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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는 여자
작가 : 김유미
작품등록일 : 2017.6.30

우리들이 인생을 살면서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소설 <아는 여자>의 모티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다.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을 실제 죽이는 것으로 설정했다. 사랑에 배신당한 여자, 동생이라 믿었던 사람한테도, 언니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도 철저하게 배신당한 여자. 세상의 벼랑 끝에 내 몰린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작가의 신선한 감각으로 써내려갔다.

자존감이 강했던 여자는 그 자존감을 되찾는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 결국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하나 둘 죽이는 연쇄살인마로 돌변한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살인리스트에 올라있던 옛 남자, 두 남자는 동일인이었다.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에서 맞닥트리는 두 사람, 옛 연인을 체포하지 못하는 남자는 여자의 도주를 도우면서 결국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광역수사대의 끈질긴 추적과 도망자를 자처하는 남자, 밀항을 시키려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게 되고...

 
2. 인연, 그 이상의 인연 <2>
작성일 : 17-06-30 05:05     조회 : 461     추천 : 12     분량 : 4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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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두 번째 만남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밤새 두 사람은 서로가 살아온 얘기를 하다가 새벽을 맞이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편한 친구 같은 관계였다.

 

  “나리! 배 안 고파요?”

  “고파요!”

 

  출출했던 정수는 냉장고에서 만두를 꺼내어 군만두를 만들고는 작은 상을 차렸다. 그때가 새벽 다섯 시가 지날 때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간단하게 요기를 했다. 그리고는 불과 출근시간을 두 시간 남겨두고 정수는 나리를 자연스럽게 정복했다. 순순히 받아준 그녀가 더 이상했다. 외모나 직업이나 학벌이나 도저히 그녀가 좋아할 타입이 아니었던 정수를 자신의 품안에 품은 것이었다. 그것은 밤새도록 들은 정수의 과거 때문이었기도 했다.

 

  자신은 이혼을 해서 외롭게 산다지만, 이혼을 하지 않은 남자가 자신보다 더 외롭다는 것을 알게 된 나리는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그를 품었다. 두 사람은 두 번째 만남부터 급격하게 가까워졌고, 그날부터 100일 동안 퇴근만 하면 편의점으로 찾아와서 나리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리던 정수였다. 주중에는 하루 종일 편의점에 메여 있다가도 토요일과 일요일은 아르바이트에게 맡기고 온전히 쉬었던 그녀였다.

 

  정수가 퇴근하고 바로 편의점에 찾아간다고 해도 그녀가 퇴근하는 시간은 언제나 밤 아홉시였다. 두 사람은 밤 아홉시가 되면 주변의 술집에서 항상 술을 마셨고, 술에 취한 상태로 자정이 다되어서 그녀의 집으로 들어갔다. 혼자 살던 나리는 정수의 출입으로 남자가 생겼다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마다하지 않았다. 서로가 상대에게 가진 애잔한 동정심이 두 사람을 강렬하게 묶어 주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일을 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정수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남자를 만나고부터 편의점도 등한시했다. 매일 먼지를 털고 물걸레로 진열대를 닦던 그녀는 오로지 정수에게만 신경을 썼다. 정수가 갈아입을 내의나 양말을 사고, 집에서 갈아입을 티셔츠를 샀다. 사실상의 동거가 시작된 것이었다. 정수 역시 당직이 있는 날에도 몰래 빠져 나와서 나리의 집에서 자고 갔다가 시말서를 쓸 만큼 그녀에게서 헤어나질 못했다. 팔등신의 나리는 모델이상으로 키가 컸다.

 

  큰 키에 군살 없이 늘씬한 그녀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여자였다. 마르고 키가 큰 여자가 모텔의 체형이라면 젖가슴은 볼륨감이 있었다. 그녀의 유방은 뭇 사내들이 탐을 내는 유방이었다. 한번 맛을 보면 그 맛에 푹 빠져서 헤어 나올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정수가 그 꼴이었다. 나리의 매력에 빠지고 나서는 삶에 변화가 생겨버렸다. 점점 경찰로서의 본분을 잃어갔고, 상사의 질타도 심해졌다. 결코 그런 정수가 아니었다. 나리도 정수를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그 그리움은 눈물이 되었고, 눈물은 집착으로 변해갔다.

