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가와는 전혀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인연이 있다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대개는 학창시절에 삥 좀 뜯겨 봤거나 빵 셔틀을 했을 수 있다. 또는 다른 학우들이 일진들에게 걸려서 얻어터지는 것을 보고서도, 모른 척 뒷짐을 졌던 추억이 있는 사람들일 수 있다. 그렇게 이들은 고시 낭인들이 되었다. 그러다가 신입과 중견 직장인들이 되었다. 또는 아직도 고시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나마 고시 낭인 정도면 중소기업에서는 어느 정도 그냥 받아주는 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삶이 버겁다. 대체로 출세는커녕 하루하루 생계유지도 힘들다. 그나마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경우, 남들보다는 그래도 조금 사정이 낫다. 결혼도 했고 작지만 내 집도 있다. 그렇지만 가진 것이 없거나 적은 데서 설움이 온다. 이에 가끔 권력욕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사회 지도층을 동경하고 부러워하며 시기 질투를 한다. 신문기자들도 엄밀히 말하자면 이 부류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언론 계열 같은 경우에 사회 초년생들은, 연예인 부류에 해당할지도 모르겠다.
이들의 경우 고시생 시절, 평균 월 100만원씩을 지출한다. 독서실과 학원 수강 요금 , 기타 잡비를 포함한 돈이다. 이렇게 돈을 써서라도 다들, 월 200만원 전후의 일자리를 얻으려고 한다. 그렇게 살다가 어찌어찌해서 취업에 골인한다. 그러나 월급으로 받는 월 200 ~ 300만원의 돈은 빠듯하다. 생활비로 빠듯하다. 게다가 이 정도 돈으로는, 작지만 마이 스위트홈은 이루기 어렵다. 그렇다. 내 집을 구입하고 차를 사고 생활비를 지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점심 값 6000원도 비싸다. 회사와 공장 앞의 음식점들에서 하는 회식. 눈치가 보인다. 편하게 살고 싶지만, 한 푼이라도 더 아껴야 한다. 이러다가는 언젠가, 직장인 인생 종말 및, 신용불량자 인생 시작을 알리는, 불길한 종소리가 울릴 것만 같다.
그러다보니 점점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속에서 열불이 난다. 어디 가서 시비를 걸고 싶은데 마땅히 시비를 걸 데도 없다. 어찌어찌하다보니 거리로 나가고 싶다. 그리고 그저 한없이, 뭔가를 외쳐대고 싶다. 핏발을 세우고 구호를 외쳐대고 싶다. 이렇게 일곱 번째 시위 연대기가 탄생한다.
수많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있다. 일명 아르바이터라고 한다. 대체로 2030 세대들이다. 요즘은 40대도 가끔 보인다. 그러나 40대 이상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정말로 운이 좋은 경우다. 아무튼 이들 아르바이터 들은 일본의 프리터 족이 아니다. 그저 한국의 아르바이터 들인 것이다.
이들 아르바이터 들과 일상을 같이 하며 동고동락하는 이들이 있다. 대체로 중소기업 사장님들이다. 대부분이 그렇듯이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월급을 줄이려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르바이트 최저 임금 정책 시급 1만 원에 의거하여, 아르바이터 들은 월급을 더 받아내려 한다. 결국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줄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터 들을 해고하려 하다.
이렇든 저렇든 서로 애환이 많은 존재들이다. 아무튼 그들은 공통적으로 불만이 있다. 행운의 시급 1만 원 수령자들을 제외하면, 대체로 이렇게 살다가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거나 중소기업이 망하겠다고 고심한다. 그렇게 해서 연대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아르바이터 들 입장에서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연대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렇게 여덟 번째 시위 연대기가 탄생한다.
대출 빚의 그늘이 이들에게 드리우고 있다. 신용불량자. 이들을 수식하는 말이다. 이들은, 열심히 일해도 빚을 갚기가 어려운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정상인'일 가능성이 있다. 그나마 이들은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는 상속세가 미납되어서 집과 건물과 토지 등을 빼앗긴 사람들도 여기에 속한다. 소위, 예전에는 그래도 강남에 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어쨌든 사업을 추진할 정도의 그릇이 되는 것이다. 또는 예전에 강남에 살던 귀한 몸들이시다. 이러한 타이틀과 화려한 수식어들이 왠지는 몰라도 이들을 한층 더 세련되게 보이게 한다.
겉만 그럴듯하지 속은 빈 깡통, 이렇게 남들이 비웃든지 말든지 상관없다. 자신들의 세련됨에 스스로 도취된 이들은 어쨌든 삶을 꾸려나간다. 빚이 계속 늘든지 말든지 뭔가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근근이 대출 이자를 갚고 있다. 그러나 대출 빚 등을 다 못 갚을 경우에는 정말로 대책이 거의 없다. 아니, 대책이 하나 있기는 하다. ‘파산 신청’이다. 그나마 최후의 수단인 '파산 신청'도 안 통할 경우에, 이들은 13 번째 인간들로 퇴진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이들은 희망을 꼭꼭 눌러 담는다. 그렇게 이들은, 로또를 기원하는 마음으로서, 웹 소설 사이트에 글을 쓴다. 겉으로는 웹 소설 형태이나, 실제로는 거의 자전적 일기이자 소망의 발로이다. 예를 들자면 이러한 소설들이다.
‘신용불량자인 30대 초반 청년이, 한반도 정치와 관련되면서 다시 일어선다. 그가 30대 중후반이 되면서, 그는 완전히 인생 역전한다. 그렇게 그는 현금 50억 원을 소유한, 작은 부자 자산가로 거듭나게 된다. 또는 재벌의 반열에 올라선다.’
대체로 이러한 내용들이 그들이 집필하는 소설들의 줄거리 요약, 즉, 아우트라인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들은 점점 강해지게 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이렇게 된다. 정말로 우리가 손잡아서 국가를 한 번 뒤집어 보자면서, 자기들끼리 온라인 게임 상에서 도원결의를 한다. 무림 고수들이나 판타지 영웅이 된 듯한, 심정에 빠져들게 된다. 결국에는 자신들의 웹 소설을, 실제로 현실 속 세상에 옮기려고 한다. 이렇게 아홉 번째 시위 연대기가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