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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부드러운 가면 속 숨겨왔던 사실, 벛꽃이 가득한 겨울의 길
작성일 : 17-07-27 16:10     조회 : 19     추천 : 0     분량 : 18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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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혁은 급하게 떠나게 된 여행의 짐을 싸고 있었다. 생각보다 급하게 떠나게 된 여행의 짐.

 

  물론- 짐이랄 것이라고 해야 옷이 다였다. 그래도 자신은 움직이는데 드는 물건이 많은 사람이었다.

 

 

 어딜 떠난 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사람이라고 할까... 그러니 이런 결정은 하임에겐 전혀 아닐지 몰라도

 

 자신에게는 조금 충동적인 결정이었다... 참 알수가 없는 여자다. 언제나... 나를 다른 길로 인도하는 여자다.. 전혀 다른 곳으로-

 

 

 걸을거라고 생각도 못했던 길로... 잔가시가 밟혀도 무척이나 따가워도 절대로 떠날수 없던 길이... 위에 벛꽃잎이 흩날려

 

 말도 안되게 분홍빛이 되고.. 날리는 꽃잎을 얼마나 맞고 있었을까.... 그녀는 내 곁에 서 있었다.... 그러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아서

 

 밑에 깔린 잔가시는 , 늘 찔릴거라 생각해서 준비하고 있지도 않았던 마음에... 언제나 불편하게 콕콕 마음을 찔러오는 일이 되었다.

 

 

 

 

 옆에선 그녀의 발은 내 발보다도 더 굳은살이 없기에 더 아프겠지.... 분홍빛이니... 그런 일을 상상이나 했을까...

 

 

 

 지혁은 한숨을 쉰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거 보니.... 자신도 많이 변했다고 밖에 이야기 할수 없다 생각하면서-

 

 

 

 

 약부터 목발까지, 또 남들보다 한참 많은 세면 도구들도... 하나 하나- 아주 오랫동안 쓴 일 없던

 

 가죽으로 된 , 커다란 보스턴 백에 차곡 차곡 담아본다. 별다르게 쓸일 없던 숄도 챙겨 넣는다. 하임은 언제나 옷을 좀 얇게 입는거 같다-

 

 그런 그녀가 감기에 걸릴까봐 난 늘 걱정이다. 그녀는 잘 안 아프다면서 괜찮다고 하지만....

 

  우습게도 난 언제나 그녀가 잔 기침만 해도 걱정한다.....

 

 

 그녀가 손에 뭔가를 적는 내내, 자신은 뚫어져라 모니터를 향하고 있었다. 영화의 내용이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애써서 응시하고 있었다. 하얀 눈내린 바닷가에 꿈속에 도착한 그 장면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한참 마음을 다스려야 했기 때문이다.

 

 

 

  수 없이 참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녀와 눈을 마주치면 거짓말 못하고 눈물이 눈을 떠날까봐서

 

 

 

 그는 꽤나 힘겹게 모니터로 눈을 향하고 있었다.

 

 

 흔히들 그러곤 한다. 위험한 일에 푹 빠진다거나.. , 혹은 위험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불나방이라고- 불에 뛰어들어서 날개가 다 타버리는 불나방이라고들 한다....하지만 그녀는 나방이 아니었다.

 

 남국에나 살 법한 푸른 빛을 띈 작은 새였다.

 

  따뜻한 날씨에 꽃을 피울만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는 너무 추운 나를... 자신의 맘에 품었다.

 

 강비서에게 말하기 전에 혼자서 얼마나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망설이고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그럼에도 나는 공정함이라는 핑계로 그에게

 

 물었다..

 

 

 사실 강비서가 내가 그러지 않을 핑계라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게 무슨 핑계가 있겠는가...

 

 

 

 그 남자가 정말 별로라서 정말 정의롭지 못하고 치사하고 차가운 남자였으면 좋겠지만... 그 남자가 그렇지 않다는 건 나도 알고 있다.

 

 그녀가 구슬프게 숨을 참으며 우는 소리를 테라스의 차가운 벽에 기대 서서 들으며 나는 내 자신을 깊이 미워할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원하는 게 무엇이던 ,나는 다는 가져다 줄수 없었다.

 

 

 알고 있었던 사실인데도 그녀의 입을 통해서 들으니 나는 내가 다 가져다 줄수 없는 게 너무나

 

 무능하게만 느껴졌다. 그녀는 나를 떠나면 나를 내내 그리워할 거라고 했다. 나도 그럴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

 

 

 아니 그녀는....

 

 

 내 곁에서 계속 행복할수 있을까?

 

 

 

 나와 있으면서... 나를 원망하지 않을수 있을까? 언젠가는 나를 원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 때문에 아주 많은 걸 잃을 것이다.

 

 그녀가 그토록 사랑하는 미술을 잃을지도 모르고... 그토록 가지고 싶어하는 내 다른 한쪽손도 영원히 가지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도 알고 있다. 기억에 있는 존재가 가장 잔인한 라이벌이라는 것을... 내가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바로잡아 주어도 그녀의 맘에

 

 살짝 자라기 시작한 '불안감' '질투' 그것들은 언젠가는 더 자라나서 그녀를 잠식할 테고.... 그러면 그토록 그녀가 경계하는

 

 자신의 슬프고 가장 자신감 없는 모습을 스스로 보게 될 것이다.

 

 

 

 

 자기 자신이 싫어 지는것... 자신과 척을 지는것, 스스로와 싸우기 시작하는것

 

 지혁은 그 일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누구보다 잔혹하고 냉정한 라이벌과 , 원수와 한 집에서 사는 것과 다름없다.

 

 사사 건건 나를 못살게 구는 라이벌이 한 집에 , 한 공간에 한 정신에 깃들면 일상은 아주 쉽게,

 

 지옥으로 변모한다.

 

 

 그 원수가 다름 아니라 나이기에.... 그 어떠한 약점이라도 비밀은 없다.

 

 그 원수는 완전 무결하다. 언제나 직구를... 피하지 않고 선명한 직구를 날릴 줄 안다.

 

 가장 아프고 쓰린 곳으로-

 

 

 지혁은 눈이 뜨거워졌다. 그 일을 잘 아는 자신은 그런것을 도저히 참아 낼 재간이 없어서...

 

 내가 그런걸 막을수 있을까?........

 

 

 적어도 나는..... 그녀가 곁에만 있으면 나는 다 잊었다.

 

 언제나 다 까먹어 버렸다

 

 

 그녀는 너무나도 따뜻하다. 내 인생에 여자는 많았어도 가슴까지 녹여버리는 사랑은 단 두번이었다.

