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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뭐라구? 1병에 1억 5천...
작성일 : 24-05-17 16:06     조회 : 13     추천 : 0     분량 : 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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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7화

 뭐라구? 1병에 1억 5천...

 

  - 역시, 내가 사람을 잘 못 보지 않았어, 아들 넌 걸물(傑物)을 넘어 대물(大物)이다.

 - 성님, 야 물건 봤어요? 정말 대물이지요?

 - 엄마, 쫌, 수진 누나도 있고, 선의도 있고, 유우 씨도 있는데... 베아트리체 엄마의 말씀은 그 뜻이 아니잖아요? 아

  쪽팔리게, 아들 면 좀 세워주소?

 

 나는 민망해서 투정을 부렸지만 싸한 분위기 반전을 노린 거였다.

 수진 누나와 유우는 엄마의 말에 얼굴을 붉혔다. 내 느낌으로는 이 아름다운 두 여자는 남자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연애 감정이나 가슴이 내려앉는 실연(失戀)의 아픔도 경험하진 못한, 어떻게 보면 그쪽 방면에서는 10살 된 조선의나 다를 바 없어 순백한 영혼의 소유자일 것이다. 그러니 엄마가 툭 던진 야한 말 한마디가 온몸에 소름을 돋게 했을지도 모른다.

 

 - 아, 그렇나? 미안, 아닌 걸 아니라고 한 것도 아닌데...

 - 아, 진짜...

 

 내가 징징대자 엄마는 시무룩해졌다. 그러나 베아트리체는 환하게 미소를 머금었다.

 실현 불가능하더라도 베아트리체는 내가 공상(空想)에 가까운 헛소리라도 지껄이니까

 황당무계(荒唐無稽)함이 주는 거창하고 시원함이 좋은 거 같았다.

 

 - 그래, 남자란 자고로 못 먹어도 고지, 그게 부산 갈매기인기라.

 

  베아트리체 앞에서 경직돼 있던 아버지가 네 잔째 입으로 가져가며 취기(醉氣)가 올

  라 한 마디 던졌다.

 

 - 이 양반 왜 이래, 성님 앞에서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수줍어하다가 뭔 술을 먹었기에 죽었던 입이 다 살아났냐?

 

  - 원저 다이아몬드 주빌리라고 한 병에 1억 5천을 하는데 할아버지가 넉 잔을 마 셨으니까 2천 4백만 원이겠

  네. 우리나라에 2병뿐인데 이젠 1병 남았어.

 

 선의가 이런 분야도 꿰고 있는지 무덤덤하게 외우듯이 말했다.

 아버지가 억 소리 나는 술값에 술이 깨는지 눈을 번쩍 떴다.

 

 - 뭐? 1병에 1억 5천... 아이고야 성님 이 비싼 술을, 이걸 어째요?

 - 뭘 어째? 그게 대단하다고, 몽대 아빠, 조석씨, 다 마셔요, 마시라고 내놓은 건데 동생도 참, 호들갑스럽게, 몽대 아빠 다 마시면 또 드릴게요.

 

 아버지가 기죽을까 봐 베아트리체는 1억 5천만 원짜리 술을 소주 1병 인양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 그럼, 한 잔에 6백만 원이야?!

 

 내가 놀라 물었다. 내 행동은 호들갑에 가까웠다.

 

 - 쪼잔하긴, 1,000조 이야기하는 마당에 마초는 순 허풍...

 

 선의가 대놓고 핀잔을 줬다. 나는 금방 시무룩해져 칭얼댔다.

 

 - 그래도 그렇지, 한 잔에 6백인데, 아버지 흘리지 마시고...

  한 방울 흘려도 몇십만 원입니다.

 - 제수씨, 제가 한 잔 따라 주겠습니다.

 

 아버지는 내 말을 귓등으로 들었다.

 

 - 어쩌나, 마시면 안 돼요, 얼마 전에 수술해서... 아뇨, 아뇨, 가슴 넓은 내 아들

  몽대 아빠 조석(曹石) 씨가 따라주는데 받기는 할게요. 그리고 나 다 나으면 우리,

  동생이랑 코가 비뚤어지도록 마셔요?

