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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차이기만 하는 여자
작가 : 허주영
작품등록일 : 2019.11.8

중학교 때 시작한 풋사랑을 시작으로 사랑을 하는 족족 차이기만 하는 여자 강지영.
그런 지영을 25년간 바라보기만 하다 결국은 파혼까지 당한 지영에게 사랑을 고백해버리는 서민준.
아놔, 지나간 모든 사랑의 디테일한 깊은 부분까지 구석구석 알고 있는 남사친과 결혼할 수 있을까? 아니 연애라도 할 수 있을까?

 
#2. 남사친의 청혼
작성일 : 19-11-08 13:15     글쓴이 : 허주영     조회 : 515     추천 : 0     분량 : 7,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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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사친의 청혼.

놀란 토끼눈의 수경을 보며 멋쩍은 듯 피식 웃는 민준이였다.

“지영이가 벌써 일렀구나? 머리도 안 말리고 잽싸게 튀어온 거 보면..”

민준은 수경에게 다가가서 젖은 머리를 후디에 달린 모자로 씌워주었다.

수경은 뻘쭘한 목소리로 물었다.

“운동가니?”

“응,, 잠을 못 잤더니 찌뿌둥하네.”

“그러겠다... ”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보았다.

어색한 찰나를 깬 건 민준이였다.

“커피나 한잔 하고 갈래? 지영인 너 커피줄 정신이 없을 텐데..”

민준이 수경의 어깨를 감싸 안고 커피숍으로 향했다.

민준과 수경은 햇볕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전쟁터로 뛰어드는 분주한 사람들의 움직임만 바라보고 있었다.

수경은 젖은 머리가 조금씩 말라가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손 많이 가는 화상들,,, 어디서부터 정리해서 말을 해야 하는지.

민준도 잠자코 횡단보도의 신호등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정리해서 하는 말을 어떻게 들어줘야하는지.

“어제,,,”

“있잖아...”

한 시간 가까이 아무 말 없던 두 사람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그리고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어 버렸다.

“너 이제 어쩔 거야? 친구랑 키스하는 놈이 어딨냐?”

“훗,,, 그런 놈이 어딨냐? 내가 변태도 아니고,,”

“야! 너 변태 이야기 하지마. 지영이가 젤 싫어하는 단어야.”

“훗,, 알아알아.. 지영이 없잖아 지금...”

“그럼,, 이제 지영이랑 친구 안 할거야?”

“당근,, 우리가 나이가 몇인데,,,”

“뭐? 그럼 쫑낼거야? 25년 우정을?”

수경이 너무 놀란 나머지 쇳소리를 내며 물었다.

“이제 결혼해야지.”

휴, 다행이긴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수경은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며 민준에게 말했다.

“민준야,,, 이건 내가 정말,,, 조심스럽게 하는 말인데,,,,,”

민준은 이마에 주름을 그리며 수경을 올려다보았다.

“넌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어.... 다친다.”

“다치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내가 책임져야지.”

수경은 여자 맘을 몰라주는 민준이 답답해서 언성이 높아졌다.

“그러니까 지영이가 쉽게 받아주질 못한다고, 이 바보야.”

줄을 서서 주문을 하려던 몇몇 사람이 뒤로 힐끗 민준과 수경을 쳐다보았다.

“에흐,,, 니가 여자를 알긴 알아?”

민준은 깊게 커피 한 모금을 들이마셨다.

“잘은 몰라.”

하긴 너가 여자를 알면 지금까지 솔로겠어?

180넘는 키에 연말 드라마 시상식장에 내 놔도 기 안 죽는 외모에 탐나는 브레인을 가진 Y대 의대 레지던트, 서민준.

너가 지영이만 바라보지 않았다면 벌써 어느 부잣집 딸이 낚아 채 갔겠지.

수경이 민준을 빤히 보며 속말을 하고 있을 때 민준이 말했다.

“기다리는 거 더는 못하겠어. 이젠 기회가 왔을 때 지영이 잡을 거야.”

눈빛이 반짝이고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새로운 시작에 들떠있는 서민준.

수경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연애가 끝나길 기다리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청첩장은 연애가 끝나지 않기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공증 같은 것이었다.

지영의 청첩장을 받아 쥐고 무릎 꿇고 비참하게 울던 민준과 심하게 대비되어서 수경은 현기증이 나기까지 했다.

수경은 민준을 돕고 싶었다. 아니 도와야만 했다.

한 여자 밖에 모르면서도 무식하게 참기만하는 자신의 첫사랑을 돕고 싶었다.

“민준아,, 그렇게 좋아?”

수경의 누나 같은 차분한 목소리에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쉽지는 않을 거야,, 지영이도 시간이 필요할테니까...”

