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원래 공정하지도 않고, 또 공평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옳지 않다고 믿기에 사람들은 공정과 공평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중 상당수는 먹고살기 힘든 시기를 거쳤습니다. 그때는 입에 풀칠하는 게 먼저다 보니 이념이니 뭐니 하는 사치스러운 담론에는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좀 먹고살 만하다 보니 사람들이 오만해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오늘이 있게 해준 과거를 부정하고,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자기의 허물에도 오히려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상대를 훈계하고, 내 편에게는 한없이 너그럽지만 상대에게는 한없이 가혹하고,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해괴망측한 프레임을 만들어 씌우는 이런 일들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비정상의 정상화라고나 할까요.
이런 세상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을 아니라고 뻔뻔스럽게 우기는 사람들의 얼굴을 TV 화면을 통해 보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요? 울화통이 치미는가요?
그런데, 이런 세상을 바로잡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우리는 당연히 그 사람을 응원하고 싶어질 겁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불법도 마다한다면 어쩔 겁니까? 더욱이 그 사람에 의해 바로 당신의 가족이 죽었다면, 그래도 그를 응원하시겠습니까?
아무리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는 일이라 해도 법은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고 불법적인 수단이라도 동원해서 그 사람을 처단하고 싶은 사람들도 물론 많을 겁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으로 말입니다.
저는 이 소설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수리바위>가 이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관심 어린 눈길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