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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9 - 11화. 진실된 고백
작성일 : 19-06-13 18:02     조회 : 54     추천 : 0     분량 : 3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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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진실된 고백

 

 

 

 Savior. 2007년 11월 2일 (월)

 춘회는 아직 제대로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새벽 보육원을 나와 마법 기차역으로 걸음을 옮긴다.

 어둠에 잠긴 거리를 걸으며 그는 간만에 제대로 맛봤던 고향의 푸르른 정취를 떠올려본다.

 즐겁고도 의미 있는 1주일이었다.

 기차역에 들어가기 전 춘회는 잠시 뒤돌아서서 정겨운 풍경을 마음속 사진기에 담아놓는다.

 

 "또 올게. 그때까지 모두 안녕."

 

 4시간 뒤인 오전 10시 30분.

 마법 열차가 파랑 도시에 도착한다.

 춘회는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지하철에 올라탄다.

 

 "샤리..."

 

 그길로 유니온으로 향하는데...

 11월 2일, 오늘은 춘회에게 굉장히 중요한 날이었다.

 바로 그의 여신 샤리 로셀리나의 생일이었던 것!

 어젯밤 늘푸름 마을에서 산 명물 상록초 케익과 아름다운 꽃다발, 그리고 이벤트용 마법 폭죽을 잔뜩 들고는 건물 안으로 돌진해 들어간다.

 그러나,

 

 "안 됩니다!"

 "네? 건물 내에서는 이벤트 금지라고요?"

 "그래요! 공공기관인 유니온에서 사적인 이벤트를 하는 것은 금지입니다."

 

 안내 데스크 여자가 깐깐한 얼굴로 춘회를 제지하고 나서는 것이 아닌가?

 눈부신 하얀 머리를 긁적이며 춘회가 아양을 떨어본다.

 

 "히힛! 이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게다가 사적인 이벤트도 아니고 리더 샤리의 생일 파티인데... 헤헤헷."

 "안 된다고요! 그런 건 밖에 나가서 하세요!"

 

 단호박으로 거절당하는 춘회.

 하는 수 없이 깐깐한 안내 데스크녀에게 이렇게 부탁하고는 밖으로 나간다.

 

 "그럼 샤리한테 지금 당장 나와달라고 해주세요. 중요한 할 말이 있으니까요."

 "전해드리죠."

 

 유니온 입구에 진을 친 춘회는 몇 가지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마법 폭죽을 바닥에 설치하고, 꽃다발과 케익이 망가지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그리고 깊게 심호흡을 들이마셨다, 내쉰다.

 

 "스읍 – 후우 -"

 

 오늘은 중요한 할 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고백.

 뭐 예전부터 매번 찾아와서 도전했다 깨지고, 고백했다 차이고... 무한 반복이었던 춘회였지만, 오늘의 각오는 뭔가 달랐다.

 

 '오늘의 나는 진지함 그 자체다.'

 

 진지함 1000% 하얀 머리 미소년.

 전에 없이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무장한 그는 샤리가 나오기만을 목이 빠지라 기다린다.

 

 <똑똑똑>

 

 "들어오세요."

 "리더 샤리, 유니온 밖에 손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한편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라임빛 머리칼의 리더 샤리 로셀리나는 10분이 지나서야 안내 데스크녀에게서 소식을 전해 듣는다.

 

 "손님이요?"

 "맨날 찾아오는 빨강머리 춘회 있잖아요. 지금은 웬일인지 머리가 하얗게 새었던데..."

 "춘회군?!"

 

 샤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대뜸 걸어 나간다.

 그녀가 유니온 밖으로 나온 순간,

 

 <휘유우 – 펑. 퍼벙. 펑>

 

 춘회가 기다렸다는 듯 폭죽을 터뜨린다.

 새파랗고 높은 하늘을 수놓는 'HAPPY BIRTH DAY. 샤리'라는 형형색색의 멋진 문구.

 

 "이게 대체..."

 

 갑작스런 이벤트에 감동하여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라임빛 머리칼 미녀를 향해 백발의 미소년이 다가와 케익을 건넨다.

 초록색 쉬폰과 흰색 생크림이 조합된 늘푸름 마을 특유의 케익이었다.

 

 "춘회군."

 

 샤리가 놀란 두 눈으로 춘회를 올려본다.

 하얀 머리 소년의 입에서 그 어떤 시럽보다도 달콤한 말이 흘러나온다.

 

 "생일 축하해 샤리."

 "고마워요."

 

 샤리의 볼이 복숭아처럼 발그레해진다.

 부끄부끄거리는 샤리를 향해 춘회가 마지막 카드인 꽃다발을 내민다.

 

 "자, 받아."

 "이건?"

 "내 마음이야. 샤리 널 좋아해."

 "......"

 

 말없이 춘회를 바라보기만 할 뿐인 샤리.

 그녀는 진심 어린 소년의 눈동자에서 자신을 향한 직사광선 같은 마음을 느낀다.

 그때 춘회가 평소보다도 한 발자국 더 들어오는 행동을 취한다.

