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길드 합병
어라? 두 분 서로 아는 사이이신가? 아! 혹시!?
허스키님이 말씀하셨던 용병분이 설마... 친구 형님!?
‘ 빠직! ’
응? 뭔가 어마어마한 파열음이 들린 거 같은데?
“ 친구님... 용병 활동하며 상위 길드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조력을 해줄 사람을 찾는 거
아니셨나요? 왜 배틀정키님 길드에 계신거죠? “
어어? 허스키님 화가 많이 나신 듯한?
“ 아... 아니야! 배틀정키네 길드를 도와줘서
은혜를 베풀고 때가 되면 조력을 구해서
돌아가려 했었어! 믿어줘! “
“ 그렇다면 왜 교주님도 같이 계신거죠!?
교주님도 우리 길드로 같이 오시라고 했을 때
교주님은 길드에 소속되는걸 싫어하신다면서요!
으으... 제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세요!? “
“ 아냐... 허스키야 그게 아니라... ”
친구 형님께 내 모습이 보이는 거 같아서 측은하다.
“ 으잉? 친구야 같이 길드에 가입해 놓기로 하고선
나중에 배신할 생각이었어? 그건 몰랐네? “
어이쿠... 교주 형님이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부어버렸다...
“ 야 교주 너!? 이렇게 되면 정키야 너만 믿는다!!
빨리 허스키에게 정확하게 상황을 설명해줘!!! “
“ 듣고 싶지 않습니다!! 친구님!! 이 쪽으로 오세요!! ”
“ 싫어!! 자세하게 설명을 안 들은
상태에서 내가 가면 날 죽일 거잖아!! ”
“ 당연하죠!! 인과응보입니다!! 빨리 이쪽으로 오세요!!! ”
내가 설명도 하기 전에 친구 형님은 부리나케 도망가시고
허스키님은 노비를 쫒는 추노꾼 마냥 엄청난 속도로
친구 형님을 잡으려고 쫒아갔다. 세상에 맙소사...
“ 쳇... 내가 이래서 용병 따위 믿지 말라고 했거늘... ”
허스키님 옆에 있던 블랑님이 친구 형님과 허스키님의
상황을 지켜보다가 본인 앞에서 떠나가자 투덜거렸다.
“ 하하... 그래도 즐거워 보이지 않나요?
그리고 친구 형님은 저래 보여도 엄청 배려심 있고
마음씨 착한 좋은 분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
지난번 일은 짜증났지만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이니
길드장으로써 신경 써드려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블랑님에게 친구 형님의 좋은 점을 어필하려했다.
“ 하아? 당신 눈은 설마 옹이 구멍인거야?
저게 당신 눈에는 즐거운 걸로 보여?
허스키님은 이런 사람을 길드장으로 따르라니...
헛소리군요! 그리고 자꾸 저에게 다가와서
친한 척 하지 마시죠. 당신 같이 게임에서
친구 놀이 하는 사람들은 전부 역겹습니다! “
응... 진짜 이 정도로 말을 막하는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이야... 앞으로가 걱정이네...
내가 이 사람을 이끌고 길드를 잘 운영할 수 있으려나...
‘ 빠직! ’
응? 뭔가 또 어마어마한 파열음이 들린 거 같은데?
나는 뒷쪽에서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살기가
느껴지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뒤쪽으로 돌려보았다.
“ 이봐요 당신... 블랑이라고 했던가요?
좀 전에 그 말 지금 당장 취소하세요... “
설화가 엄청난 살기를 품고 블랑님을 노려봤다.
헉! 설마... 좀 전에 블랑님이 얘기한 걸 듣고
설화도 참지 못하고 폭발한건가!?
“ 흠? 당신은 누구신데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당신과는 전혀 관계없는 얘기일 텐데요? “
“ 관계있어... 여기 있는 배틀정키는 내 남자 친구니까... ”
어머... 설화야 부끄럽게쓰리...
그래도 저렇게 얘기해주니 너무나 행복하긴 하다.
“ 푸하하하핫! 아... 미치겠네. 이 길드 완전 걸작이야!
여기에도 게임에서 친구 놀이하는 사람들이 또 있어!
세계에서 제일 짜증나고 역겨운 길드에 들어와 버렸네... “
아니 이 사람이 보자보자 하니까 못하는 말이 없네!
이 정도면 내가 길드장으로써 한마디 해야겠어!
‘ 쾅! ’
내가 블랑님에게 한마디 하려는 찰나에
설화가 쌍검중 하나를 꺼내서 땅 바닥에
엄청난 파워로 찍어 박아 버렸다.
“ 우리 길드에 불만이 있다면 그냥 돌아가지 그래? “
“ 헤에? 싫습니다요~ 전 허스키님을 따라온 겁니다.