 

 그 두번째 사랑이 너무나도 간절한데..... 첫번째는 도저히 내 손에선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가지고 가 보려고 했는데...

 

 그저 품고 다른 것도 품을수 있기를 기도했는데......

 

 

 예상 대로였다. 그녀는 벌써 너무 힘겨워서 숨을 죽이고 우는 일이 생겼지 않은가..... 그 남자에게 추궁을 당하지 않았는가....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그녀는.. 벌써 여러번 숨 죽여 울었을 것이다, 해결되지 않는 것들 앞에서 주저 앉아서 울었을 것이다.

 

 그 해결되지 않는 것들은 내가 하민이와 보낸 지난 시간이었다. 또한 내가 저지른 사고들이었다. 내가 저지른.... 일들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그것은 나의 무능함이었다.

 

 

 

 내가 저질러 온 많은- 무능하고 , 철없던 내가 저지른... 아주 많은 일들-

 

 

 강비서에게 부탁한 것은 그래서였다. 그 남자가 정말... 제 삼자의 눈에서 좋은 남자라면..

 

 그 남자가..... 장하임이 , 활짝 필수 있는 봄의 땅이라면....

 

 그런 사람이라면.......

 

 

 지혁은 예전에 그녀가 발을 딛고 옷장을 살필수 있게 했던 야트막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그 문장의 끝을 내고자 애를 썼지만

 

 맘속의 어린 목소리의 자신은 끊임없이 부정했다. 그녀 없인 살수 없어 , 그녀 없인 다시 웃을수 없어... 난 다시 얼어 붙어 버릴꺼야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아무리 외쳐도 아무리 온기를 원해도...... 물 속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걸 ... 어떠한 말도 어떠한 고함도

 

 그저 흩어져 물위로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할 공기방울에 불과하다는 걸...

 

 그리고 어떠한 온기도 다시 남을수 없다는 걸 알잖아... 그곳은 몹시도 춥잖아 여유라곤 없잖아 그런데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겠다고?

 

 

 대체 뭐가 그렇게 중요해서....?

 

 

 

 하지만 그 어린 자신을 어른인 자신이 달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는 어린 자신의 악쓰는 목소리에 비해 인자하고

 

 이성적이고.... 자신 답지 않게 다정하게 들린다. 공정하게 들리는 착 깔아붙는 자신이지만 자신같지 않은 목소리가

 

 오로지 하임만 생각하는 듯 이야기해 온다. 분명 그것도 자신이다.

 

 

 그녀는 내 곁에선 늘 갈증에 시달리는 것 처럼 힘들거야- ,

 

 갈증.. 그게 얼마나 벅찬건지... 응답없는 곳에서 한참을 기다려본 나는 안다......

 

 내내 , 그녀의 표현을 빌려 물속에 있었다고 해도 ... 입 안은 바짝 말라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재능이 뛰어난 여자니까... 또 그림을 많이 사랑하고- 아끼고- 따뜻하고 ..... 봄같은 여자니까...

 

 정말로 좋은 사람이니까...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니까- 더 좋은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의 모든것을 가질

 

 자격이 있어.... 그녀가 나에게 준 추억은 이미 많아.....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말이야.. 단 두번의 계절 뿐이었는데도

 

 평생 기억할 만한 기억들이 가득하니까...

 

 

 게다가.. 그것도 다 따뜻한 추억 뿐이지...

 

 

 

  나는 그녀의 옆 얼굴에 비치던 놀이공원의 폭죽도..여름날의 바람에 실린 커피 향도.... 그걸 기쁜듯 바라보던 얼굴도...

 

  또 자꾸만 내 얼굴에 봄날의 나비같이 내려앉던 - 그 시선들도 보드라워서 놀라던 그 눈도... 몹시도 싫은척 몹시도

 

 냉정한척 왜 보냐고 물었었지만 , 사실은 자꾸만 설레게 했던 그 눈빛을 난 안 잊을거야.. 아니 잊을래야 잊을수 없을거야

 

 그녀가 안아줄때의 따뜻함도... 그녀가 내 모든 무게를 날려주던 그 순간을 절대로 잊지 않을거야

 

 속삭이던 순간들도... 사랑에 깊이 빠져서 이런게 사랑이었지 하는 순간들도.... 까먹지 않을거야....

 

 잊지도 않을거야....

 

 

 

 적어도 이번엔 난 잊지 않을거야, 나를 괴롭게 한다고 해도.. 그리워서 괴로워 진다고 해도...

 

 

 

 

 그 기억은 내게는 너무나도 따뜻하니까...

 

 

 

 차가운 물 속에서도.. 그 기억을 손에 꼭 쥐고 있으면.... 전처럼 어쩔수 없이 놓아야만 했을때와는 다르니까..

 

 꽉 안고만 있으면.....

 

 

 

 괜찮을지도 모르잖아. 적어도 그녀가 내가 하는 말에 대답할수 있는 그런 숨을 쉬는 사람이라고

 

 생각만 할수 있어도... 그저 생각만 할수 있다고 해도....

 

 

 

 지혁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이젠 많이 길어버린 머리가 자신의 손에서 스륵 미끄러진다.

 

 손에 닿는 머리카락의 온도가 생각보다 서늘해서- 지혁은 낮게 숨을 내쉬면서

 

 황망히 드레스 룸의 약간 어둑한 불빛을 올려다 보았다.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에 예민하게 귀 기울인다. 언제나 후회할 말만 쏟아내는 마음의 소리를......

 

 

 

  사실은 아무것도 결정하고 싶지 않았다. 결정할수도 없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아직은 아무런 정보도 대답도.... 아무것도 결정도 하고 싶지 않으니까.....

 

 

 의식적으로 요즘은 하민이와의 추억을 되새김질 하지 않는다. 백일몽처럼 떠오르는 순간도 많이 없어졌지만 .....

 

 절대로 잊을수 없다고 생각한 많은 순간 순간들을... 숨을 쉬면 모두가 그렇듣이 원치 않아도 잊게 되는 것이다....

 

 

 절대로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절대로 자신은 변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멈춰있던 시간에 장하임이 들어서고- 자신은 다시 숨을 들이쉬었고... 잠들었다고 생각한 시간은 마치 떠난 적이 없었다는 듯이

 

 그의 곁에 있었다. 달아나고 싶어도 달아나지도 못할 만큼 가까이에서 그의 목덜미에다 시리디 시린 시간의 숨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잔인한 현실로 자리를 잡았다.

