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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도원결의(桃園結義)하듯 안았다
작성일 : 24-05-20 18:45     조회 : 7     추천 : 0     분량 : 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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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9화

 도원결의(桃園結義)하듯 안았다.

 

  - 프로젝트여, 영원하라!!

 

 모두 내 외침을 따라 외쳤다. 그리고 술잔을 입에 갖다 댔다.

 나는 내려놓은 술잔을 선의가 입에 대기 전에 얼른 옆으로 치웠다.

 왜? 선의가 눈으로 말했다.

 안돼, 넌 아직 어려... 내가 눈으로 답했다.

 놀고 있네, 하는 표정으로 선의가 주스 잔에 든 술을 조심스럽게

 혀를 갖다 대더니 쓴지 으엑~ 했다.

 모두, 재미있어 웃었다.

 

 - 아주 막연하고 어떻게 보면 황당하기도 하지만 대략적인 우리 프로젝트의 방향을

  내 아들 몽대가 잘 설명했으니 모두 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합시다. 분명 쉽게 되지

  는 않을 겁니다. 엄청난 난관에 부딪히고 봉착할 겁 니다.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혈안 된 정치권과 탐관오리(貪官

  汚吏)부터 무지막지한 암흑 세계의 모리배들까지 사생결단 하이에나처럼 달려들 겁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이

  쓰레기들을 단칼에 물리치고 이겨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프로젝트가 성공할 겁니다. 우리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켜 세상의 판을 다시 짭시다, 노아의 방주를 띄워 세상을 뒤엎어 새로운 질서를 만듭시다, 새로운 질서로

  새로운 세상을 만듭시다!

 - 만듭시다!!

 

 모두 베아트리체의 건배사에 환호성을 지르고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베아트리체의 결의에 찬 건배사에 전율이 몸에 감쌌다.

 모두 술에 입만 대고 잔을 내려놓았는데 아버지만 술을 단숨에 삼켰다.

 엄마와 나는 술이 약한 편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말술을 드시지는 않지만 나름 술이

 셌다. 나는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술이 약했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만취해도 주사(酒邪)를 부리거나 했던 말 또 하는 횡설수설(橫說竪說)은 하지 않는 대신 어느 순간 죽은 듯이 고꾸라져 잤다.

 

 엄마가 술을 드시지 않으면 자기야, 들어가서 자야지, 하고 부축하며 순한 양처럼

 엄마 팔에 이끌려 방에 들어가 주무시고 엄마가 술에 취해서 방에 들어가 자버리면

 아버지는 고꾸라진 그곳에서 밤을 새웠다.

 

 문제는 내가 그걸 아버지를 닮았는지 나도 어느 정도 술이 한계에 도달하면 나자빠져 잤다. 지금 마시는 술이 얼음을 넣었다고 해도 2잔째다. 위험했다. 기면증 환자처럼 언제 고꾸라질지 모를 일이었다.

 

 스에마쓰 아야코 집에서 미래의 장인 장모가 될지 모르는, 그 어려운 자리에서, 스에마쓰 아야코 아버지와 엄마 앞에서 2잔 먹고 고꾸라졌듯이 슬슬 고꾸라질 신호가 왔다. 장광설을 늘어놓을 땐 긴장을 해서 괜찮았지만, 지금은 게슴츠레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내눈에 천금이 내려앉았다. 가야 한다. 화장실에... 나는 눈을 몇 번 깜빡거려 정신을 차리고 화장실로 가려고 일어섰다. 그런데 눈이 번쩍 뜨이는 전혀 예상 못 한 일이 벌어졌다.

 

 베아트리체가 나에게 다가와 손을 벌려 안았다.

 

 - 아이구, 내 새끼, 넌 나의 생명의 은인, 사랑해, 앞으로 고생이 많겠다...

 

 하며 내 귀에 속삭였다. 내가 누구냐, 베아트리체가 내 새끼라고 하는데 무덤덤하게

 있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는가, 나는 내 특기 베아트리체를 안고 한 바퀴 돌았다.

 베아트리체는 숨이 턱턱 막히는지 돌고래 소리를 냈다. 내가 내려놓자 휘청거리기까지 했다.

 

 베아트리체는 새색시 시집가듯 부끄러워 홍조 띤 얼굴로 일일이 돌아가며 한 사람씩 진심을 바쳐 포옹(抱擁)했다. 일종의 순수한 마음으로 프리 허그(free hug)하듯이...

 

 순진무구 아버지는 어쩔 줄을 모르다가 베아트리체에게 안기고는 황송해서 거의 혼절하듯 털썩 자리에 앉았다. 술잔을 들었다.

 우리 일곱 명은 돌아가며 도원결의(桃園結義)하듯 안았다. 엄마 차례가 되었다. 나는 엄마를 덥석 안고 수밀도 가슴이 터지도록 안고 흔들었다. 엄마는 숨이 턱턱 막혀도 기분이 좋은지 정신없다며 괜히 그만하라고 앙탈을 부렸다. 나는 장난 친다고 엄마를 안고 한 바퀴 더 돌았다. 엄마는 내가 성제의 학폭에 쫓겨 일본으로 야반도주하던 날이 생각났는지 눈물을 질금거렸다.

 수진 누나는 내가 또 무슨 장난을 칠까 봐 안겨서 말없이 그 큰 눈으로 내 눈을 삼킬 듯이 쳐다보았다. 나는 쑥스러움에 엉큼하게 수진 누나 허리 밑으로 손이 내려가 그 유명한 엉덩이를 만지려다 눈치를 챈 수진 누나가 내 손등을 사정없이 꼬집었다.

