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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소편
작가 : 씨팍
작품등록일 : 2017.7.28
조회 : 797    글자 : 6095    선호작 : 1   

한 남자가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현관문을 나선다.
그 남잔 투덜거린다. 
지갑을 열어보며......

<아~ 용돈 만 원으로 어떻게 이틀을 버텨.... 요샌 밥값이 6천 원 이라구! 에혀~ 담배를 끊든가 해야지......>

맥 빠진 그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현관문에 잠시 앉아 생각하듯 입에 담배를 문다. 
연기를 뿜어내자 그 사이로 한 어린아이가 신문지를 흔들거리며 다가오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소년은 6살 남짓 되어 보인다. 
남잔 그 소년을 멀뚱히 바라보며 한숨을 쉬듯 연기를 또 한 번 내뿜는다.

<야! 야! 그렇게 빨리 가지 말고 빨리 휴지나 주어!>

그 남자의 눈엔 리어커를 끄는 할머니가 꼬마의 뒤에서 나타난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  
리어커에는 폐지들이 조금 있다. 
할머닌 계속 구시렁거리고 소년은 말똥말똥한 눈을 한 채 해맑게 웃는다. 
그 모습을 남자는 유심히 바라본다.

<할매! 할매! 여기 신문지......>

꼬마는 신문지를 리어커에 싣는다. 
할머닌 그런 녀석에게 투덜거린다.

<이 녀석아! 그런 거 말고 저기 큰 것들을 주어 와야지!>

할머닌 리어커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꿀밤으로 야단친다.
아이는 할머니의 말에 토라지며 전봇대에 놓인 쓰레기 더미에서 박스를 집어 들고 하나하나 포개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모아 리어커로 향한다.

<할매! 할매! 여기여기 많이 가져왔어!>

할머니는 손자에게 웃음은커녕 계속 투덜거린다. 
약간의 욕도 남자의 귀에 들려온다. 
꼬마는 알아듣기나 한 걸까? 그냥 웃으며 지나친다. 
그리고 여기저기에 있는 폐지와 공병을 주우며 리어커에 나른다. 그러다 망가진 뽀로로 인형을 주워들고는 해맑게 웃으며 할머니 곁으로 간다.

<할매야 인형! 인형! 나 이거 가져갈끄야!>

할머니의 눈빛은 아이와는 다르게 변한다.

<이 녀석아! 그런 거 말고 폐지를 주어 오라고!!>

할머니의 찢어지는 목소리에 아이는 인형을 전봇대에 다시 놓아두고 강아지를 쓰다듬듯 뽀로로를 만지작거린다.

<헤헤~ 잘 지내!>

아이는 못내 아쉬운 듯 손을 흔든다. 
또다시 다른 전봇대로 이동하며 폐지를 줍고 리어커로 향한다.

할머니는 그런 아이를 보며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리고 힘이 드는지 잠시 길바닥에 앉아 쉰다. 
하지만 아이는 계속해서 움직이며 주변의 폐지를 주어 나른다. 
그러다 남자의 옆을 지나간다. 
남자는 담뱃불을 끄며 아이를 바라보고 생각한다.

`에혀 ~ 어린 녀석이....'

남자는 지갑을 꺼내어 연다. 
측은한 마음이 가시 지가 않았다. 

`난 부자였구나!'

아쉬운 듯 그의 전 재산인 만 원짜리 지폐를 손에 들고 꼬깃꼬깃하게 접는다. 
아이가 폐지를 주어 들고 그를 지나려 하자 남자가 꼬마를 조용히 부른다.

<아가야 이걸로 할머니 모르게 맛난 거 사 먹어 알았지! 약속!>

소년에게 조용히 말하자 아이는 웃으며 말한다.

<안돼! 안돼! 할머니 아프단 말야! 우리 할머니 나쁜 사람 아냐!>

남자는 좀 당황했고 이윽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 그 그래! 그럼 맛난 거 사드려.....>

<헤헤 그래도 아찌가 그러라고 했으니까 말들을께 .... 아찌 고마워!>

<어! 그...... 그래! 여튼 힘내라! 꼬마야!>

꼬마는 그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나 알까?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하곤 그의 앞에서 사라진다. 
남자는 씁쓸한 마음을 뒤로하고 시계를 바라본다.

<아 ~ 이러다 늦겠어!>

그는 일어나 지하철역이 있는 곳으로 뛰기 시작한다.
남자의 뒤로 아이와 할머니가 서 있다.
남자가 그들의 눈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할머니와 아이는 서로 웃으며 대화한다.

<거봐. 할매! 이렇게 하니까 돈 주잖아! 좀 더 욕하고, 좀 더 짜증을 내 알았지! 그리고 할매 옷이 그게 뭐야 더 더럽게 입으라고, 알았어! >

<알았다. 이 녀석아! 호호호......>

주변의 바람은 먼지를 쓸어내며 흘러간다.





ㅡ 끝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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