 

 

 ........ 지혁은 저번에 하민이를 보면서 더 남은 죄책감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한 죄책감을 보면서 솔직하게는

 

 자신이 어디까지 하임을 속일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어졌다. 하임이 편하려면 아무렇지도 않은 '척'이 아니라...

 

 아무렇지도 않아야 했다. 아무리 처음부터 고지하고 있던 일이라고 하여도 나와 가까워지면 가까워 질수록 그녀는

 

 하민이의 존재를 아프게 느낄 테니까...... 그럴려면 연기를 하면 잘 속으면 좋을텐데......... 이상하게도

 

 하임은 내 기분을 예리하게 간파하는 촉이 남달랐다.

 

 그래서 더 몇배로 괜찮은 연기를 해야만 했다... 그래야만 했다.

 

 

 

 예전엔 슬프고 우울하고 날카로워도 그냥 그대로 있어서 , 차갑고 무거운 가면 뒤에 감추었기에 긴장할 것도 없었다.

 

 그 가면 뒤에서 어떠한 비명을 지르던 아무도 몰랐으니까- ..... 들릴리도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웃는 가면은 솜털로 된 모자처럼 부드럽고 잘 변했으며 얼굴에 얹을 때도 미세한 변화에 달리 보이지 않도록 힘을 줘야만 했다.

 

 

 이런 생각을 할때마다 딸려오는 것들도 그러했다. '이런게 괜찮을까?' 늘 연기를 하고 살았던 나 조차도 가끔은 가슴이 아팠다.

 

 

 더 진실이지 못한 것에, 더 온전하게 주지 못하는 것들에 가슴 아팠다.

 

 

 

 예전엔 그런것에 죄책감을 느낀적 조차도 없었다... 남들에게는 그때만 해도 웃는 얼굴을 보이는 게 당연했다...

 

  부모님께 사랑받는 막내 아들인척, 철부지 인척- 그리고 그게 거짓말이라고 해도.... 상관도 없었는데...

 

 

 

 지혁은 한숨을 쉬며 일어나서 향수를 두통이나 넣었다. 지혁의 코는 민감해서 일까... 이제 향수 위에 있는 향이 아니면

 

 너무나 어색해서 잘 알수조차 없었다- 하임이 했던 말이 끊임없이 생각이 난다. 나를 만나고 돌아가면

 

 이 향이 자신의 얼굴에 묻어 있는 느낌이라고- 안고있다가 떨어져도 자신에게서 나는 향처럼 느껴진다던....

 

 

 

 이 향수가 생각보다 구하기 어려운 거라는게 좀 아쉽게 느껴진다면 내가 좀 치사한 사람인걸까....

 

 나중에 , 그녀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내 향을 입은 사람을 스쳐 지날때..

 

 

 나와의 기억을 그저... 떠올려 주기만 해도... 좋을텐데

 

 

 

 지혁은 자신이 벌써 , 그런일을 떠올리나 싶어 그런 자신을 감당할수 없어서 그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임은 가까이에 있는데... 손에 닿는 곳에 있는데... 그녀늘 떠올릴 때마다...

 

 마치 쇼윈도에 있는 절대 가질수 없는 비싸디 비싼걸 탐내는 듯한 기분이었다.

 

 자신은 그 어떤것도 , 물론 하민이의 일은 논 외지만 쇼윈도에 걸린 걸 한번도 가지고 싶었는데 가지지못한 적은 없었는데도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 기분은 또 생소한 어떤 것이었다. 죽음이나... 하민이처럼 잠들어 버리는 자신이 어찌 할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자 하면 가질수 있는데... 절대로 떠나지 말라고 매달린다면 착한 그녀는 결국 내 곁에 있어 주겠지만...

 

 

 

 

 나는 그녀가 정말 행복했으면 했다......

 

 

 

  지금 당장 뿐만이 아니라... 나중에 돌아봐도 옳은 선택이었다고

 

 고갤 스스로 끄덕이게 되는.... 그런 행복이 있었으면 했다.. 적어도 그녀에게는.........

 

 그녀만큼은...

 

 

 

 예전에도 그랬다. 자신은 세상 가장 철없는 척 하고 있었지만 , 형 말을 빌리자면 자신은 '약아 빠진 놈' 이었다.

 

 예민하고 감정에 사실 쉽게 휘둘렸다. 그게 싫었고 어리석다고도 생각했지만 본성인지 쉽게 단념되지가 않았다.

 

 

 그러나 작가가 되고 나니, 세상 어떤 작가가 감정따위 없이 냉정한데 글을 쓸수 있을까 싶었다. 감정이 무디고 이성이 훨씬 우위에 있으면

 

 글은 쓰기가 몹시 어려운 것이었다. 어떤 친구가 전에 말했었다. 자신은 수학이 좋다고 언제나 같은 결말이 나오니까.. 방법은

 

 달라도 언제나 결말이 같을수 있는게 좋다고... 그러나 지혁은 생각보다 수학을 못하진 않았지만 싫어했다.

 

 

 어떻게 해도 달라질수 없는 일처럼 들렸으니까....

 

 

 그런 면에서 자신이 아직도 감정이 우위에 있어 글을 써서 먹고 살수 있다는게

 

 감사하기도 했고.... 어쩔수 없이 감정앞에 무릎을 꿇는 건 자신이어야 했기에 다소 그게 야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은 작가였다.

 

 

 

 작가는 그런것에 예민해야 좋은 글을 쓴다고... 그래야 남의 마음의 예민한 부분도 건드릴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누군가가 한번도 손 댄적 없는 부분을 건드려야 , 그 글은 흥미가 일만한 글의 색을 입으니까...

 

 

 

 

 지혁은 드레스 룸에 한참이나 앉아 있다가 그제야 일어나서 얇고 가벼운 패딩을 두개 챙겨 넣었다. 가방은 별것 넣지 않았는데도

 

 꽉 찼다. 어쩌다 내일 가게 되었나 그런 생각은 하지 말기로 했다. 가서 길게... 길게 아주 길게 있다 오고프다.

 

 그녀 말 대로다. 우린

 

 

 

 지혁은 아주 한참이나 신중하게 끝 맺음 말을 스스로에게 납득이 될 만한 끝맺음 말을 떠올렸다.

 

 그래....적어도 , 지금은 자유다.

 

 

 

 

 

 -

 

 하임은 다음날 그 어떠한 때 보다 일찍 일어났다. 좋아하는 사람과 여행이라니... 아주 오랜 장마가 , 잠시라도 그친 기분이었다.

