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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소설에 놀러간 황녀
작가 : 리얼
작품등록일 : 2017.11.24

재수생 연서하.인소라면 줄줄이 꿰찰정도로 인소광팬이다.그러다 어느날 자신이 즐겨보던 소설의 비운의 조연으로 눈을 뜬다.아,내가 저 남주인공들한테 목이 안 잘리려면 내가 운명을 바꿔야겠구나.

 
제 1화.
작성일 : 17-11-24 18:00     글쓴이 : 리얼     조회 : 597     추천 : 0     분량 : 6,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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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재수생 연서하.재수 하면 절대 집에서 해주는 지원은 1원도 바라지 말라던 엄마는 역시 한번 뱉은 말은 실행에 옮기셨고 남들은 다 1학년이 되어 하하호호 컴퍼스 라이프를 즐길때 나는 냄새나는 고시원에 쳐 박혀 알바와 공부로 찌들어 갔다.
탕탕!
몰려오는 허기짐에 서랍장 안에 잔뜩 쌓아둔 라면 하나를 꺼내 부셨다.매콤한 소스를 넣고 잔뜩 흔들어 오늘 저녁을 만들었다.
강의를 틀어놓던 컴퓨터 창이 꺼지고 나의 컬렉션들이 모인 창을 켰다.일명 '인소 모음집.'

나는 공부를 못하던 학생이 아니었다.사실 평범하다긴 보단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었다.고2때까진 충분히 내가 지원하는 대학교에 붙을만한 내신 성적이었다.

근데 겨울방학.친구가 추천해준 한 링크.들어가보니 신세계가 펼쳐져 있었다.현실과는 동떨어진 소녀들의 마음을 잔뜩 흔드는 남자들 천지였다.그야말로 천국이었다.
그렇게 그날부터 공부하던 시간이 반으로 줄고 난 왠만한 로맨스 소설을 다 꿰는 경지에 이르렀다.
딸칵-.가장 위에 핫하다는 듯이 1위에 떠올라 있는 소설을 눌렀다.
'제국의 로맨스.'요즘 핫한 소설이다.인소의 재미는 역시 잘난 남자 여럿이서 한 여자 두고 싸우는거 아니겠어?
난 이 작가의 광팬이다.특이한 점은 이 작가는 한 세계관으로 여러개의 소설을 썼다.총 5권 정도 되는데 난 이걸 눈 감고도 달달 외울수 있다.참고로 이 '제국의 로맨스'도 앞부분은 벌써 정주행이 3번이다.
"하암."
한참 감정을 이입해 읽는데 마침 졸음이 쏟아졌다.60화가 완결인 이 소설은 아직 완결까진 5화가 남아있었다.
아 더 읽고는 싶은데..너무 졸리고..
나도..재수생 말고 소설의 여주가 되어 스펙 빵빵한 남주들이랑 연애 좀 해보고 싶다.
제발…나도 연애..흐암





"공주님."
"…"
"공주님,일어나셔요."
"?…."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건 갈색 머리의 주근깨 소녀였다.뭐야 애는..

"누구야?"
"공주님,저 잖아요."
싱긋 웃어보이는 여자애다.아니 니가 누군데 남의 집에서 그런 옷을 입고.

툭-.
향긋한 물냄새가 출렁 거렸다.눈 앞에 놓인 바가지 같은 물건 안에는 핑크핑크한 물이 들어있었다.

"어여 세수 하셔요.오늘따라 늦게 일어나셔서.."
"…"
"늦겠어요 공주님!얼른 세수하세요!"
"아니 이게 뭔일.."
철푸덕-!아니 이게 뭔일이야!라고 외칠려는 순간 갈색 머리의 소녀가 내 뒷목을 잡고 그대로 세숫물에 얼굴을 들이박았다.
시바..일어나자마자 이게 뭔일이야..
코에 물들어가잖아 엉엉.




"그래서 여기가 샤인무스 제국이고."
".."
"내가 아이린 샤인 이질리다?"


