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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40화)
작성일 : 19-10-21 14:45     조회 : 30     추천 : 0     분량 : 5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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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차 형사와 김 형사는 일산에 있는 유림실업을 찾아갔다.

  문제의 오토바이를 구매한 사람 중 한 명이 유림실업의 대표이사로 되어 있었다. 마침 오토바이를 판매한 대리점의 고객 관리 카드에 유림실업 대표이사의 명함이 끼워져 있었다.

  <주식회사 유림실업 대표이사 장 필수>

  차 형사는 명함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래도 회사 대표이사란 직함과 고급 외제 스포츠용 오토바이는 잘 매치가 되지 않았다. 회사의 대표이사라면 왠지 조금은 보수적일 것 같다는 선입견 때문이었는지 이런 고급 스포츠용 오토바이를 구입했다는 것이 조금은 낯설었다. 그것도 두 대씩이나 구입하다니…….

  찾아간 유림실업은 일산의 외곽에 자리하고 있었다. 회사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꽤 큰 규모였다. 회사 주변은 아직 개발이 덜되어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지만 회사 안으로 들어서자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반도체 관련 회사라 그런지 회사라기보다는 마치 조용한 캠퍼스 같은 느낌을 주었다. 공장인데도 건물보다도 잔디밭과 나무들이 더 많았다. 외관도 일반 공장처럼 거대한 철 구조물로 지은 것이 아니라, 2~3층으로 지어진 독립된 건물 여러 개가 적당한 간격을 두고 있었다. 건물들은 대부분 전면이 넓고 투명한 통유리로 되어있어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관리동은 골프장 클럽하우스처럼 지어졌다. 1층은 사무실이 전혀 없이 전부 개방된 공간으로 되어 있었다. 차 형사는 로비에 있는 소파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로비를 오가는 직원들의 표정과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스트레스에 찌든 자기들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씁쓸함과 부러움이 교차되었다.

  “미안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부드러운 목소리에 차 형사가 고개를 돌렸다. 장필수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나이가 지긋할 것으로 예상했던 차 형사의 예상과는 달리 장필수는 다소 마르고 왜소한 체격에 나이는 겨우 30대 중반정도에 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제 사무실로 모셨으면 좋겠지만, 저희 회사는 보안관계상 외부 손님들은 일체 회사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어……. 할 수 없이 중요하신 분들을 이렇게 로비에서 기다리게 했습니다.”

  자리에 앉으면서 장필수가 두 사람에게 양해를 구했다.

  아닌 게 아니라 널찍한 로비는 마치 카페처럼 꾸며져 있었다. 로비 중앙은 개방되어 있었고, 양쪽 옆으로 손님들과 미팅을 할 수 있게 만든 여러 개의 방이 있었다. 방들은 널찍하고 편안한 소파가 놓여 있었고, 벽면이 전부 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답답해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방음 시설이 잘 되어 있어 개방되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외부의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방 한쪽에는 커피메이커가 설치되어 있어 언제든지 음료수와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차 형사는 소파가 아주 편하고 푹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집에 있는 소파보다도 훌륭해 보였다. 차 형사는 장 대표의 지나칠 정도의 겸손한 태도에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푸대접이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터였다.

  “괜찮습니다. 회사 구경 온 것도 아니고……. 바쁘실 텐데 시간을 내 주셔서 오히려 저희가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뭘 도와 드리면 되겠습니까?”

  필수가 두 형사에게 커피를 따라 건네며 물었다.

  “예……. 어떤 사건을 수사를 하다가 사장님 이름이 나와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왔습니다.”

  “수사요?”

  “아! 놀라지는 마십시오. 별 것 아닙니다. 사장님하고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고……. 사장님께서 작년에 스즈키사의 오토바이 두 대를 구입하셨더라고요?”

  차 형사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순간 필수의 얼굴에 당황해하는 표정이 잠시 스쳤다 사라졌다. 그러나 차 형사는 그런 필수의 얼굴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아! 예! 두 대를 샀었죠……. 그런데 그 오토바이하고 수사하시는 사건하고 무슨 관련이 있나요?”

