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의 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결국 가족에게 버려진 아이는 모든 걸 포기한 채 삶의 끝이 다가오기만을 담담히 기다린다.
그런 아이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준 두 사람, 달리아와 유릴리아.
두 사람은 아이에게 리시안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리시안은 처음으로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꼈고, 가족이라는 존재의 따뜻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행복이 영원할 줄 알았다.
달리아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유릴리아를 보고 결심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만큼은 지키겠다고. 자신의 목숨을 다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래서 망설임 없이 검을 들었다. 유릴리아를 둘러싼 위협들을 막아내기 위해서.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 바르키아 제국의 협박으로 레이븐 왕국의 왕녀로서 유릴리아가 볼모로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유릴리아와 함께 제국으로 가게 된 리시안은 이번에도 그녀를 위해 움직이기로 한다.
시녀로서 동시에 자객으로서.
하지만 유릴리아를 지키기 위한 사명에 두 남자가 끼어드는 건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뒤쫓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