 

 날은 화창했다. 물론 볼이 따가울 정도로 날은 추웠지만 말이다.

 

 

 그녀는 대충 챙겨야 할 것들을 챙겼다. 어제 챙기면서 몇번이나 넣었다가 뺐다가....... 몇번이나 고민한 조그마한 쇼핑백을 그냥 넣는다.

 

 이런 것에 아직도 , 이 나이에 아직도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자신이 한심했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의 달콤하고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따라붙는거 같다 '난 좀 청순한게 좋은데' 하던 그 목소리가 ...

 

 능청스럽다 못해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것 처럼 들리우던 그 목소리, 자신의 얼굴 옆에서 부드럽게 들려오던 목소릴 떠올리면서

 

 하임은 저도 모르게, 달아오른 볼로 배시시... 웃고 만다. 참 우습게도 ....

 

 진짜 그는 그런 면에선 그는 전혀 드러내는게 없다. 언제나 날 어루만지지만.. 뭐라고 할까.... 흑심을 품은건 나만인것 같다고 할까..

 

 연필도 아닌데 난 그가 방은 세개니까 긴장 풀라고 했던 그 말에 아주 스스로에게 , 아주 솔직하게는 좀 실망했다.

 

 넒은 모양이다. 그렇게 넓다고 하지 않았었는데.. 나는 나지막히 궁시렁거리고 만다.

 

 

 

 "대체 무슨 소용이래?"

 

 

 

 그리곤 스케치북과 폴라로이드와 연필, 목탄, 콩테, 그리고 수채화 물감을 챙긴다. 화구가 가득 든 화통을 보고 있자니

 

 입시할때가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또 전혀 일이 아닌 그림을 그리는게 너무나 오랫만이었다.

 

 

 물론 작약과의 일은 너무나도 즐거웠지만... 생각없이 그저 '그리고픈' 것들을 그리는 것은 언제나.. 기분이 산뜻해지고

 

 어려서 처음 연필을 잡고 그림을 그렸을 때처럼 아주 순수한 기쁨이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번엔 그를 그릴 생각이었다. 언제나 눈에 남고 마음에 남을 그 모습을 그릴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다 설레었다.

 

 물론 다는 담을수 없겠지.. 그의 다정 다감한 목소리, 화를 낼때의 얼음같은 목소리와는 다른- 부드러운 목소리나

 

 길고 긴 눈에 잠긴 짙은 까만 눈동자도- 그리고 진하디 진한 머리칼도 - 까만데도 이상할 정도로 푸른 듯한 빛이 서린 그의 까만빛을...

 

 따끈한 손바닥과 약간은 서늘한 손등의 감촉- 아무렇지도 않게 내 얼굴 어디에나 닿는 부드러운 입술과

 

 그의 촘촘한 긴 속눈썹이라던가... 또 아주 긴 눈꼬리라던가... 꽃 피워놓은 듯한 그의 향기라던가....

 

 

 

 

 이제껏 많은것을 그렸지만 이토록 그리고 싶은 것은 , 그리고 싶은 사람은 아주 오랫만이었다. 잠깐 마주해야 하는 사진보다

 

 오래 오래 눈을 마주치면서 내 손으로 , 사랑을 그러내는 순간을 나는 나도 모르게 아주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

 

 많은 그림을 그렸고... 또한 그 많은 그림중에서도 사람을 그린 그림도 많았다. 예전에 어떤 선생님이 내 연필 뎃생을 보고서

 

 말 한적이 있다. 너는 참 사람을 따뜻하게 미화 시켜서 그리는 구나... 선이 너무 부드럽고 유약해서 그 사람인지도 잘 모를만큼

 

 분위기가 다른데도.. 그 사람이긴 하구나... 라는 알아 듣기 힘든 말을 내게 하셨었다.

 

 당시엔 .......칭찬으로는 들렸다. 뒤에 담긴 무겁고 어려운 사실들을 어렴풋이 느끼긴 했지만-

 

 

 그 선생님도 내 의아한 눈빛에 눈을 마주하고 대답하셨으니까..

 

 

 '칭찬이니까 마음 상해할 필요 없다 , 물론 니가 감쪽같이 같은걸 그리고 싶다면 칭찬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내가 그 물음에 답을 못하자 그 나이 많은 선생님은 웃으셨다.

 

 

 '하지만 사진이 있는 시대에.. 손에 누구나 전화가 들려있고, 그 전화에 카메라가 달린 시대에..... 똑같은걸 찍어내는건 사진이면 충분하지 않겠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그 사람을 정확하게 보는 것만이 중요한게 아니란다.. 그 위에 자신의 색을 묻혀서 그려내는게 중요하지.....'

 

 

 당시엔 그저 어색하게 웃는게 대답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젠 알것도 같다. 내가 그려내서 사람들이 따뜻하게 보인다면..

 

 그 사람도 더 따뜻하게 보일수 있겠지.. 언제나 조금은 추워보여서 언제나 조금은 서늘해 보여서 마음이 아픈 그 사람이

 

 따뜻해 보이는 그림을 그릴수 있으면... 그것이 내겐 충분한 일이니까.......

 

 

 나는 단촐한 짐을 예전부터 쭈욱 쓴 질긴 캔버스 천으로 만들어진 트렁크에 담아냈다. 담고 딱 일어서자 이른 오후의 빛이

 

 얼굴에 닿았다.

 

 나는 눈을 감고 그 볕이 얼굴에 닿는 느낌을 만끽하였다. 부드럽게- 따뜻하게 얼굴에 스치우는 그 놀랍도록 따뜻한 기운을

 

 그가 생각하는 것 처럼 내가 따뜻하길 바라면서- 이 빛을 다 그대로 내 마음에도 흡수하고 싶었다.

 

 

 그때 그가 문을 두드렸다.

 

 

 나도 그도 , 우리는 벨을 누르지 않는다 서로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 잔잔한 소리가 울리고 나서 내가 밤새 그리워 했던 그 얼굴이 나를 바라보았다. 말갛고 예쁜 얼굴이 쏙 들어왔다.

 

 

 

 "들어가도 돼?"

 

 

 언제나 허락없이 들어왔었으면서- 그의 단정한 물음에 난 왠지 웃음이 났다.

 

 

 

 "네-"

 

 그는 내 얼굴을 , 더 없을 만큼 소중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준비 끝났어? 그럼 출발할까?"

 

 

 난 그가 어렵게 말을 꺼내지 않도록 먼저 말을 꺼냈다.