 - 그래 주면 영광입니다.

 

 아버지가 민망해지려다가 베아트리체가 받는다니까 용기를 내 술잔에 술을 따랐다.

 한 잔에 6백만 원이라는 내 말에 긴장이 됐는지 아니면 엄마 말대로 짝사랑하는 베아트리체 앞이라서 그런지 술 따르는 손이 떨렸다. 그 모습을 보니 짠했다. 이런 순진무구한 남자도 없을 것이다.

 수진 누나와 유우도 그 모습이 짠한지 살짝 눈에 눈물이 비췄다. 내가 무심결에 보자 두 여자 고개를 돌렸다. 이 여자들이 왜 이래, 무슨 시아버지 보듯 감정적이냐?...

 선의가 할아버지를 가볍게 안아줬다.

 

 - 나도 한 잔 줘요?

 

 엄마가 냉큼 잔을 내밀었다. 1억 5천만 원짜리 술이라 먹고 싶어서 그러는지 아니면

 우리 아버지 이름이 조석인데 베아트리체가 조석씨라고 한 게 마음에 걸려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한 잔에 6백만 원이라는 말에 빈정이 상해서 그런지 엄마가 못 먹는 술을 달라고 했다.

 아버지가 엄마 술잔에 술을 따랐다.

 엄마가 아버지랑 러브 샷을 하려고 팔을 엇갈려 꼈다.

 엄마가 술을 소주 마시듯이 단숨에 입에 털어 넣었다.

 나는 아니 저 비싼 술을, 단숨에, 저렇게 마셔도 되는 거야... 속으로 중얼거렸다.

 찌질한 놈, 어떻게 마시든 마시면 되는 거지, 시비냐... 나는 나를 씹었다.

 

 - 쥑이네... 술은 이래 먹어야지, 꼬짭하게, 홀짝거리는 건 딱 질색이다...

 

 엄마가 빈정이 상한 게 확실한 거 같았다.

 나는 면목이 없어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보는 척했다.

 

 - 그리고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네에?!

 

 이시하라 유우가 뜬금없이 말하자 우린 가만히 있는데 아버지 혼자 놀랬다.

 

 - 이사장님이 대학초년생 때 썼던 수필인데 그 당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죠, 200만

  부 이상 팔렸죠, 아마, 수필로 200만 부 이상 팔린 책은 대한민국 역사상 전무후

  무할 겁니다. 이어령 교수의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나, 축소 지향의 일본인보다 더

  많이 읽혔지요, 그 당시 젊은이라면 한 권씩 옆구리에 끼고 다녔으니까요.

 - 머무는 사랑만 사랑이 아니라 가는 사랑을 지켜보는 것도 사랑이니라, 천년사(千年

  寺) 풍경소리 불경 소리, 발끝에 머무는데, 님의 발목을 휘감는 목탁 소리는 휘감기

  만 하고 붙잡지를 못하네...

 

 이 여자의 정체는 뭐지? 철두철미한 일본인의 준비성인가? 왜 모르는 것이 없지? 아니면 조선의 못지않은 뛰어난 두뇌의 소유잔가? 그럼, 스에마쓰 아야코와 쌍벽을 이룬다는 그녀인가? 그때까지 이시하라 유우가 그냥 똑똑하고 부잣집 고명딸 정도만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술기운을 빌린 것인지 모르지만 외우고 있던 수필의 한 구절을 읊었다. 아마 당신도 모르게 운을 뗀 것 같았다.

 

 - 성님, 몽대 아빠가 그렇게 좋아했던 수필이에요, 몽대 아빠, 성님 짝사랑한 거 맞

  네? 자리 비켜줘?

 - 동생, 왜 그래? 부끄럽게... 그때 쓸데없이 왜 그걸 썼는지, 창피해 죽겠어...

 

 베아트리체 엄마는 닭살이 돋는지 팔뚝을 비비며 몸을 가볍게 떨었다.