“나도 그 정돈 알아.”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곧 지영이도 알게 될거야. 서민준이 항상 강지영 옆에서 돌아보길 기다리고 있었다는걸...”

“고맙다...”

“고맙긴,,, 우린,, 친구잖아.”

수경은 지금 굳이 지영이를 만날 필요는 없을 거 같다면서 먼저 자리를 떴다.

민준은 총총걸음으로 모퉁이를 돌아서는 수경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언젠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수줍은 고백을 했던 수경을 애써 친구라며 밀어냈던 적이 있었지....

그 어색한 세월도 꿋꿋이 이겨내고 다시 친구가 되어준 수경에게 무한한 감사와 미안함이 흘러나왔다.

민준은 식어버린 커피를 마저 마시고 헤드폰을 끼고 커피숍을 빠져 나와서 초겨울 바람을 가르며 거리를 뛰었다.

남사친이라는 타이틀을 벗어 던지고 애인이 될 수 있을까?

아니 될 수 있어. 꼭 해내고 말겠어.

그런데, 지금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하지?

25년 짝사랑 외길인생에 연애 초짜인 서민준.

민준은 지난밤에 지영과 나누었던 키스를 떠올리며 점점 속도를 높여 집으로 향했다.

***

“강지영! 청첩장 남은 거 좀 줄래?”

맞다! 난 파혼 당했지! (물론 ‘했다’라고 하고 싶지만...)

갑작스런 민준의 키스가 지영에게 파혼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만큼 충격이었다.

딱딱한 가슴과 부드러운 민준의 입술이 자꾸만 생각났다.

지영은 고개를 흔들며 책상 옆에 있는 종이가방을 보았다.

예상치 못한 키스 뒷정리는 일단 파혼부터 수습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았다.

부모님께서 한 장이라도 더 청첩장을 뿌리기 전에 일분이라도 빨리 파혼 사실을 기정사실화해야 했다.

지영은 굳게 다문 입술로 보라색 쇼핑백을 들고 엄마가 있는 일층으로 향했다.

“청첩장,,, 남은거...”

“땡큐! 오늘 교회 모임, 대학 동창모임에 쫘악 돌려야지,, 했는데."

“이거,,,, 버릴 거야.”

지영모의 눈이 지영이보다 더 크게 땡그래졌다.

결혼이 다가 올수록 느낌이 안 좋아 설마설마 했는데...

눈빛을 피하는 지영이를 보더니 본인의 촉이 맞는다고 생각했는지 목소리가 떨려왔다.

“왜? 아니 그 좋은 자릴 왜? 너 머 흠 잡힌 거 있어?”

“내가 흠이 뭐가 있어? 코만 좀 고치면 뭐...”

“그럼 왜? 네 살 차인 궁합도 안 본다는데,,, 아니 그 집에서 사주, 궁합 다 봤다며?”

“속궁합이 안 맞나부지.”

찌릿, 지영모가 천만볼트의 눈총을 쐈다.

“강남에 집도 사줘, 20층 건물에서 세 딱딱 나와 시부모 노후 걱정도 필요 없어, 딸린 형제가 많은 것도 아니고, 명문대에 S전자에,,, 강지영,, 너 머 잘못 먹었어?”

따따따따... 상대방을 쉴 새 없이 몰아붙이는 것도 영락없이 엄마를 닮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지영모가 지영의 등짝을 ‘퍽’소리 나게 쳤다.

“아, 대체 뭔일이냐구?”

“심각한 마마보이야. 마마보이 중증도 아니고 말기라고!”

“에게,, 고작 것때메 결혼을 엎어? 남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소리 안 들어봤어?”

“언제적 카피를...”

“니가 살면서 살살 구슬리면 되지. 베갯머리송사도 몰라?”

“나도 알지!! 그 놈하고 하루 이틀 잔 것도 아니고,,, 해 봤는데 안 돼! 매일매일 그놈 엄마랑 2대1로 만나는 거 같아.. 소름 돋아서 더는 못하겠어."

“같이 잠도 잤으면서 결혼을 엎어?”

“엄마~! 지금이 조선시대야? 잤다고 다 결혼하면 난 지금 큰애가 중학생이고 남편이 다섯도 넘어!"

“이 미친년이,,, 지금 엄마 얘기가 그 얘기가 아니잖아!”

우아하게 성경책과 샤넬 백을 들고 다니며 교회와 대학 동창회를 품격 있게 다니는 지영모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데,,, 신이시여! 우리 딸이 건물주 며느리하면 안됩니까?

밀대를 부여잡고 기도를 드리는 지영모에게 속도 모르는 지영이 쐐기를 박았다.

“주말에 신혼 집 짐 뺄거야.”

