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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진격의 링크소녀
작가 : 강푸른
작품등록일 : 2020.9.9

현직 아이돌의 자충우돌 이중생활

 
진격의 링크소녀 - 1화
작성일 : 20-09-09 09:21     글쓴이 : 강푸른     조회 : 557     추천 : 0     분량 :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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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설린몽

모든 곳에 섞여있지만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은 사람. 난 그런 아티스트를 꿈꿔왔다
취미는 건반, 특기는 박자 맞추기.
피아노 위에서 내 열 손가락은 자유로웠고 리듬을 타는동안만은 세상 무엇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

손가락이 굳기 전까지는 말이다...... .

콩쿨 준비로 분주했던 열 두살무렵,
돌연 약지손가락 하나가 접히지 않았다
심장과 연결된 오른쪽 네번째 손까락. 남자친구가 생기면 커플링을 끼겠다고 아껴뒀던 손까락인데, 아끼다가 본전도 못찾고 꿈을 잃어버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연애라도 실컷 해보는 건데.

' 똑 똑 쿵쾅꽝 '
그때부터였다. 잊혀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기억처럼 가슴에서 익숙한 리듬이 전해져왔다. 그것은 강박일까 아니면 불안함일까.. 대역죄인을 무고하는 화로의 낙형처럼 심장의 주홍글씨가 된 일정한 리듬.
뻐근해진 가슴은 굳은 약지 손가락 손톱 밑에 베인 가시처럼 감정을 마비시키 것만 같았다

다행히 지금은 연습생 시절의 혹독한 댄스연습으로 춤을 추는 동안에 특정리듬의 환청은 사라졌지만 끝없는 담금질의 결과는 근육통을 동반한 발바닥 굳은살로 남아있다

이렇게 아이돌로 산다는 건
먼저 마음의 어른이 되는 것이다

소속사의 메니져는 일 년마나 갈아치웠다
정확히 말하자면 알아서 나가준 것. 지금까지 6개월을 넘긴 로드메니져가 하나도 없다. 덕분에 1년 이상 근속하면 받게되는 퇴직금은 굳었는데 그건 회사입장이고 내 입장에선 속상할때 눈물대신 화풀이 혹은 하소연 할 속마음 친구가 없는 샘이다

한번 움직일 때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스케줄메니져, 인스타 업로드전용 포토그레퍼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나면 기절모드가 되는 기계식 생활패턴 탓에 집에서 만큼은 혼자있는 시간을 고수하는 나.

메이크업은 거의 특수분장을 능가하는 수준이라
거울 앞에 앉아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분장을 지우면 두꺼운 패딩점퍼를 벋은 홀가분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모든 메니져들은 우리집에 나아닌 여동생이 함께 사는줄 알고있지만 애써 오해를 해명하고싶지 않은 이유가 있다.

분장만 지우면 변신하는 얼굴, 분장만 지우면 드러나는 까만 피부, 높은 하이힐만 벋으면 겸손해는 키, 평범해지는 조건을 고루 갖춘 변신기술로 담장밖 베이스캠프에 진을 친 팬들을 따돌리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오늘도 외출하기 미션 성공!

그때였다 간신히 화장지운 맨얼굴로 팬들을 따돌리고 건물을 나오려는데 또각또각 재빠른 발걸음 소리가 따라붙는다

"저기요~혹시? "

어째서... 하필 이 순간에...
똑 똑 쿵쾅꽝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
왜지? 왜 또 들리는 거지?

심장이 곤두박질 치려고 모든 혈관을 확장하는 기분이 들었다.
목소리의 남자는 분명 파파라치. 어디로든 숨어버리고싶은 충동이 인다 들키는 순간 나의 이중생활은 이 자리에서 최후가 될 것이다. 그러니 시동을 걸자!

도망치려고 버둥치자 운동화 끈이 풀려 스텝이 꼬여버린 나. 이대로 얼굴을 들면 모든게 들통나겠지. 젠장, 엠블런스라도 부를까? 일단 튀자!
젖먹던 힘을 다해 뛰려는데 끈 풀린 운동화가 튕겨져나가는 동시에 몸이 공중부양으로 승천하고 있잖아 난 이제 끝났다...아, 쪽팔려...

" 괜찮아요? "

어깨와 허리가 착지한 곳은 뜻밖에도 낯선 남자의 품 속.
그나저나 이렇게 로맨스가 시작되는 드라마는 봤는데...

'넌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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