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프롤로그
올해로 7살이 된 제시는 따뜻한 빛을 받으며 공원의 풀밭을 온몸으로 헤집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있던 그녀의 아버지는 그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제시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의 손목에 있는 삼각형을 이루는 세 개의 붉은 점이 제시의 눈에 들어왔다.
“이게 뭐에요? 다치셨어요?”
제시가 그렇게 묻자 그녀의 아버지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다른 손으로 상처를 가릴 뿐이었다. 그러나 제시는 아직 어려서 그 웃음 속에 숨겨진 쓰라림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 다음 순간 공원에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제시의 아버지는 크게 당황하며 제시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명령했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렴.”
그 말에 제시는 고개를 끄덕이고 재빨리 몸을 일으켜 집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달려가다 뒤를 돌아본 제시는 아버지가 달려가는 방향을 확인하고는 크게 소리쳤다.
“어디 가세요? 무기고는 저쪽이에요!”
제시는 그렇게 소리치며 자신의 아버지가 달려가는 곳의 반대방향을 가리켰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잠시 뒤를 돌아보더니 그저 다시 한 번 쓰라린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잠깐 처리할 일이 있어서 그래.”
그리고 그는 다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스턴건을 들고 뛰어가는 몇몇 사람들이 스쳐지나갔다.
무기고. 제시의 아버지는 그들이 프리모라고 부르는 사람들과 싸우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정말로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일단 확실히 외모는 평범한 사람과 구분이 힘들 정도였다. 녹색 눈 색깔만 빼면 말이다. 또한 더욱더 두드러지는 특징은 그들이 은과 프레티움에 닿으면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피부가 녹아내린다는 것이다. 그들은 은보다는 프레티움에 더욱더 강렬한 반응을 보였다. 마치 옛 이야기에 나오는 늑대인간이라도 되는 것처럼.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이 절대로 우호적이지 못했으며 그들은 가끔씩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충돌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날, 제시는 아버지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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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쿠스는 달렸다. 엄청난 속도였다. 자신의 동족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모습을 보고 도망치고 있었다. 아니, 그들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우리들은 그들을 나셴티아라고 불렀다. 그들은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눈 색깔이 너무나도 이상했다. 하늘처럼 푸른빛의 눈 색깔. 하지만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은 모다쿠스 자신일지도 몰랐다. 그는 두 눈의 색깔이 서로 달랐다. 오른쪽은 푸른색, 왼쪽은 녹색. 그 때문에 어릴 때 남들에게 엄청난 놀림을 당했었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피의 절반은 나셴티아에게서 왔기 때문이다. 그의 푸른 눈은 그의 어머니에게서 왔다. 그리고 그는 그것 때문에 그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고 살아왔다. 프리모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던 그에게도 이건 엄청난 치욕이었다.
“어디를 그렇게 급히 가시나?”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모다쿠스는 그녀를 보았다. 레기나가 나무에 기대서 그를 보며 냉소를 흘리고 있었다.
“겁쟁이 나셴티아 같으니라고.”
모다쿠스는 울컥했다. 그리고 뒤를 돌아 레기나를 향해 주먹을 쥐고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