

 

 붉은 로브의 남자는 검은 로브 남자의 어깨를 툭툭 만진 뒤,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청색 로브 남자는 다시 둘이 남게 된 것에 불안에 몸을 떨다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그리고 뒤에서 뭐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나저나 녀석이 부활을 했다고는 들었지만, 왜 그 기운은 느껴지지 않은 거지?’

 

 붉은 로브의 남자의 옆구리가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 진한 후유증. 그 감각이 다시 한 번 그를 조여 왔다. 마치 그가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이자, 그가 일으킨 일들의 죄 값을 치루는 것처럼. 하지만,

 

 ‘이 불합리한 세계는 없어지는 게 나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이기에 그는 일말의 후회가 없었다. 그는 오직 이 세계의 멸망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으니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도시의 중심에 도착했다. 무너지고 모래로 뒤덮여 흉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때 도시의 상징이라고 불렸던 영주관의 모습은 아직도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그 모습이 화가 나긴 하지만, 오늘 이곳에서 만나야 할 사람이 있으니 참기로 했다.

 

 “아카레니님. 도착했습니다.”

 

 그르륵.... 그르르륵....

 

 그의 말을 들은 듯, 바닥의 석판들이 밀려나가면서 숨겨진 문의 입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음산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계단을 보며, 그는 망설임 없이 발을 내딛으며 내려갔다.

 

 그의 모습이 지상에서 사라지자, 숨겨진 문은 천천히 닫혔다. 그곳에는 마치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황무지의 모래바람만 흩날리고 있었다.

 

 

 

 - 알 포트 메인, 토벌 부대 집무실 -

 

 

 창 밖에서 시끌벅적한 소리들이 들려왔다. 다친 사람을 치료하느라, 도시의 피해상황을 조사하느라, 그리고 물자들을 정리하느라 밖은 아수라장에 가까웠다. 다행이 아이엘이 리엔을 지도해주고 있어서 어느 정도 정리를 해주고 있어서, 아델은 다른, 아주 중요한 사항을 처리할 시간을 벌수가 있었다.

 

 집무실에는 총 4명의 사람이 서 있었다. 일단 밖에서 싸우던 사람들이었던 아멜과 소년, 그리고 키 작은, 소년과 아주 닮은 소녀와 아델 자신. 아델은 무엇인가 머리를 짓누르는 것 같은 기분에 눈살을 찌푸리며 소년을 바라보았다.

 

 “흐으.... 그러니까........ 이 소년이 토벌부대 쌍검의 무구 소유자라고?”

 

 “아저씨! 그동안 같이 훈련도 하고 밥도 먹었잖아요! 기억을 왜 못하세요!”

 

 “맞아요! 왜 다들 제 동생을 기억 못하는 거죠?”

 

 다른 이들은 알아보질 못한다. 그러나 마유와 아멜만이 그를 알아보고 있었다. 마유가 알아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아멜이 알아본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그 전에 어떻게 스티네아랑 스피넬은 그를 못 알아본 거지?

 

 “흠.... 이거 참 난감하네......”

 

 “당연하죠. 저도 제가 봉인해놨던 힘이 풀렸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봉인? 그게 무슨 소리지?”

 

 해맑게 웃는 세유의 말에 아델은 다시 한 번 눈살을 찌푸렸다.

 

 “뭐, 당신은 절 기억 못하는 것 같지만요. 그 전에 마유 누나한테도 ‘미안하다’라고 말해야 하지만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세유의 말에 마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세유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전 말이죠. 당신을 속이고 있었거든요. 그날 일을 기점으로 말이죠. 그게 당신의 바람이기도 했고요.”

 

 “내 바람? 그게 무슨 소리야? 것보다 그 말투는......”

 

 세유의 낯선 말투는 마유를 적잖이 당황하게 만들었다. 마치 자신을 받들어 모시는 것 같은, 예전에 해맑던 동생이 아닌 남과 같아 보이는 그런 그의 모습이 말이다.

 

 그런 둘을 바라보고 있던 아델은 순간 어떤 위화감에 서류 하나를 꺼내들며 말을 했다.

 

 “흠, 그러고 보니 너희들 몇 살이지?”

 

 “네? 저희들 말인가요? 14살이에요.”

 

 망설임 없이 답을 하는 마유. 하지만 그런 그녀를 보며 아델은 피식 웃으며 아멜을 바라보았다.

 

 “그래? 아멜 너는 지금 몇 살이지?”

 

 “올해..... 17이에요. 근데 그건 왜 물어보는 거예요?”

 

 “뭔가 조금 이상하지 않다고 여기는 건가? 아니 그것보다 너희들 정말로 대단한 아이들이였구나.”

 

 아델의 말에 마유와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반면 세유만은 고개를 돌려 휘파람을 불었다. 아델은 서류의 몇몇 글자를 짚으며 그에게 말했다.

 

 “세유... 라고 했지? 너, 언제부터 서류 조작 한 거지?”

 

 조작이라는 말에 마유와 아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관리관 실의 서류는 오직 관리관만이 관리를 한다. 그렇기에 통상 서류실을 건드릴 수 없게 되어있다. 그렇기에 아델이 한말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서.. 서류 조작이요? 그게 무슨 말인 가요?”

 

 “마유, 지금 세유한테 물어보고 있잖니? 세유, 대답하렴. 도대체 무엇을 위해 대담한 짓을 벌인 거지?”

