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규는 옷을 갈아입고 나와 급하게 편의점을 갔다. 편의점에서 탈취제를 급하게 사서 몸에도 뿌리고 화장실에도 가서 머리 손질을 하였다. 그런 다음 예인을 편의점 앞에서 보자고 문자를 보냈다.
간호사 선생님 무슨 좋은 일이 있으신가 봐요??
편의점 사장님(주인)은 상규에게 말을 걸어왔다.
음.. 그렇게 보여요?
잘생긴 간호사 선생님께서 입이 귀에 걸렸는데요??
네 제가요??
데이트라도 하시나 봐요??
아.. 아니에요. 그냥 친구 만나기로 해서..
젊음이란 게 좋죠 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인연이란 단어를 생각하지 못해 좋은 사람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간호사 선생님도 지금 떠오르는 사람 놓치지 마세요.
상규는 편의점 사장님(주인)의 얘기를 듣고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그동안 왜 예인을 생각하고 걱정했는지, 자신의 마음이 정리된 걸 느껴질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일이 힘들거나 시간이 여유로울 때 편의점에 놀러 와도 될까요??
네 그럼요. 얼마든지요.
야 한상규!!
예인의 목소리가 상규의 귀를 찔렀다. 그리고 멀리서 예인이 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 그만 가보겠습니다.
그래요. 다음에 또 봬요.
예인은 상규랑 병원에 나와 병원 앞 카페 “고프트”로 갔다. 고프트라는 카페는 김상혁씨와 만나기로 한 카페였다. 병원 앞에 있었지만 예인은 처음 와본 카페였다. 카페 인테리어는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와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특이한 게 있다면 카페 한가운데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어 카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은 모습을 연출했다.
너 뭐 마실 거야??
난 아무거나.
그럼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 주세요. 네. 적립카드는 없어요.
커피를 받은 상규와 예인은 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래서 뭐 때문에 힘들어하는 거야? 또 수간호사야?? 아니면 간호사가 아니면 의사야?/
그게 아니라..
예인은 그간 있었던 일을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었다. 그리고 도움을 받고 싶었다. 무서워지기 시작했으며 나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 예인은 상규의 눈을 똑바로 보며 부탁을 했다.
상규야 나 좀 도와줘.!
현욱은 표정이 굳어지는 걸 애써 숨기며 현석에게 말을 했다.
제 주위에는 “김예인”이라는 사람은 있긴 있습니다. 제가 속한 병동에 간호사인데 형사님들이 생각하는 사람이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원하시면 사진이라도 보여드리겠습니다.
네 보여 주세요.
사실 수사본부가 실치 되고 난 후 피해자의 최근 통화기록에 나온 사람들의 관계부터 피해자와 어떠한 대화가 오고 갔는지 또 피해자의 주변 인물들끼리의 관계 또한 알아보았기에 현석과 윤규는 “김예인”이라는 사람과 박현욱 원장과의 관계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면서도 물어보았다. 형사란 그런 거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정보가 나오기도 한다. 현석이 그런 정보를 기대하며 현욱에게 괜히 물어보았다.
사진은 여기 있네요.
사진을 보아하니 둘이 같이 찍은 것 같은데 관계가 좋아 보입니다.
윤규가 사진을 보면서 비꼬듯이 말을 걸어왔다.
네. 제가 속한 병원 이름으로 오래전부터 후원을 해왔는데 그 후원 대상이 김예인씨 였습니다. 아! 참고로 이런 얘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김예인씨는 보육원에서 자랐습니다. 성인이 될때까지 병원재단에 있는 보육원에서 자랐죠. 그래서 간호사가 되기 전부터 알고 있었고요. 다행히도 올바르게 자라줘서 지금 제가 속한 병동에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뿌듯하시겠네요?
그렇죠. 뭐.
현욱은 경찰의 눈치를 봐가며 경찰의 진심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경찰은 분명 어떠한 냄세를 맡은 게 틀림이 없었다. 잊고싶은 과거를, 지나간 과거를.....
현욱은 경찰의 매서운 눈빛에 무서움을 느껴 대화의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그럼 김상혁씨와 김예인씨 관계도 모르겠네요??
글쎄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그리 가까운 친구가 아니라서....
그렇군요. 그러면 저희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현석과 윤규는 집에서 나와 수사본부로 가기 위해 집을 나왔다. 밖에는 무거운 밤공기가 내려앉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반대로 이제 잠에서 깬 네온사인은 일을 하기 시작했으며 거리에는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는 직장인들이 몇몇 보였다.
분명 무언가 있어. 그렇지 않습니까?
윤규는 현석에게 동의를 구하듯 말을 걸어왔다.
나도 동감이야. 그 사람. 말을 할 때 시선을 한곳에 못 두더군. 아마 자네 말대로 어떠한 것을 숨기고 있겠지. 분명 엄청난 무언가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