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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28화)
작성일 : 19-10-21 12:40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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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좋아. 전부 같이 가는 거지?”

  민 반장의 말에 형사들이 쓴웃음들을 지었다. 가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어차피 배는 떠났고, 떠난 배를 탄 마당에 싫고 좋고 가 어디 있겠는가. 다 같은 마음이라는 것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었다. 이제는 없는 범인이라도 잡아야할 판이었다.

  “일단 조직을 재정비부터 한다. 내가 검찰청과의 업무 협조 때문에 자주 자리를 비울수도 있기에 차 형사가 나를 도와 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오늘부터 차 형사가 부반장을 맡는다.”

  민 반장의 말에 차 형사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 앉아 있던 박 형사의 얼굴은 흙빛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민 반장은 못 본 척하며 말을 이었다.

  “오늘부터 모든 수사 상황은 일차적으로 차 형사에게 보고하고 확인을 받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와 단서를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팀을 나눠 수사에 착수한다. 차 형사는 회의가 끝나는 대로 팀을 재배치해서 보고하도록…….”

  민 반장이 형사들을 한 번 둘러 본 뒤에 말을 이었다.

  “이번 사건이 힘들다는 것은 위에서도 잘 안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언제 우리가 이렇게 세상의 관심을 받고 수사를 해 본적이 있어?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말을 잠시 멈춘 민 반장이 형사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형사들은 뜬금없는 민 반장의 미소에 뭔 일인가 싶은 얼굴들이었다.

  “조금 전 회의에서 서장님이 약속했다. 이번 사건의 범인만 잡으면 우리 반 전부 1계급씩 특진을 상신한다고 약속하셨다.”

  형사들이 일제히 ‘와’하는 함성을 질렀다. 굳어있던 민 반장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떠올랐다. 그래. 이 참에 진급도 하고, 훈장도 받자. 민 반장은 이제 강력반 분위기를 다시 살린 것 같아 다소 마음이 가벼워졌다.

  “힘들어도 다시 힘들을 모아 보자……. 이상이다. 할 말들 있나?”

  1계급 특진이란 말에 다들 싫지 않은 표정들이었다. 차 형사가 민 반장의 파트너 역할을 맡았고, 박 형사와 막내 김 형사가 한 팀을 이루었다. 다른 부서에서 지원 나온 두 형사가 짝을 맞췄고, 김 순경이 내부 관리를 맡기로 했다.

  새롭게 수사팀을 재편한 민 반장은 브리핑이 끝난 뒤 차 형사를 따로 불렀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민 반장이 제일 우려하는 것은 정보의 보안 문제였다.

  아무래도 많은 인원이 모든 수사 정보를 공유하다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정보가 외부로 흘러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 반장은 지금도 알게 모르게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절대 비밀을 요하는 정보는 두 사람만이 공유할 생각이었다.

  특히 언론에 수사 정보가 흘러가는 경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했다. 언론은 특종에 대한 강한 의욕으로 정보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수사 형사들에게까지 검은 유혹을 뻗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문제는 기자들은 어떠한 정보라도 얻게 되면 기다리거나 자제하는 법이 없었다. 기자들에게 시간은 생명과도 같았다. 먼저 정보를 습득했어도 단 1초라도 늦게 보도한 언론사는 뒷북을 친 꼴이 되고 만다.

  그러다 보니 인지한 정보가 수사상 비밀을 요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특종이나 단독보도라는 이름으로 모두 낱낱이 보도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몇 날 몇 칠을 범인을 추적하던 형사들에게는 이런 보도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언론이 보도한 뉴스는 시민들도 보고, 담당 형사들도 보고, 범인들도 보기 마련이었다. 범인들에게는 구세주 같은 뉴스가 아닐 수 없었다. 범인들은 유유히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달아날 수 있었고, 범인을 잡기 위한 형사들 간의 정보 공유가 오히려 범인에게 수사의 방향과 진척 사항을 알려주는 꼴이 된 것이다.

 

  민 반장은 차 형사와 함께 문형표가 피살된 현장을 다시 찾았다.

  두 사건이 서로 연관이 있다면 정 의장 사건 현장에서 찾아낸 단서들과 유사한 단서들을 이곳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동일범의 소행이라면 아무래도 유사점이 있기 마련이다. 어쩌면 초동수사에서 놓쳤던 단서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현장에 도착 했을 때에도 궂은비가 내리고 있었다. 올해는 유독 계절에 맞지 않게 비가 자주 내렸다. 갓길에 차를 세운 민 반장은 코트의 깃을 올리며 차에서 내렸다. 그때 대형 덤프트럭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거칠게 지나갔다. 느닷없는 물벼락을 맞은 차 형사가 트럭의 뒤꽁무니에 대고 욕설을 퍼부었다.

  민 반장은 도로의 중앙으로 걸어가 사건 현장을 중심으로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때로는 사건의 디테일한 부분보다 현장 자체에서 사건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계획적인 범죄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범인들도 즉흥적으로 범행 장소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사전에 면밀한 검토를 하고 나름대로의 판단을 해서 그곳을 범행 장소로 택했을 것이다. 그래서 왜 그 장소를 선택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되면 어느 정도 범인들의 생각과 의도를 찾아낼 수 있었다.