 

 - 우리 성님, 소문이 맞네, 보통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고... 멘사 중에 멘사라 하던가, 맞죠, 성님?

 - 아냐, 다 헛소문이야. 진짜 똑똑한 사람은 이분일세.

 

 우리 모두 베아트리체 엄마가 가리키는 사람을 쳐다봤다.

 수진 누나였다.

 

 - 솔직히 나는 게임에 젬병이라서 잘 모르겠는데... 팬덤이 어마어마해,

  그 게임대회 한번 하면 수백만 명이 몰려들어, 게임대회를 하는 중국의 도시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지지, 도시는 마비가 되어버리고, 팬덤들의 광란에 공안도

  두손 두발 다 들어...

 - 게임 제목이 뭔데요?

 

 눈을 반짝이며 선의가 알 것 같지만 혹시나 해서 물었다.

 

 - 던전의 펜테실레아(Penthesilea)...

 - 네?!

 

 이시하라 유우가 대신 답하자 선의가 그 큰 눈을 번쩍 뜨고 놀라 일어났다.

 

 - 수진씨가 창작하고 그림을 그리고 만들었어...

 

 유우가 덧붙여 설명했다. 선의가 수진 누나에게 존경의 눈빛을 보냈다.

 얘가 안 하던 짓을 하네, 저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 대단한 거야?

 - 그 게임 1년 매출이 10조야...

 

 내 말에 이번에는 선의가 답했다. 야 세상은 넓고 천재는 많구나, 선의의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 여지없이 깨졌다.

 

 -뭐?!

 

 그때서야 엄마하고 나하고 동시에 놀랐다. 선의가 순간적이지만 처음으로 두려운 눈빛을 보였다. 선의를 잘 데리고 온 것 같다. 지금 선의가 그것을 깨달아서 다행이다. 나중에 사고(思考)가 고착화(固着化)돼버리는 나이가 되면 고칠 수도 없다.

 

 - 이럴 줄 알았으면 귀하신 엉덩이 만져나 볼걸, 신문에 나게, 킥킥...

 - 맞는다, 진짜로... 비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아 볼래?

 - 마, 쥑이뿌소, 그라먼 위자료라도 듬뿍 받아가 우리 엄마, 아빠께 효도나 하

  게...

 

 수진 누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거 같아 오글거리는지 괜히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나는 미국 유학파 누나가 저런 말을 언제 어디서 배웠지, 하는 생각을 하며 맞받아줬다.

 

 - 야, 우리 수진이 대단하다, 그래서 입속에 든 자알리톨 껌값처럼 조(兆) 단위 돈이

  왔다 갔다 하는구나...

 - 아녜요, 저는 이분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요.

 

 누나가 베아트리체, 선의, 유우를 가리키며 말했다.

 

 - 던전의 펜테실레아와 비슷한 규모의 게임만 다섯 개나 있어...

 

 베아트리체 엄마가 수진 누나 자랑에 재미가 붙었다.

 쑥스러워하며 누나가 손사래를 쳤다.

 

 - 수진이가 저리 잘난 것도 성님이 베스트셀러 수필도 쓰고 똑똑하니까

  그걸 닮아서 그런 거지.

 - 엄마, 글은 똑똑한 거랑 다르다.

 

 나는 수진 누나랑 베아트리체랑 아무런 혈연적 관계가 없기에 이런 식으로

 에둘러 표현했다.

 

  - 뭐가 달라 다르긴, 누굴 짝사랑하거나, 속에 천불이 나는 걸 글로 표현하려고 해

  봐라, 머리가 똑똑해야 잘 쓰지, 나는 반찬 만드는 레스피 하나 쓰려고 해도 단어가 도통 생각이 안 나서 얼마나

  끙끙거리는데, 성님 부럽소, 그 지고지순한 사랑도 부럽고... 나는... 내가 미쳤지... 그래도 마 후회 안 한다, 잘

  골랐잖아? 이런 일편단심 민들레 같은 남자가 어딨냐... 에이그, 인간아, 당하고만 살고...

 

 (E) 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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