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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만남은 맛난 진수성찬 앞에서 꽃을 피우고...
작성일 : 24-05-14 10:55     조회 : 20     추천 : 0     분량 : 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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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화

 만남은 맛난 진수성찬 앞에서 꽃을 피우고...

 

  - 성님...

 

 엄마의 센스는 남달랐다.

 엄마가 먼저 말을 꺼내는 게 자연스러울 거 같아서였다.

 

 - 동생, 동생 해도 되지?

 - 그럼요, 성님 몇 년 만이에요?

 

 베아트리체가 엄마를 와락 껴안았다. 엄마도 베아트리체 등을 토닥였다.

 한동안 말없이 안고 등을 어루만지던 두 엄마는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 선의야, 할머니...

 - 선의야 할머니 안아도 돼?

 

 베아트리체가 팔을 벌리자 선의가 쭈삣 경계를 하더니 마지못해 안겼다.

 

 - 여보, 제수씨한테 인사 안 해? 보고 싶어 했잖아?

 - 잘 계셨습니까, 제수 씨... 이렇게 만나야 하다니... 감회가 깊습니다, 허

 - 네, 몽대 아빠도 잘 계셨나요, 건강하시고? 이렇게 인사해도 되나...

 

 아버지는 베아트리체가 안아주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물론 베아트리체도 어떻게 해야 하나 딸막거렸다.

 안 되겠다 싶어 내가 불쑥 개입했다.

 

 - 자,자, 사설이 길어지면 우리 공주님이 짜증냅니다... 야 정말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네, 올림포스 신전에 사는 여신

  들이 강림한 거 같네, 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나, 아르테미스, 데미테르... 나는 행복하고 가슴 뿌듯하네요, 이 여신

  들을 내가...

 - 거느린다고?

 - 아니, 모신다고, 난 시종이니까...

 

 누나가 장난삼아 발끈했다. 나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 자, 여신들이여 그쪽으로 모이세요, 사진 한 장 박읍시다.

 

 내가 수다를 떨었다.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되었다. 거짓말이 아니라 넓은 정원의 은은한 조명을 꺼도 여신들이 내뿜는 자체 발광 아우라에 더 환해질 것 같았다.

 엄마, 베아트리체, 조선의, 수진 누나, 이시하라 유우가 나란히 섰다.

 선의는 엄마 앞에 섰다. 엄마가 선의 어깨 위에 두 손을 살포시 올렸다.

 내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여신들이 아버지에게 같이 찍자고 했다. 처음에 사양하다가 아버지도 여신들의 뒤에 상기한 표정으로 자리를 잡았다. 내가 핸드폰을 들고 셀카로 찍었다.

 우리는 각자의 핸드폰으로 시끌벅적하게 삼삼오오 짝을 지어 셀카 했다.

 

  * *

 

 거실에서 들어와서도 옛날이야기를 하며 간단한 해후의 기쁨과 성제로 인한 진실된 사과와 용서가 이뤄졌다.

 용서하지 마, 동생, 우린 용서 받을 자격이 없어, 베아트리체가 그러자 엄마가 누군 용서는 마음 한 켠에 방 한 칸 빌려주는 거라고 했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네요, 용서와 증오는 이웃사촌이 아니라 다른 계층에 사는 것 같아요라고 대충 마무리를 지었다. 엄마 말이 맞는지 모른다. 용서가 쉬우면 악마가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 *

 

 식당으로 갔다. 한옥 풍으로 고풍스럽게 장식한 식당엔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등 각양각색(各樣各色) 산해진미(山海珍味)의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포커페이스로 점잔을 빼려 했는데 나도 모르게 감탄을 했다.

 엄마는 대놓고 감격했다. 이것저것 맛보다가 오이소박이를 맛봤다.

 

 - 어, 이 오이소박이는 맛이 혀에 익은데...

 - 그래? 내가 한 게 아니고... 난 음식 솜씨 제로야, 유명한 맛집 오이소박이야, 정말 맛있지?

 

 엄마가 갸우뚱하자 베아트리체가 시중에서 구매한 거라고 바로 이실직고 했다.

 

 - 네, 성님, 맛있긴 한데, 어디서 많이 맛본 거 같아서...

 - 당신이 만든 거 아냐? 딱 당신 손맛인데...

 

 아버지가 손으로 오이소박이를 하나 집어 맛을 보고는 엄마의 의문을 풀어줬다.

 

 - 아 맞다, 옛날부터 동생 음식 솜씨는 대한민국에서 알아줬잖아, 혹시...

  김실장, 이 오이소박이 어디서 구했어요?

 

 세팅된 요리가 잘 차려졌는지 손을 보던 주방 책임자 김실장 아주머니에게

 베아트리체가 물어봤다.

 

 - 예담입니다. 우리 밑반찬은 언제나 예담입니다.

 

 김실장 아주머니가 건조하게 말했다.

 김실장 아주머니의 드라이한 말이 오히려 더 신뢰가 갔다.

 

 - 맞네, 어쩐지... 내가 납품했어요, 그 회사에... 나도 늙었나 내가 만든 것도

  몰라보고, 나 참, 큭.

 

 엄마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여자라면 특히 주부라면 음식 솜씨가 일품이어야지, 라

 는 자신감이 웃음에 배여 있었다. 그런 자신만만함이 다음 대사에 드러났다.

 

 - 존경합니다.

 

 김실장 아주머니가 깍듯하게 인사했다.

 

 - 아, 아닙니다, 제가 감사하지요.

 

 무표정한 김실장 아주머니가 엄마에게 포근한 미소를 지었다.