 

 아델은 검을 뽑아들어 세유의 목에 겨누었다. 점점 돌아가는 상황이 이상해진다. 마유는 갑자기 검을 뽑아든 그를 보며 반사적으로 검을 뽑아들려고 했지만, 자신의 허리에 검이 없다는 것을 보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멜이 아델에게 손을 뻗어보려고 했지만, 세유는 그런 그녀들에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아델의 검을 담담하게 받아드리며 그저 웃기만 했다.

 

 “하... 하하하.... 역시 아저씨라면 눈치 채실 줄 아셨어요.”

 

 “그래. 그렇게 네가 눈치를 주고 있는데 못 알아차리면 섭섭하지.”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델에 눈에는 선명하게 보였다. 세유의 주변에서 샘솟고 있는 엄청나게 불길한 기운이 뻗어나가는 것이 말이다.

 

 “아저씨.... 그렇다고 그렇게 까지 살기를 내뿜지는 마세요. 저라면 몰라도 누나는 견디기 힘들 테니까요.”

 

 아델은 그제야 마유와 아멜쪽을 쳐다보았다. 아멜은 아델과의 훈련으로 어느 정도 그의 살기에 적응하고 있었지만, 마유는 전에 느꼈던 오한보다 더 강력한 살기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 아델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살기를 거두어드렸지만, 그에게서 눈을 떼지는 않았다.

 

 “그래, 그럼 네가 위험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을 설명해주렴. 아니, 너희들 정체에 대해서도. 너희들에게서는 굉장히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느낌이 팍팍 드니까 말이야.”

 

 “그러죠. 대신 이 이야기는 절대로 다른 사람들한테는 얘기하지 마세요. 부탁드릴게요.”

 

 “그러지. ‘내 피에, 이름에 걸고 맹세’하지.”

 

 세유는 그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델은 그런 그를 보며 피식 웃으며 검을 내렸다.

 

 “그런 말 함부로 하시면 안 되는 거 아시죠?”

 

 “흠, 그걸 알고 있다는 것은 네놈의 정체를 확신할 수 있다는 얘기지. 자, 나는 이걸 걸었으니, 너는 무엇을 걸 거지?”

 

 “저도 당신과 같은 걸로 하죠. 그래야 맞는 거니까.”

 

 “자.. 잠시 만요. 그 의미심장한 말들은 뭔가요? 것보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겠거든요?”

 

 아멜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둘 사이로 뛰어들었다. 아까 전부터 둘만 계속 얘기를 나누고 있으니, 답답했던 모양이었다.

 

 “아! 물론 먼저 이것부터 얘기해야겠군요. 일단 저는....... 당신들의 적이었습니다. 아카레니의 사제들 중의 하나였죠.”

 

 “응? 뭐.. 뭐라고? 자.. 잠깐만!”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아델은 아멜의 당황스러운 표정에 마구 웃어댔다. 세유는 그런 그녀와 아델을 보며 태연하게 서있었지만.

 

 “저는 한때 녀석들의 정보를 담당하고 있던, 토벌부대의 관리관들을 뒤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맡았던, 7명의 사제들 중의 하나였죠. 뭐, 말로 설명하는 것은 조금 무리니까..... 아저씨. 혹시 그 마법.. 아니 비전 쓰실 줄 아시나요?”

 

 “응? 어떤 거?”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이요. 그게 있으면 편할 것 같아서요.”

 

 “알았다. 나도 그게 있으면 편할 것 같은데....... 근데 괜찮겠어? 만약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해놓았다면 네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이미 한번 죽어서 괜찮아요. 그러니까 부탁드려요.”

 

 그의 해맑은 미소에서 슬픈 무엇인가가 느껴졌다. 아델은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주머니에서 이상한 공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의 주머니 속에서 계속해서 무엇인가 나오는 것이 신기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툭.

 

 “..........”

 

 그가 무어라 중얼거리자, 바닥에서 빛이 마구 솟구치기 시작했다. 빛은 사방을 매우며, 점점 방안의 사람들에게 달라붙었다. 갑자기 몰려드는 빛에 아멜과 마유는 깜짝 놀라며 순간 뒤로 자빠질 뻔했지만, 아델과 세유가 각각 두 사람을 붙잡아주면서 둘은 넘어지지 않았다.

 

 “이... 이게 뭔.....!!!”

 

 아멜이 무어라 말을 하려는 순간, 머릿속을 울리는 듯 하는 엄청난 기운들이 느껴졌다. 아니, 것보다 이거... 어디서 많이 느꼈는데.

 

 “이.... 이거.... 메모리얼이죠?”

 

 아멜이 조심스레, 아델에게 말을 했다. 그러자 아델은 고개를 짧게 끄덕였다. 아멜은 그의 모습을 본 뒤, 천천히 앞을 바라보았다.

 

 “이... 역시... 적응이 잘 안되네요.”

 

 집무실의 풍경은 어느새 사라져있었다. 그녀의 눈앞에 펼쳐져있는 것은 거대한 황무지, 그리고 수없이 서있는, 각각의 색의 로브를 걸친 사람들. 그리고 맨 앞에 서있는 7명의 로브를 입은 남자들.

 

 몇몇 색의 녀석들은 저번 전투로 봤었지만, 유독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었다. 갈색 로브를 입고 있는 한 남자. 키가 크기는 했지만, 그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검. 그 검을 보면 그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럼 이제 이야기를 시작하죠. 조금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지만요.”

 

 어느새 그들 옆에 마유와 세유가 서 있었다. 세유는 천천히 세 사람 앞으로 나왔다. 잊고 싶은 기억. 하지만 이걸 얘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천천히 팔을 들어 보이며, 지난 세월동안의, 한편의 연극 같았던 기억을 짚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의 입에서,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열쇠가 천천히 나오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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