 

 "샤리, 널 좋아하는 내 마음은 진심이고, 그 무엇보다도 강해. 그러니까 사귀자! 오늘부터 1일 시작해보는 거야."

 

 <두근>

 

 춘회의 몸쪽 꽉찬 돌직구 고백을 받은 샤리는 심장이 아찔하게 뛴다. 어린 새의 솜털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요 춘회..."

 

 그런데 샤리가 수락의 대답을 완성시키려는 순간, 유니온 1층 유리문이 벌컥 열리며 짙푸른 장발의 남성이 튀어나온다.

 

 "안돼! 샤리는 내꺼란 말이다!"

 "라울?!"

 

 샤리가 깜짝 놀라서 방금 문을 박차고 나온 푸른 장발의 세컨 리더를 돌아본다.

 하지만 라울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달려와 춘회의 멱살을 잡는다.

 그가 손을 거칠게 흔들며 으르렁거린다.

 

 "네가 뭔데 나의 샤리한테 고백하고 지랄이냐고?!"

 "나의 샤리라고?"

 

 춘회도 눈살을 찌푸리고 라울을 노려본다.

 

 "그말 당장 취소하시지 라울. 안 그럼 저번처럼 나한테 험한 꼴을 당하게 될 테니까."

 "하아! 저번에는 방심했던 것뿐이었다고, 이 빌어먹을 애송이 새끼야!"

 

 <퍼억>

 

 라울이 춘회의 얼굴을 주먹으로 힘껏 때린다.

 그걸 본 샤리가 날카롭게 외친다.

 

 "라울! 이게 뭐 하는 짓이죠?"

 "몰라서 물어? 저 망할 꼬마 놈을 날려버린 것뿐이야! 그러는 너야말로 뭐 하는 거야, 샤리?"

 "무슨 뜻인가요?"

 "너야말로 저런 젖비린내 나는 고딩 애송이의 고백따윌 승낙하려 하다니, 대체 뭐 하는 짓이냐는 말이다! 너 그렇게 헤픈 여자였니?!"

 

 라울이 성난 코뿔소 마냥 화를 내며 이리저리 서성거린다.

 샤리는 어이가 없어서 대꾸조차 하지 못한다.

 

 "샤리 너는 장래에 나와 결혼해야 할 몸이다. 그런 여자가 어디서 근본도 없는 보육원 애새끼랑 사귀려고 해? 하하! 걸레 같은 짓을 하고 있었네? 정말 웃음 밖엔 나오지 않는군. 야, 샤리! 너 몸가짐 조심..."

 

 그때 춘회가 달려와 라울을 주먹으로 갈겨버린다.

 

 "으악! 이, 이 자식이..."

 "감히 샤리한테 그딴 소리를 지껄이다니... 각오 단단히 해라 라울!"

 "네놈이야말로 각오해라. 오늘이 제삿날이 될 테니까! 아쿠아 웨이브!"

 

 <촤아아>

 

 라울이 무기인 삼지창을 꺼내 거세게 휘두른다.

 쓰나미를 연상시키는 세찬 파도가 일어나 쇄도해온다.

 

 "디바인 쉴드."

 

 그러나 춘회는 빛의 마법으로 예전보다 더욱 강해져 있었다.

 침착하게 빛의 방패를 만들어 방어한다.

 

 "뭐야? 불 마법은 어따 팔아 먹고, 이상한 잔재주나 부리고 있냐? 아무튼 쓸어주마, 빅 웨이브!"

 

 <콰아아아아아>

 

 이번에는 라울이 해일을 일으킨다.

 산더미만한 파도가 춘회를 집어 삼킬 기세로 달려오는데...

 

 "샤이닝 블래스터."

 

 그 거대한 파도를 똑바로 응시하며 백발의 미소년이 주문을 외운다.

 강렬한 섬광 줄기가 파도를 뚫고 나아가 파도의 시전자인 라울마저도 날려버린다.

 

 "크아아아악!"

 

 라울은 수십 미터나 뒤로 날려간 뒤, 그대로 땅에 곤두박질쳐버린다.

 잠시 경련을 일으키다가 의식을 잃고 마는 푸른 장발의 사내.

 이번엔 그야말로 춘회의 완승이었다.

 

 "춘회군..."

 

 놀라서 눈만 휘둥그레 뜨고 있는 샤리를 향해 춘회가 다가온다.

 그러고는 두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준다.

 

 "샤리, 이제부턴 내가 널 지켜줄게. 그 어떤 시련으로부터라도... 반드시 지켜줄게."

 

 바위와도 같이 단단한 춘회의 목소리.

 그의 품에 안겨 있는 샤리의 눈에서 왠지 모를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나온다.

 드디어 기다리고 있던 사람을 만난 느낌이었다.

 그리움을 씻어주는 만남에, 상실감을 채워주는 충만감에 그녀는 지금 이 순간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낀다.

 춘회가 속삭이듯 말한다.

 

 "내 여자가 되어줘. 샤리."

 "...... 좋아요. 춘회군."

 

 샤리가 그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며 대답한다.

 행성 전체가 두 사람의 진실된 만남을 축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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