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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4
작성일 : 19-09-07 21:19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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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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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순간,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그 찰나의 순간에도 꿈에서 깨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 꿈속에 차갑게 식어가는 그 아이가 남아있었기에. 그 아이의 곁에서 떠나고 싶지 않았다. 아니, 떠나서는 안 되었다. 그러나 나는 꿈조차 내 의지대로 꿀 수가 없었다. 내 정신이 그러한 것처럼. 내 몸이 내 말을 듣지 않는 것처럼. 내가 내 인생에서 의지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그런 인간이기에. 좌절감과 죄책감에 휩싸여서 괴로워하고 있는 와중에도 심장은 미친 듯이 뛰어댔다. 심장이 내 몸 안에서 벗어나려는 듯이 발작을 해대었다. 당장이라도 살아있는 심장을 나에게서 떼어내어 그 아이에게 주고 싶었다. 제발. 그러나 나는 이미 꿈속에서 깨어난 이후였다. 시끄러운 심장소리가 꿈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진정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나올 것처럼 발광을 했다. 조절할 수가 없었다. 내 몸의 한 부분이었으나, 내 정신과 같이 나를 지배할 뿐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내 몸조차 컨트롤할 수 없었다. 정신에 이어서 몸조차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방법을 모르겠다. 심장이 쿵쿵대며 뛰어대자, 불어난 심장이 몸 안 근육을 때리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심장이 요동칠수록 아픈 것은 심장이었다. 스스로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나와 다르지 않았다. 그만. 차라리 멈춰줘. 차라리 그 아이의 몸 안에서 피를 뿌려줘. 손끝까지 저리고 떨려왔다. 아프도록 뛰어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집중할수록 정신만 혼미해져갈 뿐이었다. 너무 아팠다. 심장에 이어서 온 몸이 제 각기 자신의 고통을 소리치는 것만 같았다. 손끝은 제 존재를 알리려는 듯이 따갑게 저려왔고, 오른쪽 다리는 온 몸을 부셔버릴 듯이 발악하는 심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듯이 제 문을 닫고 심장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피들을 거부하고 있는 듯 했다. 그렇게 다리는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움직이고 싶었으나 움직이지 않았다. 저릿한 손으로 다리를 들어보려고 했으나, 팔을 움직이자 또다시 심장이 나를 공격했다. 허벅지가 굳어버려서는 아무런 느낌도 느끼지 못했다.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아직도 꿈속에 있는 것인지. 현실인지. 헷갈렸다. 온 몸이 다 따로 놀았다. 굳어버린 오른쪽 다리는 이미 내 몸에서 잘려나간 듯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굴었고, 아직 남은 왼쪽 다리는 내뿜어진 피를 감당하기 벅찼는지 뜨겁게 타올랐다. 나는 어느 다리를 주물러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손가락과 손바닥조차 제 스스로를 감당하지 못했기에 내 모든 몸은 자기만 살아내려고 발버둥을 쳐댔다. 정신이라도 남아있어야 했다. 그런데 점차 흐릿해졌다. 모든 아픔을 감당하기에는 내 정신은 너무나도 나약했다. 아니, 내 몸 중에서 가장 아픈 것은 내 정신이었기에. 가장 나약한 내 정신이 아픔 속에서 제 자신을 가장 먼저 놓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며칠이 지났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얼마나 많은 날들이 내가 인지하지도 못한 채로 지나갔을까. 그렇게 나는 감옥과도 같은 내 방안에서 혼자 보냈다. 시간을 버려가면서. 그저 흘려보내면서.