  현장은 살펴 본 민 반장은 이곳이 범행 장소로서는 최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구조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8차선의 자동차 전용도로는 자연스럽게 그 일대를 남쪽과 북쪽으로 나누고 있었다.

  도로의 남쪽으로는 주거 지역으로 개발되어 신도시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줄지어 있었다. 문제는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남향으로 지어진데다가 도로와 아파트 단지사이에는 높은 방음벽이 세워져 있어 아파트 단지에서는 도로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파트 단지에서 방음벽 너머의 도로에 관심을 가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북쪽지역은 남쪽지역과는 달리 주로 상업지역으로 개발되고 있었다. 아직은 종합운동장과 대형 마트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을 뿐 곳곳이 개발이 되지 않은 텅 빈 나대지로 방치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낮에도 도로 주변은 사람들의 관심 밖의 일이었다. 밤이 되면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이 끝남과 거의 동시에 인적도 끊어졌다. 사건 현장 주변에 가로등도 없었고, 사건 당일에는 날씨마저 흐렸었다. 이런 상황에서 목격자가 있었다면 그것이 더 신기할 것만 같았다.

 

  민 반장은 문형표의 피살 현장을 둘러보다가 마치 기시감처럼 정 의장 피살 현장과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선 사건 발생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것은 범행 후 신속하게 도피하기가 쉽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목격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설령 지나가던 운전자가 범인을 보았다 하더라도 순식간에 스쳐 지나는 상황에서 범인의 인상착의나 특징을 기억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또 사건 현장의 주변에 CCTV카메라가 없다는 점도 같았다.

  그것은 범인이 철두철미하게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는 의미였다. 살해 방법은 물론이고 사건 현장이나 피살자의 일정까지 미리 고려해 범행을 계획했다.

  그런 다음 아주 신속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조그마한 단서조차 남기지 않고 범행을 저지르고 유유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만약 이런 모든 점을 사전에 고려해 범행 계획을 세웠다면 범인은 아주 높은 지능을 가진 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장님! 여기 좀 보십시오.”

  현장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갓길에서 허리를 숙이고 무엇인가를 찾고 있던 차 형사가 급하게 민 반장을 불렀다. 민 반장이 차 형사 곁으로 뛰어갔다. 갓길에는 잡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지만 차 형사가 가리키는 곳은 잡풀이 짓눌려있었다.

  잡풀 사이의 진흙에 선명하지는 않지만 오토바이 바퀴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보였다. 사람의 발자국도 여러 개가 희미하게 보였지만 풀숲이라 정확한 족적을 따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나 밟힌 풀들이 그다지 심하게 짓눌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범인은 이곳에서 문형표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차 형사! 좀 이상한데?”

  “예? 뭐가요?”

  “아무리 봐도 오토바이 자국이 하나 밖에 없는 것 같은데?”

  민 반장의 말에 차 형사가 조심스럽게 바닥을 살폈다.

  “예........ 그런 것 같은데요?”

  차 형사가 허리를 펴면서 말했다. 민 반장이 다시 한 번 주변 수풀을 조심스럽게 헤치며 살폈지만 분명 바퀴 자국은 하나였다. 민 반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번에는 단독범?’

  그러나 사건 현장을 살펴 볼 때 단독범이 저지르기에는 힘들 것 같아 보였다. 아니야. 틀림없이 두 놈이야. 차 형사가 핸드폰으로 발자국과 오토바이 바퀴 자국을 찍었다.

  민 반장이 도로 중앙으로 걸어 나와 주변을 다시 둘러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머릿속으로 그날 밤의 상황을 그려보았다. 비가 내렸고 날씨는 칠흑같이 어두웠다. 밤늦게 녹화를 마친 문형표가 자기 차로 이 방향으로 달려왔다. 그러다 무슨 이유인지 이곳에서 차를 멈췄다. 그리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가로수와 부딪혔다.

  여기까지는 별 무리 없이 상황이 그려졌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는 이해가 되질 않았다. 문형표는 왜 이곳에서 멈췄을까? 그리고 왜 급가속을 해야만 했을까? 그런데 차는 왜 반대 차선으로 향했을까.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민 반장이 떠오르는 생각들을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당시의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빈 도로를 오갔다. 가끔씩 확인이라도 하는 듯 빈 허공에 손짓을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문형표가 차를 멈추게 만든 이유가 사건의 열쇠일 것 같았다.

  ‘오토바이가 도로를 가로 막고 있었던 걸까?’

  만약 오토바이가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면 문형표가 차를 멈춘 이유가 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차를 막은 범인이 쏜 총에 맞은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면 앞 유리창에 총알 자국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문형표의 차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그럼 왜 문형표는 황급하게 왼쪽으로 차를 돌린 걸까?’

  만약 범인이 자신에게 총을 겨누는 것을 보았다면 피하려는 행동을 했을 것이다. 대부분은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아 범인을 향해 돌진하거나, 차를 후진시키려 했을 것이다. 그도 아니라면 겁에 질려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형표는 돌진한 것도 아니었고 후진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다. 엉뚱하게 도로를 가로질러 반대편의 가로수를 들이 받았다. 차의 진행 각도로 보아 유턴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다.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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