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그룹 회장 사망, 타살 의혹 제기//
//나노반도체 성공 거짓사실 유포 관련 검찰의 강도 높은 추궁 이어
져...//
//검찰, 장 회장 죽음에 유감 표명//
//추락할대로 추락한 SJ전자, 어디로 가는가?//
//삼정의 또 다른 아들 있다!//
그룹 관계자들이 신문을 보고 경악을 금치못했다. 처음 과학수사과에서
타살 의혹을 제기했지만 아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새롭게 놀랬다.
미령이 홀로 영정을 지키고 있었다. 기자들은 장례식장 주변에서 취재하
느라 바빴다. 관계자들이 국화꽃과 향을 피워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미
령은 멍하니 영정사진을 바라봤다. 첫만남부터 원길이 떠올랐다. 당장이
라도 '미령씨'라며 부를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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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껌이 붙었었나보죠..?"
"일부러 내가 붙이진 않았겠죠..."
"보기완 재밌네요... 도도하게 무시하듯 보면서 행동은 다르다구요.."
"이봐요.. 내가 언제 약점 말해달라고 했어요?"
"그게 약점인가보죠? 겉보기와 다르다.... 뭐 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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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반가워 할 줄 알았는데... 아닌가봐요. 그쪽을 만나려면 오사카에 오
라고 하지 않았어요?... 만나고 싶어 온 사람한테 너무 야박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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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판단에 따라 갈게요....."
"..............."
"약속해줘요..... 날 놓치 않는다고... "
"미령씨가 놓치 않다면 저도 놓치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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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령을 찍은 사진들... 오사카... 고베 타워 앞... 떼제베 골프
클럽... 행복한 데이트 장면... 신문에 났던 기사들...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
"이것으로 두 사람의 결혼을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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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령씨가 나랑 결혼했지만 불행할지도 몰라요... 난 다리를 못 써요..
그리고 우리 아기를 갖지 못할 수도 있어요... 어쩌면 매일 눈물로 지새
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약속해요.. 나 눈 감는 날까지 미령씨만 사랑
할 거에요.. 이것만은 기억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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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원길씨..
"여사님 이만 쉬세요."
묘지에 원길의 시신을 안치하고 관계자들이 모두 자리를 떠났다. 오직 남
비서만 그녀 옆에 있을뿐이었다.
"남 실장님 나 용서하지 말아요...... 내가 그랬어요... 내가 원길씨 죽
였어요....."
"....... 하늘이 심판하겠죠."
"원길씨.... 나 용서하지 말아요....."
미령이 남은 국화꽃을 하나씩 올려놨다. 비석 앞으로 쌓인 국화꽃들이 견
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미령이 재빨리 쓰러지는 꽃들을 막았다.
어?!
마비된 손이 움직이고 있었다. 굴러떨어지는 국화꽃을 잡고 있는 손.....
그만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겨울비가 부슬부슬 떨어졌다.
묘지를 지키듯 미령은 떠날 줄 몰랐다.
수사관들이 산을 내려와 그들을 바라봤다.
"부인이 그랬을까요."
"지금으로선...."
"또다른 아들... 그 사람은요?"
"한국에 없는 거 같아. 우선 부인을 먼저 수사해보지. 뭐라도 건질 게 있
다면 말야. 담당 의사는 부인에게만 중환자실 면회를 허용했네."
"왜 그랬을까요......"
수사관들도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차에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