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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공간지배자
작가 : 박군
작품등록일 : 2017.11.6

특별한 능력을 지닌 네 명의 소년, 소녀들의 성장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3부>_17화
작성일 : 17-12-04 09:40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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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태욱이 건물을 나서는 여린의 팔을 붙잡았다.

  “어디 가세요?”

  “난 괜찮아. 주선이가 저러는 걸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고.”

  여린은 SA본사에서 빼내온 증거자료를 WSBC 사장인 경호에게 전해줄 작정이었다. 지금은 믿을 사람이 그밖에 없었다. 한시가 급한 일이었다. 언제 오해가 풀릴지 모르는 주선을 달래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았다. 게다가 당장은 자신이 없는 게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가지 마세요.”

  태욱은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우재가 없는 마당에 여린 마저 가버린다면 진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처음 느껴보는 무력함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여린을 붙잡는 것이었다.

  “걱정하지 마. 완전히 가는 거 아니니까. 혼자 할 일도 좀 있고, 또 주선이한테도 시간을 좀 주고 싶어서 그래.”

  여린은 태욱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태욱의 마음을 읽은 것 같았다. 태욱은 더 이상 여린을 붙잡을 수 없었다. 태욱은 여린의 팔을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을 뺐다. 그냥 돌아서려던 여린은 SA본사에서부터 내내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는 태욱이 마음에 걸렸다.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태욱아.”

  “네?”

  태욱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여린의 목소리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넌 더 발전할 수 있어.”

  여린은 내내 망설이던 이야기를 해주기로 결심했다. 이 이야기가 그에게 도움이 될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지는 그녀도 장담할 수 없었다.

  “네?”

  “너 말고, 내가 알고 있는 공간지배자가 너 말고 한 명 더 있거든?”

  말을 이어가는 여린은 어느새 개구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태욱을 향해 알 수 없는 기대를 담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태욱은 얼마 전 경호에게서 들었던 SA그룹의 창업주 얘기를 떠올렸다.

  “그래서 아는 건데, 네 능력은 지금이 끝이 아니야.”

  “정말요?”

  태욱은 여린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물론 그녀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사람에 따라 능력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의심을 품는 게 전부였다.

  “그래. 지금의 너는 공간지배자라기 보다 공간이용자나 기껏해야 VIP회원 정도일 걸?”

  여린이 애써 한 농담에 태욱은 웃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다. 사실 그는 지금보다 더 발전한 자신의 능력을 상상해 본 적도 없었다. 잠시 후, 태욱이 다시 고개를 들자 여린은 태욱을 향해 힘내라는 입모양과 함께 주먹 쥔 손을 흔들어 주었다. 태욱은 어색한 미소로 여린에게 인사를 대신했다. 여린의 응원에도 태욱은 자신이 없었다.

  “너를 왜 공간지배자라고 부르는지 한 번 잘 생각해봐. 한계는 네 스스로 정하는 거야.”

  여전히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태욱을 향해 여린이 한 마디를 더 보탰다. 계속 자신을 다독이는 여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 태욱은 애써 표정을 밝게 바꾸었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여린이 해준 마지막 말을 마음속으로 나직이 따라했다.

  “이제 올라가 봐. 지금 주선이 곁에는 친구가 많을수록 좋을 테니까.”

  “네.”

  여린은 머뭇거리고 있는 태욱을 두고 다시 돌아섰다.

  “연락은 어떻게 하죠?”

  태욱의 여린의 뒷통수에 대고 질문을 했다.

  “연락할 거 없어. 필요할 때, 거기 있을 거니까.”

  고개만 살짝 돌린 채 대답하는 여린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해 보였다. 태욱은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럼, 나중에 봐.”

  다시 고개를 돌린 여린은 태욱을 향해 손을 흔들며 그대로 멀어져갔다. 태욱은 그녀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점점 멀어지는 여린의 모습은 지금까지 그가 보아온 모습 중 가장 편안해 보였다.

  “한계는 내가 정하는 거라고?”

  태욱은 자신도 모르게 여린이 한 말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했다. 아까부터 태욱의 머릿속에서는 그 말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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