 김실장 아주머니가 우리들에게 가볍게 묵례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 이이가 성님을 짝사랑했대요.

 

 베아트리체가 조금 과하게 눈을 휘둥그레 떴다. 불쾌한 것이 아니라 왜 몰랐을까 하

 는 안타까움이었다. 다분히 아버지의 민망함을 덜어주기 위한 과도한 표현이라고 할

 까?...

 그런데 아버지가 엄마의 느닷없는 기습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

 

  - 정말? 아 가슴이 쿵쾅거린다, 나도 몽대 아빠 보면서 몽대 엄마는 얼마나 행복할까 매일 저 넓은 가슴에 안기

  니 그런 생각 했다니까... 아까 그래서 포옹을 할까 말까 망설였다니까, 아들이 샘이 났는지 막았고, 깔깔.

 

 엄마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발언에 베아트리체의 수위 높은 응답에 우리는 웃었다. 이제는 당황하다 못해 아버지 얼굴이 붉어졌다. 느와르 갱 영화에 나올 법한 마초의 순정은 어설프고 서툴렀고 순진했다. 그래서 아버지는 서둘러 물을 찾았다.

 

 - 엄마, 마초의 순정을 그냥 가슴 속에 묻어두게 해야지, 까발리면 어떡해요...

  아, 낭만이 없네...

 

 아버지가 물을 먹다가 걸렸는지 제대로 삼키지 못하고 쿨럭였다.

 

 - 엄마는 왜 갑자기 분위기를 야하게 끌고 가요?

 - 그러면 어때, 나이 들면 육담(肉談)이 청량제지, 그렇지 않아요, 몽대 아빠?

 

 수진 누나 말에 베아트리체가 지상의 세속에 발을 깊숙이 담갔다. 약간 흥분하여 조

 금 흐트러진 베아트리체의 지상으로 내려온 모습이 보기 좋았다. 생동감이 아름다움

 을 더했다. 여자의 매력은 약간의 색(色) 끼가 분(粉)처럼 깔려야 하는 게 아닐까.

 

 - 아, 컥, 예, 그렇죠, 컥, 컥, 허허...

 

 아버지는 결국엔 베아트리체 질문에 사레가 들여 컥컥댔다.

 아버지는 아직 어색한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몸 둘 바를 몰랐다.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 손수건을 꺼내 아버지 이마에 땀이라도

 닦아드릴까 하다가 참았다.

 물 더 드릴까요? 할까? 그러면 반응하는 아버지 모습이 애처로울 것 같았다.

 대체 베아트리체는 부자간의 가슴에 뭘 남겼지?

 난 단 한 번도 베아트리체를 애정의 대상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물론 아버지도 나와 같을 것이라 확신한다. 베아트리체는 뭐랄까 애정의 대상이 아니라 동경(憧憬)과 염원(念願)의 여인상이니까... 지금은 비록 세속(世俗)에 내려와 있지만...

 스에마쓰 아야코 얼굴이 갑자기 떠올랐다. 나도 아버지처럼 이 여인 앞에서 봄빛에 겨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였나... 불쑥, 불쑥 떠오르지 말고 진짜 내 앞에 나타나다오,

 왜 내 곁을 떠났는지 물어나 보게...

 

 - 품위(品位)가 어떻니, 격조(格調)가 어떻니, 기품(氣品)이 어떻니, 다 개나 주라고

  그래, 난 이제 이런 거 안 할 거야, 호박씨 그만 깔 거야, 동생... 나 이제 동생이랑, 수다 떨고, 야한 농담하고,

  웃고 싶을 땐 웃고, 울고 싶을 땐 울고 그렇게 살 거야, 나 다시 태어났거든 내 아들 몽대 만나고 나 다시 살아났

  어, 몽대를 내 아들이라고 해서 기분 나쁘지 않지? 동생은 천륜(天倫)이고 난 인륜(人倫)...

 - 그럼요, 성님... 나도 쿨한 년이에요, 이제 진짜 성님 자신을 찾은 거예요, 내가 다 가슴이 벅차네요, 이제부터 성님

  하고 나하고 친자매처럼 깔깔거리며 삽시다. 일은 애들이 지지든 볶든지 알아서 하게 놔두고...

 

 엄마는 천상에 올라가지 못해도 지상으로 내려오게 하는 천부적인 뭔가 있었다.

 베아트리체가 엄마와 어울리는 것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졌다.

 베아트리체가 아우라를 벗으니 엄마랑 친자매 같아 보였다.

 

 - 그래, 나도 그럴 생각이야. 근데 내가 억지로 그러는 게 아니고 진짜 얘들 둘 봐, 수진이와 몽대 친남매 같지?

 - 그렇게 보니까 닮았네요, 남매는 용감하다던데, 용감하게 서로 위해 주고 아껴주고 도와주고 서로 사랑해야 해?

 - 네, 엄마, 몽대의 애정 공세에 우리 남매는 애정이 넘칩니다...

 - 말로 하는 애정 공세, 영양가 없어...

 

 엄마가 내 말에 질겁을 해 입을 깨물고 주먹을 든다.

 

 - 야 이놈아, 말이 묘하네, 수진이는 이제 내 가슴으로 낳은 내 딸이야,

  콩가루 집안 만들 일 있나, 말조심해.

 - 아니 엄마, 에로영화를 말하는 게 아니고...

 - 메롱, 꼬시다, 그럼, 난 엄마가 둘...

 

  수진 누나의 재빠른 호응(呼應)에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다.

 

 - 셋.

 

  선의가 한마디 툭 던졌다.

 

 - 응?, 아 그렇네, 셋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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