 

  며칠 뒤 함께 간 펜션 야유회에서는 정수는 공개적으로 나리의 연인으로 행세했다. 펜션 야유회에서 죽은 남자 묵향을 처음 만난 것이었다. 조정학이 바로 묵향이었다. 묵향 역시 나리의 주변에서 2년 째 서성이던 남자였다. 정수는 나리의 연인이 되고난 후부터 많은 남자들의 경계의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그 눈초리 중에 유독 날카로운 눈빛이 바로 묵향의 눈빛이었다. 작으면서 찢어진 눈은 여느 일반인의 눈매가 아니어서 직업적인 면을 본다면 경찰이 선호하는 인상이 결코 아니었다. 범죄자들 중에서 있을 법한 인상의 남자가 바로 묵향이었다. 묵향은 나리의 친정 오빠처럼 당부의 말을 놓치지 않았다.

 

  “달무리님! 나리님 외로운 분이니까 잘하세요. 절대로 울리면 안 됩니다. 나리님 울리시면 내가 가만히 안둡니다. 아시겠죠?”

  “말씀 놓으십시오. 저보다 나이도 한 참 많으신데... 편하게 동생으로 대해주십시오.”

  “그래도 돼?”

  “전 형님으로 부르겠습니다. 형님이 염려하시는 것이 뭔지 알지만 그런 걱정을 하지 마십시오. 우리 두 사람은 오래 같이 살 겁니다.”

 

  두 사람은 밤새 술잔을 기울였고, 그날 이후로 자주 본 두 사람이었다. 사람을 좋아하던 나리는 주변에 여자도 남자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다. 여자들은 좋아서 찾아왔고, 자신이 슬퍼서 위로받기 위해서 찾아왔고, 사는 게 힘들다고 찾아왔지만, 남자들은 하룻밤 어떻게 해 볼 요량으로 접근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여유 있는 삶이 아니지만 찾아오는 여자들을 배척하지 않았다. 밥을 먹이고, 술을 먹이고, 심지어 돈까지 줘서 보냈다. 어느 날인가부터 그녀의 옆에 정수가 머물고 있었기에 그녀를 찾아오는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리게 되었다.

 

  그렇게 알게 된 그녀의 동생들도 가끔 두 사람이 술을 마시던 자리에 합석을 하게 되고, 한 달에 한번, 당구를 치는 동호회모임을 할 때도 정수는 어김없이 참석했다. 당구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나리였다. 그런 모임이 있을 때면 당구를 칠 줄 모르는 묵향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당구를 치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뒤풀이 술자리에는 참석하던 남자였다. 그러나 묵향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베일에 쌓여있던 남자가 바로 묵향이었다.

  ‘그래, 그녀가 나리였지.’ 모든 사람들이 ‘나 오미 나리’라고 부르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정수는 묵향의 죽음으로 오랜만에 나리를 생각했다. 이제야 죽은 남자를 확실히 알았다는 듯이 입안에서 나리를 주문처럼 중얼거리고 있었다.

 

  정수는 피살자의 집을 찾아 간 형사들을 기다리느라고 늦은 시간인데도 퇴근하지 않았다. 전날 당직이라서 잠을 자지 못한 정수는 책상 위에 다리를 뻗고는 의자에 기대어 나리를 생각하다가 잠시 잠이 들어버렸다.

  김대식과 백해일이 형사계에 들어선 시간은 밤 열 시가 지날 때였다. 텅 빈 사무실에는 형사계장만 남아서 졸고 있었다. 형사계 철문이 꽝! 하고 닫히는 소리에 정수는 깜작 놀라며 기대고 있던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뭐야? 좀 조용히 다녀!”

  “죄송합니다. 다들 퇴근 한 겁니까?”

  “퇴근한 친구도 있고, 일 때문에 나간 친구도 있지. 그래 갔다 온 거야?”

  “네. 수원까지 갔다 오느라고 늦었습니다.”

  “가족들은 만나봤어?”

  “가족이라고 해야 아들 하나만 있었습니다. 아내는 5년 전에 암으로 죽었답니다.”

  “피살자 직장은 어디야?”

  “그런데 아들도 아버지의 직업을 모르고 있답니다. 그냥 회사에 다닌다는 것만 알고.”

  “아들이 몇 살인데 아버지 직업도 몰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아들은 조상우, 대학생이랍니다. 나이는 22세”

  “그래? 그런데 몰라?”

  “네.”

  “그러면 가서 건진 게 없잖아. 국과수는 언제쯤 연락이 온다는 거야?”