 

 

 "네- 오늘도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

 

 

 

 내가 장난스레 대답하자 그는 픽 웃었다. 그러나 언제나 처럼 미안하다는 눈빛이 담겨있다. 하지만 난 그를 이해한다.

 

 같이 행복하자고 가는 여행에 운전따위 뭐가 대수일까... 하고 싶지 않다면 그것이 두렵다면 그가 평생토록 하지 않아도 상관 없다.

 

 

 어쩔수 없이.. 얼마나 두려울지 아니까- 그가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기억을 품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난 그런 맘을 숨기고 활짝 웃었고 그는 말 없이 내 가방을 손에 들었다. 그럴 것 없다고 하고 싶었지만 그는

 

 대답하기도 전에 내 손을 잡았다. 내 손목에 닿는 그가 입은 카멜색 코트의 도톰함이 따뜻했다.

 

 

 "가자-"

 

 

 그 말과 함께 나는 그와 여행을 나섰다.

 

 

 

 

 -

 

 

 

 그는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 온거 같았다. 옆자리에 앉아서 그가 내린게 분명할 향이 짙디 짙은 커피를 단정해 보이는 흰 종이컵에다가 좀 따라서

 

 나에게 내밀었다. 각설탕 두개가 종이에 싸여 있었고 그는 그걸 말 없이 내밀었다... 세심하기도 해라 난 싱긋 웃으며 그걸 커피에다 풀었다.

 

 커피는 놀랍도록 뜨거웠다. 우린 잠시 말 없이 커피를 홀짝였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어 주었다. 그는 터틀넥을 입고 있었다. 가느다란 목선이 도톰한 회색빛 에 싸여 있었다.

 

 나는 그를 잠시 출발 하기전에 빤히 보았다. 그는 픽 웃었다.

 

 

 

 "뭘 그렇게 봐- 이상해? 그래 하긴 여행 가면 추울텐데... 이런 옷을 입어서 좀 그런가?그래도 - 오랫만이라서-"

 

 

 그는 손이 살짝 빨개져 있다. 나는 조심스럽게 히터를 틀었다. 건조하지 않게끔 낮게

 

 그리고 그의 오랫만인 것이 어떤것인지 잠시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어떤것이? 여행이? 아니면....

 

 

 

 "기분 내고 싶었어- 오랫만이니까-"

 

 

 

 나는 그저 웃었다. 그의 얼굴이 밝아 보여서 기분이 좋으니까 더 큰 물음따위 필요 없을거라고 믿으면서-

 

 나는 차 안이 훈훈해 진걸 느끼고서 바람이 통하게끔 아주 조금 창문을 열고 고속도로로 천천히 진입한다.

 

 오래 걸릴 텐데도 그는 전혀 졸려 보이는 기색이 아니었다. 잠시라도 좋으니 눈을 좀 붙였으면 했는데.. 괜한 잔소리일것 같아서

 

 말은 하지 않았다.

 

 그는 별 말이 없었다. 아주 조금은 긴장되는 시간 속에 30분쯤 흐르자 그가 내게 물었다.

 

 

 

 "뭐 하고 싶어? "

 

 

 

 "네?"

 

 

 그는 나를 살짝 돌아 보았다,

 

 "거긴 정원이 아주 넓어- 하긴 정원이랄게 없지- 앞마당이라고 하면 좀 쉬울까??

 

 외딴곳에 그 집 한채 뿐이야- 다른 게 없지- 옆쪽으론 큰 나무가 들어선 산책로가 있어- 더 나가면 야트막 하지만 산도 있고

 

 산이라기 보단 동산에 가깝지만.."

 

 

 

 그는 그 말을 하면서 씩 웃었다. 마치 그 전경을 떠올리는 것 처럼-

 

 

 

 "나이 좀 드신 부부 두분이 관리하셔- 가구나 이런건 천 씌워 두셨다고 하셨는데.. 내가 전화했어 쓰러 갈 거라고-

 

 다행인게.... 두분 다 조용하셔- 굉장히 부드럽고 예의도 바르시지 식사 준비도 해 주실테고- 바다는 차 타고 20 분쯤? 걸릴거야 아마

 

 해수욕장으로 쓰는 바다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지금은 겨울이니 좀 한적할거야- 아틀리에도 치워 달라고 부탁 드렸어-"

 

 

 

 "정말요?"

 

 

 

 그런곳에 딸린 아틀리에를 꿈꾸지 않는 화가가 몇이나 있을까 내 얼굴이 밝아지는걸 보면서 그는 씩 웃었다.

 

 그는 내 대답에 생긋 웃으며 날 살짝 쓰다듬을듯 손을 내밀다 손을 그대로 내렸다.

 

 

 

 "아직 삼촌이 쓰시던 이젤도 그대로 있어-"

 

 

 

 "조각가이셨다고 했죠?"

 

 

 그 말에 그는 내가 알아 들은게 기쁘다는 듯이 생긋 웃었다.

 

 

 

 "그래 맞아 , 조각가셨지만 그림도 자주 그리셨지- "

 

 

 

 나는 대답했다. "그럼요- 조각 자체가 그림을 이해하지 않으면 못 하는 일인걸요- 물론 조소과는 따로 있지만 사람의 구조나 그런걸 이해하지 못하면

 

 조각을 할수 없죠- "

 

 

 

 

 내 대답에 그는 웃었다. "그러게.. 그런데 난 형편 없이 그림을 못 그리거든- 삼촌을 닮았다면 좋았을 텐데...

 

 삼촌은 나랑 생김새도 많이 닮으신 분이거든- 나한테 그림을 살짝 가르치셨는데 이틀만에 그러시더군 '미술적 재능은' 없다고-

 

 

 냉정하게 들리는 말인데도 삼촌의 입을 통하면 다정스럽게 들렸어-"

 

 

 

 그의 기억속 페이지들은 언제나 특별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그 안에 품은 이야기들은 너무나 특별해서

 

 평범해거 특별할것 없는 내가 그의 기억의 한 페이지에 실려도 될까 생각하게 된다- 감히 그럴수 있을까 싶다...

 

 

 

 나는 그와 무척이나 닮았다는 그 분을 떠올리며

 

 세월이 흘러 나이가 묻었을 그의 얼굴을 상상해 보았다. 그래도 그는 아름다울 것이다. 이 사람은 왠지 그렇다.

 

 

 잘생겼다는 말 보다도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린다. 아마 그 분도 그러셨을테지..