 

 

 

 

 

 

 

 헉. 하며 심장이 멈췄다. 누군가가 내 몸 안으로 손을 넣어서 주먹으로 내 심장을 쥐여짜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심장에서 빠져나간 피가 내 몸 끝에 닿기 전에 누군가가 내 위로 올라탔다. 내 배에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 느낌조차 너무 빨리 사라져갔다. 곧이어 내 가슴 위에 그보다 더 무거운 것이 닿았다. 그 무게는 나를 짓눌렀다. 피부에는 느낌이 닿았으나 멈춰버린 내 심장을 뛰게 하지는 못했다. 가슴에 닿은 무거운 느낌도 배에 닿은 것처럼 빠르게 사라져갔다. 나는 죽음을 직감했다. 감각이 사라져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배와는 다르게 가슴에 순간적으로 찌릿한 통증이 들었다. 그 찌릿한 아픔은 지속적으로 나를 찔러대었다. 내 심장을 쥐고 놓지 않는 거대한 손에서 내 심장을 떼어놓으려는 듯이 그렇게도 쪼그라든 내 심장을 펼치려고 찌릿한 느낌이 나를 울렸다. 심장에 가해지는 따가운 느낌이 점차 그 범위를 넓혀나갔다. 그러자 내 가슴 위에 닿는 무게감이 점차 묵직하게 느껴졌다. 무거움이 묵직함이 되고 묵직함이 압박감이 되었을 때, 내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내 감각은 쪼그라들었던 심장이 펼쳐짐에 따라 서서히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그러자 그 전에는 느껴지지 않았던 통증이 내 온 몸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온 피부가 고통을 감당하지 못하고 떨려왔다. 어느 순간부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던 배는 그 모든 순간들의 아픔을 한 번에 나에게 전달했다.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은 내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뜻했지만, 살아났기에 나는 모든 아픔을 다 감내해야만 했다. 죽는 것과 죽을 것만 같은 것은 그저 고통의 차이였다. 세세한 아픔들이 하나도 겪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듯이 내 온 몸을 괴롭혔다. 숨조차 쉬어지지 않았다. 숨을 들이쉬는 것도 가슴이 간지러워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러나 간지러운 가슴 속과는 다르게 가슴 밖은 압박에 눌려서는 또 다른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 그만.... 그만....... 정신이 점점 혼미해져갔다. 놓아버리고만 싶다. 이제는 더 이상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아픔을 벗어난 것만 같다.

 

 흐릿해져가는 정신이 돌아왔다. 아픈 것이 내 잘못이 아니듯이 멈춰버렸던 심장이 다시 뛰는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다.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선명하게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눈을 뜨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죽을 것만 같지만. 그 전에 엄마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고 죽을 수만 있다면. 무겁게 닫혀버린 눈꺼풀을 올렸다. 그러자 그곳에 나타난 눈물에 젖은 엄마의 얼굴. 엄마를 부르고 싶었으나 목소리를 내려고 숨을 들이쉬자,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울먹이면서 말했다. 눈물이 났다. 울고 싶지 않았는데. 힘이 너무 없어서 다시 눈을 감았다. 엄마를 봐서 다행이야. 그 아이도 생각이 났다. 그 날 이후로 아무런 연락도 못 했는데. 막상 진짜로 죽음이 다다르니 그 아이를 미워했던 마음도 사라졌다. 만나고 싶다. 아니,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싶다. 그러나 힘이 너무 없어서 다시 희미한 정신을 놓아버렸다.

 

 

 

 꿈을 꿨다. 꿈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 아이가 나와 함께 한 공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 아이가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고마워. 나를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줘서.” 그 아이의 눈이 눈물에 가려졌다. 그 아이를 향해서 나도 손을 내밀었다.

 