 아야, 비명을 지르고 수진 누나를 내려놨다. 모두 깔깔거렸다.

 

 이시하라 유우는 내 앞에서 달달 떨었다. 이 순진한 여자, 성추행했다고 억지 부려 날 파렴치범으로 몰던 그 기세와 당당함은 어디 가고 왜 이렇게 쑥스러워하고 떠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나도 민망하고 쭈뼛거려졌다. 포옹(抱擁)하자니 그렇고 안 하자니 그래서 머뭇거려지고 어색해졌다. 그때 선의가 뒤에서 갑자기 나를 확 밀었다. 나는 아주 짧은 시간 이시하라 유우와 포옹을 하고 불에 덴 마냥 화들짝 놀라 떨어졌다.

 찰나였지만, 기분이 묘했다. 이시하라 유우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었다.

 서로 머리를 주억거리고 바로 다음 동작으로 선의를 안으려고 하자 선의가 비켜나며 한마디 던졌다.

 이시하라 유우는 돌아서서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후아후아 하며 손으로 부채를 부쳤다.

 

 - 죽을래?

 - 알았어...

 

 나 대신 이시하라 유우가 얼른 선의와 포옹했다.

 

 - 잘 부탁해...

 - 저도요...

 - 몽대씨는 엄마가 둘인데...

 - 스스로 돕지 않을까요, 하늘이...

 

 선의는 유우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서로 간절히 원하면 이뤄지리라, 암시했다.

 유우는 고맙다는 말 대신 더욱더 꽉 선의를 껴안았다.

 살짝 눈물까지 비쳤다.

 

 나는 몰랐는데 수진이 누나가 한참 뒤에 둘 사이 섬씽이 있었냐며 꼬치꼬치 물었다. 나는 무슨 일?! 하며 극구 손사래 쳐 부인했다. 누나는 의심의 눈을 거두지 않았다.

 

 선의는 유우의 등을 위로하듯 살며시 쓰다듬었다.

 

  * * *

 

 나는 취하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해서 잰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로 가면서 나는 생각했다. 왜, 유우는 떨었지? 그냥 남들처럼 잘해봅시다, 자연스럽게 허그 하면 될 텐데 왜 부끄러워하냐? 사람 이상하게... 그러니 나도 괜히 부자연스러워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몸 둘 바를 모르겠고... 아이고 천하의 이시하라 유우도 내우 하냐? 일본에서도 그런 문화가 있냐? 거기도 사람이 사니까 있겠지, 허 참... 그 알쏭달쏭하네... 동료를 넘어 이성(異性)으로 발전하면 안 될 텐데... 선의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안 돼, 안 돼... 근데 선의가 유우에게 보인 행동은 또 뭐야? 딸처럼 그리 살갑냐? 에라 모르겠다. 내 코가 석 잔데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근데 누가 그랬나,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고... 다가오면 미친 척 받아줘?... 킥... 지랄 염병, 혼자서 장구 치고 북 치고 다하네, 떡 줄 사람 생각도 안 하는데, 킥킥, 근데 왜, 유우가 부끄러워 홍당무가 됐지? 고분에서 있었던 일이 갑자기 생각나서 나와 허그를 하려니 소름이 끼쳤나? 그 정도로 트라우마가 생기나? 모르지, 비상한 인간들 심리는 유리컵 같을 수도 있으니까... 기회였는데 내 특기, 안고 한 바퀴 도는 건데... 가만 그러고 보니 수진 누나도 안고 한 바퀴 못 돌았네... 아이고 그 큰 눈이 나를 보려보는데 머리가 하얘져서...

 

 아이고 머리야, 취기(醉氣)인지 모르겠지만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불현듯 내 머리 속에 둥우리를 짓고 사는 스에마쓰 아야코가 눈에 상심지를 켜고 나를 노려봤다.

 나는 도리도리 도리질을 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빨리 차가운 수돗물을 머리에 시원하게 쏟고 제정신을 차리고 싶었다.

 

 용천을 이시하라 유우에게 보여주면 유우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용천을 손에 넣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까? 아니면 관심 없다며 알아서 하라고 하며 나를 뻘쭘하게 만들고 선의와 누가 더 천재인지 내기에 열중하는 거 아닐까?

 

 화장실이 눈앞이었다. 화장실에 들어가려는데 김실장 아주머니가 나오다가 나를

 보고 깜짝, 놀랬다. 나도 화들짝, 놀랬다.

 

 - 몽대 선생, 술 좀 됐네요? 여긴 여자 화장실이에요. 남자 화장실은

  맞은 편이에요.

 - 아이고, 실례했습니다, 들어갔으면 귀싸대기 맞을뻔했습니다.

 - 설마 그럴리가요, 이사장님 아드님이신데....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아, 네...

 

 김실장 아주머니가 나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추고 90도 절을 하고 총총히 사라졌다.

 내 존재감이 벌써 이 정도냐... 무슨 소문이 이렇게 빨리 퍼졌냐? 하긴...

 소문이란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니... 비현실감이 확 들었다.

 

 (E) 띵띵띵띵 띵띵~ 띵띵띵띵 띵띵~

 

 잠이 확 깼다.

 민교였다.

 대문 앞이라고 하는 거 아냐?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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