  “일주일은 족히 걸립니다.”

  “칼은 어디 건지 조사해봤어?”

  “일본에서 만든 ‘세키카네쓰구’라는 사시미용 칼이랍니다.”

  “조폭들이 쓰는 거야?”

  “이건 일식집 전문가들이 쓰는 칼인데 조폭들도 쓰긴 쓴답니다. 비싼 칼이라서 쇠가 단단하답니다.”

  “그래? 조폭과 연결이라는 거야? 뭐야?”

 

  정수는 피살자의 직업을 먼저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피살자가 조폭이라면 조폭에 의한 살인이 분명하지만 아니라면 원한에 의한 살인일 수밖에 없었다. ‘피살자가 조폭이 아니라면? 원한관계에 있는 가해자가 일식집 종업원일까?’ 정수는 피살자를 아는 사람이라고 차마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언제 어디서 만났느냐고 물어 본다면 딱히 대답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의 과거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바보 같은 짓을 할 이유가 없던 것이었다. 수사가 제자리걸음을 맴돌게 되자 갑자기 술 생각이 났다. 가족들이 서울로 이사를 온 이후로는 매일 마시던 술도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었다. 그것은 아내와의 관계를 화해시키고자 하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었지만 그렇다고 한번 벌어진 둘 사이의 틈은 쉽게 좁혀지지는 않았다.

 

  “별일 없지? 나가서 소주나 한 잔 할까?”

  “계장님이 쏘시는 겁니까?”

  “그럴 거면 그냥 집으로 가!”

  “아. 아닙니다. 오늘은 각출하도록 하죠 뭐.”

  “이 친구. 인심 쓴다는 투로 말하네.”

 

  세 사람은 경찰서 맞은편 골목에 있는 삼겹살집으로 향했다. 늦은 시간이라 식당 안도 한산했다. 세 사람은 스테인리스강으로 된 원탁 테이블에 앉았다. 주인은 세 사람을 알아보고는 인사를 건넨다.

 

  “계장님. 오늘도 늦으셨네요?”

  “살인사건이 하나 생겨서 늦었습니다.”

  “저런. 우리동네에는 그런 강력사건이 없었는데 웬 일이랍니까? 마무리 될 때까지 고생 많으시겠어요.”

  “아줌마. 계장님만 고생해요? 우리도 고생 열나게 하거든요.”

  “알죠. 호호호. 그래 뭐 드시겠어요?”

  “삼겹살 3인분하고 소주 한 병 주세요.”

 

  잠시 후, 불판에 삼겹살이 놓이고 소주와 술잔이 테이블에 놓였다. 김대식은 소주병 밑바닥을 팔꿈치로 치고는 병따개를 열었다. 앞에 놓은 빈 술잔에 술을 따르면서,

 

  “계장님. 이번 사건은 골치가 아프겠네요.”

  “그러게. 국과수에서 부검내용이 넘어오기 전에 먼저 피살자의 핸드폰부터 조회해봐. 자주 통화를 하는 사람과 문자를 주고받은 내역까지 백 형사는 그것부터 조사해.”

  “네.”

  “그리고 김 형사는 그 칼 말이야. 파는 곳이 어디 어딘지 알아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준비하자고.”

  “네. 한잔 드시죠.”

 

  정수는 계속 나리가 생각났다. 2년 전 이맘때 헤어진 나리가 피살자로 인하여 갑자기 소식이 궁금해지고 있었다. ‘아직 편의점은 할까? 아니지, 그 뒤로 다시 술집을 한다고 했는데. 그래. 뜨락을 인수한다고 했지. 아직 그 집에서 살까?’ 정수는 술잔을 기울이면서도 머릿속에는 온통 나리의 생각뿐이었다. 잊힌 여자가 불현듯 생각이 나자 갑자기 지나간 추억이 하나씩 기억에서 비집고 나왔다. 궁금해졌다. 정수는 두 사람이 헤어지는 날이 떠올랐다. 술에 취해서 한 없이 울던 그녀, 결코 남자로서 해서는 안 될 짓을 그녀에게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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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하 17-07-21 11:23
 
갈수록 다음편이 궁금해집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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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쨈 17-07-22 03:33
 
피살자와 형사가 서로 아는 사이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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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또깡 17-07-28 12:44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합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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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지우 17-08-29 01:34
 
맞아요. 드라마를 보는 듯하네요. 읽으면 장면 하나하나가 상상이 됩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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