저는 길드가 합병되도 그녀를 길드장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저를 건들지만 않는다면 당신들 같은 역겨운 사람들과
엮이지 않고 조용히 있을 테니 내버려 두세요! “
“ ...이봐 재수 없는 음침녀... ”
“ 뭐... 뭐라고요!? ”
어... 설화가 음침녀라고 한게 뼈에 스며드는
일침이었나? 블랑님도 화가 난 것 같다.
“ 길드는 유저끼리 집단 활동을 해야해...
그 일에 그렇게 불만이 많다면 나와 싸워...
당신이 이기면 나랑 정키는 당신 밑으로
들어가서 무조건 당신의 명령을 따르지...
그 대신 당신이 진다면 당신이 따라야해... “
“ 좋습니다. 그 말 반드시 후회하게 해드리죠!
제가 이긴다면 앞으로 길드에서 친구 놀이는
절대 못하게 금지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
“ 좋아... 그거면 됐어... PVP 신청을 받아. ”
“ 그런데 아까부터 자꾸 듣자하니 저한테 반말을
찍찍 하시는데 당신은 예의라는 걸 모르시는지? “
“ 당신 같은 사람한테 차릴 예의 따윈 없어... ”
“ 짜증나네... 좋아 죽여 드리죠! ”
이런... 설화도 그렇고 블랑님도 그렇고
두 사람 다 화가 머리 끝까지 뻗치다 못해
폭발한거 같다. 두 사람 덕에 나는 오히려 냉정해졌다.
그것보다 문제는 일이 커지기 전에 말려야한다...
“ 자자 두 사람 다 그러지 마시고 서로 잘못한 것이
있으니 서로 대화로 풀어요. 서로 합의점을
찾는다면 원만한 길드 활동이 가능할겁니다. “
나는 두 사람을 말리기 위해 다가가 차분한 목소리로
두 사람에게 화가난걸 서로 대화로 풀라고 권유했다.
“ 당신은... ”
“ 정키는... ”
“” 빠져있어!!! “”
“ 네... 네엡... 찌그러져 있겠습니다... ”
내가 두 사람의 박력에 못 이겨 뒤로 빠지자
여자들의 싸움이네 어쩌네 하며 PVP를 준비했다.
“ 단판제? 아니면 3판 2선승제?
당신이 원하는 대로 골라... “
“ 3판까지 할 필요가 있나요?
단판이면 충분합니다! “
“ 잘 들어... 이건 PVP가 아니라 결투야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이기도록 노력해봐. “
“ 하? 상위 랭커라고 자랑하는 건가요?
당신이야 말로 지고 딴 소리하지 마시죠! “
두 사람은 대화를 몇 마디 더 나누며
승부 방식을 정하더니 PVP를 시작해 버렸다.
설화와 블랑님은 PVP를 하고 있고
친구 형님과 허스키님은 술래잡기를 하고 있네...
하하하... 이거 완전 개판이로구만...
***
내가 정신을 못 차리며 멍...하니 있는 동안
친구 형님이 허스키님에게 붙잡혀 무릎 꿇고
잔소리를 듣고 있고 교주 형님은 옆에서
계속 불난 집에 휘발유를 들이 붓고 계셨다.
“ 이봐요! 당신 혼자 속성 제한을 풀다니 반칙 아닌가요!? ”
“ 나는 분명 결투라고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라고
말했을 텐데? 그리고 속성 제한을 안 풀었다면
승부의 결과가 달라졌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
“ 크으윽... 아무튼 반칙입니다! 이 결투는 무효에요! ”
설화랑 블랑님은 PVP 결과를 두고 티격태격하고 있었고...
‘ 머엉... ’
유성이는 사바세계에 처음 내려온 신선 마냥
앞에서 펼쳐지는 막장 풍경을 보며 멍 때리고 있었다.
세상의 종말을 보는 듯한 이 막장 상황을
나는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다...
내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쯤
갑자기 내 머릿속에서 문득
두목님과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그렇다 나는 최강의 길드를 만드는 것에
지금 현재 목숨이 걸려있는 상황이다.
이 정도의 시련을 이기지 못해서야 나에게
최강의 길드를 만든다는 미션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길드장이다. 나를 무시하고
내 앞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모두들 좋은 사람이란걸
잘 알고 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나는 지금 엄청 얕보이는
상태라는 건데... 생각해보니 조금씩 열이 받기 시작한다.
“ 동작 그마아아안! ”
나는 배와 목에 힘을 팍! 주고 힘껏 소리쳤다.
길드원들이 내가 소리치는 걸 듣고 뭐지?하는
표정을 지으며 내 쪽을 바라봤다.
“ 진짜 해도해도 너무하시는 거 아닙니까?