 

 그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척하는 얼굴로 그저 자신의 이야길 이어간다.

 

 

 

 "삼촌이랑 어머니는 많이 닮으셨어.. 분위기나 느낌이 더 그렇지.. 내가 어머니를 많이 닮았지만.... 나이가 들면 삼촌에 더 가깝지 않을까?

 

 

 삼촌은... 멋진 분이셨어- 난 아직도 삼촌처럼 옷을 맵시나게 입는 사람을 알지 못해- 손끝이... 매우신 분이지-"

 

 

 

 

 그는 그리운걸 말하는 듯 눈빛이 애틋하다. 마치 오래 전 잃은 아버지를 말하는 것 처럼- 나는 그저 생각했다.

 

 아마도 그는 아버지에게 얻지 못한 따뜻함을 삼촌분에게서 찾는게 아닐까.. 라고... 하지만 확신할순 없었다.

 

 

 

 난 물론 작약의 아버지를 작약이 말 했듯이 , 또 그래야 한다고 일러 주었듯이 왠지 겁 내야 했지만 왠지 그런 마음이 선뜻 들지 않았다.

 

 

 두 사람 그리고 그의 형을 포함해서 아주 많은 오해가 서로 사이에 있는 듯 했다. 풀기 아주 쉽지 않은 오해...

 

 가족 사이에 쌓인 오해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또 얼마나 독하디 독한지 자신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어떤 아버지가 아들이, 또한 자식이 쉽고 편한길을 가길 원치 않겠는가... 그의 아버지가 그를 다 아신다면

 

 잘 아신다면.... 좀 더 좋았을텐데....

 

 

 "좋으신 분이셨겠네요-"

 

 내 짧막한 대답에 그는 내가 말하지 않은 너머도 안다는 듯 웃었다.

 

 

 

 "그럼.... 따뜻한 기억이야- 삼촌은 정말 좋으신 분이셨거든- 다툼을 피하고... 운명을 부드럽게

 

 남들보다 더 부드럽게 받아들이실줄 아셨지... 지금처럼- 내가 이렇게 삶의 이치를 조금이라도 알았을때

 

 삼촌이 계셨다면 좋았을 텐데,...삼촌은 아마 날 설득하는 법을 아셨을 거야... 그때는 그저 철이 없었어- "

 

 

 그는 그의 옛날을 떠올릴때 흔히 그러듯이 아득해 보이는 눈으로 말을 잇는다.

 

 

 

 

 "삼촌은 내 그런 내면까지 아셨을꺼야 아마...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걸-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철딱서니 없는 아들을 연기하고 있는 그 부분까지도

 

 아마....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삼촌은 아셨을꺼야... 날 안타까워하는 눈빛만 봐도 알수 있었어.... 난 그때

 

 내가 가장 똑똑하다고- 내가 속일수 없는 사람은 없다고 자신 만만해 했는데... 그래서 삼촌이 돌아가셨을때

 

 어머니가 절망하실떄... 더 위로 해 드리지 못했어...내 가면속을 들여다 본 사람은 삼촌이 처음이었고

 

 난 좀 당황했거든.. 당황하기도 했지만 창피한 감정도 컸어- 말하자면 허세였으니까... 내가 행복하지 않으니까

 

 행복한 척 하는... 그러면서도 남들을 깔보는 허세였단걸 삼촌은 금방 알았을 테니까..."

 

 

 

 가면이라고? 나는 그 속을.. 아마도 보았다고... 생각했다. 그가 말을 할때 방심할때마다 언뜻 언뜻 비치는 , 안의 얼굴을

 

 만약 내가 본 것이 맞다면 그 모습은 생각보다도 아주 부드럽고 , 연약하고.... 그래... 안타까운 모습이기도 했다.

 

 

 

 

 "삼촌은 언제나 평화로우신 분이었지..... 어머니와 또 성격이 좀 다르셔 어머니는 남한테 지기 싫어하시는 성미도 분명 있으시거든

 

 다른 삼촌들이 어머니를 막 대하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야.. 어머니가 화내시거나 고집 부리시면 정말... 무섭거든-

 

 그런데 삼촌은 애초에 딱 모든 삼촌에게 자신의 것을 다 줘버리셨지.. 어머니가 챙겨서 거의 뺏다싶이 삼촌걸 챙겨 드리지 않았다면

 

 그저 행복한것만 하고 사시다 아무것도 안 남기고 가셨을거야- 어머니는 삼촌을 정말 따르셨거든- 매일 그러셨지

 

 오빠가 셋이나 있는데 그중 의지될만한 오빠는 딱 하나라면서... "

 

 

 

 

 

 그는 창밖을 보면서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와 무척 닮은 옆 얼굴과 눈매를

 

 떠올렸다. 그리고 주름까지도 우아해 보여서 어렵던 그 나이 답지 않게 아름다우시던 그 얼굴을 떠올려 보았다.

 

 그렇게 우아하신 분에게도 그런 일이 있으셨구나 싶었다. 세상에 아픔 없는 사람은 없다지만-.....

 

 마음이 약간 복잡해졌다.

 

 

 

 그는 삼촌분을 동경하는 걸지도 몰랐다. 그는 분명히 다 놓고 싶어 했으나 그것조차도 쉽지 않았으니까-

 

 

 

 

 

 "우리 바다도 가고- 당신은 그림도 그리고- 같이 붙어 있자 그동안 못 그런것까지도-.. 해 지면 일몰도 보러 가고- 같이 오래도록

 

 산책도 하자- 쌀쌀한 바람 맞으면서 뜨거운 커피도 마시고-..... "

 

 

 

 그의 목소리는 아련했다.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창밖을 보고 있었다. 나는 왠지 두려웠다. 그 목소리가 너무나 아득해서

 

 마치 이뤄지지 않을 일 처럼 아득해서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지혁오빠-"

 

 

 나는 아주 오래간만에 그의 이름을 불렀다.

 

 

 

 심지혁, 그래 이것이 작약의 이름이었다. 이름은 그 답게 심지가 곧아 보여 발음하는 것 만으로도 입이 상큼한 공길 머금는 것 처럼 들리웠다.

 

 그러나 내겐 작약이란 이름이 더 익숙했다. 그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 오를 이름은

 

 이상하게도 그의 이름이 아닌 작약이었다... 애초에 그의 이름이 그래 온 것처럼- 내겐 그는 그저 작약이었다.

 

 

 

 

 그리고 내가 무척이나 사랑하는... 그리고 또 언제나 ..... 만약 떨어진다면 가슴 한 쪽 떨어진 마냥 그리워할....

