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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 귀변사
작가 : 내가너를
작품등록일 : 2017.7.7

조선땅을 어지럽히는 요귀들을 없애기 위해
사도세자가 죽지도 않고 나섰다.
뒤주를 벗어난 몽한이여,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라!

 
우골의 방망이
작성일 : 17-07-07 13:16     조회 : 25     추천 : 1     분량 : 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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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애당초 그러라고 살아난 목숨이니 괴이한 것들을 언젠가 만나리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대놓고 도깨비 같은 것이 나를 찾으러 왔단다. 아니, 도째비라 그랬지......

 

 왜?

 

 몽한은 조심스레 고개를 돌려 우골을 쳐다봤다. 험상궂은 인상을 잔뜩이나 찌푸리고 있는데다 가득 돋아난 털 사이로 보이는 상처 때문에 더욱 무서워 보인다.

 

 정녕 뿔이라도 돋아 있었다면 까무러칠 판이나 몽한은 정신을 차리고 슬몃 떠봤다.

 

 "그- 이몽한이라는 자는 왜 찾는 거요?"

 

 "내가 아끼는 방망이가 있다. 그걸 잃어버렸다."

 

 "그런데요?"

 

 "이몽한이라는 놈에게 가면 찾아준다고 했다."

 

 

 ........... 이게 뭔 개소리냐...........

 

 뭔지도 모르는걸 내가 어떻게 찾아줘. 어쨌든 나를 찾아 흉한 짓을 할게 아니라고 하니 몽한은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

 

 "이보시오 우골 선생. 그럼 당신이 찾는 게 두가지구려. 하나는 방망인지 뭔지고, 또 하나는 이몽한이라는 작자고."

 

 어째 말을 하면 할수록 긴장이 풀린다.

 

 "그런데 이몽한을 찾아야 방망이를 찾을 수 있다하니 일단 이몽한이라는 자를 먼저 찾아야겠소. 누군지는 아오?"

 

 "여기 오면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네가 이몽한이 아닌가?"

 

 "아니오. 허나 내 그 자를 조금 아니 말을 전해 줄 수는 있소. "

 

 걸리면야 몰라도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데 얼른 자신이 몽한이라고 밝히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말을 하면 할수록 우골이라는 자, 어딘가 어수룩해 보여 속일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 전해 달라. 내 방망이를 찾아 달라고. 나는 그것 없이 하루가 지나면 무척이나 곤란하다."

 

 "무턱대고 찾아 달라고만 하면 그 이가 무슨 수로 찾는단 말이오?"

 

 말을 듣던 우골은 한참을 뜸을 들였다. 생각나지 않는걸 억지로 짜내는 듯 실로 우둔한 것 같다.

 

 "찾을 수 있다. 이몽한이라면."

 

 간신히 내뱉은 말에는 여전히 어떤 단서도 없었다. 속내를 완전히 털어 놓은 얼굴은 이제 불쌍하기까지 했으며 계속 찾을 수 있다고만 중얼거렸다.

 

 "알겠소. 내 일단 말은 그리 전하겠소만 정말 방망이를 찾는다는 보장은 못하오."

 

 옆에 앉아 앞만 우두커니 응시하며 말하던 우골이 처음으로 자신을 봤다. 씨익 웃어주려하는 것 같기는 한데 못 봐주게 못생겼다.

 

 "고맙다."

 

 우골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머리가 아닌 허리를 숙여 마당에 선 우골은 펄쩍 공중제비를 돌았다.

 

 마중이라도 나갈 양으로 함께 나갔던 몽한은 아까 날아다니던 밝은 것의 정체를 알았다.

 

 공중제비를 돈 우골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 불 한덩이가 둥실둥실 떠 있다. 불 가운데 우골의 머리가 있으니 말을 건넨다.

 

 "내 방망이를 찾아만 준다면 사례는 꼭 하겠다. 내일 밤 다시 오겠다."

 

 점점 긴장이 풀려 동네 바보 정도로 속여먹던 우골이 해괴한 불덩이로 머리만 둥실 거리니 몽한은 잊었던 식은땀이 흐르는 듯 했다.

 

 머릿불이 둥실둥실 산 쪽으로 한참을 날아가 보이지 않자 몽한은 한 칸 마루에 털썩 앉았다.

 

 ‘아이고, 이거 웬 괴물같은 놈과 약조 아닌 약조를 해버렸구나.’

 

 몽한은 서둘러 방안으로 들어가 비에 젖어 말리기 위해 풀어놨던 짐들을 싸기 시작했다. 처음엔 도째비가 뭔가 했지만 마지막에 도깨비불로 변한 우골을 보며 그가 도깨비가 맞음을 확신했다. 우둔해 보이는 머리를 적당히 골려 시간을 벌었으니 어서 도망가려는 셈이다.

 

 ‘말투가 어디에서 듣고 나를 찾아온 듯한데, 대체 누가 그러라 일러줬지?’

 

 자신의 행선지는 몽한 자신도 모를뿐더러 잃어버린 도깨비 방망이라니... 내가 그걸 어떻게 알고 찾는단 말인가?

 

 에이- 몰라. 어서 자리를 뜨는 게 급선무다!