족히 5명은 되보이는 아이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린 샤인 이질리

소설책인 '제국의 로맨스'에서 꽤 비중이 있던 조연.제국의 제 3황녀이자 비운의 여인.좋아하는 친구가 이 소설의 여주인공을 좋아하자 소심한 질투로 악녀의 계획에 동참하다가 악녀의 계략에 참수형이 내려진다.하지만 여주가 천사같은 마음씨고 그녀를 용서하고 자신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용서해달라 해서 그녀는 저 멀리 늙은 후작가의 네번째 부인으로 팔려간다.


와우,꿈을 꿔도 거지같은 배역을 맡다니.


얼른 옷을 입어야한다며 호들갑을 피우는 갈색머리 여자애때매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물론 내가 입는다긴 보단 재가 거의 다 입혀줬지만.

"오늘 황실 다과회가 있는 날이잖아요.이러다가 공주님이 제일 늦겠어요!"


서둘러 머리 장식을 올리는 갈색머리 여자애가 다른 애한테 비녀를 가져오라 시키면서 말했다.

와 이 황녀..
이쁘긴 완전 이쁘네.

고동색인지 보라색인지 애매한 머리카락은 비단같이 부드러웠고 눈은 왕족의 특징인 금안이었다.


머리를 틀어올려 진주로 된 여러 머리장식과 진주로 장식된 비녀를 꼽은 갈색머리가 만족스럽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황실 정원으로 얼른 가요 공주님!"

그래그래.꿈에서라도 이런 옷도 입어보고 이런 얼굴로도 살아보고.그것도 소설 안으로 들어가보는 꿈이라니.
황실 다과회면 혹시 황태자도 만날수 있으려나?
순간 설레여 오기 시작했다.그래 이왕 꿈 꾸는거 소설 남주라도 보고가보자!



이 소설의 남주인공은 총 셋이다.
일단 황태자인 '파블로 샤인 게릭.'보라빛 머리색과 금안을 가지고 있는 남자.성인식때 처음 얼굴을 들어냈으며 그의 비밀공간을 매우 좋아한다.우연히 그의 비밀공간에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여주에게 호감을 가지고 여주의 어장으로 들어가 자신의 여동생을 죽이려고 한 비운의 남자.

두번째는 이 나라 최연소 천재 재상 '클로존느 로 레아' 초록색 머리에 파란눈이 특징.숨겨진 고대어를 연구중 같이 수업을 듣는 여주에게 호감을 가짐.그로인해 3살때부터 친구처럼 지낸 제 3황녀를 죽이려고 한 남자.

마지막 세번째는 흑발에 붉은 눈이 특징인 '잔 루이 레스.'
검술 천재라 불리며 제국 평화에 아주 큰 힘을 쓰는 사람.
검은 사냥개라고 불리며 제국에 조금이라도 반발을 드는 나라를 지도에서 지워버리는 남자.

오 오글거령.
하여튼 지금 내가 빙의한 이 몸은 저 세 남자한테 처참히 죽는다.불쌍한 왕녀..


넓은 왕성을 앞에 걸어가는 기사를 따라 요리조리 걸어가니 안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정원이 보였다.
거기에는 머리색은 다르지만 모두다 금안인 남여가 5명 정도 있었다.

"이린, 왔구나."

이쁘고 왠지 모르게 기품있어보이는 한 여자가 자신의 옆자리 의자를 빼었다.앉으라는 건가?

"보나마나 우리중에서 제일 늦을 줄 알았어."
투덜 거리는 목소리 쪽을 쳐다보니 고동색 머리의 나와 비슷한 또래의 남자애였다.


"다 모였네."

