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꿈이었다 말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첫 글은 [꿈]에 관해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쓸까 고민에 빠진 저는 짜장면을 먹다말고 대담한 구상을 합니다.
‘그래! 나 먹는 거 잘 하니까 먹는 걸 쓰면 되겠네!’
네. 그렇습니다.
일평생을 끼니마다 꼬박꼬박 챙겨먹어 왔기에 음식에 조예가 깊은 편입니다. 생에 걸쳐 씹어 삼킨 밥알의 개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지요.
굳이 따지자면, 살아오면서 먹는 것 이상으로 잘 챙겨온 것이 없다 뿐이긴 합니다만.
[한식에 반하다]는 그렇게 시작 되었습니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먹는 건 쉬워도 만드는 건 어렵다고.
그런데 신기한 것이, 글도 똑같더군요. 읽는 건 쉬웠는데 쓰는 건 어려운 것이 말입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제 글은 읽는 것도 참 어렵습니다.
고로 독자님들께 참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의 소설은 제목부터 농담이었습니다.
한식이 아닌 중식을 요리하며, 백한식에게 반하는 것이 아닌 백한식이 반한다는 이중적 의미가 섞인 말장난이었음을 고백해 봅니다.
네. 제 소설이 별로였던 것은 로맨스의 탈을 쓴 개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애써 변명해봤습니다.
[한식에 반하다]를 연재하는 동안 휴대폰을 만지는 손가락이 시려운 계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수 손가락을 꺼내어 주시고, 고귀한 시간을 내어주시다니.
세상은 정말 천사 같은 독자 분들이 계시기에 살맛이 난다고 새삼 감격했습니다.
다시금 이 미천한 원고를 읽어주신 독자님들 한분 한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완결 소감을 마치고자 합니다.
늘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이 계셔서, [한식에 반하다]를 쓰면서 참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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