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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18
너와 두 번째로 맞는 생일
생일은 늘 어색했던 날들이었고
멀게만 느껴지고 축하를 받는다는 건 사치고
감정은 부담에 부끄럽고…….
그 시간들은
늘 고독하고 깊은 우물 속에 담긴 기분이었는데
너와 있었던 시간의 수배의 시간 동안 그렇게 보냈는데
2년 만에 내 지나간 생일을 모조리 덮을 만큼
너는 내게 큰 감정들을 보여주고 가르쳐주고
또 전해줬어
새롭고
기쁘고
슬프고
하지만 따뜻하고
행복한.
그리고 온전한 마음과 차분한 설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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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게 어떤 존재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젠
고독한 생일은 없을 거야, 라고 말할 수 있어
좋아.
부끄럽고 어색했지만
네가 해주는 축하를 피하고 싶지 않아서
이상한 표정과 반응을 보였겠지만.
그래도 나
정말 행복해, 라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고마워
-8월 1일
너의 생일
1990. 8. 1
참 아이러니 하지?
우린 완벽한 시간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꽉 찬 하루의 차이로
거의 1년차이라는 게 분명해져.
알까.
나는 너를 처음 봤을 때는 그냥 흔하디흔한 인간.
그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닐 그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그건 너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내가 너에게 사탕을 달라던 그 순간
수레바퀴는 돌아간 걸까?
솔직히 너 라인에서 너의 친구들과 너무 시끄럽고
불편했어.
어쩌다 우린 이렇게 연인에서
아내. 남편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참 버라이어티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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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무섭다
우리 지난날들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우린 과연 '우리'라고 할 수 있을까.
언제부터였을까
그 시기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어느 한 시점에서 파고든 그 감정들은
이 만큼이나 커져버렸어.
근데 참 마음이 아프지…….
예전의 나는 다 어디로 간 건지…….
이런 감정이 들 때에 나는 늘 칼같이 감정이 사라지고
바로 그 곁을 떠났는데
지금의 나는 왜 아프지
사랑을 너 하고만 한 것도 아닌데
왜 유독 이처럼 아프기 만할까.
슬프고 고독해
막연하고 아득해
무섭고 두려워
대체 무엇이...이토록 걸리는 걸까.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나를, 나는 너무 싫어.
집착할까봐 너무 싫고
너 행동 하나하나에 일일이 반응하는 내가 낯설어.
결코 기분이 좋지 않아.
무엇을 어떡해하면 괜찮아질까.
아이를 돌보는 것 보다 너의 대한 감정들이
나를 몰아붙이고 힘겹게 만들어.
내가 너를 더 좋아하게되서 그런 거라면
나 정말 비참해 질 것 같아.
혼자서 알아가는 이런 감정은..
나를 더욱 몰아붙이겠지.
그만하고싶은거면 그만둬질까
감정이 이토록 흔들리는데
나는 올 곧 하게 버티기도
버겁고 또 버티고싶지도 않아.
내 자신을 속이는 일은 이제 하고 싶지 않은데
내가 하고싶지 않다고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더라.
우선이 아니라고 한 번 생각하니
겉잡을 수 없을만큼 그 생각이 커져버려서
나 좀 봐달라, 붙잡아봐도
늘 같은 말과, 변하지 않았다는 말
'영원히 '는 안녕해? 라는 내 물음에
안녕해. 라고 답하지만 그건 그저 '답'일뿐
너는 늘 같은 행동과 말들로 나를 시험에 들게끔 만들어.
대체 나는 왜 그런 감정을 느껴야 될까. 하고 생각해봐도
너를 좋아해서라는 답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에
내 자신이 바보 같고 초라하게 느껴져.
무언가 절망적이라는 느낌까지 오는 현 시점에서
나는 대체 어떤 식으로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걸까.
마음이 눅눅하고 습해
얼른 이 습함이 사라졌으면 좋겠어.
숨이 막히고 너무 답답해
진짜 어떡해야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