 눈이 저절로 떠졌다. 그러나 눈을 떴음에도 밖은 너무 어두웠다. 눈을 뜬 것과 다름없는 어둠이 나를 맞았다. 병실이 암흑과 같이 고요했다. 눈을 뜨고 어둠에 적응하려고 했다. 곧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서서히 주변을 밝혀나갔다. 병실에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이 혼자라는 생각이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엄마도 없었다. 무서웠다. 그러나 곧 지금이 그 아이에게 마지막 말을 남길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말을 남겨야만 한다. 어둠속에서 더듬거리며 스마트 폰을 찾았다. 남겨야만 했다. 그 아이에게. 미안했다. 사실 네가 싫은 것이 아니었다. 이러한 모습을 한 내가 싫었다. 죽고 싶지 않은데, 내 몸이 더 이상 나를 감당할 수가 없다는 절망적인 사실이 나를 울렸다. 나만 울렸어야 했는데, 너를 울렸다. 제발. 네가 더 이상 너를 싫어하지 않기를. 몸이 아픈 것이 내 잘못이 아니듯이. 마음이 아픈 것도. 정신이 아픈 것도 네 잘못이 아니다. 우리의 아픔은 다른 것이 아니다. 우리는 같은 마음으로 아파했다.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면서 그 부러운 마음이 서로를 미워하게끔 방치했다. 그것만이 우리의 잘못이었다. 그것 때문에 우리가 만나지 못하고 마지막을 맞이해야만 했다. 미워하지 않았으면 너를 만날 수 있었을 텐데. 네가 다시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치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미안했다. 이제는 더 이상 그 안에 갇혀서 아파하지 않았으면. 흐르는 눈물에 동영상을 끝맺었다. 친구. 마지막으로 친구와 인사를 했다. 이제는 죽음이 나를 찾아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남겼으니. 제발. 내가 죽고 나서 나를 찾아오기를. 그래야만. 그래서 네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면. 간절한 마음을 한 채로 눈을 감았다.

 

 누군가가 내 심장을 찢으려고 했다. 강하게 들이닥친 찢겨지는 아픔에 두 눈이 떠졌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아팠다. 지금까지 겪었던 아픔과는 차원이 다른 아픔이었다. 이제 진짜 죽음이다. 엄마가 놀라서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말해야만 했다. 엄마를 위해 남긴 영상이 있다고. “엄마.... 엄마..... 내가 죽으면 내 스마트 폰에 남긴 영상을 봐요....” 숙여진 엄마를 향해 간신히 말을 했다. 제대로 전해졌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정신이 왔다갔다했다. 어지러웠다. 그 아이. 그 아이에 대해서도 말해야 하는데. “엄마.... 엄마.... 친구.... 내 친구...... 내 친구가 나를 찾아와야만 해요........” 심장이 찢어질 것 같아서 간신히 말을 이었다. 제발. 제발. 나를 찾아와 주기를. “알았어................... 알았어........ 진정해!!!!” 울부짖는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힘들어. 이제는. 그만. 눈을 감았다. 나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흐릿해진 내 정신이 닫혔다.

 

 

 

 

 

 

 

 지금 내가 살아있는 것인가. 이미 죽은 것인가.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삶이라는 것은. 죽음이라는 것은. 삶과 죽음은 얼마나 다를까. 알 수가 없다. 모르겠다. 죽기를 원했던 나의 삶은 죽음과도 같은 것만 같다. 삶.... 그 아이가 그토록 바랬다. 삶. 살아있는 것. 죽음이 다가오지 않는 것. 그 아이가 원했던 삶을.... 나는 왜 이렇게 그 소중한 삶을 꾸겨버리고 있는 걸까.... 갑자기 그런 회의감이 들었다. 그 아이의 눈빛. 나를 바라보았던 그 아이의 눈빛. 멀쩡하잖아..... 멀쩡하잖아..... 그랬다. 나는 지금도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아이의 눈빛을 보고 와서도. 이렇게 멍청하게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이래서는..... 이래서는 안 되는데.... 나는 멍청하게도 그 아이가 나를 위해서 내주었던 그 아이의 소중한 시간을 잊어버린 것만 같이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와 있었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이래서는 안 되었다. 그 아이가 죽음 전 그렇게 소중한 자신의 시간을 나에게 양보하면서 까지 나를 위해주었는데.... 나는.... 나는.... 그 아이의 소중한 시간을 버리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더 이상은..... 더 이상은....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 아이가 날 위해 써주었던 그 아이의 값진 시간을 이렇게 낭비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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