와 미친.
제일 상석에 위치한 자리에는 금안과 보라빛 머리색을 가진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미치도록 아름다운 얼굴을 뽐내고 있었다.와 미친 존나 잘생겼다.
여러가지 말이 오갔지만 나는 눈을 뗄 수 없었다.남매 사이 끊고 당장 달려가 오빠 잘생겼어요!!를 외치고 싶었다.
"아이린 샤인 이질리는 아주 황태자 형님한테 눈을 못떼시구만."
쯧쯧.혀를 차는 고동색 머리 남자애를 째려봤다.아!
아스니 샤인 윈드
3황녀의 쌍둥이 오빠인 2황자
아 재 내 쌍둥이구나.근데 시비를 엄청 거네.
차피 나는 황태지만 볼거거든~.꿈 깨면 못보는 얼굴이라니.아쉽다 쩝.
티타임은 저엉마알 별거 없었다.걍 서로 안부묻고 요즘 뭐하고 지내냐는 말 몇마디 하고 차 마시고.끝!
평 하자면 차 맛은 정말 맛 없었구 그 옆에 있는 디저트는 맛있었다.그리고 하나같이 다 이쁘고 잘생겼더라.아니 황족 유전자가 그렇게 좋나.
거울을 보며 빙의된 몸을 만져보았다.애도 더럽게 이쁘네.이렇게 이쁜데 안 넘어온 이 책의 남주인공 '클로존느 레아'도 대단하다.왕녀는 레아 라고 불렀나?
흠 아침도 안먹었는데 벌써 배가 부른 느낌이다.배가 부르니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아 안돼 자면..
현실로 돌아가잖아..엉엉
가기싫..어..

..흐암
눈을 뜨니 익숙한 우리 단칸방 천장..이 아니라..
"?.."
뭐지?아직 꿈에서 안깼나.
서둘러 누구라도 부르려고 문 쪽으로 달려나갔다.
쿠당탕!
무언가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아 아파..존나 아파..
아파?..
서둘러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다리를 매만졌다.
"아!!!"
푸르게 생긴 멍을 지르자마자 고통이 밀려왔다.
꿈이 아니야?
아니 이게 뭔..
뭔 상황이야??


그래서 정리를 해보자면 지금 현재 나는 꿈을 꾸는 중은 아닌거 같다.내가 소설의 조연인 제 3황녀한테 빙의했다? 이것도 아닌거 같은데 현재 상황으로는 맞는거 같다.그럼 나 소설 속에 들어온건가.이게 뭔 판타지도 아니고.

그럼 먼저 이 소설의 세계관 부터 알아야한다.근데 다행인건 내가 이 소설의 광팬이라 세계관은 이미 달달 외워놔서.
그럼 지금이 어느 시점이지?여주와 남주인공들의 만남의 스타트는 황태자와 여주가 황태자의 비밀장소에서 만나는 것이다.그곳에서 여주가 브로치를 떨어뜨리고 가는데 그걸 황태자가 제복에 끼우고 다닌다.아까 티타임때 브로치 같은걸 끼우지 않은걸 봐선..아직 만나지 않은건가.

거울을 봤다.거울 속 황녀는 매우 이뻤다.흐흥 이건 좋당.
근데 문제는 이 황녀의 최후다.물론 나는 재상한테 반하지 않아서 악녀의 계략따윈 안 빠져들겠지만 그래도 멀리하는게 좋을거 같다.남주인공 세명들은.
후에 여주한테 미쳐서 사리분별을 못하니..

"후우."
자 찬찬히 생각을 정리해보자.
얼굴도 이쁘지 집안은 말이 필요없이 짱짱해.첫째나 둘째도 아닌 막내니 정치적으로 말려들거 같진 않다.소설 속에서도 제 3황녀는 정치적으론 전혀 관련 없었으니깐.
이 외모와 스펙으로 좋은 남자 하나 잡고 살면 짱이지.
딱히 이 세계는 내 위주보단 여주인공 남주인공 위주로 흘러갈테니 난 남주의 여동생중 하나인 엑스트라 1이 되는것이다.

근데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글쓰기였다.
이상하게 의사소통은 가능한데 글은 전혀 모르겠다.그렇다고 한글을 써서 보여주면 여기서 알기나 하겠어?
그래 처음은 글자 공부부터 하는거야.