오 신이시여! 이 판 정말 나가리입니까?

“벌서 그렇게까지 이야기가 된거야? 청첩장 뿌리는 중인데?”

믿고 싶지 않은 지영모였다.

“대학 동창들한테 안 뿌려서 얼마나 다행이야. 친척들하고 동네사람한테만 쪽팔리면 되잖아.”

“벌써 소문은 다 났지! 청첩장이 대수야!”

지영모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지영도 미안함 보다 억울함이 커서 같이 팩 소리를 질렀다.

“아, 그럼 내가 찼다고 해!”

도대체 차인거랑 찬거랑 뭐가 다르지? 어차피 파혼이고 어차피 쪽팔리는 건데...

지영모는 거실을 밀다 만 밀대를 들고 지영을 타작하기 시작했다.

지영은 ‘엄마~~’를 부르짖으며 거실을 돌다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튀어 나와서 정신없이 마당을 뱅뱅 돌고 있었다.

“건물주가 별거야? 내가 돈 벌어서 건물 산다. 진짜!”

조깅을 하던 민준이 헉헉거리며 골목 모퉁이를 돌았다.

“엄마! 얼마야? 얼마면 돼? 내가 빌딩 산다니까아!!”

민준은 지영이 표호하는 소리를 듣고 ‘안 봐도 비디오’란 말처럼 생생한 화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참, 변하지 않는 모녀야. 그래서 좋지만...

민준은 굳은 결심을 한 듯 입 꼬리에 힘을 주고 자신의 집이 아닌 지영이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초인종 소리에 놀란 모녀가 대문 쪽을 바라보았을 때 민준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개선장군처럼 밀대를 손에 꼭 쥐어 세우고 지영모가 소리쳤다.

“민준아, 담에 와라. 우리 지금 바쁘다.”

“어머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문 좀 열어주세요.”

문을 열어달라니,, 열어는 드릴께...

지영모는 문을 열어주며 숨을 가다듬고 말했다.

“내가 지영이랑 결판을 낼 일이 있어서... 근데 넌 무슨 일인데,,병원 안 나가니?”

민준이 고개를 꾸벅하며 지영모에게 인사를 했다.

지영은 어젯밤 일이 떠올라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자꾸만 달달했던 키스가 생각나서 민준의 얼굴을 예전처럼 마주 볼 수가 없었다.

민준은 지영과 눈이라도 맞추고 싶어서 계속 쳐다보았다.

하지만 지영은 화단에서 죽어가는 이름 모를 꽃나무에 시선을 고정하며 민준의 눈길을 피하고 있었다.

“저 결혼합니다.”

뭐? 뭐라고?

지영이 놀래서 빛의 속도로 민준을 쳐다보았다.

 ‘어제 밤에 키스까지 한 놈이, 누구랑 결혼을 한단 말인가! 내가 또 늑대 같은 남정네에게 놀아난 것인가? 민준이 저놈도 한 마리의 늑대였던가?’

지영은 3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어? 그래? 아우,, 잘됐다. 우리 민준이면 일등 신랑감이지! 누구야, 아니 언제 하는데?”

“여기요.....”

민준은 청첩장을 내밀었다.

 ‘신부 강지영, 신랑 송진혁’이라고 쓰인 지영이의 청첩장이었다.

“이거,,, 지영이꺼잖아. 바쁘다더니,,, 정신이 없구나, 니가.”

민준은 주머니에 있는 볼펜을 꺼내서 ‘송진혁’ 이란 이름을 두 줄로 쫙쫙 긋고 ‘서민준’ 이라고 또박또박 썼다.

이거슨 무슨 시츄에이션인고?

지영모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신랑만 바뀐 거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지영이랑 결혼합니다.”

“헉,,,,”

지영이의 입에서 어이없는 듯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지영모는 가뜩이나 파혼 때문에 성질도 사나운데, 민준의 장난에 열이 팍 올라왔다.

이 상황에서 평온한 사람은 민준 뿐이었다.

“민준야. 이건 초등학교 때 숙제 대신 해주고 그런거 아냐... 지영이랑 할 말이 있으니까 나중에 다시와. 가라. 가!”

“저 지영이 사랑합니다. 지영이만 괜찮으면 결혼하고 싶습니다.”

“뭐?”

휘청. 지영모는 아마도 밀대를 붙잡고 있지 않았으면 쓰러졌을지도 몰랐다.

“아니,,, 시간을 좀 주시면 지영이가 저를 사랑하도록 만들겠습니다. 그냥,,,, 파혼하게 두세요.”

민준이 결연한 눈빛으로 지영모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혹시 그 날짜에 결혼 못해도 언젠간 꼭 할 겁니다.”