 

 그렇게 주섬주섬 봇짐을 어깨에 들러 묶고는 밖으로 나오는데 광교산에서의 일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대사님. 저더러 조선 팔도의 한을 풀어주라 하셨는데 대체 요괴, 귀신같은 잡것들을 만나면 어찌 대처 하라는 것입니까?"

 

 "사정을 듣고 딱한 놈은 달래면 되고, 들어줄 것이 있는 놈은 들어주면 되고, 사악해 보이는 놈은 없애면 될 것입니다."

 

 "아니, 본디 요괴니 귀신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 악한 존재 아닙니까?"

 

 "그렇지가 않습니다. 악한 것들도 있지만 선한 것들도 있고, 둘 다 아닌 것들도 있지요. 무엇이 악한 것인지, 선한것인지는 오로지 세자께서 귀를 기울여 판단하셔야 합니다."

 

 여전히 무슨 말인지 갸우뚱하는 몽한에게 광목대사가 빙긋 웃으며 말을 붙였다.

 

 "그들을 외면하지 않으면 알게 될 것 입니다."

 

 

 조금 전까지 우골의 도깨비불이 있던 자리에 우두커니 섰다. 흉하지만 순박하게 보였던 웃음. 자신의 거짓 둘러댐을 믿고 정말 내일 밤을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도깨비...

 

 ‘그들을 외면하지 말라......"

 

 사실 우골이 기괴한 형상을 하고 있을지언정 자신을 위협하거나 협박을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장골이 불쌍하게 보일만큼 처음 보는 이에게 부탁을 했으니 방망이 찾는 것이 어지간히 중한 일 이렸다.

 

 ‘사악한 존재 같지는 않으니 해쳐서는 안될 것이고(사실 그러기엔 질 것 같고) 일단 방망인지 뭔지 찾아나 보자!’

 

 마음을 그렇게 먹으니 아까와는 딴판으로 강한 호기심이 몰려왔다.

 

 ‘생김새라도 좀 알려주지.’

 

 방으로 돌아온 몽한은 아무 내력도 모르는 우골의 방망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광목이 줬던 여러 권의 책중 ‘당사주’에 도깨비에 대한 기술이 있던 것이 생각나 봇짐을 끌러 살펴 보는 중이다.

 

 ‘어디 있더라....그래 여기 있구나. 도깨비.’

 

 원하던 부분을 찾은 그는 찬찬히 읽어 내렸다.

 

 ‘도깨비란 본디 인간이 오래 사용한 물건에 정기가 들어 형상화된 요괴로 외모는 험상궂으나 성격은 반대로 장난을 좋아하고 순박한 구석이 있다’

 

 딱 우골이네. 몽한은 우골의 순박한 웃음이 다시금 떠올랐다.

 

 ‘다만 장난이 때로는 지나쳐 병을 옮기거나 사람을 해칠 수도 있으니 주의 해야 한다. 도깨비가 싫어하는 것은 징이나 놋그릇 따위의 쇳소리를 싫어하며 피나 붉은색을 무서워한다. 특히 여자의 속곳에 뭍은 월경은 이들을 물리치는데 특효가 있다’

 

 으음, 우골은 악한 것 같지 않으니 필요 없겠다만 혹시 모르니 알아둘 필요는 있군. 죽 읽어가던 몽한은 드디어 단서가 될 만한 부분을 마저 읽어 내려갔다.

 

 ‘밤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활보하나, 낮에는 자신의 정기를 담은 물건으로 둔갑해 컴컴한 곳에서 잠을 청하니 주로 그릇, 싸리비, 다듬이 방망이와 같이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물건이다.’

 

  방망이?! 그래 우골이 찾는 것은 분명 자신의 정기를 담은 물건이구나. 그래서 하루가 지나면 안된다고 한 것이야. 헌데 이것만으로 어떤 방망이인지 찾을 수 있담?

 

 잠시 담배나 피며 정신을 돌릴 생각으로 밖으로 본 몽한은 깜짝 놀랐다. 이미 해가 뜨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아니, 자정 무렵에 우골을 만나 잠시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벌써 아침이라니. 옛 이야기로 도깨비 씨름 한판에 밤 새는줄 몰랐다더니 지금 내가 딱 그러한가 보구나.

 그렇게 도깨비에 홀린 듯한 기분으로 담뱃대에 불을 붙여 뻐끔 거렸다.

 

 ‘그놈도 참 웃긴 놈이군. 얼굴도 모르고 이몽한이라는 이름 석 자만 가지고 사람을 찾고 있다니, 그러니 애지중지하는 방망이도 잃어버리지. 그나저나 도깨비도 알아주는 이름인걸 보니 어두울 몽(懞)에 땀 한(汗) 으로 급조한 가명임에도 나름 괜찮군’

 

 문득 갑작스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급하게 지은 내 이름... 도깨비는 정기가 물건에 스며든 것이라 했다. 부모가 있을리 없으니 이름에 특별한 뜻이 있을리 만무하다. 급조한 이름...아마도 그 물건의 생전의 쓰임새가 그대로 도깨비의 이름과 연관이 있지는 않을까?

 조금씩, 조금씩 몽둥이의 실마리를 찾아 몽한은 추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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