갈색머리가 가리키는 곳은 바로 황실 서재라 한다.와우 문만 봐도 삐까뻔쩍 하구만.누가보면 보물 창고겠어.

"갔다오세요 공주님!"

황실 서재는 고위 관리나 황족들만 사용 가능하다 한다.아니 뭔 책이 이렇게 많데.이거 허세 아니야?다 읽지도 못할거 같은데.

한참을 책을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끝쪽에 위치한 글자책들 모음에서 내가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었다.워낙 기초라 끝쪽에 있는건가.초록색에 금빛 테투리.거기에 박혀있는 레이피어 두개 모양.갈색머리가 일러준대로다.

흐음.구경이나 더 해볼까나.책 냄새 짱이다.
서재는 2층까지 있었다.워낙 책장이 높다보니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빼야하는 책들도 있었다.천천히 오랜만에 맡는 책 냄새를 느끼며 쓸데없이 큰 서재의 공간에 감탄하고 있었다.

"어?이린!!"

이린??아 나 부르는 거겠구나.저 멀리서 초록색 머리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초록머리에 파랑눈.아! 클로존느 레아구나.
이 황녀가 죽게 된 가장 큰 이유.
두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남자.
두근두근.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물론 내가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이 몸이 좋아했던 남자니 자동으로 반응하는건가.황녀님,보기만 해도 좋으셨나 보네.

책의 내용을 아는 나는 문뜩 이 황녀가 불쌍해졌다.그래도 저 남자가 황녀한테 이렇게 산뜻한거 보니 아직 여주인공이 나타나기 전인건 확실한거 같다.
"이린 여기엔 어쩐일이야?보통 서재엔 잘 안오잖아."
"하하.."
"얼굴이 붉다.더워?"

순간 차가운 손이 얼굴에 닿았다.와 미친.애도 장난 아니게 생겼다.보통 나는 이상하게 안경 쓴 남자한텐 호감이 안갔는데 앤 안경을 쓰고도 또 다른 나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근데 앤 스킨쉽이 좀 개방적이네?소꿉친구라 서슴 없는건가.이러니깐 애가 설렜지.나쁜놈.

"클로존느 레아님.오랜 만이네요."
이 황녀 몸에 빙의해서 그런가.순간 울컥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이렇게 좋아하는데 나중엔 여주한테 홀려서 지 좋아하는 여자 목도 댕강 짤라버리려고 한 남자.애가 아이린 샤인 이질리에게서 가장 떨어뜨려놔야할 기피 대상 1호다.

"흠..이린 화났어?"
"??.."
"레아라고 불렀으면서..딱딱하게 존칭으로 부르네."

살짝 울상을 짓는 얼굴 마저 잘생겼다.와우!클로존느 레아가 독자들한테 두개의 인격이라 불렸던 이유는 자기 사람한텐 한없이 잘해주지만 그가 아닌이상 뒤에선 한없이 냉혈한 이기 때문이었다.자신에게 피해를 주는것은 모두 베어버리고 거슬리는 것들은 자신의 비정상적인 머리로 다 치워버린 인간이다.그러니 성년도 안된 나이에 재상이 되었지.그 정도로 비정상적인 남자라는 것이다.

"하하 레아 너는 여기 어쩐 일로 왔니?"
"나는 찾는 서적이 있어서.이린 저녁은 먹었어?"
"응.난 저녁을 먹었어.레아 맛있게 저녁 먹어^^"

하..생각해보니 나 점심 저녁 둘 다 안먹었어.너무 혼란스러워서.밥 먹으러 가야지.서둘러 초록색 책을 챙기고 뒤돌아 가려는 순간

꼬르륵.

와우~이럴때만 째깍째깍 울리는 배꼽시계에 박수를 치고 싶다.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이린?"

웃음을 참는듯 힘겨워 보이는 목소리.악!!쪽팔려!!
"이린 저녁 잘 먹어!!"
서둘러 질질 끌리는 치마자락을 잡고 계단을 향해 뛰었다.잘생긴 남자 앞에서 생리적인 현상을 보인건 상당히 쑥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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