지영모의 입이 저절로 쩍 벌어졌다.

지영도 어젯밤에 땅꼬마라고만 생각했던 민준과 키스했을 때보다 열배는 더 놀랐다.

“민준아, 이거 몇 개?”

애가 레지던트 생활 빡세다던데 맛이 갔나?

지영모는 손가락 브이를 하며 가볍게 흔들었다.

“두개 입니다.”

어라, 그 와중에 또 정답!

“민준야, 너 부모님은 아시니?”

“아니요. 이제 말씀 드려야죠.”

“됐다. 생각 좀 해보자. 강지영! 민준이 보내고 빨리 들어와. 내가 아주 할 말이 많~다.”

지영모는 혼돈의 도가니탕에 빨려 들어간 기분이었다.

두 사람이 알아서 하던가말던가, 일단 파혼이란 난제를 얼마나 덜 쪽팔리게 수습 할 수 있을 것인가!

지영모가 강력한 눈빛을 지영에게 한 방 쏘고 현관문 안으로 사라졌다.

길고 답답한 한숨소리가 문틈을 비집고 흘러나와 민준과 지영의 귀에 쏙 들어왔다.

지영모처럼 당황한건 지영도 마찬가지였다.

지영은 정승처럼 서 있는 민준을 향해 따다다다 쏘아댔다.

“너 미쳤어? 내가 너랑 결혼한데? 아니 사귀기라도 한데? 키스하면 사귀는 거야? 너 아직도 공부하느라 스트레스가 심하구나? 친구 중에 정신과 하는 애는 없어?”

음, 이런 점은 엄마랑 복붙이야.

“정상, 할걸? 응, 응, 별로, 아니!”

헐, 넌씨눈 진짜. 그 와중에 또 대답을 따박따박 한다.

“그럼 왜 그래? 가뜩이나 지금 정신도 없는데... 청첩장 50장도 더 뿌렸어. 내가 얼마나 쪽팔릴지 넌 상상이라도 해 봤어?”

민준은 방방 뛰고 있는 지영의 팔을 훅 잡아당겨 꼭 안아주었다.

지영의 얼굴이 민준의 가슴에 묻혔다.

가슴이 딱딱했다.

땅꼬마 민준이 언제 이만큼, 나를 다 덮을 수 있을 만큼 컸을까,,, 지영은 생각했다.

“키스하면 사귀는 거지. 그러다 결혼도 하는 거고. 시간이 필요하면 말해. 25년 보다는 짧을 테니 기다려줄게.”

파혼과 동시에 청혼을 받는 여자가 나 말고 세상에 또 존재하기나 할까?

지영은 설령 이어지지 않더라도 지금 민준의 프로포즈가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더 이상 깊게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영은 민준을 밀어내고 차분하게 말했다.

“어제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하자. 키스는 뭐,,, 니가 먹던 사탕 뺏어도 먹어봤는데,, 그런 거라고 생각할게.”

“........”

“위로는 나한테만 하는 걸로도 족했어. 파혼이네 뭐네 정신 사나운 울 엄마한테까지는 안 해도 됐는데,,, ”

“인정. 어머님 표정 보니 내가 잘못 했다.”

“후, 내가 잘 수습할 테니 넌 더 이상 선을 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게,,, 우리가 친구라도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니까.”

민준이 강직한 목소리로 지영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왜 항상 니 선택만 최선이지? 난 항상 널 기다렸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지만,, 바보같이 항상 타이밍이 빗나갔으니까 기다릴 수밖에...”

민준의 눈썹이 억울하다는 듯 움찔거렸다.

“강지영, 이것만 알아줄래?”

“.......?”

“니가 다른 남자 옆에서 웃을 때도, 차여서 울 때도, 항상,,, 기다리는 것.. 이것이 나에겐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걸....”

하,, 이 미련 곰탱이 진짜.

“그리고,, 더 이상 바보처럼 기다리지 않으려고 너에게 청혼하는 것도 후회 없는 선택이라는 걸... ”

지영이 민준의 눈을 보았다.

여전히 따뜻했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차라리 중학교 때부터 좋다고 티내고 쫓아다니지.

왜 25년간 꽁꽁 숨겨 논 마음을 다른 남자와 청첩장을 찍은 후에나 털어놓는지 얄밉기까지 했다.

그리고 창피했다.
 
하,,, 열 손가락은 안 되지만 다섯 손가락은 넘는 남자들과의 모든 애정사를 아주 깊은 부분까지 미주알고주알 알고 있는 서민준.

너란 놈과 친구라는 틀을 깨고 연인이 될 수 있을지, 아니 그게 가능하기나 한건지...

지영은 가슴 한편이 먹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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