 

 

 내가 사랑하는 꽃이었다.

 

 

 

 그가 오빠란 말에 당황할까 또 얼굴을 붏힐까 걱정이 되서 바라보았지만.... 아니었다.

 

 그는 꿈처럼 내 쪽을 바라보았다. 길고 긴 눈꼬리가 또 아름답게 휘었다.

 

 

 "우리 그러자, 다 해보자 ... "

 

 

 

 나는 고갤 끄덕였다. 그의 눈을 보고 나서야 안심이 되다니- 그의 눈동자를 보자 금방 안심하다니...

 

 

 의심이 많아 어떤것도 쉬이 믿질 못하던 내가.. 그토록 모든일에 의구심을 품는 냉소적이던 내가..

 

 

 그저 그의 눈동자를 보았다고 해서 그를 믿고 있다니.....

 

 

 

 나는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런 바보라면 좋았다. 충분히 행복하니까.......

 

 

 그와 나는 , 그곳으로 그저 달렸다. 창에서 드는 바람이 달콤했다. 그 바람이 그를 스치고 내게 흘러서 달콤한지

 

 아니면 우리가 향하는 곳이 오직 우리만의 시간을 위해 가는 곳이기에 바람마저 달콤한지 알수 없었지만

 

 

 

 스저 달달한 바람 사이로 난 그의 옆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 한송이 꽃처럼 겨울의 햇볕에 빛났다.

 

 

 -

 

 

 

 

 강비서는 건조한 얼굴로 그간 조사한 일을 체크하고 있었다. 요즘은 내내 작가님 생각만 한다 그 어느때 보다 더...

 

 아니... 작가님이 책을 냈을때건 내기 전이건 이토록 작가님 일에 매달린 적은 없다고 생각할 만큼-

 

 

 

 

 작가님의 일만 떠올리고 있다. 이미 회사에서도 더 이상 난 별종 아들을 상대하는 사람만으로 남진 않았다.

 

 전, 거창하던 그 파티 이후.. 사람들은 말로만 듣던 말썽장이 둘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그저 소문만 무성하던 사람의

 

 실체라고나 할까.. 실제 인물을 알게 되어 버린 것이다. 사람들은 다들 흥미를 느껴했다. 봤건 못봤건 말이다.

 

 

 

 그를 보고 나니 그 사람이 굉장히 사모님을 닮아 아름답고- 무슨일을 하는지 모르나 , 같이 일한다면서 데리고 온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에게 입힌 옷이 그 파티장에서 있던 사람중에 가장 비싼 옷을 입혔다는 사실도...소문이 되어 사람들 사이를 떠 돌았다.

 

 

 사모님 말 그대로였다. 그런 사실은 굳이 알리려고 하지 않아도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에겐 이사를 이제 토사구팽 하려고 한다는 소문도, 또 나머지 경영진이 은근히 작가님을 추켜 세우는 분위기라는 이야기도

 

 같이 돌았다.... 강비서는 그 소문이 혹시라도 이사의 귀에 들어갈까봐서 더 겁났다.

 

 

 이사쪽을 나름대로는 빈틈 없이주시했지만 이사는 예전보다도 더 자주, 화를 냈고 더 자주 이상한 사람들과 연락을 많이 했으며

 

 더 빈번하게 김희영의 집에 찾아가곤 했다. 그러나 집 안을 도청할수도 없고- 다른 어떤걸 알아내려면 내체 뭐까지 해야할지

 

 강비서 그 자신도 몰랐다. 좀 더 영악했다면 좀더 그런 쪽을 아는 간교함이 있었으면 좋았을까..... 그러나 당장은

 

 작가님이 지시한 것들만 하기도 빠듯할 만큼 바빴다,

 

 

 작가님이 지시하신..... 유세진이란 사람의 일상은 사실 좀 평범하지 않았다. 그건 작가님 처럼 유별난게 아니라

 

 좀 특별했다는 이야기다. 좋은 쪽으로만...... 미술 사학과 복원이라는 특이한 직업도 그랬지만

 

 유학생활의 파란만장함도- 그리고 주변의 인물 관계도 그랬다.

 

 

 조금씩 파 볼수록 독특했다. 무엇보다도 작가님이 기대하신 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으나 이 사람에 대한 모두의, 적어도 알아본

 

 사람들의 모든 공통된 의견은 '괜찮은 사람' 이라는 것이다.

 

 

 

 말 그대로- 좋은사람이었다. 사람들 사이에 호인으로 소문나 있었다. 소탈하고 거만하지 않고...

 

 쉽게 친구가 되는 사람이었다. 미술실력도 상당한듯 했다. 교수들이 유학생을 위해 한국으로 와서 일을 총괄할만한

 

 추천서를 써 주는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하기에 그런건가 ? 그랬는데... 이 사람은 추천서를 몇장이나 가지고 있었으며

 

 

 모든 교수가 예뻐하는 학생이기도 했다. 심지어 예술의 본고장 같은 곳에서, 분명히 이방인이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은근히 인종 차별이 존재하는 곳인데도 .... 동양인이라는 것에도 불구하지 않고 그는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교수들 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도 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알수 있었다.

 

 

 얼굴 또한, 반듯했고-또 따뜻해 보이는 인상도 그랬다. 그 얼굴에 그리고 그 모습들이 찍혀 있는 사진들에..... 강비서는 한숨을 쉬었다.

 

 

 그럼 그렇지...왜 불안한 예감은 틀리질 않는지.. 그 씁쓸해서 죽을 듯하던 뒷맛이 뭐였는지 알거같았다.

 

 

 작가님이 엉뚱하게도 남생각만 하고 계신다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이면? 그럼 하임씨를

 

 뭐 사랑하니까 보내준다고 하실 생각이라도 하시는건가? 사랑하니까 보낸다고? 그런 88년도에나 할 만한 그런 생각을 하신다고..??

 

 

  설마.... 얼마나 힘들게 잡은줄 아는데 어떤걸 놓으며 매달린 건지 강비서도 아는데....... 강비서는 그 생각을 떠올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 쉬었다.

 

 

 

 말도 안됬다.

 

 

 

 물론... 강비서는 한편으로 드는 생각을 어쩔수 없었다.

 

 

 하임씨가 만약 이 사람을 좋아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이었을까..

 

 그리고 두 사람이 얼마나 편안했을까 하는 생각을 안할순 없었다.