지금부터 좀 전 까지 했던 일을 끝장을
내고 싶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직접 끝장을 내드리겠습니다! “
내가 큰 소리로 길드원들을 향해 소리치자
처음에는 무슨 일인지 이해가 안간 다는 듯이
서로를 쳐다보다가 이윽고 한명씩 사죄하기 시작했다.
“ 면목이 없네요, 배틀정키님... 저도 모르게
상황에 놀라서 흥분하고 말았습니다.... “
“ 괜찮습니다. 그 대신 더 할 말이 있으시다면
나중에 따로 날을 잡고 1:1로 대화를 부탁드려요. “
“ 네 그렇게 할게요. ”
첫 번째로 허스키님이 나에게 사죄하셨다.
“ 미안하다 우리 둘도 일단 조용히 있을게... ”
친구 형님과 교주 형님도 사죄하셨다.
“ 두 분께서 서로 오해가 있었고 친구 형님은
허스키님과 더 큰 오해가 있다는 걸
제가 더 잘 압니다. 일단 일을 마무리 짓고
제게 허스키님께 잘 설명 드릴게요. “
“ 고맙다 정키야. ”
일단 길드 통합 건을 마무리 짓고
친구 형님 건을 허스키님께
잘 말씀드려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 미안 정키...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저 사람이 정키에 대해 안 좋게 얘기해서
나도 모르게 흥분해버리고 말았어... “
“ 응... 알아 세리스 나도 만약 니가
똑같은 소리를 들었다면 나도 똑같이
화가 났을 거야 그런데 중요한 자리에선
앞으론 조금 자제하자 부탁할게... “
“ 응... 미안해... ”
설화도 자신의 행동을 뉘우쳤는지
나에게 다가와 미안하다는 표현을 했다.
“ 길드원들한테 다짜고짜 고함을 지르고
당신 너무 몰상식한 거 아닌... “
“ 이봐요 블랑님! 저도 지금까지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그렇게까지 저희 길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길드로 가셔도 좋습니다. “
나는 블랑님의 말을 끊어 버리고
쌓인 울분을 따박따박 얘기하며 다가갔다.
“ 뭐라고요? 다시 한 번 말해 보시죠.
그리고 기분 나쁘니까 가까이 다가오지 마세요! “
“ 다시 한 번 말해 보라고 하셨나요?
몇 번이고 다시 말씀드리죠.
불만 있으면 다른 길드로 가세요! “
내가 화난 말투로 내 얼굴을 블랑님
얼굴 최 근접하게 마주 보고 블랑님을 압박하자
갑자기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 뭣하면 제가 다른 길드를 소개시켜 드리죠.
아무리 생각해도 싫다고 말씀하시는 분을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죠. 가실 곳이 있나요?
없다면 말씀 하세요 제가 바로 알아봐 드릴테니. “
“ 그... 그게 아니라... ”
흠? 혹시 블랑님은 이런 거에 약한 건가?
오케이 좋았어! 당신 오늘 딱 걸렸어!
“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 지인 중에 마철수라는
유저가 있는데 제법 상위 길드의 부 길드장을
맡고 있죠. 제가 부탁하면 자리 하나정도는
비워 줄 테니 바로 가보시면 될 거에요.
혹시라도 따로 가실 길드가 있다면 바로 가셔도 됩니다. “
“ 크윽... 이 자식이... ”
내가 훠이 훠이 바로 가버리라는 듯이 얘기하자
예상대로 블랑님은 곤란해 하며 중얼거리다
문득 뭔가가 생각났는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 아아... 이런 길드 따위 가입하고 싶지 않지만
공교롭게도 아까 저기 있는 여성 유저분과
PVP를 해서 진 쪽이 이긴 쪽의 말을 듣기로
내기했거든요. 다른 길드로 가면 약속을 어기는게
되어버리는데... 저는 약속을 어기는 쓰레기 같은 짓은
절대 하지 않는 주의라서 말이죠. 비록 반칙을 당해서
지긴 했지만 지킬 건 지켜야 하니까 말이죠. “
호오~ 그렇게 변명하시겠다?
그렇다면 내게 또 생각이 있지!
“ 세리스! 아까 그 내기 물러줄 수 있지? ”
“ 응... 상관없어... ”
“ 그렇다네요. 세리스가 반칙으로 이겼다니
당연히 물러 드리는게 맞는 거겠죠?
자 그럼 원하시는 길드로 가셔도 됩니다. “
“ 크흠... 물론 반칙으로 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결과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린다면 소인배가 되어 버리겠죠. “
역시... 이 사람은 허스키님 때문에
말은 그렇게해도 딴 곳으로 갈 생각은 없군
그렇다면 여기서 쐬기를 박자!
“ 그렇군요 그렇다면 반칙에 대한 건은
앞으로 언급은 자제 부탁드리고
세리스의 말은 잘 들어주세요. “
“ 크... 크윽 알겠습니다. ”
자... 이제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
길드 합병을 마무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