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맑디맑은 이아침에 비가 피가흐르듯 흘러내린다.한방울씩 한방울씩 그렇게라도 내리면 이 궁에도 봄이라도 올까?모두의 소망대로 우리는 따뜻한 봄을 맞이할까?그건 알수없다. 하지만 지금 이비는 모두의 운명을 바꿀 단하나의 열쇠임을 알수있었다.
***
"비가 내리는건가?"
"그렇습니다,왕자님"
붉은머리카락에 차가운 푸른눈동자,거기다 훤칠한외모까지.그는 이왕궁의 제1왕자 후안이다.그런그가 이런비가내리는 밖을새삼스레 걷는이유는 그도 알수없었다.다만 그것이 그저 머리가 아닌 느낌이자 본능적으로 움직이는곳을 향해 가는 것이었다.그는 이왕궁의 폭군이라고 알려진 왕자로써 그는 자신이 해야할일을 다해내었다.그렇기에 그는 더이상 뭔가 바라는 일이없어졌다는 느낌이들었다.하지만 만약 다시또 뭔가를 원한다면 그때는 그보다 큰그림을 그릴것이다.그렇게 생각하고 앞이 환히뚤린 정원을 거닐고 있던그때,
'바스락,바스락'
나무근처에서 무슨소리가 났다.침입자인걸까?아니면 암살자?그런것따위 상관없다.어차피 죽이면 그만이니까!그런데 소리가난 나무근처에는 뜻밖이었다.자신보다 어려보이는 여자아이가 있었다.금발에 인형하나 거기다 보랓빛눈동자 그야말로 인형그자체의 모습인것같다는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감상따위나 하려고 이런곳에 온게아니다.어떤목적으로 왔든 그건 중요하지않다.중요한건 지금 바로이순간 그녀가 자신의 궁에 들어왔다는 그점이 중요한것이다.
"너는 누구지"
"..."
말을할줄을 모르는것일까?아니면 나를 놀리는것인가?
"그렇다면 이름이라도 말해보거라"
"이...름...?"
"그래,이름.너의 이름을 말해보거라"
"이름...이 뭐야...?"
이름이 뭔지도 모른다니!대체 무슨속셈인거지 나를 속이기라도 하겠다는건가?감히 제1왕자인 나를!하지만 오히려 잘된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스쳐지나갔다.
"그렇다면 내가 누군지 아느냐?"
"..."
이걸로 한가지는 분명해졌다.그녀는 나에대해서도 그녀 자신에대해서도 모른다.그렇다면 아무리 심문하거나 그래도 소용이없을터 그렇다면 쓸모가있다.요며칠사이 자신에게 계속해서 신부를 맞이하라는등 그런소리가 많았는데 그녀를 이용하면 된다는것이다.
"너는 나도 너도 모른다고했다.그렇다면 이제부터 너는 내여인이다"
"..."
"정말이지,답이없구나 너는.그렇다면 너는 오늘부터 나의 비가 되거라.이제부터 너의이름은 '앨리스'그게 네이름인 것이다"
"앨..리..스..?"
"그래,너의 새로운이름.그리고 나는 이왕궁의 제1왕자인 '후안'이다."
"후...안..."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겠다고 한게 잘된것일까?그건알수없지만 한가지 확신한건 그녀는 내게 이용가치가 있다는 것이다.그런명분이면 충분하다.나중에 어떤일이 벌어지고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녀를 선택한것에 만족스럽다.그녀는 이제부터 나의 사랑스런 애완고양이가 되어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