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눈이 멍하니 그의 얼굴을 응시했다. 눈을 밑으로 살짝 내리깔고 책을 넘기며 부드러운 카페모카 같은 목소리로 설명하는 그의 얼굴은 그녀를 설레게 했다. 그의 풍부하고 낮은 목소리가 좋았다. 저 목소리로 사랑을 속삭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까는 손이 좋더니 이제는 목소리가 좋아졌다. 그리고 이제는 그의 얼굴마저 좋았다. 내리깐 눈동자는 검은색 속눈썹에 싸여 반절도 채 보이지 않았지만, 그 사이로 비치는 청그레이빛이 하나는 좋았다. 저 눈을 자신에게 향하게 하고 싶을 만큼.
“레브!”
레브는 눈을 서서히 들어올렸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볼이 붉게 달아 오른 하나의 얼굴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 가득한 홍조는 마치 봄에 피는 진달래 같았다. 레브는 화사하게 웃었다. 자신의 아가씨는 하루가 다르게 피어가고 있었다. 어제 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그리고 아마도 내일보다 그 다음 날이 더.
레브가 따라잡지 못할 속도로 하나의 매력은 꽃봉오리처럼 웅크려 있다가 퐁하고 피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