  차 형사는 장필수가 과거형으로 대답했다는 것을 알았다.

  “예……. 저희가 수사하고 있는 사건에 그 기종의 오토바이가 이용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그래서 그 기종의 오토바이를 구입하신 분들을 전부 만나서 확인하고 있는 중입니다.”

  차 형사는 몇 칠 동안 모든 언론에서 사고 오토바이에 대한 보도가 나갔는데도 장필수가 모르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장필수가 정말 뉴스를 보지 못했다기보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 예……. 그렇군요.”

  장필수가 약간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을 지었다. 차 형사는 장필수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바로 치고 들었다.

  “혹시 그 오토바이를 지금 좀 볼 수 있을까요?”

  “그게……. 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차 형사와 김 형사가 순간적으로 얼굴이 굳어졌다. 필수가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두 손을 가볍게 깍지를 꼈다. 얼굴에는 잔잔한 웃음기를 띄었다.

 

  “사실 지금 저에게는 한 대도 없거든요…….”

  차 형사는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하는 표정으로 장필수를 바라보았다. 장필수가 앞으로 숙였던 상체를 뒤로 제키며 편안한 웃음을 지었다. 차 형사는 장필수의 웃음 뒤에 감춰진 의도를 찾으려는 듯 장필수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다른 뜻이 아닙니다. 한 대는 팔았고, 한 대는 작년에 도난을 당했습니다.”

  차 형사의 눈이 반짝였다. 판 것이야 별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도난을 당했다는 말이 신경을 쓰이게 했다. 혹시라도 그 도난당한 오토바이가 범행에 쓰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도난 신고는 하셨나요?”

  “그럼요. 도난 즉시 신고 하고 보험처리해서 보험금까지 탔는걸요.”

  차 형사는 도난 신고 내역과 보험회사의 보험 처리 내용을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아이패드에 적었다.

  “아! 그랬군요……. 혹시 그것이 언제였습니까?”

  “작년 12월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한 날짜가 필요하시면 제가 보험서류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작년 12월이라면 확인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사건하고는 시간 차가 너무 컸다.

  “아니 괜찮습니다.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부탁을 드리죠……. 그리고 한 대는 파셨다고 했는데 언제 파셨습니까?”

  “그것도 작년 연말쯤에 팔았습니다. 사실 비싼 돈을 주고 샀는데 바쁘다보니까 제대로 한 번 타 보지도 못했는데, 한 대를 도난당하고 나자 더 이상 가지고 있고 싶은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그래서 처분했는데 그것도 확인해 드릴수가 있습니다. 그 오토바이를 샀던 대리점에서 소개해 줘서 팔았습니다. 계약서를 가져 올까요?”

  더 이상 물어 볼 필요도 없어 보였다. 사고 판 계약서가 있고 도난 처리되어 보험금까지 수령했다면 법적으로나 서류상으로 더 이상 완벽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차 형사는 무엇인가 마음이 깔끔하지 않았다.

  강력계 형사의 감각이라고 말하기에는 무엇인가 뒷맛이 남았다. 이 회사를 방문하기 전에만 해도 아무런 느낌이나 생각도 없었다. 그저 문제 기종의 오토바이를 샀던 사람 중의 한 명을 만나 사실관계만 확인한다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그러나 장필수를 만나고 난 뒤에 직감적으로 무엇인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필수가 오토바이를 처리한 방법이 너무 깔끔하고 완벽한 것이 오히려 마음에 걸렸다.

  물론 장필수에게 이유를 듣긴 했지만 한 대도 아니고 두 대를 비슷한 시기에 팔거나 도난당했다는 것이 우연치고는 묘한 우연이란 생각이 들었다.

  “근데 사장님께서는 왜 그런 고급 스포츠용 오토바이를 사셨습니까? 평소 오토바이를 즐기시는 것도 아닌 것 같으신데……. 더군다나 두 대씩이나……. 돈도 꽤 많이 드셨을 텐데.”

  “예. 솔직히 꽤 많이 들었습니다. 오토바이라고 하지만 웬만한 자동차 값보다 비싸니까요.”