 

 그 생각을 솔직히 할수 밖에 없었다. 둘다 미술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었고- 남자는 이상할 정도로 (하임씨가 노력한거 같진 않으니) 하임씨

 

 

 근처를 끊임없이 맴돌고 있었으며- 다정하고 자상스레 하임씨를 살뜰히 챙겨왔다는걸 알수 있었다.

 

 

 강비서는 근본적으로는 하임을 안타까워 했다.

 

 

 분명히 그랬다- 처음 하임씨의 목소리에서- 작가님에게 지닌 애정을 알게 되었을때... 자신은 탄식처럼 안타까워 했다.

 

 작가님은 분명 시리도록 , 좀 비 이상적으로 예쁘게 생기셨고... 아픈 사연을 주렁주렁 달고 계실뿐만 아니라

 

 옆에서 보면 누구라도 홀릴만한 매력이 있으신 분이지만....... 우선은 지고 있는 마음과 여러가지의 무게가 너무나 크셨다.

 

 그래서 만류했던 거였다. 그럼에도 고집스레 작가님도 , 또 하임씨도 사랑을 시작한 거였으면서..... 그래놓고

 

 알아보긴 왜 알아보시냔 말이다.

 

 

 

 마음만 아플것을 , 그런다고 하임씨를 놓으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 자신도 아시면서-

 

 예전처럼 또... 그렇게 얼음처럼 혼자 남으실 꺼면서.... 마치 그 때 처럼 어둠속에 혼자 덩그라니 남게 될 텐데

 

 그 일을 다 아시면서도 그때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던 건지 스스로도 잘 아시면서.....

 

 

 강비서는 지혁의 목소릴 떠 올린다. 관두라고 해도 관두지 말라던- 넌 공정하니까 사실을 말해 줄 거라던 그 목소리를

 

 

 작가님도 참 모르신다. 자신 입으로 말씀하셔 놓고는... 내가 이미 작가님 사람이라고 말씀 하셔놓고

 

 내가 어떻게 공정해 질수 있단 말인가... 가재는 게 편이고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인데 당연히.... 아주 당연하게

 

 

 당신 편을 좀 더 들수밖에 없다는걸 뻔히 아시면서.... 마치 그 사실을 모르시기라도 하시는 것 마냥-

 

 

 강비서는 한숨을 내 쉬었다. 벌써 창 밖엔 어스름이 지고 있었다. 어제 작가님은 짤막한 문자를 보내셨을 뿐이다.

 

 '잠시 경주 별장에 가- 다른 사람한텐 말 하지 마- 성가시니까... 그리고 혹시 다른 일 있으면 전화해'

 

 

 아마 하임씨랑 가셨을 것이다. 두 사람의 사랑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사랑에 어떠한 위험들이 있는지....

 

 그 두사람이라도 좀 알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판단하기엔 너무나 어렵고 너무나 큰 문제였다.

 

 강비서는 잠시 마음을 정하느라 창 너머를 바라보다가 보고 있던 유세진이란 사람의 사진과

 

 내용을 각 맞춰 정리하여서 다시 봉투에 넣었다. 그리고 가방으로 집어 넣었다.

 

 강비서는 어느 시점부터 회사의 책상 서랍엔 어떤 서류도 넣어두지 않았다. 이사가 있는 회사는

 

 이사가 장악하고 회장님이 관리하시는 회사에서 그런 비밀을 지키기란 마치 알을 훔쳐먹는 뱀으로 가득한 곳에서

 

 알을 지키고자 하는 엄마 닭마냥 힘겨운 일이었다. 자신이 절대 그런데 익숙해 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사모님 말씀 그대로 일지도 몰랐다. 자신은 점점 더- 그런 일에 익숙도 해졌지만 예전처럼 어수룩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처음의 나이브한 자신은 더 이상 아니었다. 그건 작가님에게는 아주 다행인 그런 일이었다.

 

 

 

 

 적어도...... 아직은 아니다. 이 사실들은... 적어도 작가님이 말씀하신건 알지만..... 나는.... 적어도 나는 .....

 

 

 그 두사람의 편을 들어주고 싶으니까...... 두 사람은 내가 아니어도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적어도 나는...지금은... 자신은 점점 더 신중해졌다.

 

 

 강비서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짙은 한숨을 쉬었다. 자신은 언제나 만사를 단순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이 문제에 있어서는 어떤것이 현명함인지 판단할수가 없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더 없이 현명해야 했다.

 

 강비서는 자리에서 조심스레 일어섰다. 지하에 세워두면 왠지 이사나 누군갈 마주칠것만 같아 길 곁에 세워둔

 

 자신의 차를 창 밖으로 확인하였다. 그리고 남들이 잘 아는 길을 통해서- 조심스레 회사를 나섰다.

 

 이젠 사진이든 뭐든 더는 미룰수 없이- 사모님이 사용하시던 말하자면 '스파이' 를 만나야 했기 때문이었다.

 

 차에 오르고.. 또 천천히 울리는 엔진 소릴 들으며 평범하디 평범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이 너무나 바뀌어버렸다고..

 

 더는 어쩔수도 없을 만큼 바뀌어 버렸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 사실은 이제 변함이 없을 만큼 진하고 오래도록 잔에 남은 커피처럼

 

 담배냄새로 가득한 고약한 사실로 느껴져 강비서는 그 냄새를 몰아내려는 듯 더 크게

 

 한숨을 크게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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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서로에게 다른 , 누구에게나 아플 d- day 2017 / 7 / 27 16 0 17497   
185 남은 건 단 이틀 남짓 2017 / 7 / 27 21 0 16738   
184 불안한 파동, 라스트 찬스 2017 / 7 / 27 25 0 18707   
183 눈물이 떨어지는 멜로 , 어울리지 않는 경쾌… 2017 / 7 / 27 17 0 18992   
182 나는 알고있다 , 하지만 너 조차도 알고 있다. 2017 / 7 / 27 19 0 19064   
181 부드러운 가면 속 숨겨왔던 사실, 벛꽃이 가… 2017 / 7 / 27 20 0 18966   
180 방아쇠에 손을 올리면서 , 남은 미련을 지우… 2017 / 7 / 27 19 0 18890   
179 한마디 한마디 , 잊지 않고 대답해주는 2017 / 7 / 27 18 0 18867   
178 내내 괴롭고 내내 그리워할 사람 2017 / 7 / 26 14 0 18260   
177 곱디 고운 노래가 끝날 즈음 2017 / 7 / 26 19 0 18492   
176 마치 우리는 , 평범한 연인들처럼 - 2017 / 7 / 26 13 0 18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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