  필수가 자기도 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친구와 같이 타려고 두 대를 샀죠.”

  장필수가 소파에 몸을 묻고 다리를 꼬았다. 페라가모 스웨이드로퍼를 신고 있었다. 차 형사의 월급보다도 비쌀지도 모르는 신발을 아무렇지 않게 신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심과 부러움이 동시에 일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 여유가 없었다.

  “친구요?”

  “예……. 우리 회사에서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데, 저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단짝으로 지내는 친구죠. 어떻게 보면 나랑 둘이서 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죠.”

  차 형사가 ‘친구’라고 쓰고 그 뒤에 물음표를 달았다. 나중에 혹시 필요하면 그 친구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묘하게도 범죄에서 공범은 가족보다도 친구인 경우가 많았다. 친구보다 가족이 더 믿을 수 있을 것 같은데도 범죄에서만큼은 예외인 것 같았다.

  “근데 잃어버린 것이 내 것이었죠. 산지 얼마 되지도 않아 잃어버리니까 처음에 가졌던 흥미가 싹 달아나더라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잃어버리길 잘했다 싶기도 했습니다.”

  장필수는 말이 의외로 길어졌다. 말이 길어진다는 것은 아무 꺼릴 것이 없거나, 아니면 무엇인가를 감추기 위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형사는 장필수의 말을 들으면서도 그의 진위를 살폈다.

  “오토바이란 것이 자동차처럼 편안한 것도 아니고, 이 나이에 오토바이를 타고 어딜 나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친구도 처음에는 몇 번 탔더니만, 내 것을 잃어버린 뒤에는 그냥 차고에 처박아 두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오토바이를 처분하자고 결론을 지은 거죠……. 이런 말은 보험사에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필수가 차 형사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넉넉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을 했다. 듣고 보니 그럴 것도 같았다. 차 형사도 가끔 급할 때는 경찰서에 있는 순찰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을 가지만 오토바이는 자동차와 달리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러셨군요. 이해가 됩니다.”

 

  더 이상 질문할 것이 없자 바쁜 사람을 마냥 붙잡고 있을 수가 없었다. 장필수도 이젠 그만 일어났으면 하는 눈치였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차 형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사가 제법 큰 것 같습니다. 뭐를 만드시는 건가요?”

  로비를 걸어 나오면서 차 형사가 물었다.

  “아! 예……. 반도체 관련 회삽니다. 반도체를 만드는 것은 아니고, 그 부품을 만들어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아, 반도체! 요즘은 IT산업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아직 젊으신 것 같은데……. 부럽습니다.”

  “아닙니다. 저희야 뭐 IT산업이라 하기도 뭐하죠.”

  로비를 나설 때 회사 정문으로 대형 윙바디 트럭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옆면에 커다랗게 그려진 대승전자의 로고와 광고가 보였다. 예상치 않았던 곳에서 대승전자의 로고를 보자 차 형사는 문득 대승그룹 차 회장이 생각이 났다. 별 뜻 없이 장필수에게 스쳐 지나는 말로 물었다.

  “대승전자와 일을 하시나 보죠?”

  “예……. 우리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있는 반도체 관련 업체는 전부 대승전자와 거래를 한다고 봐도 될 겁니다. 세계적인 회사니까요.”

  차 형사의 생각을 모르는 장필수가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다.

  ‘대승전자’

  차 형사는 장필수의 입에서 대승전자라는 말을 듣자 이번 사건과 대승전자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 것이란 직감이 들었다. 다소 엉뚱한 생각이었지만 설명할 수 없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물론 장필수의 말처럼 대승전자가 세계적인 규모의 기업이라 우리나라에서 반도체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회사라면 대승전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더욱이 유림실업 정도의 규모를 가진 회사라면 대승전자와 거래를 하는 것이 하등 이상할 바 없었다.

  그러나 차 형사는 유림실업과 대승전자 사이에는 무엇인가 사업적인 것 말고도 다른 연결고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무엇인가가 있다는 오랜 형사 생활에서 체득한 직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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